이제는 한낮에 반팔을 입은 사람들의 차림새가 어색해 보이질 않는다.
낮의 한복판에서 햇살은 쏟아지고 긴 밤의 피로를 두 어깨에 고스란히 묻어둔채 발걸음은 동대문을 향했다. 오늘은 부활주일이고 아침일찍 교회에 다녀와야 하기에 쉴 틈도 없었다. 집에서 딱딱한 하이팩의자에 누운듯 앉은채로 등받이 위에 목을 얹어 잠깐 눈을 붙여 본것 외에는...
째즈 스트레칭을 하고 있을 시간인데 넘 늦었다. 아마도 내가 늦으면 째즈시간을 피해 늦는거라고 달리님이 눈총을 줄것도 같다. 근데 사실은 나도 째즈스트레칭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번의 고생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거같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그렇다고 나에게 주목은 하지 말아주.셩^^)
문밖 계단에서 달리님이 그것을(?) 맛있게 굽고 있었다. '오랏..째즈 스트레칭이 끝나고 휴식시간이겠다' 내심 짐작을하고 늦은 미안함에 멈칫 웃음으로 아양을 떨어본다.^^ 달리님도 피식 웃는다. 문앞에 들어섰을땐 활짝 웃은 페이님과 눈이 마주쳤고 쇼파에 일루 어머님(벌써부터 반가운 얼굴이 되셨어요^^), 그레이스누나, 일루님, 잔느님 그리고 나처럼 지금 막 도착하고 신을 갈아신고 있는 피터님이 눈에 들어온다. 동지가 생겨 내심 기뻣다.
저쪽 쇼파위에는 첨 뵌 얼굴이 조각같은 형태로 몸을 다듬고 있었다. 얼핏 범상해 보인다. 대구에서 올라온 째즈발레하신다는 노루님이었다. 그리고 곧 문에서 다윈샘이 반갑게 들어오신다.
다윈샘이 남자가 자신 혼자 뿐이었다고 너스레를 떠신다.(형, 담에는 외롭지 않게 해드리지여~~ㅋ) 난 이때까지도 오늘 째즈스트레칭을 한 줄로만 알았다.
시간은 2시 45분이 막 지나고 있다. 바로 수업이 이어진다. 기본적인 전진과 후진, 오쵸 연습 후. 오늘의 1번, 기본베이직 원,투,쓰리에 발을 모으고 왼발이 다시 원으로 밀고나가며 오른발로 파트너의 안쪽 허벅지를 친 탄력으로 파트너 오쵸, 회전으로 이어진다. 우훗~ 잼있다. 특히, 달리님이 이 패턴을 무지 좋아하는 거 같았다. 다윈샘은 밀롱가에서 많이 추는 패턴이라고 말했다. 후에 다시 등장할 이야기지만 이 패턴은 오늘 저녁 Hello apm에서 [입점준비중]인 3평남짓한 공간을 무대삼아 달리님과 내가 시연하기도 했다. 이때, 뒤늦게 서둘러 오신 서유회장님. 5분간 휴식. 휴식시간 중에도 연사모의 땅고에 대한 열정은 쉼없는 복습으로 이어진다. 일루 어머님과도 잠깐 패턴을 맞추어 보았다. 영원한 [만년소녀]같으신 어머니^^ (의외로 넘 잘 하세요. 소녀처럼 쑥스러워하시는 어머님이 한없이 정겹습니다. 담에두 저 꼭 잡아주세요^^)
한낮 동안의 초여름의 날씨는 등판을 촉촉히 적시고 있었다. 얼굴로 흘러내리는 몇몇 땀줄기는 눈꼬리를 타고 내려와 시야를 뿌엿게 만들기도 했다.
