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버 다이버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 중 하나가 말레이시아 시파단 섬 주변 해역이다. 보르네오 섬 사바 주에 있는 작은 섬 시파단은 섬 전체가 산호초로 둘러 싸여 있어 다양한 바다생물들을 관찰 할 수 있다. 이 중 떼를 지어 다니는 버팔로피시(사진·험프헤드 패롯피시/ Humphead Parrotfish·학명 Bolbometopon muricatum)는 대표적인 볼거리 중 하나이다.
햇살이 투영되는 얕은 바다에서 성체 길이가 1.3m를 넘어서는 대형 어류 수 백 마리를 만나는 것은 경이로운 경험이다. 버팔로피시를 처음 만나는 다이버는 수백 마리나 되는 물고기들이 자기 앞으로 돌진해오는 모습을 보고 당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전혀 공격적이지 않다. 먹이활동도 초식성이라 폭이 넓은 판 모양형의 앞니로 산호를 긁어 먹은 다음 입속에서 잘게 빻아 주산텔라 등의 해조류를 여과 섭식한다. 이때 해조류와 함께 뱃속으로 들어온 산호모래나 석회질의 산호분말 등은 소화되지 않고 가루형태로 배설 된다. 거구를 유지하기 위해 쉴 새 없이 산호를 긁어 먹고 먹은 만큼의 석회가루가 배설되기에 버팔로피시가 지나 가고나면 물이 뿌옇게 흐려진다.
이러한 모양새가 마치 들소(버팔로)떼가 황야를 질주할 때 일으키는 흙먼지를 연상시키면서 버팔로피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버팔로피시는 잠자리가 일정한 편이다. 낮 동안 얕은 수심의 산호초 지대를 몰려다니며 먹이 활동을 하다가 해가 지면 바위틈이나 수중 동굴 등을 찾아 든다. 밤이 이슥해진 후 바닷속으로 들어가 보면 바위틈에 모여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