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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언어치료특강
문학언어치료학에 대한 소고
- 문학과 문학언어치료, 그 현황과 전망 -
권대근
(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 ·문학평론가)
I. 열며
문학언어치료학의 탄생 배경에는 특정한 말과 단어가 인간의 행동뿐만 아니라 인생도 바꿀 수 있다는 인문학적 사고에 바탕한다. 언어를 적절히 잘 구사하는 법을 익히면 어떤 불행도 행복으로 전환시키는 연금술을 발휘할 수 있다. 요컨대 언어의 실체를 모르면 해일의 기습처럼 꼼짝없이 당하고, 그 속성을 알면 그 기류에 편승하여 엄청난 힘을 부리는 자유를 누릴 수 있다. 만사의 화근이 되는 입과 마음을 다스려 근심을 치유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도, 문학언어는 평화롭게 살아가는 데도 요긴하게 쓰인다. 문학과 언어는 참여자의 전인적 성장을 도와서 자신을 너그럽게 수용하고 보다 아름답게 자신을 개발하며 변화될 수 없는 현실과 실존적 상황에 보다 창의적으로 대처하게 함으로써 내재된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내적 능력과 적응기능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이 주장하듯이 자신에 대한 사랑은 자신에 대한 존경과 관심과 책임, 그리고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을 진정 먼저 사랑하지 않고는 결코 타인에 대한 사랑은 불가능하다. 참여자가 언어적으로 공격해 와도 치료자는 자신을 잘 다스려 자신 있게, 슬기롭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세월호 참사를 접하면서, 정신건강을 위한 심리치료 영역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상생활에서 거의 매일 실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말실수로 평생을 쌓아온 자리를 하루 아침에 잃은 사람을 보면서 배려의 화법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실감하고 있다. 이번 세월호 사건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다시금 일상으로 돌려놓는 데 정신건강치료사들이 해낸 역할은 실로 컸다. 이들은 시간을 두고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어주었으며 지금 심정이 어떤지 물었다. 이러한 사람을 살려내는 역할을 해내기 위해 치료자는 자가분석과정과 인지행동방법론의 기본지식과 문학언어치료사가 가져야 할 기본 자세가 뭔지 잘 알아두어야 하겠다.
문학언어치료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것이 자기개발을 위한 문학언어치료이든 임상적 문학언어치료이든 소통을 통한 갈등의 연소이든 환자/참여자의 자아 존중감의 회복과 향상, 그리고 사기진작에 있다. 저마다 벗어나고 싶은 삶의 굴레가 있다. 누구나의 가슴에도 빙하는 흐른다. 누구나 밟고 싶은 생의 유토피아가 있다. 문학언어치료는 그 바람을 이루는 결정적 한 수다. 본고는 전통적으로 우리의 마음을 다스리고 마음의 고통과 상처를 어루만지는 역할을 해왔던 문학과 언어의 치유적 기능을 살려서 문학언어치료의 발전을 도모하려고 하는 것이다. 문학언어치료의 이론적 기초 중에서 중요한 부분을 문학과 언어의 치유적 기능에서 찾고 이것을 개인과 사회의 여러 영역에서 적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마음을 반영하는 언어와 치료의 관계를 정리해 봄으로써 문학언어치료학의 구체화를 도모하는 것이 본고의 목적이다.
01 | 진혼을 위한 기도, 문학 치료에 대한 담론
- 병리학이 아니라 건강학 -
수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는 치료, 치유, 요법, 테라피, 힐링 등의 용어가 유행하고 있다. 의학적 처치 외에, 문학치료, 독서치료, 미술치료, 음악치료, 웃음치료 등 그 이름만도 하나하나 나열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치료법이 치유와 행복한 미래를 약속하며 확산되고 있다. ‘치유’는 일종의 트렌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인간관계의 균열이 심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글은 자신의 내적인 정서를 자유롭게 표현하듯이 자기방어를 적게 하면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하는 매개체다. 왜냐하면 문학언어는 덜 공격적이고 대답을 강요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상담자의 경험을 이끌어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래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세월호 참사에서 보듯 개인의 고통이 개인적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이웃 나아가 사회구성원에까지 전이되는 경우를 경험하곤 한다. 고통받는 당사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고통에 분노하고 아파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물결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세대는 선조 어느 세대보다도 생생한 죽음의 현장들과 소식들을 접하며 살고 있다. 아마도 세월호 참사만큼 억울한 죽음의 장면을 목도하며 산 시대는 없을 것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기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려도, 사고는 거칠 줄 모르고 일어난다. 그토록 체육관에서 오열하던 피해 유가족들은 하나둘 집으로 돌아갔다. 그들의 가슴에 뻥 뚫려버린 상처는 무엇으로 치유할까. 떠난 이도 애통하지만 남은 이들의 휴유증도 만만치 않은 고통이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 역사의 뒤안길에서 고통 받으며 살고 있는가.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우리가 겪게 되는 고통이 과연 개인적 차원에만 머무르는 것일까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존재론적으로 인간은 이미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있는 존재이니 어쩌면 이는 당연한 물음거리일 것이다. 봄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지난 사월 어느 날 아침 뉴스에서 본 오열하는 여인의 영상이 떠오른다.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어이없는 선장과 선원들의 실수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이 영결식장에서 울고 있었다. 어이없는 사고에 국민들 모두가 경악하였다. 무엇보다도 인간이 갖는 원초적 믿음, ‘우리를 구해줄거야’라는 그 순수한 믿음에 대한 배반의 경악이었다. 가슴 아픈 죽음이다. 전쟁 상황도 아닌데, 왜 우리는 이런 소식을 들어야 하는가. 우리 또한 어느 날 작은 포말처럼 흔적 없이 사라질 것이지만, 아직은 살아 있으니, 그러한 고통받는 사람들을 치유하기 위해 문학언치료학 과정에 몸을 담고 있으니 이 작은 가슴 하나로는 감당하지 못할지언정 억지로라도 열고 그 아픈 사연들을 들어주어야 하리라.
/말에서 마음을 찾아라/
▲‘말은 우리 마음의 얼굴이다.’
▲‘말은 습관이다. 말 농사를 잘 지으라.
▲‘말’은 생각이나 마음의 대표적인 표현,
▲‘말’을 통해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거나 조절,
▲‘말’/1차적 표현기제/에서 ‘글’/2차적 표현기제/로 발전
▲‘말’ 안에 있는 생각이나 마음이 ‘글’로 정교화된다.
