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수리한 얘기(1)
<소인은 한가하면 일을 저지른다네요 나는 소인입니다 2006-08-04>
원동 한줄 게시판에 올린글이다.
그 사연을 이제부터 얘기 할려고 한다.
어느해 가을에 찍은 우리집 전경이다.
몽각산 한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고 해서 <몽각산방>이라고
당호를 정했다.
오른쪽 건물은 40평 전체가 일실룸으로 되어있다.
거의 십년째 제자 작가인 김지수와 박철이 집필실로 쓰고 있다.
왼쪽이 내가 사는 집이다.
혼자 사는 집이지만 명절때와 기제사가 드는 날이면 10남매가 버글댄다.
내가 장남인 탓이다.
2년전에 처마 끝에 모기장을 쳤다.
모기가 극성을 부려 낮에도 모기향을 피워 놓아야 되는데
그것도 공해 아닌가?
마당에 멍석을 깔고 15년래 끌고 다니던 고물 소파를 들여 놓았다.
제법 어울렸다.
방송국에서 찾아온 어느 후배 작가는
<작가들 집필실을 많이 봤지만 이렇게 멋진 집필실은 처음>이라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듣기 좋으라고 한 얘기겠지만 사실 나한테는
더 이상 바랄바 없는 이상적인 공간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차 한잔을 들고 밖을 내다보면
두 마리의 개와 두 마리의 고양이가 한가롭게 기지개를 켜고..
하늘 아래 나처럼 행복하고 편안한 놈있으면 나와보라구 그래.
.....아아 그건 정말 천국이었다.
그런데 지난번 폭우에 수해를 입었다.
(정작 수해는 내집 대문앞에서 논밭이 휩쓸려 나갔지만
동네 사람들 보기 미안해서 나두 수해를 입었노라고
떠 벌린것이다)
거금 450만원이나 들여서 고친 지붕이 샌다는것을 그때
비로소 알게 된것.
(잘 됐다 핑계김에 지붕도 고치고 모기장 둘레에
부룩크를 쌓아 방을 한칸 만들면 겨울에도 쓸수 있고..)
나는 내심으로 음모를 꾸미기 시작했다.
아침 드라마를 끝낸 제자 작가들이 유럽으로 두달간의
배낭 여행을 떠났다.
이제 마악 기브스를 풀고 목발을 떼낸 다리를 핑계삼아
집을 지키기로 결정한 나는 제자인 김진영군과 희희낙락.
..음모를 실천에 옮겼다.
새벽 인력시장에 가서 일꾼을 한사람 데려 왔다.
헐어내고 파내는데 하루면 일이 끝날줄 알았다.
그런데 이틀이 지나고 사흘째가 됐는데도 작업이 끝나지 않았다.
(히야 이거 생각을 잘못한거 아냐?)
행암리: 원로통신동호회에 올렸던 글인데...용량이 초과되어 잘라서 올려봅니다 --[09/18-12:07]--
최충훈: 집들이는 언제하시는지요? --[09/20-1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