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축구 선수의 베네핏, FIFA 훈련보상금과 연대기여금
안녕하세요 박은정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조금 재밌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국제축구연맹 FIFA에서는 만 12세부터 만 23세까지의 선수를 훈련하고, 교육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명예만 있고(?), 베네핏이 없다면, 사실 꾸준한 유소년 육성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FIFA는 프로 구단이 선수를 영입할 때, 그동안 이 선수를 잘 키워준 데에 대한 보상으로, 해당 선수의 어린 시절 소속팀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훈련보상금(Training Compensation)와 연대기여금(Solidarity Contribution)입니다. 오늘은 FIFA 원문 규정과 함께 이 부분을 설명드려볼까 합니다!
훈련보상금 Training Compensation
훈련보상금은 선수의 나이가 만 23세가 될 때까지 적용됩니다. 훈련보상금의 지급 대상은 그 선수가 1) 처음 프로 선수로 등록될 때, 2) 이미 프로팀에 등록되어 있는 선수라도, 다른 나라로 이적할 때입니다.
1) 처음 프로가 되는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그 선수가 만 12세부터 만 21살까지 속했던 모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클럽팀에 훈련보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해당 선수가 등록했던 횟수에 비례해 지급하면 됩니다.
2) 이미 프로선수로 등록되어 있다면, 다른 나라로 이적할 때 새로운 구단은 선수가 속해있던 직전 구단 프로팀에게만 훈련보상금을 지급하면 됩니다. 역시 해당 선수가 등록했던 횟수에 비례해 지급하면 됩니다.
그러나 그 돈의 액수는 새로운 구단의 규모에 따라 다릅니다. 당연한 결과일 수 있지만, 규모가 큰 구단은 더 많은 훈련보상금을 내고, 규모가 작은 구단은 적은 훈련보상금을 내도록 한 것입니다. FIFA는 이것을 구분할 수 있게, 규모에 따라 4종류로 나누었는데요, 카테고리 1이 가장 큰 구단이고, 카테고리 4가 가장 작은 구단입니다.
대륙별로 연맹이 따로 존재하는데요, 많이들 알고 계시듯이 대한민국이 속해있는 연맹은 <AFC>입니다. 보시면, 카테고리 2, 3, 4가 존재함을 확인하실 수 있죠
영국 EPL, 스페인 라리가, 프랑스 리그앙, 독일 분데스리가 등 성공한 리그라고 할 수 있는 리그가 포진해있는 연맹은, <UEFA>입니다.
다만 훈련보상금 지급에도 예외가 있습니다! 아무런 제재 조항이 없다면, 선수에 대한 훈련보상금이 지나치게 인플레되는 위험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만 12세부터 만 15세까지의 기간은 가장 낮은 수준의 카테고리 4를 적용합니다.
2) 규모가 작은 카테고리4에 해당하는 클럽으로 선수가 최초로 등록하거나 이적할 경우에는 훈련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습니다.
3) 프로 선수가 아마추어 선수로 이적하는 경우에도 훈련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습니다.
훈련보상금의 예
만 20세의 한국 선수가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 구단(카테고리 1)으로 이적했습니다. 이 선수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현재 대학교 2학년입니다. 뮌헨 구단은 훈련보상금으로 각 얼마를 지급해야 할까요?
예외에 해당하지 않고, 이 선수가 처음 프로로 등록하는 것이므로 훈련보상금의 지급 대상입니다.
초등학교에 지급하는 금액 : 만 12세부터 산출되므로 초등학교에서의 훈련기간은 1년입니다.
1년 * 10,000 유로 = 10,000유로
중학교에 지급하는 금액 : 만 13세부터 만 15세까지 훈련기간은 3년입니다.
3년 * 10,000 유로 = 30,000유로
고등학교에 지급하는 금액 : 만 16세부터 만 18세까지 훈련기간은 3년입니다.
3년 * 90,000유로 = 270,000유로
대학교에 지급하는 금액 : 만 19세부터 만 20세까지 훈련기간은 2년입니다.
2년 * 90,000유로 = 180,000유로
연대기여금 Solidarity Contribution
연대기여금은 프로 선수가 계약 만료 전에 다른 나라 팀으로 국제 이적하여 이적료가 발생할 때 지급되는 돈입니다. 그러니까 구단과 계약이 종료되어 FA로 나온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아요.
훈련보상금이 선수가 만 23세가 될 때까지만 지급되는 것과 다르게 연대기여금은 나이에 상관없이 프로 선수가 국제 이적을 할 때마다 적용됩니다. 와우 그러니까 선수 잘 키우면 이렇게나 베네핏이 생기는 거죠. 이적을 통해 선수를 영입한 새로운 구단은 이 선수가 만 12세부터 만 23세까지 소속되었던 각 팀에게 연대기여금을 줍니다.
다만, 이 연대기여금은 나이에 따라 조금씩 금액이 다른데요, FIFA 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만 12세부터 만 15세까지는 이적료의 0.25%, 만 16세부터 만 23세까지는 이적료의 0.5%로 산출됩니다.
연대기여금의 예
그럼 최근 김민재 선수가 바이에르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연대기여금이 어느 정도 산출되었을지 한 번 볼까요?
김민재 선수는 만 26세의 나이에 바이에르 뮌헨으로 이적하였기 때문에, 훈련보상금의 대상은 아니지만, 연대기여금의 대상은 됩니다. 김민재 선수의 이적료가 얼마였는지는 사실 보도된 기사마다 조금씩 달라서 정확히 알 수는 없는 상황인데요, 계산이 깔끔하게 710억 원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김민재 선수와 관련이 있는 보상금 지급 대상은 총 8팀으로, 가야초등학교, 남해해성중학교, 연초중학교, 수원공업고등학교, 연세대학교, 한국수력원자력, 전북 현대, 베이징 궈안입니다.
가야초등학교에 지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 : 만 12세로 1년
1년*0.25%*710억 = 177,500,000원
남해해성중학교 : 만13세로 1년
1년 * 0.25%*710억 = 177,500,000원
연초중학교 : 만 14세부터 만 15세로 2년
2년 * 0.25%*710억 = 355,000,000원
수원공업고등학교 : 만 16세로부터 만 18세로 3년
3년 * 0.5%*710억 = 1,065,000,000원
연세대학교 : 만 19세로부터 1년 6개월
1년 6개월 *0.5%*710억 = 532,500,000원
경주한수원 : 만 20세로부터 6개월
6개월 * 0.5%*710억 = 177,500,000원
전북현대 : 만 21세로부터 2년
2년 * 0.5%*710억 = 710,000,000원
베이징궈안 : 만23세로부터 1년
1년 * 0.5%*710억 = 355,000,000원
참 재밌죠? 잘 키운 선수 하나가 꾸준히 이렇게 팀이나 구단에 도움이 된다니요! 예전에는 우리나라 선수가 외국 리그에서 뛴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신기한 일이었는데, 이제는 최고 이적료를 받아 가며 뛰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선수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