▲‘말’과 ‘글’이 현대 우리 사회에서 길을 잃고 방황 -문학언어치료의 필요성 증대
▲‘글’은 자기 기록인 동시에 자가분석적 과정
▲‘글’은 문제에 대한 반성이나 자기성찰
▲‘글’은 내면의 밑그림, 몸의 일기 -정신분석, 분석심리학, 인지언어학과 관련
▲‘글’은 작가로서의 자의식과 독자 기능
▲‘글’은 나에 대한, 나를 위한, 그리고 나에 의한 글쓰기
-치유의 행위이자 치유의 과정
02 | 공감과 소통의 중요성
‘갑’보다 ‘을’이 되는 상황에 더 많이 노출되고, 피가 뜨겁고 감성적인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마음 다치지 않고, 싸우거나 분노하지 않고 모두가 승자가 되는 화술이나 글솜씨가 절실하다. 문학언어치료자는 참여자의 심리를 조절하는 역할을 잘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치료 효과를 내거나 못 내느냐가 결정되는 수가 많다. 결국 치료자는 치료에 들어가기 전에 참여자의 인지왜곡이 있거나 정신 건강 상태가 안 좋은 사람의 방어기제를 완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치료가 필요한 사람은 일단 까다로운 사람이다. 이런 사람 앞에서는 물러서는 것도, 화내는 것도, 싸우는 것도 소용 없다. 참여자의 심리적 공격을 막아내야 한다. 혀를 섣불리 움직여도 묶어버려도 안 된다. 치료자는 참여자의 언어적인 공격에도 마음과 입을 잘 다스려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치료는 반드시 몸과 마음이 여유로운 상태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치유의 말은 불공정하거나 불친절한 행동이나 불쾌한 언사를 막아내고 받아넘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는 참여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 더 나아가 삶의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요컨대 적을 만들지 않고 참여자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일단 참여자와의 소통을 통해 참여자를 치료 과정에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에 까다로운 사람을 상대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치료자가 상대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좀 까다로운 사람이고, 치료자는 치료목적을 위해 이런 사람과의 대면을 피해서는 안 된다. 때문에 까다로운 상대를 요령 있게 무장 해제시켜 관계를 좀더 원만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문학언어치료는 긍정화법, 문학이론, 상담심리이론에 잘 훈련된 치료사를 필요로 한다. 스스로 상처받지도, 남에게 상처를 주어서도 안 되는 것이 치료사의 입장이다. 일단 참여자와 소통을 통해 치료 과정에 들어오도록 설득하는 게 일차적 관문이다. 여기에서 마음을 다스리는 기법이 절대적으로 요구되어지는 것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부드러운 눈빛도 손길도 까다로운 참여자의 방어기제를 무너뜨릴 수 없다. 말로 설득해야 한다. 상대의 입장에 서서, 상대가 있는 언어로, 배려의 말씨로 편안한 상태에서 치료의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재치 있고, 배려하는 긍정적인 말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예1) /메스컴 광고/
▲‘어서 말을 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공익광고협의회
▲국카스텐의 ‘어서 말을 해’라는 노래- ‘당신은 어떻습니까?’라는 문구와 함께
▲‘아름다운 우리말을 쓰는 당신이 아름답습니다’
▲이 장면들에서 느낀 점?
▲언어 능력은 자기중심적/타자중심적 사고 단계
예2) /초코파이 광고/
▲몇 년 전만 해도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문구
▲‘정 때문에 못한 말 까놓고 말하자’라는 문구
/ ‘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
▲‘말’은 우리 생각과 마음의 표현,
▲‘말’은 그 시대를 대변하는 가장 대표적인 알림판
▲‘말’은 그 사회에서 그 세대의 말로 표현- 세대의 소통
▲눈빛만으로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시대 아니다.
/소통/을 원한다면 - '말‘과 ’글‘로 표현
/나만의 방식이 아니라 소통하고 싶은 이의 방식으로 표현/
당신이 지금 이 순간 누군가와 마주 앉아 있다면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려라. 인간은 느리기는 하나 계속 성장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그와 나누는 조용한 대화는 그의 어떤 상처를 치유하면서 또 성숙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공감은 성숙의 가장 좋은 지표이다. 내담자에게 화가 났다면 그건 사실 치료자가 자신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본다는 뜻이다. ‘나라면 어떨까?’ ‘내가 저 입장이라면 어떤 기분일까.’라는 공감의 질문을 던져 참여자의 입장을 헤아려 봐야 한다. 사람이 하는 일 중에서 사람을 위하여 가장 성실하게 관심을 기울려주는 작업이 정신분석인데, 정확한 해석은 큰 효과를 나타낸다. 공감의 대화 속에서 일어나는 치료자와 전이적 감정체험에서 변화가 계속되고 내면은 리모델링되어 가는 작업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 자문은 즉각적으로 적의를 없애줄 만큼 강력하다. 그래서 보통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치료자가 참여자와 소통하고 있을까?/
서로간 갈등의 시작은 대부분 ‘말’에서 기인한다. 치료자와 참여자 간에도 말로 인해 갈등이나 긴장 관계가 생길 수 있다. 무심코 던진 몇 마디에 상처받고 열등감을 가지게 되며 분노하는 일이 쉽게 자주 일어나는데 어떤 대화를 선택하든 온전히 말하는 사람의 몫이지만, 만약 치료를 위해 참여자와 소통하고자 한다면 치료자는 공감대화로 시작해야 한다. 일방적으로 강요하면 저항한다. 도덕주의적 판단도 내려놓아야 한다.
공감대화는 치료자가 참여자의 마음을 열어야겠다는 의지나 의도가 중요하다. 잘 들어야 하고, 말을 잘 해야 한다. ‘잘 듣는다’는 참여자의 말이 아니라 참여자의 ‘마음’에 초점을 두고 잘 들어보자는 것이다. 말을 하는 사람의 지금 느낌, 지금 마음이 어떤지 그 마음을 알아주려고 노력하면서 들어야 한다. ‘말을 잘하는 것’은 상처를 주지 않고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다. 문학언어치료는 참여자의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난 다음부터 시작된다.
잘 듣거나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치료자가 자기 마음을 잘 알아차리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내가 내 마음을 모른다면 내 마음을 상대에게 표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므로 상대도 내 마음을 알아차리기가 힘들다. 그래서 공감대화는 내가 내 마음을 공감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공감의 순서는 치료자에서부터 시작해서 참여자에게로 나아가지만, 대화는 참여자를 공감하는 표현으로부터 시작하는 편이 좋다.
▲잘못된 언어습관에만 초점- 그 언어습관을 고쳐야 한다에 집중
▲왜 그러한 언어습관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선 생각해야
▲언어습관은 언어 그 자체가 아니라 생각이나 마음이기 때문에
/말씨가 곧 맘씨다./
▲언어습관 자체의 현상이 아닌 타자의 생각이나 마음을 들여다볼 필요성
공자도 ‘더 많이 알수록 더 많이 용서하게 된다.’고 하지 않았는가. 무엇 때문에 그런 말을 쓰고 저런 행동이 나왔는지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이다. 참여자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선택은 두 가지다. 생각 없이 반응해 불편한 마음을 곧이곧대로 전달할 수도 있고, 아니면 잠깐 상대의 입장을 헤아린 뒤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도 있다. 그러나 치료자의 입장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후자다. 어떻게 해서라도 참여자를 치료받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까다로운 사람은 공격심 바로 밑에 공포와 두려움이 내포된 존재들이다.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은 아니다. 건강인들의 작은 사랑과 관심을 필요로 하는 약한 이웃일 뿐이다. 지금 귀를 열고 눈을 뜨고 당신의 주변을 살펴보자. 소리 없는 통곡이 들릴 것이다.
