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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잘 됐어요!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양동윤 원장이 웃고있었다. 특유의 구수한 사투리 억양이 괜시리 두려웠던 마음을 살살 녹여줬다. '다행이다(또는 살았구나)'싶었다. 이 때가 바로 저녁 7시~8시 사이 쯤이었을 것이다. 팔뚝과 부유방, 브이라인 수술이 오후 4시~4시 30분 사이에 시작했으니까..
수술을 결심한 12월 셋째주 주말, 머릿속에 들어온 장면은 게리 위닉 감독의 영화 <신부들의 전쟁(2009)>의 한 장면이다. 영화에서 케이트 허드슨이 베라왕 드레스를 입고 나오는 바로 그 장면 말이다! 드레스 가운데 감히 최고라 할 수 있는 베라왕이고, 흠잡을 데 없는 미모의 할리우드 여배우이지만, 그녀의 팔뚝살만큼은.. oh my god! 뒷불룩
'나는 결코 저런 팔뚝 안되리라..', '나는 앤 해서웨이처럼 일자팔뚝으로 결혼하리라..' 당시에 그렇게 외쳐댔건만, 어느새 결혼을 4개월 앞두고 드레스 투어의 첫 발을 디딘 순간 그대로 얼음! 충격! 분명 지난 가을부터 헬스장을 다니면서 7kg이나 감량했음에도 배와 허벅지만 효과가 있을 뿐, 팔뚝은 케이트 허드슨보다 더 굵고 우람했다. 헬퍼 역시 "팔뚝은 운동보다 주사가 효과 즉방!"이라면서 관리가 필요함을 신신당부하더라..
드레스 투어는 일단 중단했다. 중요한건 드레스가 아니라, 망가진 몸을 교정하는 일이었다.
161~163cm 사이의 키다.(자세가 구부정한 편이다.) 몸무게는 최대 69kg을 찍었다. 불과 지난 가을까지만 해도. 결혼이 목표였던 것은 아니고, 다시 본래 평균 몸무게 57~58kg으로 돌아가기 위해 운동을 했다. 수술 전 날 몸무게는 62kg이었다. 상담은 실장과 했다. 앳된 외모의 그녀는 내 체형을 살피더니 "팔뚝(뒷불룩+앞불룩)만이 아니라, 부유방과 브라라인을 함께 정리해야 흔히 '떡대'라고 표현하는 것이 줄어든다"라고 조언했다. 따라서 수술비용은 목표했던 최대 상한가보다도 70만원이나 초과했다.. 그러나.. 이렇게 하길 잘했다고.. 후기를 작성하고 있는 바로 지금 이 순간까지는(지금보다 3개월 후가 더 중요하다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드디어 대망의 수술날이 잡혔다. 담당 실장을 최대한 졸라서 상담했던 바로 그 주(12월 마지막주)에 했다.
수술 바로 전날 밤에는 한숨도 못잤다. 성형수술과 수면마취란 것 자체가 생소했던 터에.. 예비 신랑과 부모님께도 비밀로 했더니.. 두려움에 그만 잠을 못이뤘다. 아놔, 왜 그 순간 지방흡입 사고 관련 뉴스들만이 줄줄이 소세지처럼 들어오는 거냐구.. 혹시하는 불안감에 가장 친한 친구 1명에게 털어놨다. 수술 마칠 쯤에 꼭. 꼭. 꼭. 데리러 오라면서 찡찡댔다.
'정말 무섭고, 정말 두렵고, 정말 걱정됐다..'..
가장 눈물 났던 순간은 수술 바로 전, 병원 앞에서 예비 신랑에게 전화했을 때였다. "점심 뭐먹었냐"라며 평소처럼 가볍게 안부를 묻는데, 수화기 건너서 들리는 그 사람의 목소리가 왜그렇게 정다운지.. 왜 그렇게 그리운지.. 혹시 두 번은 못듣게 될까봐 닭똥같은 눈물이 소리없이 뚝뚝. 뚝뚝.(뉴스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다;;;ㅋㅋㅋㅋㅋ)
처음이라 더욱 그랬을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풋풋하군.
