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횡단철도를 달리는 열차는 다양하다. KTX가 나오기 전에 완행열차, 무궁화호, 새마을호(일반실과 특실로 나눠졌다)가 있었던 우리의 2000년대 이전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KTX는 2004년 4월 운행이 시작됐다.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기 위한 준비는 어떤 열차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얀덱스(yandex.ru)를 검색한 결과, 다행스럽게도 한 가족이 열차 3편를 갈아탄 여행기를 찾아냈다. 같은 2등석 꾸뻬(4인실)였지만, 제공하는 물품과 서비스는 각기 달랐다고 했다.
2017년 https://aftershock.news에 올린 이 여행기는 모스크바에서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고 중간에 2번 기착한 뒤 카잔을 갔다오는 일정으로 짜여졌다.
가장 먼저 탄 열차는 068편 열차으로, 가장 낡은 열차라고 했다. 꾸뻬에는 침대와 최근 신문, 타월, 에어콘이 설치되어 있다. 갖고간 유모차가 2층 침대 아래에 들어갈 만큼 공간이 널찍하다고 했다. 전기 콘센트는 복도에 있었다. 그리고 열차 차장이 일회용 슬리퍼와 치약, 치솔, 물티슈 등을 제공했고, 따뜻한 저녁식사와 물, (디저트용) 쿠키를 갖다줬다.
**참고로 과거에는 장거리 티켓을 끊으면 한끼 식사는 기본적으로 제공했다고 한다. 이번에 티켓 구매시에는 식사를 따로 주문하고 결제했다. 아래 사진 참조.
다음에 탑승한 열차는 에카테린부르크까지 가는 014편 열차다. 낡은 068편 열차와 달리 꾸뻬 안에 TV도 설치되어 있다(안타깝게도 작동하지 않았다). 가까운 곳에 전기 콘센트가 있어 편리했고, 침대의 구조도 현대적이었다. 낮에는 접어서 쇼파로, 밤에는 펴서 침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복도에 달린 스크린에는 현재 시간(모스크바 시간)과 다음 정차역을 알려주는 정보가 제공됐다. 또 복도 한편에는 현대식 정수기가, 다른 쪽에는 구형 사모바르가 설치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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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탄 열차는 프리미엄 급 015편 열차다. 가장 놀란 것은 화장실.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다. 냄새제거용 방향제에 1회용 변기 깔개, 화장지, 비누 등이 갖춰져 있다.
꾸뻬안에는 옷걸이와 열차 소개 책자, 낱말 맟추기(크로스 워드) 잡지, TV와 헤드폰, 수건, 슬리퍼, 치약, 칫솔, 유리컵 등이 제공됐다. 또 승객이 술이나 음료, 양말 등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판매 물품 리스트가 꽂혀 있었다.
지금 인터넷으로 티켓을 예약한다면, 열차번호(001번, 099번 등)별로, 또 선택한 객차번호별(1호차, 2호차 등)로 제공되는 서비스및 편의시설에 대한 아이콘을 챙겨볼 필요가 있다. 가격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꼼꼼하게 확인한 뒤 좌석(침대)을 결정해야 한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에어컨, TV, 전기 콘센트, 신형 정수기(구형은 사모바르), 현대식 화장실 등이 '있고 없고'가 각 열차별로, 또 객차별로 다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