잠시 휴식시간을 뒤로 한채 새로 등장하신 노루님의 소개가 있었다. 머리속에는 노루의 생김새를 연상하고 있었다. 정확한 노루의 생김새가 떠오르지는 않지만 어디선가 스치고 지나갔음직한 노루라는 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을것만 같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노루라는 닉넴이 가히 어울리는 선을 지닌것 같다. 째즈발레를 한곡 신청했다. 기억의 끈이 길지 않은 나로서는 곡목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머리속에 플로어를 뛰어다니는 노루님의 궤적이 아직도 춤사위로 남아있다. 아마도 곡목이 기억나질 않는 것은 듣지않고 보기만 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훗^^(난 처음으로 째즈발레를 보았다.) 노루님의 그림같은 춤의 궤적들이 잔상이 되어 시각속에 아른거렸다. 페이님이 한 점의 화분으로 화답했다.
이어서 다시 수업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오늘의 2번, 지그재그의 기본스타일에서 사카다가 들어가고... 오늘의 3번, 오소발도 1번의 파이브까지 기본패턴이 들어가고 파트너 오쵸 하나,둘,셋 파트너 다리를 친(사카다) 탄력으로 왼발 볼레오, 파트너 회전 그리고...(오홋~ 어렵당^^)
어김없이 그 시간(4시경)이면 오시는 이가 있으니 우리의 사빠또님이시다. 오늘도 우리들에게 아르헨현지에서 공수해 오신 최신 땅고웤샵을 준비해 오셨다. 우선, 사빠또님과 다윈샘의 시연이 있다. 사빠또님이 땅게로구 다윈샘이 땅게라가 되었다. 이궁~ 사빠또님의 발 움직임이 예사롭지가 않다. 그러나 이미 울 다윈샘으로부터 위 1~3번의 동작들을 온몸에 촉촉히 땀으로 물들여 가며 연습한 우리들 아닌가...(그것은 웤샵을 위한 예비과정의 하나이기도 했다.^0^)
흠흠^^...우리 연사모의 모든 뛰어난 님들. 웤샵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한커플, 한커플의 탱고 춤사위를 카메라 앵글속에 담으시는 우리 사빠또님. 역시 마무리는 땅게로 사빠또님. 우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속에 그레이스 누나가 파트너로 지명되어 오늘의 웤샵이 마무리된다...^.^ 날로 업그레이드 탱고 되어가는 울 모든 님들. 화이팅을 외쳐 봅니다.^^
사빠또님 가라사대 "춤을 배움에 있어서 누구나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하게 되요. 그리고 그것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또한, 춤은 실험이기에 배움에 있어 표현이 느리게 나타날 수도 있고 빠르게 나타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흔히 다른사람의 표현방식을 보고 춤을 못춘다. 잘춘다고 결코 구분해서 말할 수 없지요. 나 같은 경우도 소위 몸치에 가까웠고 표현을 이루기위해 꾸준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했습니다.'(사빠또님, 혹시 저의 왜곡된 표현은 없었는지...;;)
사빠또님이 '춤을 배움에 있어서에 관한' 한 말씀을 주셨다. 전적으로 공감하는 말이며 나또한 춤을 배우면서 그렇게 말해주는 분이 바로 내 앞에 계셔서 행복했다.
늘 있어야할 그 자리에 보이질 않는 소피님(부산출장관계로 못왔다 ㅠ_ㅜ)을 못내 아쉬워하며^^ 우리는 어김없이 담임회장선생님의 종례시간(?)을 맞이해야만 했다. ㅋㅋ 오늘 넘 늦게 오신 보상으로 떡복기를 사시겠다고 한다. 그리구 그레이스 누나 말처럼 앞으론 지각을 하게 되면 연습실로 미리미리 연락을 해야겠다. 난 오늘 넘 늦었다. 이때까지도 난 오늘 째즈스트레칭을 한 줄로만 알았다.
쁘락띠카...가 이어진다.
잔느님이 먼저 가셨고 그레이스 누나와 피터님이 문밖을 나섰다. 그리고 일루님과 어머니가 자리에서 일어서셨다. 다윈샘과 울 님들의 얼굴을 마주하고, 그곳에서 탱고를 만나고, 춤을 추다보니 연습실로 오기전 내내 무거웠던 피로의 무게는 어느 순간 절로 잊혀져 있었다.
