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명 평전 제7장 교육과 학술이 올바른 인간을 만든다 4. 대학생들의 의식을 일깨워준 대학원리연구회 대학은 학문의 전당으로서 언제나 시대를 이끌어오는 사명을 맡았다. 또 순수한 청년들의 집합체로서 청춘 문화를 창조하고 불의에 저항하는 역할도 담당했다. 전국 대학원리연구회(Collegiate Association for the Research of Principles:CARP 카프)는 통일교회 대학생들의 모임이다. 나아가 한일학생 교류, 미국과 유럽에서의 승공활동, 세계 여러 나라에서의 봉사활동을 통해 대학생들의 의식을 일깨우고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문선명은 자칫 일부 대학들이 마르크스-레닌주의, 알코올 중독, 부도덕한 성문화 전파의 온상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응해 하나님을 중심으로 공산주의를 이길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장려하며, 학생들이 학업에 몰두하고 훗날 행복한 결혼을 준비할 수 있는 성윤리를 가르칠 것을 대학원리 연구회에 당부했다.
1984년에는 카프가 조직으로 확대돼 일본과 미국, 유럽 등지에서 대학생들의 열띤 호응과 공감을 얻었으며 독일 통일에도 적지 않은 일조를 했다. 2000년대 들어 카프는 대학의 울타리를 벗어나 통일운동, 평화운동, 봉사활동으로 그 영역을 넓혀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수많은 대학생들이 헌신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반 세기 동안 카프는 이단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때로는 같은 대학생들로부터 비난도 받았고, 몇몇 대학에서는 등록이 취소되기도 했으며, 강연회가 무산되기도 했다. 이러한 숱한 고난을 겪어오면서도 카프는 인내심을 가지고 자신의 할 일을 묵묵히 수행했다. 이는 종교적 관점을 떠나 대학생들에게 소명 의식을 주었으며 세계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주었다.
카프의 출발은 195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연세대에서 있었던 전국대학생 하령회(夏令会)에서 이화여대 양윤영 교수가 음악지도를 하게 된 것이 대학에서 원리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통일원리는 새로운 질서와 진리를 간구하던 대학생들에게 신선한 이정표를 제시했다. 1964년 대학에 처음으로 원리연구회가 서클로 등록되었고 차츰 여러 대학으로 확산되자 12월 청파동 교회에서 26개 대학 59명의 학생과 39명의 청년이 참가해 전국대학원리연구회를 조직했다. 이후 전국 각지의 대학으로 퍼져 바야흐로 한국과 세계의 역사를 바꾸는 활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카프는 [창설취지문]에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데 이바지할 것을 밝혔다.
원리연구회는 소명 받은 젊은이의 모임으로서 뜻과 더불어 함께 있고, 뜻을 위해 존재하며, 대학가 복귀와 민족복귀의 주역으로서 그 사명을 다 하는데 있다. 오늘 우리 젊은 세대의 심혼에 투영되는 부조리와 혼돈은 우리에게 말할 수 없는 절망과 비탄을 안겨준다. 외래문화에 잔재에 무궤도하게 출렁이는 고요한 전통, 진리의 권위 상실, 이 와중에서 사회의 생명인 윤리도덕 또한 목불인견의 참혹한 경지에까지 타락해 가고 있다・・・ 우리는 연면한 역사의 심정이 응결된 이 터전 위에 통일의 주류적 전통사상을 계승할 청년 문화의 꽃을 피울 것이며, 사랑과 진리의 화신이 되어 새 문화세계 창건의 기수로서 뜨거운 젊음을 봉헌하고자 한다.
창립 이후 카프가 걸어온 길은 우리나라의 그 어떤 대학 동아리보다 많은 일을 했으며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1966년 소식지 「대보(大歩)」를 창간했고, 67년에는 전국대학생 승공대회를 열었으며 69년에는 「국제학생신문」을 창간했다. 또 70년에는 '현대신학과 신흥종교'를 주제로 서울대에서 강연을 열었는데 600여 명이나 참가했다. 71년에는 한일 대학생 친선 세미나를 열었고 73년에는 국제학생 Summer Work Camp를 열었으며 77년에는 월간지 「원리운동」을 발행했다. 83년에는 16개 대학에서 승공강연회를 열었고 84년에는 제1차 원리연구회 세계대학생 총회(WORLD CARP)및 세계대학생 한마당 체육대회를 열어 카프가 한국을 벗어나 세계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92년에는 제1차 세계문화체육대전을 열었고 93년에는 한학자 총재가 40개 대학을 순회하면서 강연을 했다. 99년에는 참가정 만들기 서울 거리 캠페인을 실시했고 2003년에는 몽골 봉사활동, 2006년에는 창립 40주년 기념식을 성대하게 열었다. 2007년에는 남북대학생 통일 포럼, 2012년에는 월드카프 총회를 가졌다. 70여 년을 걸어오는 동안 카프는 언제나 변하지 않는 이념을 가졌다.
