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책진禪關策進>
1-8제조사법어절요諸祖師法語節要,
*불적 이암진 선사보설佛跡頣庵眞普說,
믿음이 십 분이면 의정이 십 분이요, 의정이 십 분이면 깨침이 십 분이니라, 평생에 들은 것 본 것이나 그릇된 알음알이나 기특하고 묘한 말귀며, 선도니, 불법이어니와 자기를 높여 아만을 부리는 마음씨 등을 철저히 털어버려라, 오직 요달 하지 못한 공안을 향하여 가부좌를 결하고 척량 골을 바르게 세우고 밤이나 낮이나 동서남북 분별하지 말고 궁구하여, 흡사 숨이 남는 죽은 사람같이 되면, 이 때 네 마음이 경계를 따라 전하여 혹 경계에 부딪치면 지각은 있으나 안으로 자연히 분별하는 생각이 없어지고 마음길이 끊어져서 문득 칠통을 타파하게 될 것이다, 이 사이 소식은 원래 딴 데서 오는 것이 아니니, 어찌 어느 때이고 평생이 기쁘고 쾌활하지 않겠는가? <信有十分 疑有十分 疑有十分 悟有十分 可將平生所見所聞 惡知惡解 奇言妙句 禪道佛法 貢高我慢等心 徹底傾瀉 只就未是未了的公案上 距定脚頭 竪起脊梁 無分晝夜 直得東西不辨 南北不分 如有氣的死人相似 心隨境化 觸著還知 自然念慮內忘 心識路絶 忽然打破觸髏 元來不從他得 那時 豈不慶快平生者哉>
<*이암진선사는 남악선사님의 27세손이고 소암전素庵田 선사님의 법을 이은 선사이다, 보설普說은 개당보설開堂普說을 말한다, 법을 깨달아 인가를 받게 되면 한 회상을 꾸려서 처음으로 법을 대중에게 설하는 법석法席을 개당보설開堂普說이라고 한다. 믿음이 십 분이면 의심도 십 분이라는 말씀이다. 어정 쩡쩡한 믿음은 대충 대충 의심하고 믿기 때문에 이암 진 선사께서 개당 보설법문에 불조의 가르침을 십분 믿는 사람은 의심도 십분 하게 된다는 말씀이다. 화두 참선은 화두에 대해서 의단疑團이 생기지 않으면 화두가 되지 않기 때문에 화두에 대해서 철저하게 의심을 하라는 말씀이다. 화두공부는 억지로 들어서 되는 공부가 아니고, 화두와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것을 의심덩어리가 되라는 뜻으로 의단독로疑團獨露라고 한다.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화두가 틈이 없이 들리는 것을 의심이 십 분이라고 하였다. 의심이 십 분이면 화두 삼매에 든 것을 말한다. 자나 깨나 앉으나 서나 화두가 일여一如하면 깨달음도 확실하게 철저하게 다 깨달은 다는 말씀이다. 그러니 어찌 통쾌하지 아니하겠느냐? 는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