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비폭력 불복종 평화행동에 체포로 응답한 경찰을 규탄한다!
제주는 미국의 식민지가 아니다!
제주를 미국의 대중국전초기지로 만드는 제주해군기지 폐쇄하라!
오늘(2/26) 오후 1시 30분 경찰은 강정의 평화지킴이자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센터장인 김성환 신부를 업무방해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체포 과정에서 경찰은 김성환 신부를 2시간 넘게 미행하였다. 김성환 신부는 오늘도 어김없이 오전 11시 카톨릭 미사를 드리고 방문 중인 다른 신부님들과 외부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이후 외부 카페로 이동했다. 경찰은 이 과정을 모두 감시했으며 이는 명백한 인권침해 행위다.
경찰은 작년 10월 미국 핵잠수함 지원함 프랭크 케이블이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한 당시 미군을 태운 관광버스가 제주 전역으로 나가는 상황에서 김성환 신부가 버스를 막고 피케팅을 진행한 행위를 근거로 연행하였다. 김성환 신부의 행위는 4.3학살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마치 자기 집 드나들 듯 제주해군기지에 다녀가는 미군함의 입출항이 동북아의 전쟁 위협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환기하고, 제주가 미국의 전초기지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절박함으로부터 비롯된 부당한 현실에 대한 비폭력 불복종 평화행동이었다. 동시에 핵잠수함을 지원하는 프랭크 케이블에서 나온 출처와 내용을 알 수 없는 오물과 쓰레기들을 실은 5~6대의 차량들이 매일매일 기지에 드나드는 것을 보면서 그것들이 어디로 가서 어떻게 처리되는지조차 알 수 없는 기막힌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김성환 신부의 행동은 헌법상 표현과 양심의 자유를 행사한 것이다.
2019년 경찰청 인권침해조사단의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 사건’ 조사 결과 내용에 따르면 해군과 찬성주민들이 사전 모의하여 투표함을 탈취함으로서 해군기지 찬반투표를 무산시켰고, 경찰이 이를 적극적으로 방임한 사건을 확인했다. 국방부, 국정원, 제주도정, 경찰에 의해 반대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한 폭행, 욕설, 신고된 집회방해, 무분별한 강제연행이 자행되었음이 확인되었다. 버스마저 우회시키며 강정마을에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고, 누구도 나가지 못하도록 특정지역을 봉쇄함으로써 이동권을 제한한 사실을 확인했다. 장기간에 걸친 차량 압수와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시위대 해산, 종교행사 방해, 불법적인 인터넷 조작 댓글 작성, 바다에서 시위하는 사람들 폭행, 보수단체 집회 지원, 해군기지 찬성 측 주민에게 향응을 제공하는 등의 인권침해 사실을 확인하며 최종적으로 책임 있는 사과와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경찰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는커녕 작년 10월 당시에도 양심과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던 김성환 신부의 피케팅을 방해했다. 심지어 이날 버스에 타고 있던 미군들이 집회에 참가하고 있던 여성 활동가들에게 손가락 욕을 날리며 성희롱을 저질렀지만, 경찰은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활동가들을 끌어내며 미군이 편하게 제주도 관광 나가도록 도왔다. 심지어 남성 경찰들이 여성 활동가를 붙잡아 상해를 입히고 여경들 또한 여성들을 세게 잡아 공포감을 준 바 있다. 그리고 그날 이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13년간 매일 낮 12시에 강정에서 진행해온 문화제 인간띠잇기가 다짜고짜 미신고 집회라며 사람들을 협박하고, 문화제를 방해하고 있다.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문제가 시작된 지 18년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더욱이 오늘 2월 26일은 9년 전 2016년에 제주해군기지가 준공식을 한 날이기도 하다. 그 시간 동안 경찰은 도대체 무엇을 배웠나? 우리는 역사를 통해 자신이 기계적으로 행하는 일을 비판적으로 사고하지 않는 것은 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4.3에서, 5.18에서, 4대강에서, 밀양에서, 용산에서, 소성리에서, 인간이 기계 부속품이 된 노동 현장에서, 세월호에서 그리고 강정에서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당신들이 어떤 짓을 해왔는지 우리는 분명히 기억한다. 당신들이 인간이라면, 부끄러운 줄 아시라.
우리는 여전히 매일매일 오전 7시 기지 앞 백배, 오전 11시 거리 미사, 낮 12시 인간띠잇기를 진행하며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기지가 완공되었다고 해서 강정의 생명평화운동이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속적인 미군함의 입항과 올해 기동함대사령부 창설을 통해 그 사실을 구체적이고 실체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그래서 강정은 현재진행형이다. 제주해군기지가 미국의 대중국전초기지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확장해감으로서 제주를 동북아의 화약고이자 미국의 식민지로 만들어가고 있는 이 상황이 지속되는 한, 제주해군기지가 폐쇄되지 않고 계속해서 미군함이 입항하는 한, 우리는 제2, 제3의 김성환이 되어 끊임없는 비폭력 불복종 평화행동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다.
오늘 오후 6시 김성환 신부는 석방되었다.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활동해 온 김성환 신부는 체포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응원과 지지를 받아야 할 동료 시민이다. 제주가 전쟁의 섬, 가해의 섬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양심에 따라 비폭력 평화 행동을 한 김성환 신부는 무죄이다. UN 인류의 평화에 대한 권리 선언은 인류의 평화권 행사에 대한 권리와 의무를 강조하고 있다. 경찰은 김성환 신부를 불법적으로 미행하고 연행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 경찰은 12년간 이어온 강정 인간띠잇기 문화제 탄압을 중단하라! 제주는 미국의 식민지가 아니다. 제주를 동북아의 화약고로 만드는 제주해군기지 폐쇄하라!
2025년 2월 26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강정친구들, 강정평화네트워크, 재)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제주 경찰, 강정 평화지킴이 김성환 신부 불법 연행” / 제주의소리
https://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434372
강정 평화지킴이 ‘김성환 신부’의 체포 “경찰은 당장 사과하라” / 미디어제주
https://www.mediajeju.com/news/articleView.html?idxno=356737
제주 해군기지 반대 운동가, 경찰에 체포… “비폭력 평화 행동 이어갈 것” / 뉴스라인제주
http://www.newslinejeju.com/news/articleView.html?idxno=155235
미군 버스 막은 신부, 경찰 체포 후 석방…제주 시민단체 “불법 연행” / 제주도민일보
https://www.jeju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9010
[성명서] 경찰의 비폭력 불복종 평화행동에 대한 체포, 강력히 규탄 / 뉴스N제주
https://www.newsnjeju.com/news/articleView.html?idxno=203843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주민회, 비폭력 평화행동 김성환신부 체포 항의 / FOCUS1
https://www.focus1.kr/news/articleView.html?idxno=70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