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한국이야기-맺음말(2)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의 의식이 개선 돼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 산책을 할 때, 배변 수거 비닐과 물 티슈 지참은 기본이다. 짖음이 심하거나 사람에게 공포를 줄 경우, 교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 역시 주인의 몫이다. 개는 훈련을 통해 교정이 가능한 만큼 조금 더 신경을 쓰면 이웃간 충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오히려 서로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대한민국 반려동물의 실상은 우리나라 경제수준을 감안할 때 너무 열악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동물보호단체들이 활동 하고 있다. 약 1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결성된 보호단체들은 한 때 어려운 적도 있었지만 이젠 제법 어엿한 규모로 자리매김한 것은 고무적이라 하겠다. 이들의 미래가 곧 반려동물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동물보호단체들이 오랜 동안 활동하면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도 겪었다. 불쌍한 동물을 거두기만 하다 보니 개체수는 줄지 않고, 수용시설은 금새 포화되었다. 당시엔 반려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아 구호 활동 마저 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었다. 차츰 반려동물에 대한 규정, 정책, 시설 등에 대한 체계적인 활동을 펼치면서 동물보호단체의 본기능이 작동되기 시작한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최근엔 종합복지관, 보호시설, 입양센터 등 자체적인 건물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은 오랜 고생 끝에 얻은 조그만 결실이라 할 수 있겠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보호단체의 공통점은 여성들이 대표를 맡고 있으면서 상당히 수준 높은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체계적인 연구, 조사와 활동을 통해 동물애호가들에게 큰 신뢰를 받고 있는 임순례 대표의 (사) 동물보호시민단체
(KARA),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동물정책에 매진하는 조희정 대표의 동물자유연대, 소신이 뚜렷하고 한 발 앞서 행동하는 동물사랑실천협회
(CARE)의 박소연 대표가 대표적이라 하겠다.
특히 금년과 작년에 KARA와 동물자유연대에서 각각 개관한 반려동물 종합복지센터 건물은 우리나라 동물복지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울러 CARE가 펫샵거리 한 가운데서 운영하는 유기동물입양센터는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당기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수 많은 동물보호단체들은 후원자의 도움 없이는 시설 조차 유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의 지원이 한 푼도 없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대목이다. 따뜻한 후원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개 번식업자들은 종견업을 한다는 구실로 수 많은 법망을 교란하고 있다. 불법건축, 도축, 그리고 위생과 환경에 해를 끼치고 있는 것은 물론 탈세를 일삼는 미신고, 미등록 업자가 대부분이다.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않는 업자들을 보신탕 애용가들이 보호를 해 주고 있는 셈이다. 현재의 신고제는 허가제로 전환되어야 한다. 시대의 요구이고 사회적 책무를 이행시키기 위함이다. 이들에게 그 동안 너무 관대했던 데는 보신탕이 사회 저변에 너무 폭 넓게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개와 고양이의 식용금지는 필연의 과제다. 우리나라보다 경제력이 훨씬 뒤지는 필리핀과 태국도 이미 1~20년 전에 개와 고양이의 식용화가 금지되었다. 이젠 우리도 전통음식 운운할 사안이 아니다. 오히려 후진국형 비전통음식이라는 것이 더 적합한 표현이다.
젊은 세대들에게 반려동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게 해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그들에 의해 반려동물 삶의 질이 결정될 것이다. 그들이 미래의 주역임은 당연하다. 꾸준한 교육과 계몽은 우리와 같은 기성세대의 과제이기도 하다. 시간이 필요하더라도 어떠한 험로가 펼쳐지더라도 우리에겐 꼭 성취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 반려동물에 대한 올바른 의식은 진정한 선진국 요건 중 하나다. 특히 보신탕에 연연하고 있는 한 선진국의 의식과 삶에서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겐 보신탕 추방 이외에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더 좋은 삶의 질을 개척하기 위함이다.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않는 1000여 개의 번식장과 500개 안 밖의 보신탕 가게들로 인해 우리가 짊어지고 있는 현실은 너무 비참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둡지 않은 것은 반려동물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는 젊은 세대와 자신을 희생하는 수 많은 동물애호가와 동물보호단체가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책무를 대신하는 이들에게 유관부서와 지방자치도시는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미쉘과의 작별 이후 펼쳐지는 다음 편 ③ 독일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동물자유연대가 운영하는 남양주의 반려동물복지센타. 작년 8월에 개관 했다>
<금년 8월 13일 KARA의 새로운 터전 더불어 숨 센터 개관, 다양한 기능이 구비된 시설이 인상적이다>
<CARE가 운영하는 퇴계로 제 1입양센터. 애견샵이 즐비한 중심에 설립한 의미가 남다르다>
<금년에 새로 설립 된 답십리 제 2 입양센타 전경>
첫댓글 한국의 보신탕 가게는 500개가 훨씬 넘을 듯합니다. 지방에도 꽤 많이 있는 것 같아요.
훨씬 더 많을 겁니다. 검색을 해 보니 전국에 500개 정도 알려진 식당들이 있더군요. 정식으로 영업을 하지 못하니 모든 것이 숨어 들어 있지요. 이 문제는 양성화 시킬 문제가 아니라 이젠 정리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출장으로 바쁘신 와중에도 글을 정리하여 올리시는 것이 정말 멋져보입니다....
춘자님의 성원에 감사합니다. 이번 출장이 좀 길었어요. 프랑스, 독일, 이태리를 보름간 다녀왔는데 세나라 모두 정말 부러우리 만큼 반려동물 삶의 수준이 높게 잘 정착되어 있었습니다. 보기 좋았지요. 모두 행복해 보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