서유회장님, 달리님과 함께 탱고 동영상을 감상하고 있었다. 이 시간에 울 페이님은 사빠또님으로부터 특별개인교습을 받고 있었다. 다윈샘 말씀대로 잠재된 끼가 나날이 표출되어 탱고로 승화되어지는 페이님...*^^* 이때, 다윈샘은 노루님의 탱고베이직을 잡아주고 계셨다.
어느새 모두의 시야는 탱고동영상에 모아져있다. 다윈샘이 클릭해준 영화 [탱고레슨(?)]에서 집단으로 살리다를 밟는 장면이었다. 절도와 힘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안에 리듬이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배우들의 허리는 꽂꽂했고 시선은 항시 가슴방향으로 고정되어 흐르고 있었다. 플로어위에서 힘찬 워킹(까미나르)소리가 경쾌한 리듬이 되었고 웅장한 합창처럼 느껴졌다. 기본베이직 패턴만으로도 저리도 멋진 집단군무를 만들수 있다는 것이 나를 조금은 흥분시켜가고 있음을 알았다. 얼마전에 TV에서 본 적이 있는 한 해외이색체험이 떠올랐다. [괴성합창단(?)]이 그것이다. 지휘자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인데 [괴성]만이 유일한 합창의 기본이고 전부였다. 가사를 대신하는 유일한 한 음절로만 이루어진 합창. "악 악 악 악 아~~ 악악악..." 그들이 눈에 띄게 된것은 특별한 이벤트합창을 기획하고 실험했기 때문이다. 검은 양복을 입은 이십여명의 사내들. 표정은 대단히 절제되어 있다. 한 도시를 타겟삼아 사전 리허설이나 예고조차도 없이 그 지역의 까페를 점령해 나간다. 한사람의 꼬리를 물고 끊임 없이 입구에 들어서는 이십여명의 검은양복을 입은 표정 굳은 사내들. 까페의 종업원과 손님들이 어리둥절해하고 마지막으로 들어선 사람의 신호로 지휘자가 단원들 앞에선다. 시간은 30여초. 까페안에 [괴성]이 폭풍처럼 휘몰아쳐온다. 공연(?)이 끝나고 다시 한사람의 꼬리를 물고 끊임없이 들어온 방향으로 빠르게 빠져나간다. 아마도 그 까페안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순간 펼쳐진 깜짝 이벤트의 당혹감을 잊지못할 한 순간의 추억으로 간직하며 함께한 동행들과 평생을 회자하며 그때의 흔적을 새겨갈것이다. [괴성합창단(?)]은 날로 유명세를 타게 되었고 단원이 되기위한 문의가 빗발치듯 쇄도한다. 일년 스케쥴이 이미 빼곡하다.^^
[탱고레슨] & [괴성합창단(?)]을 벤치마킹하여 연사모 댄싱팀[Y]를 영화화한 [가제-탱고코리아 바람의 전설되따...] !!^)^ 대강의 스케치로 풀어간 [가제-탱고코리아 바람의 전설되따...]의 시놉시스...
[오늘 다윈샘은 무척 고무되어있다. 서울대 탱고웤샵이 있는 날! 2만여 학우들이 운집했다. '탱고의 역사에 대한 유쾌한 조명과 한국문화속에 탱고....' 모든 학우들의 눈과 귀가 다윈샘의 명강의에 모아지고... 본격적인 웤샵! 다윈샘의 등 뒤로는 연사모님들의 꽂꽂하고 정갈한 자태가 탱고의 막 떠오르는 악상처럼 빛을 발하고 있다. 다윈샘을 비롯한 연사모님들에게서 흐르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탱고속으로 더욱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다. 울 사빠또님은 웤샵의 흐름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영상에 담아가고... 점점 탱고의 매력속으로 빠져들어가는 학우들과 교수, 총장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다. 웤샵의 중간에 다윈샘의 요청으로 단상으로 올라온 총장님과 몇몇 교수님, 그리고 자원하는 학우들. 연사모님들이 그들과 호흡을 맞추어 전진, 후진, 오쵸, 오소발도1번, 2번... 좌중에 있는 학우들은 그 신기함과 경이에 갈채를 보내고....매우 만족해하는 총장님과 교수진들..그리고 학우들..