참여자공감대화의 방법
공감대화는 그동안 익숙한 일반적인 대화방법과 다른 점이 있다. 공감대화는 의사소통의 방법으로서만이 아니라 참여자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전제로 한다. 참여자는 치료자의 공감적인 경청을 받고 치료자로부터 자신의 느낌과 행동의 동기를 이해받을 때, 안심과 위로를 느끼며 비로소 마음을 여는 것이다. ‘마음열기’ 이것이 ‘소통’이 아닐까. 비록 치료자가 참여자의 행동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에도, 그들의 행동을 이해할 때, ‘소통’은 시작되는 것이다.
1. 평가하지 않고 표현하기(묘사하기)
2. 솔직한 느낌 표현하기
3. 욕구 표현하기
4. 구체적으로 부탁하기
5. 공감하기 –공감의 진정한 의미는 참여자의 경험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공감이란 모든 관심을 상대방이 말하는 것 그 자체에 두는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이 자신을 충분히 표현하고 이해받았다고 느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감이란 상대의 생각을 모두 인정하고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단지 상대의 느낌과 욕구를 들어주고 이해하는 것일 뿐이다. 상대가 자기 가슴 속에 있는 말을 시원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함께 하는 것이다. 상대의 부정적인 감정 표현도 받아주어야 한다. 그냥 그대로 들어주는,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자세이다. 부정적인 것을 걷어내야 긍정적인 부분이 드러난다. 이러한 과정에서 참여자는 이해받았다는 생각만으로도 위안이 되고 마음이 통한다고 느낄 수 있음만으로도 치료가 된다.
공감하는 데 방해가 되는 표현 유형
1) 조언하기(내 생각에 너는 ~해야 한다)
2) 한 술 더 뜨기(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나한테는 더한 일도 있었는데)
3) 가르치려 들기(이건 내게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거야)
4) 위로하기(그건 내 잘못이 아니야. 너는 최선을 다했어.)
5) 다른 이야기 꺼내기(그 말을 들으니 생각나는데.......)
6) 단정해 버리기(기운 내.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마)
7) 동정하기(참 안 됐다)
8) 심문하기(언제부터 그랬어?)
이런 말로 반응할 때, 말하는 이는 공감받았다고 느끼기 어렵다.
03 | 문학언어치료란?
문학은 치유적 기능을 자체적으로 품고 있어서 예로부터 우리의 마음속 고통을 이루만지고 위로하며,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도움을 주어왔다. 그래서 문학은 일찍이 치유나 치료에 활용되어 왔다. 지금도 문학은 문학치료에서 많건 적건 간에 잘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협의적 의미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 현재 통용되고 있는 문학치료라는 용어는 ‘문학’을 수단으로 하는 심리치료의 한 방법이라는 데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문학언어치료는 문학치료 개념의 비판적 접근을 통해 문학치료의 수단에 ‘언어’를 첨가시켜 가치개념으로서 내포하고 있는 ‘문학’의 한계와 모순을 극복하고, 매체 확대를 통해 치료효과의 극대화를 꾀하는 인문치료학의 한 갈래라 하겠다. 문학언어 치료의 핵심은 의미 발견에 있다. 곧 스스로가 자신의 존재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말로써 도움을 주거나 이끌어 줌으로써, 자가치유가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그 목표다. 그렇다면 의미는 무엇인가. 바로 ‘자기 존재의 보람’이다. 인간의 원초적 욕구는 프로이트는 ‘쾌락에의 의지’라 했다. 제자 아들러는 ’권력에의 의지‘를 추가하였다. 그의 대를 이어 빅터 프랭클은, 인간은 권력 욕구가 충족되어도 여전히 무엇인가를 갈구하고 있다고 보았다. 바로 의미에 대한 욕망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의미에의 의지‘를 인간이 갈급하는 궁극적 욕구로 여겼다.
(0) 치료의 관건 : ‘의미’다. ‘의미 발견’이다.
‘의미’는 무엇인가? ‘내 존재의 보람’이다. 내담자에게 문학언어로 ‘의미’를 발견하도록 도와줄 때 치유가 저절로 일어난다. 사람은 밥만이 아니라 ‘의미’를 먹고 사는 존재다.
빅터 프랭클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발견해 내는 것이 삶의 의욕이 되고 생존의 힘이 된다.>
프로이트, 쾌락에의 의지
아들러 권력에의 의지
빅터 프랭클 의미에의 의지
절대행복 -하루하루 의미를 먹고 살 때
몸둘 바를 모를 고마운 말들 속에 삶의 보람
<당신을 만나서 행복해>
<자네, 믿음직스러워>
<교수님 강의 덕분에 희망을 찾았습니다.>
이 한마디 말리 삶의 의미를 새롭게 다져준다,
‘비극 속에서의 낙관’
‘어떤 비참한 상황에서도 삶은 의미가 있다.’
(1) 치료주체 :문학가, 치료자, 분석가, 상담자,
▲치료사가 스스로 몸과 마음의 통합을 이룬 사람/심신의 여유를 가져야
▲참여자가 글쓰기에 대한 심리적인 저항이나 방어기제가 있는지 파악
▲참여자의 심리적 저항을 완화시키는 기술
▲치료사는 음악, 미술, 명상법, 문학이론 등 다양한 분야의 치료기술을 적시 활용 가능해야
▲창의적이고 열린 소통을 할 수 있어야
▲참여자가 자신의 내면에 들어 있는 언어를 찾게 해준다.
▲치료자는 치료적 측면보다 예방적 차원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고 인식하여야 한다.
▲자아존중감과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문학적 소양, 임상 전문지식을 쌓아야
▲언어를 창의적 도구로 사용할 줄 알아야
▲참여자들이 쓴 문학텍스트를 이해하고 행간의 언어가 가진 의미도 알아야
▲참여자들이 쓴 글의 문제적 상황을 이론적으로 정리할 줄 알아야
▲인간이 가진 모든 감각 영역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줄 알아야
▲참여자들이 언어를 통해 내면의 이미지와 환상공간을 만들어가도록 해야
(2) 치료대상 :(매우 광범위) 인간= 내담자, 참여자, 환자, 분석자, 피치료자, 치료대상자, 환자, /그 인간의 말과 글 그리고 마음
1. 평소 건강하던 사람이 위기 의식에 빠진다거나 자신감이 없어지고 불안장애에 시달리는 경우
2. 구조화된 자기 이야기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아동
3. 상상력이나 연상능력이 점차 커져가는 청소년,
4. 갑보다 을이 되는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말이 거칠어지고 있는 사람
5. 정신건강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키고자 하는 사람
6. 건강한 사람은 물론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
7. 일상생활을 하는 데 심신의 불편을 가진 사람
8. 정신이 분열되고 허상이 심한 사람
9. 창의적인 글쓰기 작업을 하려는 사람
10. 창조화법으로 대인관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를 원하는 사람
(3) 치료의 매체
공간-참여자가 스스로 자신의 심연으로 들어가 자신을 위한 언어를 생성. 공간 개념은 참여자들의 치료적 정서를 불러오는 데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글쓰기치료에서 공간개념은 장소로서의 공간과 과거의 기억과 새로운 기억을 재구성하고 재정리할 수 있는 내면의 공간 모두를 포괄한다.