담당의는 양동윤 원장이었다. 그는 2013년 의사들의 커뮤니티 <메디게이트>에서 첫 공동구매 품목으로 '미세지방흡입술'로 많은 여의사들의 긍정적 반응을 얻어냈다는 일화가 유명한 '의사가 선택한 의사'라고 한다. 양동윤 원장의 첫인상은 좋았다. 솔직히 친절할 줄 몰랐다. 간호사들이 워낙 상냥하길래 의사는 왠지 반대일 것이란 요상한 색안경을 꼈었다. 양원장만의 특유의 사투리 섞인 어조가 오히려 인심 좋은 동네의 삼촌같은(?) 정감이 나게했고, 그와는 반대로 수술을 갓 마치고 나온터라 손목에 하얗게 굳어있던 소독약이 수술 전문의 다운 프로패셔널함을 느끼게 했다. 양원장이 물었다. "긴장 안되세요?" 불쑥 그의 팔목을 잡았다. "제 손 차가운거 느껴지시죠? 진짜 떨려요." 양원장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온 몸에 푸른 수술라인을 그렸다. 담당 실장과 상담했던 부위보다 (부끄럽지만) 더 많이.. 신경써 주셨다. 또한 몰랐던, 내 등의 푹 꺼진 라인까지.. 새삼 다시 봤다;; 어느새 수술실에 도착했다. 마지막으로 양원장이 눈을 맞추며 말했다. "수술 처음이라고 하셨죠? 지금까지 정말 잘했어요!" 그의 눈빛이 '파이팅!'을 외쳤다. 수술대에 올랐다. 붉고 냄새나는 소독약이 자꾸 입에 들어와 씁쓸했다. 마취용 주사는 발등에 맞았다. 정말 아프더라.. 심지어 약이 올라오는 느낌 역시 '꿀렁 꿀렁' 불쾌할만큼 아프고, 아팠다. 간호사 분께 "너무 아파요~"라고 하는 도중이었던 것 같은데.. 어라..? 자고 일어나니 수술 끝. 수술당일1일차 [통증] ★★☆☆☆ [붓기] ★★★★★ [피멍] ★★★★☆ [특징] 허리 끊어질 것 같음(생리통처럼), 몸이 땡땡 부은 느낌(HPL한 뒤처럼), 무감각(팔과 등주변) [종합] 멍은 푸르댕댕했고, 온몸이 빵빵하고 하얗게 부었다. 용액 탓인데.. 과거 HPL 했을 때와 같더라. 수술하고 일어나자마자는 바로 물과 녹차를 마시고, 화장실에서 소변을 봤다. 걷는데 속이 울렁거리거나 어지럽진 않았다. 그냥 자고 일어나서 약간 비몽사몽한 느낌 정도였다. 친구와 강남역까지 걸어갔다. 팔장을 끼고 걷는데도 몸이 땡땡하단 불편함 외에 거의 통증이 일어나지 않았다. 단, 저녁을 먹기위해 음식점에 앉았는데.. 허리가 생리통처럼 끊어질 듯이 아프더라. 결국 몇 숟가락 못먹고 택시타고 집으로 귀가했다. 때마침 하나실장에게 전화가 왔는데.. 먼저 수술 부위에 감은 붕대(?)를 풀고, 자꾸 걷고 몸을 움직여줘야 회복이 빠르다고 당부하다더라.. 일단 거울앞에서 옷을 벗었는데.. 놀랐다. 왼쪽과 오른쪽의 차이가 좀 심했다. 특히 왼쪽 옆구리쪽만 불룩했고, 왼쪽은 손목까지 땡땡 부어있는 반면에, 오른쪽은 손목의 한뼘 뒤에까지만 땡땡했다.. '양쪽 근육이 달라서 그런가...'라고 생각하면서.. 그 아픈 허리 쥐어잡고 집안에서 약 1시간 정도 천천히 걷고, 지겨워질 무렵엔 친구나 예비 신랑에게 (일부러 왼손을 사용해서) 전화기를 들고 수다 떨면서 걸었다.. 잠잘 즈음엔 허리통증이 나아졌다. 2일차 [통증] ★★★☆☆ [붓기] ★★★★☆ [피멍] ★★★★☆ [특징] 뻐근함(근육통처럼), 몸이 땡땡 부은 느낌(어제보단 덜함), 바늘 콕콕 찌르는 느낌(팔과 등주변 일부) [종합] 몸무가게 65kg까지 올랐다. 62kg에서 수술을 한거니까, 분명 지방을 뺐는데.. 3kg이 오르다니.. 하지만 당일에 평소에 팔뚝 때문에.. 잘 안맞았던 66사이즈의 코트를 입었더니, 맞았다. 놀라웠다. 약 1시간 정도 천천히 걸었다. 그런데 걸을때마다 브라라인을 했던 부분이 덜렁덜렁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아직 붓기때문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압박복을 선택하지 않은터라.. 압박복을 입어야하나하는 불안감이 생겼다. 하지만 병원에서 준 주의사항에는 분명하게 *압박복이 수술결과에 영향을 끼치지 않음이라고 나와있으니.. 압박복 살 생각은 금새 지웠다. 어제와 다른 느낌의 통증(?) 불쾌한 느낌(?)은 마치 몸에 수액이 흐르는듯한(일부로 손목 꽉 잡고 있다가 천천히 풀르면 전기 오르는 느낌 나듯) 수술 부위에 뭔가가 흐르는 듯한 느낌이 났고, 일부 부위에서는 바늘로 콕콕 쑤시는 듯한 느낌이 났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지난 밤 왼쪽이 더 많이 부워있길래.. 일부러 더 과장되게 움직여서 그런지.. 오른쪽보다 왼쪽 붓기가 더 빨리 빠졌다 ㅋㅋ 붓기 부위는 분명 더 넓었는데.. 이런.. 골고루 움직일걸 그랬다;; 3일차 [통증] ★★★★☆ [붓기] ★★★☆☆ [피멍] ★★★★☆ [특징] 온 몸이 뻐근함, 붓기 많이 가라앉음 [종합] 일어나자마자 '으악' 소리가 절로 났다. 엄청 뻐근했다. 마치 어마어마하게 등근육 운동이랑 팔운동을 하고 난 뒤와 같다고 해야할까..? 