웤샵의 백미. 연사모 댄싱팀[Y]의 실험공연. 살리다를 이용한 집단 군무. 이때 학우들의 동참을 독려하고 단상위로 뛰어든 수 많은 학우들. 영화의 한장면처럼 집단군무가 펼쳐지고 단상위에서 힘찬 워킹소리가 경쾌한 리듬이 되고 웅장한 합창이 된다. 댄싱팀과 단상위의 모든 학우들은 오로지 지금..순간..탱고..만을 떠올리며 영혼이 하나가 되어간다. 이 모든 흐름이 사빠또님의 앵글속에 잡혀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탱고코리아 연사모를 소개하고 탱고대학의 2008년 웅대한 비젼을 브리핑하는 울 다윈샘... 총장님, 교수진들, 모든 학우들 '올타꾸나!'하며 연신 고개를 아래위로 끄덕거리며 흡족해한다. 책상 밑으로 보이는 그들의 발은 여전히 오늘 웤샵에서 배운 살리다를 밟고 있다.
일순간에 서울대 관악캠퍼스 별이 되어 빛나고 있는 다윈샘. 그리고 연사모...달리님은 모교를 더욱 자랑스러워하며 감격하고...
사빠또님의 작업실...사빠또님은 영상을 편집하시기에 바쁘다. 이윽고 다윈샘의 서울대 탱고웤샵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가고 순식간에 인터넷의 마비를 초래한다. 탱고계의 신예로 떠오른 다윈샘.. 결국 동영상은 세계적인 탱고 신예 발굴작업에 한창인 치.초의 마우스에 정확히 포착된다. 치.초로부터 한통의 메일이 오고...다윈샘은 치.초를 만나기위해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이미 연사모 댄싱팀[Y]의 실험공연은 서울대 웤샵에서 성공적으로 이루어 졌고 2008 탱고대학의 웅대한 비젼을 위해 [기획된 실험공연]은 전국을 물들여가고 있다. 순식간 국내의 모든 대중매체는 탱고코리아 연사모 댄싱팀[Y]로 포커스가 모아지고 보도기사는 언론의 지면을 도배해 나간다...[9시 뉴스데스크. 앵커 "라틴음악가운데 탱고를 아시죠. 오늘은 국내에 탱고바람을 몰고온 '탱고코리아'를 집중취재 해 보았습니다. 오나다기자! 네, 오나답니다. 영화, 바람의 전설이 탱고계에도 몰아쳤습니다. 여기는 동대문. 국내에 탱고를 대중의 물결속에 새로운 실험으로 성공시킨 탱고코리아를 찾아왔습니다......]
아르헨에서 치.초를 만나고 돌아온 울 다윈샘. 치.초를 탱고코리아 명예고문으로 위촉. 다윈샘은 2005 아르헨탱고웤샵페스티발의 총책임자로 위촉. 2005 페스티발에 연사모 댄싱팀[Y]의 특별공연 성사...
어느날 한 통의 급보가 안무를 연구중인 다윈샘에게 날아들고... 서울대 총장의 긴급 면담 요청. 이미 총장과는 막역한 사이가 된 다윈샘, 서둘러 서울대 총장실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서울대에 2005년 학기부터 탱고학과를 신설하기로 했다는 공론에 울 다윈샘이 전임교수를 맡아줄 것을 총장이 간곡히 당부한다. 다윈샘 웅대한 비젼을 다시한번 상기하며 조건부로 수락한다....
그리고 어느덧 2008.....서울대 관악캠퍼스에 탱고대학이 세워지고 총장은 다윈샘, 부총장 서유회장님, 대학원장 사빠또님, 총무과 및 연구처장 일루님, 그리고 [블랙칸의 살사과][로사의 플라멩꼬과][서유의 지르박과][소피의 댄스잉글리쉬과][달리의 째즈과][달리의 퓨전작곡과[알렉산더의 산부인과..아니 댄스건강학과][그레이스의 댄스일어과][페이의 탱고역사학과][피터의 IT댄스학과][잔느의 댄스교육학과]... 모토는 '세계속의 코리아탱고!'....