첫 번째는 'One Korea, One World' 운동이다. 분단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어 지구촌 한 가족의 꿈을 이루고자 했다. 위하는 삶을 실천하며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카프의 대표적 활동은 민통선 통일봉사로, 민통선 접경 마을의 지뢰 피해 주민들을 돕는 일을 꾸준히 실천했다. 국내 학생뿐만 아니라 세계 대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로 민통선 통일봉사단은 큰 호응을 얻었다.
두 번째는 '글로벌 리더 캠프 ACT이다. ACT는 A(adventure experience:도전과 모험을 통한 심신 단련), C(cultural exchange:문화교류를 통한 지구 한가족 운동), T(training through service: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위하는 삶 실천)라는 3가지 활동을 말한다. 매해 방학이면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몽골 등을 방문해 봉사활동과 리더쉽 훈련을 하고 각종 워크숍과 세미나, 국제 교류 활동 등을 통해 미래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청년 학생들을 양성했다.
1960년대 후반에는 일본에서도 전국대학연합원리연구회(J-CARP)가 발족됐다. 일본에서는 1960년대 초부터 대학가에서 전도 외에도 승공활동을 했다. 그 활동의 일환으로 1966년 11월 23일 쿄토대학에서는 약 2,000명이 모인 가운데 칸사이(関西) 학생대회가 열렸다.
1968년 들어 학생을 중심으로 한 활동은 새로운 단계를 맞이했다. 그해 6월부터 일본 신도들이 방한했을 때 문선명은 일본에 대학생의 본분을 지켜 나가면서 학내 그룹으로서 교수와 함께 사상적, 학술적 활동을 하는 단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리하여 J-CARP가 세워져 대학 내에서 학술과 봉사, 승공사상을 전개하는 활동을 펼쳤다. 1980년 대에는 일본 통일교회가 주관하는 최대 규모의 한일 청년대학생 교류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그리하여 1981년 겨울부터 한국 대학생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문화교류를 시작했으며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감정을 씻고 우호적 관계를 맺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한 참사랑의 가치관 확립과 통일조국 건설의 평화운동을 기치로 내걸고 전국교사원리연구회가 창립되었다. 나아가 1,000여 명이 모여 전국 초중고등학생 원리연구회를 만들었으며 전국 100여 학교로 뻗어나갔다. 2000년대 들어 카프는 남북통일과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특히 2000년 파주에서 열린 남북통일과 세계평화 선언식에는 20개국에서 약 2,000여 명의 회원이 참석했다. 그 행사를 통해 남북통일은 신앙의 조국인 한국만의 소망이 아니라 전 세계 월드카프 회원, 나아가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의 소원임을 일깨워 주었다.
카프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한학자 총재는 문선명을 대신해 대학가를 순회강연했다. 1993년 10월 단국대를 시작으로 40개 대학에서 '참부모와 성약시대'를 주제로 강연을 했고, 1995년에는 10월부터 20일 동안 부산외대에서부터 한양대에 이르기까지 15개 대학에서 '참된 가정과 나'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93년 1차 강연은 여러 시련이 있었다. 운동권과 기독교권의 박해가 심해 전체 40개 대학 중에서 14곳에서 강연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럼에도 26개 대학에서 이루어진 강연은 많은 학생들의 호응과 공감을 받았다.
"평화롭고 번영하는 미래에 관한 약속은 오늘 우리가 취하는 행동이 어떠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오늘날 이 세계는 평화롭고 행복한 세계가 아니라 갈등과 절망으로 가득 찬 세계입니다. 우리는 가정 파괴와 사회도덕의 퇴폐 등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문제들을 수없이 논의하였으나 아직 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진정한 문제의 해결책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와야 하는 것이며, 현상적인 면만을 다룰 것이 아니라 문제의 근본 뿌리부터 밝혀야 해결될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 뿌리를 밝히기 위해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목적을 이해하고 하나님의 섭리사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점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반면 1995년에는 계획했던 15개 대학에서 모두 강연이 이루어졌고 93년에 실패했던 고대, 연대, 광운대에서도 강연을 했다. 이는 통일운동에 대한 이해가 넓어진 까닭이었다. 두 차례에 걸친 한 총재의 대학가 강연으로 카프는 내・외적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동아리연합의 조직적 탄압으로 마녀사상식 제명이 잘못되었음이 입증되었다. 2007년부터 시작된 캠퍼스 평화대사 활동은 천주평화연합(UPF)과 카프가 공동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로 많은 대학생들을 평화사상을 실현하는 지도자로 육성하고 있다. 2012년에는 월드카프 총회가 세계 회원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이제 월드카프는 절대신앙, 절대복종의 심정으로 대학생들의 신앙 성숙과 함께 온갖 도전과 역경에도 불구하고 중단 없는 전진을 하고 있다. 이처럼 원리연구회의 유구한 역사는 대학생, 청년들의 소중한 자산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