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시작한 금남정맥이 오늘을 마지막으로 맥길의 끝에 도착했다.
지맥,정맥등의 맥길은 그 특성상 바다나 강으로 맥의 끝을 가라앉히고 특히,한반도의 10대강줄기를 근간으로 하는
정맥은 바다에서 맥길의 끝을 마감함이 원칙이다.
다만, 금강은 하류지역의 지대가 낮고 연약암반지역이라 작은 물줄기들이 많아 정맥의 산자분수령의 원리를 적용하면
금강의 하류인 군산지역으로 흐르는 산줄기를 찾을수 없어 금강의 끝에 이르지 못하고 구드래나루를 끝으로 본다.
또한,산경표상 산줄기구분의 근본목적인 강으로 분리되고 고래로부터 각각의 강하류를 중심으로 발달한 사회,문화적
가치를 중심해 보자면 구드래나루를 품고있는 지금의 부여땅에 백제가 도읍을 정하고 찬란한 백제문화를 발전시킨 것은
정맥길을 걷는 산객에게 큰 의미가 있다 할것이다.
고도표
25000 지형도
위성
가자티고개에 설치된 안내판
도시를 흐르는 나즈마한 산줄기라 산길은 포근한 둘레길이지만 조망은 그닥 좋지 않다.
일곱분의 동행께서 금남정맥표찰을 만들어 호기롭게 매달았지만, 길의 방향표시로 볼때 구드레나루에서 출발한 듯한데,
이 표지판이 붙어있는 곳도 뜬금없는 곳(이를테면 갈림길,길찾기 힘든곳,정상등 일반적으로 표식을 하는 포인트가 아닌)이고,
지나온 금남정맥길에서 한번도 이 표식을 본적이 없어 이 분들의 금남정맥길은 용두사미가 된것이 아닌가 싶다.
또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처럼 의미없는 표식을 아무곳에나 매다는 것은 자연훼손이란 점이다.
천오백년전 삼국시대에는 꽤나 번성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부여인근의 농지
3년째 이어오는 대간과 낙동정맥, 그리고 오늘 금남정맥까지 거의 한번도 빼먹지 않으신 회장님
존경과 축하를 드립니다~~~~*^^*
지금은 공주가 부여보다 더 크지만(공주는 시이고 부여는 읍) 백제말의 도읍지인 사비성(부여)이 가장 나중이니
아무래도 남아있는 유적은 부여에 더 많을 터...
이정표에 LPG라는 표시가 계속 등장해서 그게 무언지 자못 궁금해하며...
청마산성 안내판
산행에선 오랫만에 만난 정순누님과~~^^
마지막산행이라고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해주신 회장님.....ㅎㅎ
오산고개
오늘 산행에 '산'이란 이름이 붙어 있는 곳은 몇 되지만 해발고도가 너무 낮아서인지 트랭글뺏지는 없다.
본격적으로 부여평야가 보이고, 저멀리 어슴프레 백마강도 보인다.
부여는 현재 공주,익산과 함께 백제역사유적발굴이 한창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최근 등재되어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곳이라 오늘 걸음이 더 의미있다.
공부한지 오래되어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사비'라는 이름만으로 뭉클했었던 기억이 어슴프레하다.
하지만 왜 그랬었는지는 잊어버렸고......^^;;
LPG의 의문을 풀어준 석목고개
사진의 오른쪽에 LPG충전소가 있는데 그걸 뜻한 것...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ㅋㅋ
길이 너무 수월하고 거리도 그다지 길지 않아서일까
만만하게 생각한 오늘 산길이 바로 그 안이하고 오만스런 마음때문에 조금은 힘들게 느껴졌다.
천천히 금성산을 오르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다.
바로 '금성산'이기 때문이다.(내가 졸업한 고교이름과 같아서....ㅋㅋ)
오늘의 마지막 숙제같은 금성산에 올랐다.
백제가 사비성을 도읍으로 정한 시절 왕이 머물렀던 왕성이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금성산
금성산 정상석은 없지만 정상석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으니....
바로 이곳 통수대이다.
백제시절 백마강 건너편의 부산,그리고 오산과 더불어 부여삼산으로 불린 금성산 정상에는 통수대가 있다.
통수대는 오산과 부산과 더불어 봉화가 설치되어 외적의 침입등 비상시에 각 성을 통제하는 곳이었던 것.
그런 중요한 곳에서 한컷 아니할 수 없다....ㅎㅎ
세계적 유산으로 인정받은 백제역사유적지를 발굴이 끝날 2019년까지 기다리긴 좀 멀고....
언제 자전거로 한바퀴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맥길을 가로지르며 국궁장이 들어섰다.
도로처럼 느껴진 곳을 가로질러 가려는 찰나 어디선가 큰 소리가 들린다.
국궁장이었던 것....
자리를 피하니 바람가르는 소리와 함께 화살이 과녁에 박히는 소리가 들리는걸 보니 꽤 잘 쏘시는 듯...
지난번에 방문한 궁남지....
그렇다면 궁남지 북쪽에 '왕궁'이 있었다는 뜻인데, 이제서야 그 추정지를 찾아 발굴을 시작한 모양이다.
관북리에 왕궁 추정지가 있어 문화재 발굴관련 법에 따라 개발하는 중...
부소산성에 올라서니 백제에 들어선 느낌이다.
부소산정상
군창지터가 이곳에 있다.
아마 군창지의 대들보자리인 가보다.
부소산에는 부소산성을 비롯한 여러 유적들이 있지만, 오늘은 부소산성 관광을 온게 아니니
정맥선상의 유적만 보기로 한다. 마침 정맥길에 있는 반월루...
반월루에 올라서서 겸손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백마강을 마주한다.