어느덧 시간은 서기202X년. 4월 어느 일요일 1시40분. 서울대 문화관에서 조촐한 만찬행사. 탱고코리아 모든 회원들이 초청되고...20년전을 회상하며...중년이 훨씬 넘은 달리님, 째즈스트레칭시간... 환갑의 다윈샘, 디바의 '딱이야'에 맞춰 안무를 리드하고 따라하는 군중들... 다윈샘의 오소발도 1번부터 17번까지 복습...변함없이 4시가 되어 카메라를 들고 문화관의 문을 여신 칠순에 다가서신 사빠또님, 서기202X년판 아르헨누에보탱고의 최신버전 웤샵...그때도 여전히 칭찬을 받고 얼굴이 발그레해지는 은태^^... 베스트 소피의 5분 댄스잉글리쉬...역시 칠순에 다가서신 00의원 서유회장님, 종례시간... 이즘에 박수..나이탓이야, 박수소리 힘없고.. 광고 없나 물어보고... 그레이스 누난 변함없이 수퍼패션모델처럼 아름답고...일루님, 오늘 만찬행사 N분의 1이란다^^...쁘.락.띠.까... 여전히 중년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페이님, 20년전 약속대로 다윈샘께 손을 청하고 (잔잔한 호수위의 연꽃위에서) 다윈샘과 페이님이 아름다운 선율속에 탱고를 추고 있다....부럽게 바라보는 노년의 초입에 들어선 은태..담은 내차롄데....그 옆에서 피터가 씨익 웃고있다..^^ The end]....^0^
음음....다시 연습실로 돌아와서 서유회장님의 떡복기 쏘기로 한거 어떻게 된거지?
모두들 연습실 문을 나선다. 함께하고 있는 일행은 다윈샘, 사빠또님, 서유회장님, 달리님, 페이님, 그리고 노루님과 한국무용을 전공한다는 노루님의 남친^^
원조 떡복이 신당동은 넘 멀다. 가까운 [두타]앞 대로 건너편 한 포장마차...떡복이, 부침이, 곱창순대, 막걸리...시원한 오뎅국물..[마시따!]
다윈형이 소피님에게 전활한다. 저녁먹었냐고...그럼 우린 떡복이랑 순대, 막걸리 정말 맛있게 먹고 있으니까 소피도 꼭 저녁 먹으라고 전한다. 다윈형이 참 다정하다.(다윈형은 소피를 놀리는걸 아주 즐거워한다.~~~~ㅋㅋ)
어느덧 낮빛이 스러지고 짙은 어둠이 청빛의 포장마차와 주변의 경관들, 그리고 우리 일행의 어깨를 물들이고 있었다. 등뒤로 힘찬 네온의 불빛을 켠 두타앞 광장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는 이따금씩 알 수없는 함성이 울리고 있었고 어둔 그림자속에서 실갱이를 벌이는 낯선 사내들의 음성도 들렸다. 얼마있어 노루님의 또다른 선배남친이 도착하고 먼저 동갑남친은 가고...잉..울 달리님과 페이님이 '이렇게 사는 우린 죽어야 한다'며 애꿎게도 가슴에 멍을 들인다. 노루님과 선배남친을 포장마차에 남기고 먼저 일어서는 일행들.. 다정한 시간 보내라고..
울 사빠또님이 [피자]를 사신다고 가자 하셨다. 지난 소피의 파티때, 이 근처에서 새벽이슬 맞아가며 끝내 한창 달아오른 입맛을 가라앉혀야만 했던 기억을 더듬으셨을 게다. 지하도를 건너 Hello apm을 향한다. 지나는 길에는 사람들이 운집하여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거대한 상가빌딩아래 눈부신 조명의 광휘속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는 내가 알 수없는 노래의 열창도 있었고,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댄스복을 갖추어 입고 마치 백댄서의 춤을 추는 소녀들의 무대도 지나칠 수 있었다.