문자-자신이 만들어내는 문자에 대한 확신이 클수록 치유적 에너지도 확산적이다. 문자매체의 형상화를 통한 글쓰기치료는 엄밀히 말해 인간의 사고력 및 표현력에 상상력을 더한 문자적 이미지를 통해 자기 치유력을 강화하고, 과거와 현재 사이의 간극을 좁혀 줄 뿐만 아니라 결국은 이 둘 사이의 분리를 통합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글쓰기치료는 우리 내면의 불안이나 소망 충족 요구를 언어로 형상화하는 과정이다. 이때 글쓰기를 통해 얻어진 자기치유력은 부정적인 에너지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어줄 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확신감을 줄 수 있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도 알 수 없는 창의적 글쓰기를 하게 되고 자의식을 얻게 된다. 글쓰기치료에서 문자매체의 역할과 기능은 글쓰기 그 자체와 동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결국 참여자의 내면은 문자라는 매체로 체화되어 몸과 마음에 각인되기 때문이다. 참여자 자신만을 위한 창의적인 문자적 발견을 시도하는 작업이 필요하겠다.
소리-내면감각을 활성화시키고 긴장 완화에 도움을 된다. 글쓰기치료에 쓰이는 음악은 자기인식을 증가시키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소리 매체는 긍정적인 사고의 초점과 긴장, 두려움, 불안, 그리고 불유쾌한 생각으로부터 기분을 전환시킬 수 있는 도구로 글쓰기치료의 시작단계와 마지막단계에서 자주 사용된다. 몸-구체적으로 느끼고 지각하는 세계, 자신을 체현하는 심연이자 체험공간이다. 게엘렌이나 요하임 바우어 같은 학자들은 생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몸이 인간 정신의 비밀을 풀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잇다고 주장하며, 심리치료에서 특히 몸에 주목할 것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메를로 뽕티의 몸에 관한 철학적 사유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의 데카르트적 이성, 정신 중심의 근대철학을 비판하면서 인간의 몸을 ‘구체적으로 느끼고 체험하는 지각세계’로 본다. 글쓰기치료에서의 몸의 언어는 ‘거울신경세포’에 축적된 내면의 무의식적 기억들을 교정하고 수정해 주는 기능을 한다.
그림-글쓰기 착수에 힘들어하는 참여자에게 시도할 수 있다. 그림 그리기 작업은 특별한 도구를 요하는 것이 아니라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도 참여자들이 이러한 활동을 통해 본격적인 자기 글쓰기로 들어갈 수 있도록 심리적 소산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커다란 장점이다. 상처받은 자아는 때로는 그림을 통해, 때로는 언어를 통해 창의적인 치유력을 부여한다.
(4) 치료수단 :문학행위과 문학작품, 문학언어 그리고 매직워드
▲진정한 치유적 의미 –1)작가로서의 자의식 체험,
2)다양한 관점으로 읽게 되는 독자 체험
1. 의미 발견을 통한 치유
-의미는 언어를 통하여 탄생한다. 김춘수의 ‘꽃’ -진리를 담고 있는 철학적 명제다.
똑 같은 ‘팩트’도 관점에 따라 두 가지로 /부정과 긍정
네이밍이 중요 -가치중립적인 현상을 부정적으로 긍정적으로 보게 만들 수도 있다.
네이밍 -피그말리온이나 스티그마 효과
지극히 정상적인 슬픔-우울증에 걸렸다 -비정상적인 단어로 교체
노화에 따른 기억력 상실 -내가 치매에 걸렸나보다
발명왕 에디슨-노년에 난청에 시달림 -뒤집어 생각 -
“나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들을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다.”-단점이 장점으로
머릿속의 조그만 웅덩이가 큰 호수만큼 거대하게 여겨지고,
드넓은 호수가 웅덩이만큼이나 작아지게 여겨진다.
이유는? 첫 번 째 사람은 웅덩이를 호수라고 불렀고,
두 번째 사람은 호수에 웅덩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것이 말의 힘이다.
결국 이 세상 모든 으미는 우리의 네이밍, 곧 ‘언어화’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 성찰을 통한 치유
3. 타자되기를 통한 치유
4. 카타르시스를 통한 치유
5. 용서를 통한 치유
6. 그림자의 의식화를 통한 치유
7. 고백과 현실 긍정을 통한 치유
8. 농담의 기법을 통한 치유
9. 욕구 방출을 통한 치유
10. 환상을 통한 치유
▲나에 대한, 나를 위한 그리고 나에 의한 문학언어 행위이자 치유의 노정
-. /소통/말과 글을 비추는 거울을 통해 자기/타자 마음의 얼굴을 들여다보기
내면의 불안과 긴장 완화
-. /순화/말씨가 맘씨이기 때문에 말씨를 고쳐 아름다운 마음을 갖게 하기
-. /창조/문학언어 활용, 낯설게 하기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기
▲ /치료적 기능의 문학언어치료/ -치료목적과 치료계획 설정/치료받는 대상자/훈련된 문학언어치료사/ 말과 글의 활동
약자는 용서하지 못한다. 용서는 강자만이 할 수 있다.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다. 내적 성찰과 외적 통찰을 통해 자기를 구원한 자는 강자다. 치료자는 참여자에 비하면 강자다. 자기를 만나고, 타자의 입장을 이해하는 사람이다. 치료자가 참여자를 배려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자주 노력한다면 개인과 전체 사회는 모두 엄청난 변화를 겪을 것이다. 세상에는 늘 까다로운 사람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미래에는 더 많아질 것이다. 치료사의 제한된 인식으로 남들을 함부로 정의하지 말아야 한다. 스트레스는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의 해석에 따른 것이다. 참지 못하는 것은 참여자의 상황을 알지 못해서인 경우가 많다. 치료사가 느끼는 모욕감은 어쩌면 참여자의 상황을 충분히 알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훈련된 문학언어치료사는 공감의 질문을 던져 바로 자신이 기분이 나빠지는 상황, 승자 없는 싸움에 절대 휘말리지 않는다.
04 | 문학언어치료의 역사
-. 히포크라테스, “의사에게는 세 가지 무기가 있다. 그 첫째는 말이고, 둘째는 메스고, 셋째는 약이다.”-긍정언어요법/ 넬슨 만델라 <흑인-경이로운 존재, 신의 자녀>-존재 의미 확인
-. 문학치료의 역사로부터 시작/ 문학치료의 가치개념에 대한 비판적 접근에서 출발
-. ‘문학’은 포괄적인 의미에서 말로 구성
-. 의미는 언어를 통하여 탄생한다.
