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수학여행 – 취리히(Zurich)에서
헝가리에서 이틀 밤을 보내고 마지막 행선지(行先地)인 스위스를
향해 비행기에 탑승했다. 처음에 이번 여행지를 선정하면서 "서유럽
쪽은 나중에라도 쉽게 가볼 수 있겠지만, 동유럽은 아무래도 쉽지가
않을 테니 이번에는 동유럽으로 가자"고 의견을 모아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번에 동유럽 몇 개 나라를 다녀보니, 역시 우리가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스위스 취리히 공항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밤 비행기로
귀국할 예정이다. 헝가리에서 좀 이른 시간의 비행기를 타고 왔기에,
이곳 취리히에서는 저녁 식사 전까지 일정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는 취리히 시내를 관광하였다.
내게 주어진 자유시간에는 서점에 들러, 스위스방문 기념으로 작고
빨간 표지의 '영어 성경' 책을 한 권 샀고, 선물용으로 몇 가지의 기념
품들을 쇼핑하였다.
이곳 취리히는 유명한 종교개혁자'인 칼뱅(Calvin)'이 활동했던 곳이다.
칼뱅은 루터(Luther)와 거의 비슷한 시기의 인물로 해박한 성경 지식과
함께 경건한 개혁주의 신앙의 토대 위에, 개혁 신앙의 장전(章典)이라
할 수 있는 '기독교강요(基督敎綱要)'를 저술하였다.
칼뱅은 또한 방대한 저술 활동과 설교를 통해, 기독교 개혁 신앙을 유럽
천지에 전파해 나가는 일에도 크게 이바지한 어른이다.
나 개인적으로도 깊이 존경하는 분이기에, 이분의 발자취를 조금이라도
더듬어 보려고 애쓰면서, 가이드에게 '칼뱅' 선생과 관련되어 있다는, 대학
이나 교회 등에 대해 진지하게 물어보았다.
그러다가, 밖에서나마 칼뱅 선생과 관련되는 시설들을 바라보며, 감회에
젖어 보았다.
프라하에서의 ‘후스’ 선생,
취리히에서의 ‘칼뱅’ 선생,
종교 개혁과 관련된 이 두 어른을 생각해 보며, 이번 여행의 의미를 내
나름대로 곱씹어 보았다.
모든 여정을 마친 우리는, 어둠을 박차고 취리히 공항을 이륙한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장시간을 날아 다시 김포공항에 착륙하였다.
이번 여행을 통해, 좋은 추억을 많이 간직하고 돌아오게 되었으니 참으로
감사했다.
앞으로 다시 회사 업무에 복귀하면, 이 감사의 마음으로 맡은 업무에 더
열심히 매진해야겠다는 다짐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