나무에 살짝가린 구드래나루터
낙화암에서 떨어지는 꽃잎처럼 장렬하게 산화한 삼천궁녀의 혼을 기리기 위해 설치한 백화정
마침 흐린 날씨와 맞물려 그날의 순결한 원혼들을 달래쥬는 듯 백마강의 물빛이 잔뜩 흐리다.
어이쿠~~~
저 찍대기는 어디서 나온겨~~~
낙화암과 구드래나루터를 오가는 황포돛대
내게는 사연과 추억이 있어 예사롭지 않은 곳이다.
마침 산행전날이 먼저 간 집사람의 5주기였고, 이곳은 그녀와 추억이 있는 곳이라....
한참 기다렸지만 여의치 않아 그냥 촬영~~~
고란사
건립에 관한 정확한 기록이 없고,추정만 있을 뿐이다.
나중에 절을 중창하기 위해 해체하면 어디선가 기록이 나오지 싶다.
절을 지을 때 그 사연을 적어 주춧돌이나 불상,석탑등에 보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낙화암 나루터
굳이 정맥길을 고집하자면 백화정에서 구드래나루로 가야 마땅하지만, 오늘은 낙화암에서 뱃길로 구드레나루까지
가기로 한다. 낙화암과 부소산을 조망하며 구드래나루에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여 나도 동참~~
집사람과 왔을 때도 갔었던 뱃길이지만 20년새에 나무들이 많이 자랐다.
낙화암
꽃잎처럼 떨어진 백제여인들을 생각하며 잠시 숙연해진다.
언젠가 젊은 목숨을 초개같이 던진 사연도 발굴되어 알려지는 날이 있겠지...
이 쯔음에 카메라도 슬픈지 사진들이 눈물을 머금은 것 같다.
백마강이란 이름의 유래에 관해 내가 어릴적에는 당나라의 소정방이 백마의 머리를 미끼로 써서
용을 낚았다고 들었으나, 이후 이런 이야기는 소위 '승자의 역사'로서 나당연합군을 정당화하고
당의 위세를 부리기 위해 지어낸 이야기란 것을 알았다.
실제로는 무왕때 이곳을 '백강'으로 불렀던 기록이 있는 것으로 봐서 백강이란 이름을 근거로 지어낸
이야기라고 보는 것이 옳을 듯...
부소산의 전경
천오백년의 슬픈 역사를 뒤로 하고 그 모든 아픔을 감싼채 유유히 흐르는 백마강
또 한척의 황포돛배가 유유히 백마강물길을 따라 한폭 그림을 그린다.
나당연합군이 상륙했을 구드래나루터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과 거리를 걸어서 도착한 금남정맥의 끝 구드래나루터
회장님 수고하셨습니다~~~~ *^^*
지난주 낙동정맥을 마쳐서 그런지 감흥이 크지 않지만, 흥분을 감출수는 없었다....^^;;
꽃밭에서~~~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축하합니다....*^^*
수고한 내 정신과 육신에 감사를....
이렇게 금남정맥 짧지만 아름다운 정맥을 끝맺음 했다.
연달아 낙동정맥과 금남정맥을 마쳤는데, 뭔가 숙제를 한 느낌이었다.
남아 있는 정맥들은 숙제같은 느낌을 버릴수 있었으면 한다.
9정맥을 걸어보리라 결심했지만 그것은 숙제가 아니다.
행복한 걸음이어야 하고, 여유있고 유유자적한 걸음이어야 하지 싶다.
GPS실트랙
굼남10(가자티고개~구드래나루)20150920.gpx
첫댓글 금남정맥 완주 축하드립니다^^ 사진에 담긴 낙화암 모습이 슬퍼 보입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남은 정맥구간이 많은데 총무겸 중간대장의 책무가 막중합니다.
수고 많으셨고,축하도 감사드립니다...
올린사진 잘 보고 갑니다.
한남금북 속리산(천왕봉)에서 또 한번의 함성 기대합니다.
고유명절 추석 잘 보내시고 건강하게 시월길에 마중 하입시더 ....
특히 마지막구간에 형수님과 함께 하신 모습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회무침과 회국수무침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남은 정맥길도 함께하시길 기대합니다....*^^*
저는 워낙 단순해서..
LPG표시보고 좀 쌩뚱맞긴했지만, 그냥 여기로 가면 LPG충전소가 있나. 그러고 있었는데
의외로 LPG를 약어로도 풀어보고, 다른의미인가 궁금해하는 분들도 있으시더군요. ^^
마지막 구간까지 편안함으로 이어주던 금남정맥이 부여의 담담한 백마강에서 마무리되어
그 잔물결위에 황포돛배를 타고나오며 나름 개인적으로 여운이 깊고 의미있었던 풍경이 되었습니다.
슬픔도 깊어지면 맑아지고.. 맑아지다가 이윽고 담담해지는 그 터의 속깊은 기운을 함께 헤아리며
긴 산행의 한구비가 초가을 늦은오후 평온한 빛속에 묵직한 울림으로 마무리지어지는 듯 합니다.
사진. 글.. 잘보고갑니다. ^^
어쩌면 좋아... 능선님의 팬이 될 듯합니다.
금남정맥을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구요.
남은 정맥길도 함께하길 바라면서...
명절 잘 쇠시기 바랍니다~~~*^^*
축하드립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언제 또 뵈야 할텐데요~~
명절 잘 쇠십시요.
뜨거운 여름날은 많이 힘들어 하셨는데
구드레나루터까지 걸어오신 님의 발자욱에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수고 하였습니다 .
사실은 여름날이 아니어도 쉽진 않죠...^^;;
육체적 고통지수는 아마도 가장 높지 싶은데
바로 그 점 때문에 만족지수도 가장 높지 싶네요...ㅎㅎ
다음 정맥길 반갑고 힘차게 진행하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