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맞다. . . 아는 만큼 보인다는. . . .
사실 [대성당]을 읽을 때는 현대 미국작가들에 대한 인폼이 별로 없어서였는지 영. . . 와 닿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 같은데 트루먼 커포티를 연속 3권 독파하고
이 작가의 책을 보면서 조금 시대적 상황과 그 시대를 살아내는 인간, 특히 작가들의 고뇌와 이상을 엿볼 수 있었다고나 할까?
물론 아직 갈 길이 멀긴한데. . . 열심히 따라는 가지만 다 이해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미지수다. . .
뭐~~~꼬 ㄱ. . . 그래야한다는 생각도 없지만. . .
이 작가에 대해 복습 차원으로 한 번 언급할 필요는 있는 것 같다.
사실 이 작가에 대한 최고의 홍보매니지먼트는 분명 무라카미 하루키일것이다. . .
그는 20세기 중후반의 미국작가들의 작품을 번역하는 작업을 통해 레이먼드 카버의 작품을 우리에게 소개했고
그 것이 회자되어 돌고돌다 나에게까지 왔지만. . .더 정확히 말하면 최근의 독서가 동시대를 배경으로 작품활동을 한
미국 작가들을 읽어나가면서 아주 자연스럽게 그에게로 닿은 것이라 말하는 것이 훨씬 정확한 것 같다.
트루먼 카포티, 제임스 조이스, 스티븐 킹 등을 거쳐 레이먼드에게로 왔으니 다음으로 옮겨갈 이가 기다리고 있음을. . . .
커버는 1938년 생으로 대전의 시기를 완통한 유년기를 보내고, 아직은 기름끼가 돌지 않은 척박한 미국문화사를 넘어
물질적, 정신적으로 매우 빈곤하고 급변하는 미국사회에서 삶을 이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한 흔적으로 가득한 삶을 살았다.
또한 이른 결혼과 부모로서 삶을 지탱해야했던 무거웠던 어깨는 그가 생활을 위해 단편을 선택했고
그리고 써내야 궁핍한 삶을 유지 할 수 있었던, 선택의 여지가 없는 삶이 지속되었다는 것. . . 어쩌면 가혹할 수는 있으나
이 것이 그에게는 최고의 축복이 아니었다 하는 생각을 해 볼 만큼 절박함이. . . .
그러면서도 그는 작품을 써야한다는 강박과 같은 신념에 매달렸고 누군가가 그의 글을 인정하고 찾아읽기 시작하고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는. . . 그래서 그의 소개에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 . 라는 수식이 붙게 된. .
이 책은 작가의 미발표 단편들과 에세이, 자신의 글에 대한 설명문, 그리고 누군가의 책에 실은 서문 등을 모아 꾸린 것으로
초기 단편들의 서슬퍼런 날 것들을 볼 수 있어 좋지만 어떤 주제에 대해 담담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
설명문이나 서문들도 읽는 즐거움을 고스란히 나에게 안겨주었다. .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책을 다 읽는데 거의 이주일을 시름했다. . .
이유는 있다. 너무 더워 책읽기가 불가했다고 투정하고 싶지만 자꾸 읽는 것에 게으름을 부리고 싶어졌고
무엇보다 가족 전체, 그러니까 강아지까지 동반한 제주여행을 기획하면서 몸과 마음이 많은 에너지를 빼았겼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하나는 주로 단편과 단문의 글들이 모여 있다보니 흐름을 중간에 끊는 것이 당연히 여겨졌고
또 한번 끊긴 흐름을 다시 이어가기에는 역부족인 일들의 연속이었다. . . 제주에서도 3꼭지 밖에 읽지 못했으니. . . . ㅎ ㅠㅠ
책의 초반부에 실린 작품 '불쑤시개'에서는 뭔가 사연을 가득안고 마을로 흘러든 남자 마이어스를 통해
삶이 갑자기 블랭크처럼 끊여 지남력을 잃어버린 이들이 다시 회복하는 과정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우리 모두에게는 어떤 이유로, 아님 이유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어느 시점, 삶의 불꽃이 희미하게 시들해지는 때가 있다.
불쏘시개가 필요한 '때' 인 것이다. . .
공허는 모든 것의 시작이다. . . p35
슬픈 눈이야. 그렇게 슬픈 눈을 한 사람은 처음 봐. . . . 그 사람은 괜찮아. 단지 살면서 뭔가 문제가 있었고, 그게 다야.
그게 부끄러운 일은 아니지. . . . . .보니는 자기가 써나가는 공책에 그 남자에 대해 쓰기로 결심했다. . .