-. 문학치료의 시작-글을 사용하면서/글쓰기 –치유적 힘/자가처치법-19세기 중반
1970년대 유럽, 독일-글쓰기공방, 문예창작아카데미, 문학치료아카데미
최근-창의적 글쓰기의 흐름 -(미) A 러너, J 리디, M 헤로워 –NAPT (독) -FPI
-. 문학치료의 시작-근대적 의미 (유럽)
-. 주술적 영역, 종교적 의미-고대 그리스, 신전
글쓰기-인간의 예지력, 자아 인지력의 도구, 매체
-. 문학이 갖는 현대의 심미적 기능- 원시사회의 종교적 기능 대신
-. 문학의 본래 기능- 영혼, 심리 치유 의식(儀式)의 수단,
-. 질병의 치료술= 종교의식 예) 팔공산 갓바위
-. 인간이 계몽되면서 해부학적 지식과 과학적 증거의 도움
-. 의학으로 통제가능한 영역에서 정신적인 것을 수용
-. 대체의학으로서의 문학언어치료의 출발점
05 | 문학과 문학언어치료
-.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예술/문학의 카타르시스 기능 축소
* 카타르시스란 감정 정화로서 치료적인 면에서 볼 때는 대상자의 내면에 쌓여있는 욕구 불만이나 심리적 갈등을 언어나 행동으로 표출시켜 충동적 정서나 소극적인 감정을 발산시키는 것을 말한다.
-. 원시제의에서는 고통- 비극 중세나 근대에도 마찬가지
-. 고대의 제의, 중세 삶의 현장- 어떤 탄원이 있었고, 그 탄원이 곧 카타르시스 해 야 할 실체
-. 근대의 길목- 프로이트 이와 유사한 생각 -"정화요법“
-. 현대의 문학이론- 카타르시스 기능보다는 아이스테시스(aisthesis) 기능 강조
-. 후현대- 성찰의 성격, 카타르시스 기능은 등한시
-. 심리치료에서 인지치료와 감정치료가 결부되어 있는 것과 같은 구도
06 |문학언어치료의 세 가지
1. 독서치료 Bibliotherapy (Biblion=서적, 문학 therapeia=치료, 치유)와
2. 글쓰기치료 Poesietherapy (poiesis〉poietike 만들다, 글짓다)
3. 공감대화치료
문학치료-읽기와 쓰기를 통한 치료
독서치료(Bibliotherapy)는 책읽기(문학, 인생경험담, 치유경험, 영화 등)를 통해서,
글쓰기치료(Poetry therapy)는 텍스트 만들기(시, 산문, 연극, 일기, 편지, 고백록 등)를 통해서
문학치료는 협의의 의미에서 보면 심리치료의 한 방법
키틀러(Kittler)와 문첼(Munzel)의 정의
문학치료는 의학이나 정신과 및 심리치료적 진료에 수반되는 대안
문첼이 책읽기 자체만으로도 문학치료가 될 수 있다
코르넷(Cornett) 은 문학치료의 개념을 일정한 조건 하에서 이해
코르넷이 의미한 문학치료는 계획된, 환자의 일정한 문제를 겨냥한, 그야말로 목적의식을 갖고 전개되는 치료
문학치료에서 구체적인 문제라고 보는 병이나 병적 소인으로는
1. 사회적 불안, 시험에 대한 불안 2. 우울증 3. 분노, 공격성 4. 성적 장애 5. 심리장애적 심장병 6. 자기불신 7. 술, 담배, 마약중독 8. 이성문제 9. 언어장애 10. 부적응아
-. 구체적 병인에 대한 치료(therapy)
3. 공감대화 –문학치료 (글쓰기치료, 독서치료) -문학언어치료 (글쓰기치료, 독서치료 +공감대화)
07 | 문학언어치료의 이론적 배경
문학적 배경 및 철학적 배경-자기분석 성찰 /1960년대말 서구 사회비판이론, 후기 구조주의
프로이트 정신분석학-본격적인 이론적 배경/내적 갈등 해결
융의 분석심리학/발달성장 모델
프리츠 펄스의 게슈탈트 이론
FPI의 통합문학치료 이론
요아힘 바우어의 뇌신경과학
상담학
교육학
인지언어학
커뮤니케이션이론-공감대화이론
▲문학언어치료의 본질 –심리상담이론/문학이론/화법을 잘 알아야,
▲문학언어치료의 원리 –예술원리, 문학의 원리를 알아야, 방어기제 및 저항의 완화를 위한 화법을 알아야
▲문학언어치료의 기술 –문학이나 글을 다룰 줄 알아야, 참여자의 내면 목소리 수용
▲공감대화론
공감적 상호교류는 참여자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피드백이다. 어쨌거나 치료자는 측은지심의 공감 없이는 치료자의 힘을 작동할 수가 없다. 공감은 인생이라는 사막의 오아시스에 있는 감로수이다. 공감 없는 세상은 모래벌판일 수밖에 없다. 공감은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 노력이다. 사는 데 정답은 없다. 건강인과 다른 사람을 먼저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 마음의 상처는 사랑 없이는 치유가 불가능하다. 분석이론은 그것을 공감이라는 단어로 대신한다.
▲/공감한다/ -/이해한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정한 미소를 짓는다/ -/상대의 입장이 되어 보고 용서한다./
▲까다로운 참여자에게 동정심을 가지는 것은 우리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권장되어야 할 자세다. 달라이 라마는 ‘남들이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동정하라, 스스로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동정하라.’고 하였다. 참여자가 치료자에게 상처를 입혔을 때 상처로 되갚는 것은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둘 다를 불행하게 만들 뿐이다. 나를 기분 나쁘게 만든 참여자에게 성내기보다는 공감한다면, 참여자의 적대감은 사라지고 나와 상대 모두 행복한 조화를 이룰 수 있다.
08 |문학언어치료의 효과
-. 우리나라 문학치료의 이론적, 실제적 토대는 아직까지 비활성화
-. 상담이나 또는 그냥 문학감상 정도의 차원
-. 서구에서는 예술치료 측면- 전문가인 페촐트(Petzold)가 현상학적, 심리분석적인 입장에서 문학치료 분야 개척
(페촐트와 오르트(Orth) 1985). 특히 그는 메를로-퐁티(Merleau-Ponty)의 프랑스 현상학파와, 라캉(Lacan)의 심리분석에 초점
-. 치료효과들에 대한 원리는 모든 심리치료 이론과 비슷
-. 글쓰기, 글읽기, 심리적인 효과 - 마음의 "평정", "확신", "안정", "긴장완화“
-. 문학치료는 최소한 이원적 형식, 즉 감정과 인지의 형식에서 모두 가능
-. 치료란 여러 요소들로 구성된 요인들을 재편하는 것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우선 병리학적인 특성을 지닌 에너지(氣)를 방출하거나(카타르시스) 인지적 양상을 강화하고(통찰) 구조적 안정을 얻을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대책 수립 가능- 문학의 치료적 효과
-. 문학을 통해 정서적, 인지적 영역에서의 재편과정이 작동해 새로운 에너지를 방출하거나,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대책 수립
-. 문학치료의 목표는 자기 자신에게서 긍정적인 것들을 인지하는 것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이런 과정들은 서두에서 제시된 실례에서 보았듯이 말(문학)과 연결되어 진행된다.