다윈형이 소피님에게 다시 전활한다. 저녁 아직 안먹었냐고...지금 우린 맛있는 피자 먹으러 가는데 소피두 꼭 저녁 챙겨먹구 일하라구 전한다. 다윈형은 정말 다정다감하다. (역시..다윈형은 소피를 놀리는걸 아주 즐거워한다.~~~~ㅋㅋ)
Hello apm을 들어서는 입구에서 달리님이 나를 붙잡고 1번을 외친다. 운집되어 지나는 사람들의 물결속에서 민폐가 될텐데...달리님의 가늘고 미끈한 허리에 오른팔을 휘감아 보지만 이내 흐트러지고 말았다. 달리님의 용기가 선뜻 대담하다. 얼굴이 발그레 달아오른다.(이론데선 할 수가 없어... ㅠ_ㅜ;)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훤한 빈 공간이 있다. 3평 남짓한 공간에는 [입점준비중]이라는 글씨가 선명히 붙여져있다. 기회를 놓치지않는 달리님이 나를 그 공간으로 몰아넣는다. 거부할 수 없이 공간속으로 밀리는 나...(1번이 무슨1번인가 했더니 오소발도 1번이 아니고 오늘 다윈샘께 배운 1번이었다.) 입구라 행인들의 발걸음이 잦은 곳이지만 난 개의치 않고 춤을 출 수 있었다.
물품이 진열되어 장사를 하고있는 점포, 그리고 그 옆에 또 다른 점주를 기다리고 있는 빈 공간. 그 빈 공간을 주시하고 서있는 다윈샘, 페이님, 서유회장님, 그리고 촬영기를 꺼내든 사빠또님. 이들을 스치고 지나는 행인이라면 당연히 그 공간에 시선이 모아질 것이다. 낯익은 다윈형의 목소리가 몇 번을 귓가에 박힌다. "와, 은태! 동작이 아주 정확해..^^" 낯선 시선들이 모아지는 공간에서 달리와의 탱고... 알 수없는 쾌감이 가슴속에 작은 물결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Hello apm 9층 식당가. 이름은 기억할 수 없지만 참숯으로 굽는 피자집이 있다. 창가쪽 테이블에 앉았다. 포테이토피자, 얼음넣은 콜라, 얼음안넣은 콜라, 버드와이저 작은 병, 쵸코생과일빙수, 카푸치노, 바나나쥬스...
9층 창가에서 바라본 밖의 풍광은 상상처럼 화려하진 않았다. 분홍, 파랑빛으로 곱게 물들인 가느다란 네온의 막대들이 [누존]이라 새겨진 대형상가빌딩의 외곽을 휘감고 있었고 짙게 드린 어둠속에서 거리에 쏟아진 행인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그 대형상가빌딩 아래는 거북이 등처럼 낮게 깔린 [동대문운동장]이 수 많은 자동차를 삼킨채 시들어 버린 꽃잎처럼 맥없이 누워있다. 한때 우리나라 스포츠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동대문. 지금은 관광과 패션의 명소로 더 크게 포지셔닝 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턱없이 부족한 주변의 주차공간과 적자운영, 효용성의 상실, 잠실이나 상암 등지의 대체구장 마련 등이 [동대문운동장 철거]의 주요 배경이 된듯 싶다. 그런데도 수 많은 차들로 가득 메워진 동대문운동장을 깊은 어둠속에서 내려다 보니 웬지 가슴이 씁쓸해 져 온다.
포테이토피자가 나왔다. 울 사빠또님 한 입 베어무시곤 단 한마디 던지신다. [마시따!]. 순간 그 감탄사가 예전의 TV광고에서 원주민이 [따뽕!]을 외치던 그대로의 느낌으로 다가왔다. 오홋~~ 정말 부드럽고 입안에서 녹는다. 다윈형과 달리님은 피자에 맥주를 즐긴다. 사빠또님은 피자에 얼음안넣은 콜라를 즐기신다.
다윈형이 또 누군가에게 전활한다. 역시 소피다.
