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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장이 항상 웃는 이유는 |
[성공창업 A to Z] 음식업의 본질은 서비스업 |
김상훈 (사)한국소자본창업컨설팅協 이사 |
창업컨설턴트라는 직업상 수많은 음식점들을 방문하게 되는 일이 잦다. 개인적으로는 싸고 맛있는 집을 찾아서 몇시간이라도 차를 몰고 헤멜 때도 가끔 있다.
그렇다고 스스로 열성 식도락 반열에 올랐다고 보진 않는다. 단지 열심히 찾아다니면서 새로운 음식을 맛보고, 그 음식점을 운영하시는 주인분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자체가 즐거운 일상 중 하나가 되어 버렸다.
전국의 음식점을 돌아다니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똑같은 메뉴의 설렁탕집, 삼겹살집, 보리밥집, 스파게티집, 돈까스집, 호프집을 방문하더라도 집집마다 소비자로서 느끼는 만족도는 천양지차라는 사실이다.
만족도의 원인이 이토록 다른 이유는 뭘까에 대해 생각해 본적이 있다. 물론 혀끝으로 느끼는 미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소비자로서 느끼는 맛에 대한 기준은 4가지 정도로 얘기할 수 있을게다.
‘지금까지 먹어본 동종 메뉴 중에서는 1등으로 맛있다.’, ‘그저 먹을만 하다.’ ‘별로인 것 같은데..’, ‘정말 맛없다. 이집은 절대 다시 안 온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장사가 잘 되는 음식점에서 맛이 차지하는 포지션은 두 번째 의견인 ‘먹을만 하다’ 정도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맛 이외의 고객 만족도를 느끼게 하는 요소는 어떤 점이 있을까? 흔히 분위기를 얘기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시설 경쟁력이다. ‘그 집 참 분위기 있는 집이다.’라고 느끼는 것은 미각을 제외한 시각과 청각, 후각, 촉각에 이르는 고객만족도를 얘기할 수 있다. 그 이외에도 놀이방, 주차여건 등 편의성 또한 고객만족도와 직결되는 요소들이다.
하지만, 음식맛이 탁월하고, 시설경쟁력 및 분위기도 좋은데다가 편의성까지 높은 음식점이라 하더라도 운영하는 사람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면 그 음식점에 대한 만족도는 단시간에 곤두박질치고 만다.
얼마 전 장사가 안된다는 경기도 신도시 아파트상권의 한 칼국수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처음엔 손님으로 가장해서 들어갔다. 시간은 토요일 오후 5시 30분을 지나고 있다. 매장에 들어가 보면 썰렁한 냉기가 흐르는 집이 있는가하면, 활기찬 생기가 흐르는 집이 있다.
토요일 5시 30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장 한쪽에는 주방과 홀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들이 누워서 오침을 하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까 후다닥 일어나서 주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결코 유쾌한 모습일리 만무하다.
문제는 주인의 태도였다. 주인은 이중문을 열고 신발장에 신발을 넣고 안으로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카운터에서 고개를 숙인채 TV 보기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표정을 살펴보자면 더 가관이다. 무뚝뚝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물론 무뚝뚝하다고 해서 주인의 인간성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주인의 태도를 조금 더 관찰하기 시작했다.
주말오후이기 때문에 간혹 가족단위 고객들이 한 두팀 매장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주인은 기어들어가는 상투적인 목소리로 ‘어서오세요’ 한번이면 끝이다. 그 다음 주문하는 일도 홀서비스하는 아주머니의 몫이고, 식사중에 추가 반찬 서비스, 물 서비스 역시 모두 홀서비스하는 무뚝뚝한 아주머니의 몫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주인의 입장에서는 나는 주인이니까 계산만 잘 하고, 전체적인 경영만 잘 하면 되지 않나 생각했을 수 있다. 문제는 주인이 무뚝뚝하니까 홀서빙하는 아주머니까지 화난 얼굴로 서비스를 한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손님들은 냉철하다. 이집 주인과 홀서비스하시는 분이 신이나서 일하는지, 마지 못해서 일하는지는 금방 알아챌 수 있다. 때문에 이러한 무뚝뚝 서비스는 주인이 아무리 정성스럽게 요리를 해서 서비스함에도 불구하고 만족도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식사중에 고객들이 주인의 얼굴을 쳐다보고 추가반찬을 요구했는데, 그 다음 주인의 행동은 바로 홀서비스하시는 분에게 얘기하면서 ‘몇 번 테이블에 어떤 거 더 갖다드리세요’ 이렇게 얘기하는 것과 손님의 부름을 받는 즉시 주인이 직접 주방에 가서 정성스럽게 반찬을 직접 서비스하는 것은 고객만족도의 볼륨감이 다르다.