09 |문학언어치료의 한계
1) 음악치료나 미술치료- 접근성, 독서나 글쓰기는 비교적 수동적인 수용자세, 독서나 글쓰기가 고통스럽고 실망을 안겨주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점
2) 허구적 상황들이 들어있는 문학 텍스트는 ― 체험적인 글에 비해 ― 현실거부감을 가지게 하고 이상적 세계를 지향하는 결과를 초래
3) 문학텍스트에 나타나는 어려운 상황이나 탈출구가 없는 상황은 경우에 따라서는 우울증이나 좌절감을 더 강화시킬 수 있다. 그런 경우 의사들은 약물치료를 권하기도 한다.
4) 문학치료의 실례들을 살펴보면 어떤 문학텍스트는 환자에게 잘못된 인생목표를 설정시켜 그 환자를 잘못된 길로 빠져들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잘못된 길의 이면에 문학의 성과가 있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0 |문학언어치료 책 분류
1) 문학성 있는 작품들 (시, 꽁트, 단편소설, 장편소설, 동화, 드라마 등),
2) 개인적인 글(위기극복이나 체험이 든 수기, 넌픽션, 드라마),
3) 교육목적으로 쓴 극복방법에 관한 책(문제를 어떻게 극복하였는지 구체적 사례를 제시한 책들, 암투병기, 술·담배 끊기, 마약 극복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협의의 의미에 있어서 문학(독서)치료는 3-2-1 순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것은 곧 당해 글이 지니는 문학성, 즉 문학의 완성도와 반비례한다. 그러나 독서 전략적인 차원에서 관찰할 수 있는 것은 2항과 3항의 책을 읽는 사람이 1항의 책도 읽는다는 점과 1항의 책을 읽는 사람은 2항과 3항의 글이 지니는 상황을 표상하지 않고는 1항의 글들이 심미적 성찰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다.
11 |문학언어치료의 전제 조건
1) 치료사는 책/글의 내용과 내담자의 상태(정신적, 육체적, 감정적 상태)를 먼저 알아야 한다. 치료사는 내담자와 유대관계와 신뢰를 바탕으로 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비밀 같은 것을 철저히 지킬 수 있어야 한다.
2) 문학치료를 받을지 다른 예술 수단일지 하는 것은 전적으로 환자의 자유에 맡겨야 한다.
3) 상담자는 선택한 책/글의 수준을 환자와 맞추어야 한다.
4) 억압이 아닌 상태에서 환자가 책을 읽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 상태로 가기 위해 다른 수단 (영화나 다른 사람의 조언 등) 을 사용할 수 있다.
5) 환자의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치료할 것이며, 또 어떤 상태에까지 진행해야 할지는 의사와 협의해서 결정해야 한다.
6) 참여자 스스로가 읽기나 쓰기와 같은 창의적 활동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의식화하고 수용해가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13 |전제조건과 내포 독자(der implizite Leser)의 관계
2)번의 경우, 독자 분포도(베스트 셀러, 문학창작의 지표 등)와 관련이 있으므로 우리는 문학을 매개로 한 철학이나 사회학적 인식을 조정할 수 있거나 새로운 문학 담당층에 대한 연구를 참고로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3)번의 경우도 사회적, 문화적, 계층적 독자의 전제 없이는 문학의 이해가 공허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 교육에서 정전이 마련되듯이 문학치료 또한 일정한 패턴을 가질 수 있고, 또 그러한 패턴이 형성되어야 치료가 가능하다. 말하자면 문학치료에 효율적인 문학텍스트 목록을 선정하고 분류하는 작업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서구에는 그런 목록이 이미 설정되어 있는데 그것은 심리법칙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이 점이 충족될 경우,
14 |문학치료의 세 단계 과정/변학수
1) 진단과 상담단계:
-. 책을 읽게 하거나, 글을 쓰게 하고(시, 산문, 일기, 수필 등의 형식으로)
-. 일주일쯤 후 개별면담이나 그룹별로 읽고 쓴 것을 이야기하게 한다.
-. 상응하는 텍스트를 선별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텍스트는 치료에 대한 비현실적인 공포를 조장하여 환자로 하여금 부정적인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내면적 고백 같은 경우에도 공공연하게 적시하여 명예감을 손상하거나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상세한 문헌이나 문학서적, 글쓰기의 실례, 또는 목록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전형적인 문학을 이용하거나 창조할 수 있다. 이 단계를 굳이 이름 붙이자면 상징단계라 할 수 있다. 고통이나 외상(trauma)이 무질서하게 어렴풋이 떠돌아다닌다. 언어로 하자면 생략부호나 앞뒤 말이 되지 않거나 논리적 모순, 모호함, 엉뚱함 등의 언어상태이다. 치료사는 진단하거나 목표를 분명히 하기 위해 사소한 것 모두 주의 깊게 관찰하고 기록해 두어야 한다.
2) 해소단계:
-. 환자의 의사에 따라, 그리고 진단한 증상이나 질병에 따라 (경우에 따라서는 의사와 상의하여) 문학을 선정하여 읽어주거나 읽게 한다.
-. 그 다음, 내용 가운데 무엇이 가장 인상 깊었는지를 물어 보며 대화를 시도한다. 대화를 하려고 하지 않을 때는 억지로 할 필요가 없고, 또 일방적으로 환자가 이야기만 하면 그대로 들어주는 것도 해소의 일환이다.
-. 이와 함께 문제성을 치료사와 내담자가 같이 인식한다. 즉 문학의 주인공이나 현재 글을 쓰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가 바로 능동적인 해소 단계의 일환이다.
-. 만약 이러한 것이 큰 효과를 못 볼 경우 다른 수단을 동원해도 좋다. 예를 들면 영화 비디오를 보여 주거나 술꾼 시인(천상병이나 보들레르, 요세프 로트의 삶에서와 같은)이나 마약중독 시인(트라클), 정신분열증의 작가들(니체, 횔덜린) 같이 병력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줌으로써 주의력을 환기시킬 수 있다. 이 단계는 거의 동류요법에서 사용하는 방법과 거의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상징단계와 은유단계의 복합적 단계라 할 수 있다. 인간이 표현의 동물(homo expressionensis) 라는 것은 표현하지 않고는 베기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우리가 무엇을 말할 수 없다면 답답해서 죽을 지경이다. 무엇인가를 말하는데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그렇게 말할 수 없는 것이 지속된다면 병이 된다.
-. 그러므로 이 해소단계에서 무엇인가를 표현하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반은 치료한 것이다. 나와 같은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과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또 그것을 말이나 몸짓, 동작, 노래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의 시작이다.
3) 치료단계:
-. 실제 병원에서는 이 단계에서 다양한 독서를 권장하고 그것을 환자에게 과제로 부여한다. 이를테면 자기의 최초의 인식과 독서 후의 인식이 어떤 점에서 구별되는지, 왜 그렇게 바꾸었는지를 말하거나 기술해 보게 한다.