'소피, 저녁먹었어?...우린 지금 피자먹거든...음..사빠또님, 달리, 페이, 은태, 회장님..근데 정말 피자가 맛있다.'
이때, 다윈형 옆에 앉은 회장님, 피자를 먹어가며 혼잣말처럼 '장작에 구운피자라구 해'
회장님 말을 받아 다윈형 '소피야, 장작에 구웠어'
다윈형 맞은편에 앉은 사빠또님, 역시 피자를 베어 물어가며 혼잣말처럼 '참숯이라구해'
사빠또님 말을 받아 다윈형 '소피야, 참숯에 구운거야. 사르르 녹아. 정말 맛있다. 배고프지 소피두 얼른 저녁 먹구 일해! 출장 잘 다녀오구....^^'
다윈형은 정말 정말 다정다감하다.~~~~ㅋㅋ
이렇게 특별한, 또 다른 하루의 영상이 가슴을 채워가고 있었다. 달리님과 함께 돌아오는 길.. 미아역에서 달리님이 내리고 혼자가 된 나..돌보지 않고 내팽겨쳐 놓은 피로의 무게들이 서서히 어깨를 짓눌러옴을 느낀다...한편으론 내가 누릴수 있는 행복에 감사하며...
첫댓글우와~ 은태님 감탄/감동.. 글 읽어내려가며 가슴속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의 감동이 봇물처럼.. 은태님은 브래드피터.. [끝] 글자 눈에 들어오기까지 긴장하게 만드는 애잔한 선율.. 휴~~ 은태님 없음 절대 안되는 [탱고코리아] 미래 시나리오.. 'Dreams Come True'.. 아침일찍 3번12번꾹~, 돌아와 넘큰 감동 다시 감사.
첫댓글 우와~ 은태님 감탄/감동.. 글 읽어내려가며 가슴속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의 감동이 봇물처럼.. 은태님은 브래드피터.. [끝] 글자 눈에 들어오기까지 긴장하게 만드는 애잔한 선율.. 휴~~ 은태님 없음 절대 안되는 [탱고코리아] 미래 시나리오.. 'Dreams Come True'.. 아침일찍 3번12번꾹~, 돌아와 넘큰 감동 다시 감사.
이번주엔 없는줄아라짜나여.은태님 이러케 긴글을 한번에 올리시려면 넘 힘드니 앞으론 후기 화,수,목 연재루 하면 어떨까요?리플에 영감받아 더 풍요로운 후기가 탄생하지않을까요?(하긴 지금도 지나치게 풍요롭다못해 망상의 도가니탕에 발을 적시나..그러나 정말정말 훌륭)
그날 입점준비점포에서 춤춘건 막걸리먹구 맛탱구리가 갔기때문. 은태님없었으면 혼자들어가 재즈라도 했을걸요.ㅋㅋ 달리의 알콜댄스..말려주셔야 합니다.그날 오죽하면 사빠또님이랑 다윈님께 '쫌이따 싸빠또님한테 토할래요.다윈님한테 토할래요'해쓸까여.그래두 패이는 술먹은티 하나두 안난다구 해줬는데..아 잼나~
우와~역시 대단한 글솜씨야. 달리 말처럼 연재로 하는 것도 괜찮겠다. 그럼 우린 즐거움이 몇배가 되니깐...
우하하하하~~ 정말 재밌다..재밌다..재밌다 다윈샌님 전화얘기만 빼구--` 그날 일 망쳤다 다음부터는 뒷풀이만 참석할련다.
은태님에게 더이상 은퇴란 없다 !! 다만 후기만 계속 있을 뿐이다 -- 사빠또 칼럼에서 --
재밌게 읽어 주셔서 넘 감사해요. (^.~) 'Dreams Come True'..^^
이제야 읽었네요..^^ 건조한 일상의 물꼬를 틔워주는 은태님 덕분에 기다림은 즐거움입니다..일욜이 그렇구.. 일욜의 모습을 이뿌게 그려줄 은태님의 후기가 그렇습니다.. 복받으실꺼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