8월의 어느 운명적인 밤, 키가 트고 몸이 구부정한-하지만 잘생긴! - 그리고 머리가 곱슬곱슬하고 는이 슬픈 이방인이 우리집에 왔다. . . . . p36(불쏘시게 중에서)
닉은 여전히 조앤을 사랑하고 조앤도 닉을 사랑하지만, 이제 닉은 전처럼 강박적이지 않다. 이제 닉은 조앤을 위해 살인까지 할 마음은 없었고, 처음에 어째서 그런 생각까지 들었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닉은 조앤 또는 주가 되었든 간에, 그 사라을 위해 다른 사람을 죽일 가치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 p108
이사크 디네센은, 자신은 날마다 희망도 절망도 하지 않고 조금씩 써나간다. . . p163
작가라면, 바보처럼 보일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가끔은 그냥 멍하니 서서 이런저런 대상을 바라보며 푹 빠져 입을 헤버리고
감탄할 필요가 있다. 그 대상은 석양일 수도 있고 낡은 신발 한 짝일 수도 있다. . . p164
나는 늘 이렇게 답답한 책임감과 끝없는 불안 속에 살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 . p182
그 순간 나는 조정이 필요함을 알았다. 눈높이를 낮춰야 할 떠였다. 나중에 깨달았지만, 내게는 통찰력이 있었다.
하지만 그래서? 통찰력이 뭐? 통찰력은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통찰력이 있으면 삶이 더 고달파질 뿐이다. . .p183
이 행 뒤에 내가 쓴 글~~~~ 딱! 내마음이다. . . .
단편소설은 쉼표와 마침표가 어디에 위치하는가에 따르는 결과물이었다. . . p192
나는 아무것도 몰랐지만,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만큼은 알았다. 그러니까 교육을 받겠노라는 욕망과 함께. . p196
가드너는 늘 뭔가 칭찬할 거리를 찾았다.
드는,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이야기를 즐겁고 기대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이끌고 갈 문장, 대화, 지문을 보면
'잘 했어' 또는 '훌륭해'라고 적었다. 그리고 이러한 의견이 달린 걸 보면 나는 가슴이 뛰었다. . . p204
작가에게는 가치관과 기술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가드너가 가르치고 믿는 것이었으며, 짧지만 소중했던 그때 이후 내가 간직해온 신념이다. . . p205
창작수업을 가르치거나 들을 때의 위험 가운데 하나는 젊은 작가의 용기를 복돋아주기 위한 거짓말이다. . . .
하지만 나는 가드러로부터 반대의 실수를 저지르느니 차라리 그 위험을 감수하는 게 낫다는 것 배웠다. . .. . .
내가 마구 흔들릴 때에도 계속 격려해. . . (멋진 선생님이시다. . 존 가드너. . .). . p207
우정이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든다. 그것은 어느 시점까지는 맞는 말이다. . . .p211
우정이란 결혼과 마찬가지로. . . 둘다 꿈을 공유하는 것이며, 참여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영원히 계속되리라는 믿음과 신뢰를 유지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볼 때. . . .p212
우리가 친구인 건 우리가 서로를 진정 이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지만,
자기 자신을 좀 더 사랑한다. . . . . .친구란 함께 있을 때 줄거워야 하는 법. . . .p217
말은 행동을 이끌어낸다. . . . 말은 영혼을 준비하고 행동케하고 부드러움으로 나아가게 한다(373년 전에 산 성 데레사의 말).. . p219
각자의 운명을 개척해가는 동안, 올바르고 진실한 언어는 행동의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 . . .
대중과 개인이 잘 쓰지 않게 된 그 단어, 부드러움. . 손해될 건 없습니다.
그리고 다른 단어인 ' 영혼' 원한다면 정신이라 불러도 좋습니다. 당신의 언어와 행동의 영혼에 주의를 기울이십시요.
그러면 충분한 준비가 된 것입니다. 더 많은 언어는 필요 없습니다. . . p223
날마다 서로의 감정을 조금씩 더 상하게 했다. 이제 그들은 날마다 서로에게 상처 내는 데 익숙해져갔다. . . p291
내 삶에 은은함이란 거의 없었는데도, 어떻게 하면 강물처럼 은은한 글을 쓰는 작가가 될 수 있을까 배우려 한참 동안 애쓰던 때이기도 하다. . . .p340
좋은 창작수업 선생이라면 좋은 작가 한 명을 여러 번 구해 줄 수 있다. . . .
글쓰기란 힘들고 외로운 과정이며 잘못된 길로 빠지기 쉽다. . .p349
'기 드 모파상의 작품 소개'에서 톨스토이는 재능이란 "한 주제에 대해 엄청나게 집중할 수 있는 능력. . . .
다른 이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이라고 썼다. . . . . .
재능, 심지어 천재성은 또한 누구나 보는 것을 보지만 모든 면에서 좀더 그것을 또렷하게 보는 능력이라고. . p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