-. 이것은 라캉이 말하는 오인 (meconnaissance)을 재인식(reconnaissance)으로 바꾸는 과정과 같다. 문학치료는 우선적으로 언어적(verbal) 표현에 중점을 두지만 미술치료 같은 데에서도 주목해야할 비언어적(nonverbal) 표현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거꾸로 미술치료나 음악치료 또한 그것을 언어적으로 말한다는 데서 언어적 표현을 간과할 수 없다. 쉽게 말해 이성적으로는 언어적, 감성적으로는 비언어적 표현을 지향한다고 하지만 문학 또한 말로 하지만 다른 말을 하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심리치료에서 말하는 언어적 수단을 넘어선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다만 이 단계에서 매우 중요한 것은 프로이트나 융이 내세운 전통적 정신분석학에서 간과하고 있는 상징의 가치판단이다. 흐릿하고 불분명한 언어적 그림이 상징이라면 은유적 그림은 구체적이고 예상할 수 없는 이미지이다. 상징의 이미지는 환자가 현재 가지고 있는 고통에 대한 이미지이자 설명할 수 있는 이미지인데 반하여 은유적 이미지는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구체적 이미지이다. 그러므로 상징이 사고 이전에 발생한 이미지라면 은유는 사고 이후에 발생한 이미지이다. 상징이 이미 알고 있는 이미지라면 은유는 알 수 없는 이미지이다. 상징적 이미지가 우리의 사고를 경직시킨다면 은유적 이미지는 우리의 사고를 확장시키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그 상징을 부정하기도 한다. 상징 이미지가 항상 같은 것이라면 은유적 이미지는 경우에 따라 달라지는 상황을 말해주는 다른 것이다. 상징 이미지는 설명이 가는 것이지만 은유 이미지는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을 말로 표현한다는 데 일상언어와 예술언어의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정호승의 「그리운 부석사」에서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오죽하면 비로자나불이 손가락에 매달려 있겠느냐" 앞의 구절은 상징적이다. "이 생명 다 바쳐서 죽도록 사랑했고..."라는 유행가가 있듯이 상징 이미지는 항상 같은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뒷 구절 비로자나불은 시인 특유의 은유이미지이다. 그러므로 이 시구를 읽은 독자는 또 다른 은유 이미지를 택할 것이다. 글쓰기 치료에서는 바로 그 은유적 이미지를 겨냥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사랑에 실패한 과거 자신의 무덤을 만들어 거기 비문에다가 "○○○를 사랑하다가 죽은 ○○○의 무덤"이라고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징 이미지는 단숨에 만들어질 수 있지만 은유 이미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솔직한 감정의 개입이 필요하다. 그래서 상징 이미지는 빨리 서술될 수 있지만, 은유 이미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상징 이미지는 주된 사건에만 집중하는 데 반하여 은유 이미지는 환자가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굴절한다. 그래서 상징이미지는 글을 쓰는 동안 해석되거나 설명될 수 있지만 은유 이미지는 다 서술할 때까지 어떤 유사현상도 감지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상징 이미지는 제한되어 있지만 은유 이미지는 끝이 없다. 환자에게 이런 다양한 독서의 인식을 권장하고 그 결과를 재평가하게 하는 것이 치료의 단계에서 일어난다.
일등육을 남긴 소를
나는 안다
그는 틀림없이
1등 부모에게서 태어났을 것이다
그리고 좋은
1등 목장에서
1등 축우사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1등 사료를 먹고
빈둥거리며 잘 살았을 것이다
그러다가
남들보다 빨리
120킬로가 되자
재깍
도축장에 끌려와
살이 찢기고 뼈가 쪼개졌다
그때
1등소는 이런 소리를 들으며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1등육이다!
-박의상 ⌈일등육⌋ 전문
형식적으로 1등 또는 일등이란 단어가 여러 번 반복됨으로써 이미 화자가 편집증을 겨냥하고 있다/편집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현금/작금의 한국 사회가 1등병에 걸려 있다는 사실 또한 가시적이다. 같은 말이지만 그 기의가 전혀 다른 1등육과 일등육 간의 차이를 시인은 간과하지 않는다. 1등이 목표하는 바가 일등 밖에 안 된다는 것에 대한 아이러니/패러디를 읽고 적어도 심리적으로 1등에 강한 집착을 보이는 학생이나, 또 1등에 고착되어 있는 사회/개인은 이 시에서 다른 인식을 얻을 것이다. 이런 재인식을 통해서 의식과 (1등을 하고 싶다는/해야 한다는) 무의식과의 불균형이 해소된다. 그리고 문학 치료에서든, 즐거운 독서행위에서든, 문학적 인식은 심리적 해방, 유희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곤란하다. 이 점은 문학이라는 수단이 종교로서의 역할, 치료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심리학자 아들러 Adler는 이미 오래 전에 문학치료/독서치료를 그의 심리치료 요법으로 도입하였는데, 그는 내담자/환자로 하여금 글을 쓰게 하고 (가능하면 기승전결로), 그 내담자의 글에서 심리상태, 즉 내담자가 무엇에 분노하는지 내담자의 사회적 상황은 어떤지 등을 판단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난 뒤, 이 내용을 거의 비슷한 상황으로 바꾸어가며 내담자가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그래서 내적인 병인을 드러내도록 하였다. 이를테면 이 시에서 보는 웃음은 관객/독자/내담자/환자로 하여금 우월한 허위의식을 갖고 있는 인물을 파괴하면서 느낀 자기만족같은 것이다.
15 |문학언어치료의 과정과 방법/채연숙
-. 치료목적 설정 : 문학을 통한 진정한 자아의 성장과 변화이다.
-. 치료계획의 구체화 :치료대상자, 치료사의 중재와 개입, 글쓰기 활동, 글쓰기치료의 방법, 글쓰기치료의 구성요소, 글의 종류, 글쓰기치료의 임상과정 및 임상 회기 등을 구조화
1단계 –방어기제 완화와 감정이입단계
2단계 –글쓰기치료의 소재나 도입단계에 대한 환기단계를 포함한 실행단계
3단계 –본격적인 글쓰기를 통한 자아발견과 상처와의 화해, 그리고 자아와 세계와 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방향 설정 및 통합 단계
4단계 –참여자 스스로가 자아변화를 체험하는 새 방향 설정 단계
16 |문학언어치료의 과정/(Hynes & Hynes-Berry)
인지단계 -문학작품을 읽음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새롭게 인지하고, 그것에 공명하 는 단계
탐구단계 -작품의 구체적인 세부사항에 대한 자신의 반응이나 생각에 대해 고찰하 는 단계
병치단계 -어떤 문제에 대해 이전의 생각과 감정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 다.