하지만 이제 붓기는 정말 많이 가라앉았다. 양쪽의 팔꿈치와 팔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멍은 본격적으로 푸르고 붉어지기 시작했다. 늦은 저녁.. 예비 신랑을 만났는데.. 아무 생각없이 내 팔을 잡았는데 '어? 살빠졌다! 혹시 주사맞은거 아니야?'라면서 의심하더라.. 근데 그가 아주 살짝 잡았음에도.. 지옥을 구경하고 온 기분.. 당분간 지하철과 버스의 사람 많은 시간대는 피해야겠다.. 4일차 [통증] ★☆☆☆☆ [붓기] ★★☆☆☆ [피멍] ★★★☆☆ [종류] 뻐근함(겨드랑이 부분), 수술부위(겨드랑이) 미세하게 가려움 [종합] 일어나자마자 개운하단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가벼워진 느낌. 뱃살도 약간 줄어든 기분이다. 몸무게를 쟀더니 63kg 수술 바로 전인 62kg보다는 여전히 1kg이 올라와있지만, 수술 직후에 쟀던 65kg에 비교해서는 줄어들었다. 이러다가 붓기가 살 되는거 아닌가..? 그리고 실밥 주변인 겨드랑이 부위가 슬슬 간지럽기 시작했다. 살이 아무는 느낌이다. 이쯤에서 정말 간절했던 것은 운동해서 땀 쫙~빼고 샤워하기! 수술 전까지 매일 매일 헬스장 다녔던 사람이 그냥 선넝 선넝하게 걷기하니까.. 아무래도 살도 잘 안빠지는 것 같고 약간 스트레스다;; 5일차, 6일차(실밥제거) [통증] ★☆☆☆☆ [붓기] ★☆☆☆☆ [피멍] ★★☆☆☆ [종류] 뻐근함(겨드랑이 부분), 멍울(겨드랑이), 가끔 등 간지러움 심각 [종합] 4일차와 마찬가지로 약간의 뻐근함은 있지만 기지개도 켤 수 있을만큼 회복이 된 상태다. 그리고 붓기는 육안상으로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워낙 두꺼웠던 팔뚝과 브라라인쪽은 아직 라인이 정리 안됐다. 어서 빨리 근육운동을해서 라인 잡기에 가속도를 붙여야 할텐데.. 그보다 더 걱정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등에 심각한 두드러기와 간지러움 증세가 나타났다. 4일차 저녁부터의 일이다. 밖에서 운동장을 돌고 집에 들어오면 온 등에 좁쌀 여드름같은 두드러기가 발생하면서 간지러워서 자꾸 긁고 싶어졌다. 사진을 바로 찍었다. 오렌지 컬러로 표기된 저기 중앙부위이다. 이게 5일차까지 두드러기가 가라앉지는 않았지만.. 야외 활동 후에 집에 들어오면 간지러움 증세가 심화됐다. 거의 새벽이 다되어서 담당 실장에게 문자로 간지럽다고 했더니.. 바로 전화가 오더라.. "회복되는 과정에서 일부 간지러움이 생긴다"라며 "긁지 말고, 냉찜질 하라"라고 조언을 받았다. 6일차 실밥을 제거하러 간 날, 실밥 제거 후에 저주파를 받는데.. 저주파가 끝날무렵에 또 다시 등이 간지러워지더라.. (하루종일 계속 이런 상태는 아니기에 까먹고 있었다;;) 실밥 제거 후, 아쉽게도 양원장님과 상담은 못했지만 또 다른 상처 전문 피부과 선생님(?)의 상담을 받았다. 양쪽에 엉덩이 주사 2대를 맞고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4~5일 뒤에 후관리 받으로 병원 다시 방문하니까.. ^^;; 제발 별 일이 아니길 바란다;; 혹시 수술 부위에 염증날까봐 샤워를 안해서 이런 건 아니겠지;; 수술 후 일주일은 금방 지나갔다. 생각보다 수술이란 것이 '자고 일어나니 끝났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환자의 입장에서는) 간단하고, 회복 역시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에서 '성형 중독'에 대한 위험성이 실감났다. 솔직하게 나 역시 또 다른 부위에 대해서 운동보다는.. 지방흡입을 '확' 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미쳤나보다;; 하지만 지방흡입은 수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바로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다이어트 관련 각종 정보 및 전문의에 의하면 수술 후, 실밥을 제거한 뒤 '약 1달'이 수술의 성공을 좌우하는 골든타임(Golden Time)이라고 한다. 이 시기에 식이요법과 적절한 운동으로 수술의 효과를 극대화하지 않으면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고 할 수 없다고 한다. 즉, 수술로 라인 잡기에 도움을 받았다면 이제 탄력받아서 운동으로 마무리 할 시간! 본 후기는 드레도전 님께서 2016년 01월 05일에 올려주신 팔 지방흡입 후기입니다.
엔슬림 Naver 카페인 훈녀의비밀 지방흡입과 다이어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