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차세대전지연구센터에서 전고체배터리 연구팀을 이끄는 조우석 수석연구원과 인터뷰했습니다.
2027년 양산은 과연 가능할까?
-전고체배터리를 두고 수년 전부터 ‘이거 나오면 대박이다’, ‘꿈의 배터리다’라고 얘기됐는데요. 최근 관심이 높아진 게 도요타와 삼성SDI가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이게 정말 되긴 되는구나’라는 느낌인데요. 하지만 일부에선 2027년은커녕 2030년이 돼도 전기차용 전고체배터리는 양산되지 못할 거라고 얘기합니다. 박사님이 보시기엔 어떤가요?
“도요타가 전고체전지의 선구자인데, 2000년대 초반부터 연구했어요. 20년 전 소재부터 차근차근 연구해서 ‘2020년 도쿄올림픽 때 전고체전지 전기차를 시연하겠다’고 했죠. 그리고 2021년 도쿄올림픽(코로나로 1년 연기)에서 유튜브 영상을 공개합니다. 프리우스처럼 생긴 전기차가 번호판을 달고 주행하는 영상이에요.
도요타가 실제로 전기차에 넣을 만큼 사이즈의 전고체전지 기술을 확보했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요. 제 판단으로는 아마 그 전기차가 우리가 흔히 아는 (한번 충전으로) 300~400㎞ 가는 그런 전기차는 아닐 거예요.”
-그렇게는 못 갈 거다?
“10㎞를 갈 수도 있고요.”
“도요타도 100% 전기차에 전고체전지를 쓰겠다는 게 아니라,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에 먼저 쓰겠다고 하고 있어요. 그 얘기는 아직까진 크게 셀을 만드는 공정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거죠. 또 가격적인 문제도 아직 있을 거고요.
국내의 경우엔 삼성SDI나 현대차가 2027년 전후에 시연하겠다고 얘기하는데요. 제가 볼 땐 아직까지 전기차용 배터리를 양산해서 제품을 팔겠다는 개념은 아닌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금 사람들이 가장 관심이 큰 건 전기차이고 전고체배터리를 전기차에 넣는 게 목표이겠지만, 사실 셀 기술이라는 게 그렇게 쉽지 않거든요.
만약 2027년에 전고체배터리가 나온다면 핸드폰 사이즈 정도가 양산되지 않을까하고요. 리튬이온전지가 거의 30년에 걸쳐 기술이 발전했던 것처럼, 전고체도 가격을 내리고 사이즈를 점점 키우겠죠. 아마도 2040년 이전엔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전고체전지 100%인 순수 전기차가 나오려면요?
“물론 (그 전에도) 비싸게는 팔 수 있죠. 예를 들어 포르쉐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가 상징적으로 전고체배터리를 넣겠다고 하면 2030년 이전에도 나올 순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