자기에의 적용단계 -자신과 문학작품 사이의 연관관계를 알게 하고, 이를 실재 세 계에서 자신의 자아에 적용하게 하는 단계
17 |문학언어치료의 사회적 통합
▲ 문학언어치료가 몸담을 수 있는 현실 -소통이 되지 않는 사회에서의 개인은 점점 고립되어간다. 한 사람을 고립시키고 소외시키면서 쾌락을 느끼는 무리가 있는가 하면 그 타깃이 된 당사자는 고통으로 지치고 지쳐 죽어간다. 그러나 그건 또 술래잡기 놀이처럼 돌고 도는 역할, 언제 당신은 그 소외의 대상이 될지 모른다. 삶의 질곡은 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에 잘 표현되어 있다. 치료 과정에서도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장마도 잇고 그런 후에야 결실이 있다. 꽃이 비바람에 흔들리고 젖으며 피어나듯이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 힘든 과정 중에서 더 아름다운 삶을 피울 수 있다.
-. 문학언어치료가 대체의학으로 시급한 이유- 사회가 정신병리학적으로 심각한 상태에 진입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사회적 고통은 개인의 고통과 결코 무관할 수 없고, 이것이 ‘우리’의 고통과 ‘나’의 고통이 분리되지 않는 이유다.
-. 인문치료는 인간에게서, 인간의 삶에서, 인간의 삶을 반영하고 있는 인문학에서, 행복한 주체가 되어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인간 중심의 실제적인 학문이다. 온갖 사이비 종교의 난립, 주술행위의 난무함을 두고 국민건강을 관리 감독하는 관청에서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우리는 원시시대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 공리주의자 밀이 ‘행복한 돼지보다 불행한 소크라테스가 되고 싶다.’는 말로, 소설가 두진쩨프가 ‘인간은 빵으로만 살 수 없다.’는 말로 물질적 풍요보다 정신적 풍요가 더 중요함을 강조했듯이, 문학언어치료, 즉 인문치료학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탄생한 학문이다. 예술을 통해 자연스럽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것은 사회적으로 많은 병리현상을 감소할 수 있을 것이다.
-. 이와 동시에 병원의 현실 또한 이런 대체의학을 시급하게 다루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놓여 있다. 우리나라에서 의사 한 사람이 책임져야 할 환자의 수가 엄청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의사가 일일이 환자의 심리적인 문제까지 다룰 수 없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
-. 예방과 (부분적) 진단, 회복과 (부분적) 치료
-. win-win 전략이 될 수 있다. 문학적 관점에서 문학언어치료는 대체의학일 뿐 아니라 대체문학이 될 수도 있다.
-. 지금 정신과학은 고난의 길을 걷고 있다. 학생들이 취업을 할 수도 없고 대학의 자리는 한계가 있다. 이들에게 치료적 영역을 제공하는 것은 정신과학이 원래 어떤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재삼 확인케 해준다.
-. 정신과학(문학, 철학, 역사학 등)이 원래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보수문제이다. ― 이 문제는 물리적이고 인과론적인, 증거 중심의 사회에서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 그것을 위한 전 단계로 문학언어치료 또한 제도에 포함되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 독일 같은 경우도 예술치료가 전쟁 후에 시작되어 70년대가 되어서야 의료 수가를 받는 제도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 미국에서는 의사의 통제 하에 의료수가가 지불되고 있다고 한다.
-. 독일에서는 예술(심리)치료사가 직접 개업을 할 수 있고, 또한 그에 대한 제도적 검증장치 또한 만만치 않다.
독일의 의료수가는 10여 년 전에 이미 시간 당 70-100마르크(당시 (한화 4만원-6만원)정도였고
지금은 거의 60-100유로(한화 8만원-13만원) 정도 된다. 뿐만 아니라 치료사나 의사의 진단서가 있을 경우 의료보험에서 70%까지는 지불되고, 장애인이나 다른 복지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100% 의료보험에서 지불된다.
그 이외에 진단서가 없어도 부모가 아동을 치료받게 하고자 하는 경우는 본인이 전적으로 부담해서 치료를 받는데 그것은 성인도 마찬가지다.
-. 이외에도 서구사회에서는 문학과 심리, 예술과 치료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에 치료사/의사의 문학에 대한 전문지식 또한 문학 전공자를 능가하며, 병원에서 실제로 환자가 독서를 풍부하게 할 수 있으며, 문학부의 교수 또한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 같은 것을 복수전공 내지는 통합적으로 연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가 학제간으로 얼마든지 응용될 수 있는 좋은 배경을 갖고 있다.
-.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우선 검증할 수 있는 배경, 특히 문학이든 의학이든 학제간 연구가 거의 전무한 상태이며 그에 대한 임상보고는 거의 선진국의 자료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 문학 연구도 이 점에 대해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문학의 기능에 대해 겨우 사회학적 측면에서 연구하든가 아니면 문학사만 연구해왔지 독서의 심리라든가 인간이 표현하면서 실제로 어떤 인격을 완성해 가는지에 대한 연구가 적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치료가 주먹구구식으로 돌아가기 십상이고, 그런 점에서 의사협회에서는 이 분야에 대체의학으로서의 자격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19 | 과제와 전망
-. 문학언어치료학은 아직 걸음마단계다. 박사 과정생의 활발한 연구로, 문학언어치료이론이 성숙한 단계에 이르기까지는 인지언어학, 신경언어학 등과 연관하여, 그리고 그들의 협조와 공동 연구 아래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 장기적으로는 하나의 대체의학으로서 일상적 삶에서 문학과 언어를 하나의 예방과 치료수단으로 생활화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문학언어치료센타, 문학언어치료연구소는 물론 대학에도 문학언어치료학과 개설 등의 흐름이 있어야 될 것이다.
-. 나아가 질병은 양한방 협진 치료에 이어,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 관점에서 심신의 동시 치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적극적인 문학언어치료의 관점에서는 국가고시 같은 통로가 주어져 국가법으로 규정하는 문학언어치료사가 탄생되어 자율적으로 의료수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할 것이다.
-. 대신대학원대학교에서는 2014년도부터 대학원 석박사 문학언어치료학과가 개설. 문학, 상담, 화법의 삼위일체를 갖춘 치료사 배출을 준비하고 있다. 좋은 결실을 맺도록 신경언어학계(의학계)의 도움과 충고, 논의가 진정으로 요청된다.
II. 나가며
문학과 치유언어는 단지 아름답고, 단지 착하고 진실한 것만이 아니다. 문학과 치유언어는 아름다우며 착하며 진실하며 그리고 그 이상의 것이다. 문학과 치유언어는 상처받은 개개인도 치유할 수 있지만 사회 구성원 모두의 연대를 이끌어내는 주요한 매개체가 됨으로써, 우리를 더 나은 세상으로, 다시 말해 치유의 세상으로 이끌어가기도 한다. 문학과 언어의 치유적 기능을 활용한 문학언어치료가 사회적으로 널리 관심을 끌고 활용되어서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전개되는 바탕을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강원대에서 문학과 언어를 활용하는 인문치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점은 우리에게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리하여 이를 계기로 문학과 언어를 통한 인문학적 실천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며, 문학과 언어의 치료적 효용성과 가치를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많이 열릴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참고문헌 변학수/문학치료란 무엇인가?, 채연숙의 /글쓰기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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