비록 음식 자체는 맛있다고 하더라도 주인 및 종업원의 태도는 고객만족도와는 거리가 먼 행동들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받는 곳에서는 아무리 음식이 맛있다손 치더라도 반복구매로 이어질 확률은 극히 드물다고 생각한다.
이 칼국수집 역시 칼국수와 만두맛에 대한 경쟁력은 흠잡을데가 없었다. 하지만 주인과 종업원의 서비스경쟁력 저하로 단골고객층이 얇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자연스럽게 매출부진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 매장에 대한 점포클리닉 대안은 다음의 사례가 잘 얘기해 주고 있다.
강남 교보타워빌딩 뒤쪽 먹자골목에 가면 ‘xx뼈다귀’라는 음식점을 만날 수 있다. 이 집의 주인은 한경길씨라는 분이다. 한 대표는 10년전만 해도 대기업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직장생활을 접고 인생2막의 첫단추는 고향인 강원도 정선에서 분식배달업으로부터 시작됐다. 그 이후 서울 수유역 인근에서 닭갈비집, 우동전문점, 그리고 중랑구 신내동과 강남 교보타워 뒤쪽에서 감자탕전문점까지 운영하고 있는 베테랑 사업가이다.
한 대표의 매장을 방문할 때면 늘 기분이 좋아진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손님인 내가 마치 주인공이라도 되듯 깍듯한 대접받는 느낌이 연속이기 때문이다. 손님맞이에서부터 시작해서, 테이블 안내, 음식주문, 식사중 중간서비스, 마지막에 계산하고 매장을 나가는 순간까지의 일거수 일투족이 이곳에서 일하는 주인과 종업원들의 시야를 벗어날 수 없다.
식사를 하다가 반찬이 떨어져서 종업원을 호출하려고 고개를 들면 이미 알아서 부족한 음식을 서비스할 수 있는 일명 ‘알아서 서비스’를 실천하는 매장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종업원 및 주인은 늘 고객들에게 환한 얼굴을 하고 연신 미소를 보낸다.
게다가 종업원의 코믹한 복장하나까지 예사로운 모습이 아니다. 모든 것이 고객만족, 고객감동으로 이어지는 요소들이다. 이러한 감동서비스 결과는 단골고객을 기하급수적으로 증대시키는 역할을 한다.
한 대표 가게 옆에는 한 대표가 운영하는 매장보다 훨씬 큰 규모의 감자탕집이 자리잡고 있다. 한 대표의 매장은 더 작은 매장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옆 큰 규모의 감자탕집 매출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다. 머지않아 매출을 추월할 수 있으리라 확신하고 있다.
지하철 4호선 수유역 강북구청 옆 먹자골목에는 한경길씨가 운영하는 춘천집 닭갈비집이 있다. 필자는 이 집이야말로 서비스경쟁력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매장에 속한다. 닭갈비집을 가보면 손님들은 생기발랄한 직원들의 모습에서 저절로 술맛이 난다고들 한다.
한 대표의 지론은 명확하다. 음식점은 서비스업이다. 때문에 맛있는 음식을 즐겁게 드시고 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주인과 종업원의 몫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적어도 매장에서는 주인과 종업원은 연극무대의 배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손님들은 자연적으로 관객이 될 수 밖에 없다. 맛있는 음식에, 감동적이고, 인상적인 서비스경쟁력은 곧 반복방문으로 이어진다.
한경길 대표는 아무리 개인적으로 언짢은 일이 있더라도 고객 앞에서만은 늘 환하게 웃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인의 모습은 종업원들에게까지 그대로 투영된다. 심지어 종업원들은 한경길 대표의 열성 팬클럽을 넘어서 분신역할을 자처하기도 한다.
한경길 대표의 서비스경쟁력 넘치는 영업스타일은 음식점사업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교과서가 되고 있다. 심지어 한경길 대표는 서비스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종업원들에게 외부 전문교육기관에 위탁 전원 서비스교육을 받게 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 편이다.
‘무뚝뚝 서비스’의 반대되는 개념은 친절서비스일게다. 친절서비스라 함은 겉으로만의 친절은 오히려 별 감동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서 한국적인 친절서비스를 개발할 필요도 있다.
가끔 일본의 주요 상권 탐색을 하다보면 매장 앞에 발길만 잠시 멈춰도 기계처럼 ‘이럇샤이마쎄’를 연발하는 경우를 접하게 된다. 물론 모른척 하는 것 보다는 훨씬 고객 입장에서는 유쾌한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한국적인 상황으로 돌아온다면 친절서비스야 말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서비스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작위적인 친절은 오히려 반감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움직이는 친절이란 아주 친한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을때의 진솔한 표정과 행동 정도면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하물며 작위적인 친절에도 못미치는 ‘무뚝뚝 서비스’야말로 음식점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암초임에 분명하다.
(스타트비즈니스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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