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직원에 자사주 쏘는 당근마켓, 정부도 ‘당근’을 주세요
지역생활 커뮤니티 플랫폼인 당근마켓은
김재현·김용현 공동대표가 보유한
150억 원 상당의 주식을 전체 임직원에게
무상 증여한다고 지난 9일 밝혔습니다.
재직기간에 따라 차등 적용되지만
1인당 평균 자사주 가치는 5000만원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도
일정한 보상금이 지급될 예정입니다.
두 공동대표는 “7년간 성장을 함께 일군
구성원 모두가 진정한 주주가 되어
앞으로 다가올 혁신과
성장의 주축이 되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자사주 증여가 당근마켓의 발전에
더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종업원 소유권이
노동자와 회사 모두에게 좋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그중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존 조그비(John Zogby Strategies)가
지난해 6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반 회사보다 종업원 소유기업의 노동자들이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소득과 부채,
주거, 노후 등에 훨씬 안정적이었습니다.
덕분에 노동자 소유기업은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덜 받으면서
어려움에 대처할 수 있었죠.
우리 (협)소통 관련 글: 코로나 위기 심한 미국, 해고 않는 회사들은?
미국 정규직 26%도 월세·대출연체, 집 걱정 없는 노동자들?
이번 당근마켓의 지분 무상 증여는
공동대표의 선의에 따른 것입니다.
종업원 소유권이
노사 상생과 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주주와 회사, 노동자 모두에게
제도적 인센티브,
즉 ‘당근’을 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미국에는 우리의 우리사주제와 비슷한
종업원 주식 소유제(ESOP. 이솝)가 있죠.
비슷한 종업원 지주제이지만
ESOP은 지분 매입금을
노동자 개인이 아니라 회사가 부담합니다.
노동자는 열심히 일만 하면 되고,
회사 측은 세법상 비용 처리를 할 수 있어요.
ESOP에 30% 이상의 지분을 매각하는 주주도
다른 채권·주식 등에 생산적 투자를 하면
해당분의 소득세 전액이 과세 이연됩니다.
주주 측은 무상이 아니라 돈을 받으면서
회사 부담으로 종업원에게 지분을 팔고,
경영권을 지키며 막대한 세제 혜택도 받죠.
대주주의 선의가 ESOP 계약을 통해
합당한 보상을 받는 셈입니다.
미국 의회와 정부 역시 제도적 지원으로
노동자 소유권에 더 큰 ‘당근’을 줍니다.
2018년 통과된 (월스트리트에 대비되는)
‘메인스트리트 종업원 소유법(MSEOA)’은
연방 중소기업청이 대출 보증, 교육 및 홍보,
각종 프로그램 수립 등을 통해
종업원 소유권을 지원하도록 규정합니다.
트럼프 정권 하에서 미국 민주당·공화당이
초당적으로 합의한 법률입니다.
우리 (협)소통 관련 글: 기업 상속세 부담, 미국의 새로운 해결책
영국 역시 2014년 EOT라고 하는
종업원 소유권 신탁(EOT)을 법제화했습니다.
EOT는 ESOP과 마찬가지로
노동자가 자기 돈을 들일 필요가 없죠.
주주 측은 지분을 매각하면서
아예 소득세 과세를 면제받습니다.
입법 7년만인 2021년 6월 현재
영국의 EOT 기업은
자국 GDP의 5%를 차지하는
730개로 급증했습니다.
우리 (협)소통 관련 글: “영국에 종업원 소유기업 급증? 코로나 위기 때문!”
미국과 영국은 노동자 소유권이
제도적으로 발달한 덕분에
기업 상속 및 승계에도
종종 활용될 정도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중소기업 상속 과정에서
상속세를 완화해달라는 요구가 있는데
정부와 정치권이 우리사주제를
ESOP이나 EOT만큼만 개선해도
부의 대물림을 적절히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의 우리사주제도
훌륭한 종업원 소유제입니다.
2022년 현재 상장·비상장 기업에서
우리사주조합은 3560개에 달하며
한국증권금융에 예탁된 우리사주 총가치는
약 13조4000억원(1300여 조합)이나 되죠.
또 협력업체 노동자들도
원청업체 우리사주조합에
가입할 자격이 있습니다
(일부 제약이 있으나
대단한 조항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대부분의 우리사주는
노동자 개인이 부담하고,
무상 증여는 그다지 많지가 않습니다.
대주주측이 우리사주조합에
일정 지분을 매각하는 경우
세제 혜택이 별로 없고
매입 자금 조달 방안도 여의치 않죠.
회사와 노사관계, 나아가 사회 발전에
종업원 소유권이 도움을 주는 만큼
정부와 정치권의 더 풍부한
‘당근 제공’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
※ 러시아군의 즉각적인 철군을 촉구하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평화와 안전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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