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이라서 퀼트클럽에 갔습니다.
오늘은 봉사로 기증한 이불을 만드는 날이라서
제 개인적인 바느질 거리나
무거운 재봉틀 없이
그냥 점심만 챙겨서
조금 느즈막히...
모여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고 있다가 다정하게 웃으며 맞아주는 할머니들을 쳐다보니...
벌써부터 눈물이 나려고 해서 간신히 참고 있다가
점심 먹으면서 결국은
캐나다 정부가 2008년 2월 이전에 제출한 28만명의 기술이민신청서류들을 검토없이 그냥 폐기하기로 했는데
그 중에 제것도 있을 것이어서 사실상
이민이 불가능해져 이제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을 하고 말았지요.
원래 제가 눈물이 많거든요.
말하면서 눈물을 훔치고 있는 저를 보며 할머니들이 모두 눈시울이 붉어지고 말았습니다.
한결같이 너무나 놀래고...
그러면서 하는 말들이...
저를 가게 놔두지 않을 거라네요.ㅎㅎ
저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하고
키가 크고 씩씩한 할머니 '조지'는 저 데리고 국회의원을 만날 거랍니다.
원주민인 '조앤'은 저를 입양하겠다고 하구요 ㅎㅎ
그중에서 좀 젊은 '로렌'은 전에 이민국에 근무한 적이 있어서 자기가 길을 알아보겠다고 하고
그 동안 제게 쌀쌀하게 대하던 '도리스'마저 제가 가길 원치 않는다고 말하고
나중에는 휠체어를 밀고 와서 이것저것 묻고
헤어질 때는 저를 꼭안고 얼굴을 부비며 'I love you'...
그녀의 속 마음으로는 저를 아끼는 마음이 그대로 있었나봅니다...
'조앤'은 벌써 전화기를 붙잡고 여기 저기 전화를 걸어 전화번호를 적더니
내일 당장 저랑 같이 사람들을 만나러 가잡니다.
우선은 같이 가보기로 하긴했지요.
사실 이 모든 노력들이 어떤 변화를 가져오리라고 기대하지는 않지만
참으로 마음이 푸근했습니다.
그동안 내가 잘못 살아온 것이 아니었구나...싶고...
이렇게 저를 아끼는 사람들이 많으니 말입니다.
시도해보는 모든 것들이 수포로 돌아가
그냥 한국으로 돌아가더라도
그들의 사랑을 기억할 수 있으니 행복하다는 생각도 들구요.
그래서 울다가 웃은
슬프고도 기쁜 날이었습니다.^^
저녁 먹고나서는 세를리나와 같이 그녀의 친구 마가렛의 집에 가서
스콘이라는 빵 만드는 법을 배우러 갔습니다.
그래서 만든 것이 이것...
가운데를 갈라서 버터나 치즈, 잼을 발라 뜨거운 차와 함께 먹는 빵이더라구요.
생각보다 만들기도 쉽고^^
빵도 얻고 딸기잼도 하나 얻어 돌아왔네요.
고마운 마음에 나중에 저는 마가렛에게 김치를 좀 줄까합니다. 김치 엄청 좋아한다네요.ㅎㅎ
이렇게 하루가 저물었습니다.
님들은 어떤 날들 보내셨는지요? ^^
첫댓글 위로받고 즐거운하루 보냈군요 아마도 캐나다에서 살수있는(영주권)
방법이생길수도있겠지, 그대의 사주에 들어있다면 ~~~
그래도 마음 한구석은 가벼울 수가 없지요ㅠㅠ
사주에 집을 떠나는 운이 앞으로도 오래이긴 한데
꼭 캐나다일 필요는 없겠지요?
혹시 도 닦으러 한국의 산을 돌아다니는 것은 아닐까요? ㅎㅎ
주변의 사람들이 언니와의 공감대를 형성해서 적은 도움이라도 보태어 볼려는
마음들이 참 고마워 보이네요~~^^....
상처와 불평을 나누기 위해서가 아니라 어떤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을 때
사람들의 공감만으로도 마음의 변화가 생기고 용기를 다시 얻을 수도 있다고 봐요?...
말과 행동으로 공감을 표현하면 누군가의 공감이 필요할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좋은 만남, 즐거운 시간을 보냈네요^^.
맞아요. 몰랐었는데 서로가 참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더라구요.
그래서 헤어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눈물들이 나고...
이제는 마음도 많이 가라앉고
정리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예요.
남은 시간이라도 즐겁게 보내야하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