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텔 클래식 음악 동호회에서 펀글입니다.
제 목 :쇼팽 에튀드 '겨울바람' 연습법
게 시 자 :gilda(고여숙) 게시번호 :242
게 시 일 :00/09/25 23:23:55 수 정 일 :00/09/25 23: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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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이 곡은 마침 저의 이번 학기 실기곡입니다.. 아주 재밌는 곡이죠..
어느 곡이나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는 사항이겠지만 저는 우선은 피아노는 치지 않고 악보만 봅니다. 그리고 이 곡에서 나와야 할 음색과, 분위기, 그리고 클라이맥스는 어디를 주어야 할지, 템포는 어느 정도로 설정을 할지 속으로 노래를 불러보면서 생각을 하지요.
잘 알려져 있는 곡이니까 이런 탐색이 그리 시간이 오래걸리지는 않아요.
그리고난 다음, 천천히 치기 시작합니다.
첫 연습시 가장 중요한 것은 운지법입니다. 특히 이 곡처럼 계속 손가락 번호를 번개같이(?) 바꿔야 하는 경우엔 말이지요. 저는 처음 이 곡을 시작했을때 나름대로는 머리를 쓴다고 약한 손가락(오른손 4번)을 되도록 안쓰는 쪽으로 맘대로 운지를 바꿔서 2달쯤 연습을 해왔다가 개강 후인 지금 무지...굉장히.. 진짜루 고생하고 있습니다. 절대 운지법은 처음부터 한가지를 고수해서 몸에 익혀야할 듯 합니다.. 그러니까 이부분은 선생님과 상의해서 하시는 게 좋겠군요..
그게 아니면 원전판 악보에 있는 운지법을 일단은 기본으로 존중하시면 무난해요.
이것이 최대한 미스터치를 줄이는 길입니다. 절대 운지를 고정해서 연습하는 거요.
그리고 이 곡은 4:6의 리듬이 나옵니다.. 어딘지는 아시지요? 왼손의 밤 바밤리듬과 오른손의 반음계적인 하향선율 6개를 말하는 겁니다.. 이 리듬을 잘 살려야 합니다..전 이 리듬을 웬만해선 구분하기 힘든줄 알고 교묘히(?) 속였다가-1:1로- 교수님께 여지없이 지적받았지요..--; 이 리듬부분이 실기평가의 대상이 된다고 하시더군요.(교수님들 귀는 속이기 힘듭니다..)
왼손은 악기로 치자면 트롬본의 소리입니다.. 금관의 소리죠. 그리고 울림있는 소리를 위해선 코드의 윗선율을 돋우워주기 보다는 베이스를 장중하게 깔아주면 소리의 볼륨(부피)이 더욱 커집니다.. 선율을 장중하게 만들어야지..라고 엄지만 열심히 눌러봐도 소리는 여전히 빈약합니다. 반드시 베이스 노트를 울려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오른손은 표제와 같이 바람소리를 묘사한다고 생각하면 좋겟습니다.
연주자마다 개성은 많이 틀리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4도간격의 두 음의 음향이 서로 섞여져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밝은음(윗음)+어두운음(아래음)의 병렬식 하향이 하나하나 돋우워져서 들리기보다는 서로 블렌딩 되었을때 회색빛의 음색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드는군요.
하지만 한음한음을 똑부러지게 ff로 치게 된다고 해도, 나름대로의 극적 효과가 있습니다. 예를들자면 이번에 나온 루간스키의 에튀드 연주가 그러한데요.. 마치 겨울바람 중에서도 '태풍'과 같은 느낌을 주는 터치지요.듣는 사람의 마음을 거대한 음향으로 압도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부닌과 같은 음색을 마음에 들어합니다..(또 루간스키처럼 그렇게 치기도 저한텐 불가능하구요..)
음.. 그리고 오른손 테크닉에 많이 신경이 쓰실 것입니다. 하지만 오른손엔 전혀 신경을 끄고 왼손에만 신경을 쓸 정도가 되야 이 곡은 음악이 살아납니다.
약간의 아고긱 처리가 있어주어야 하기때문에(제 생각엔) 고전풍으로 칼같은 템포를 지켜서 치는 연주는 아주 기계적으로 들립니다.(폴리니같은 연주) 그리고 4/4박을 크게 한마디당 in two로 박을 느끼게 되면 훨씬 호흡도 안정되고, 듣는 사람도 쉽게 느끼게 되지요..in four는 너무 숨이 헐떡 거리게 됩니다.
물론 곡의 중간쯤엔 그렇지 않은 부분들이 있긴하지만, 사람에게는 박자가 잘고 빠를수록 그 호흡이 빨라지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박자를 크게 크게 듬성듬성 잡아나가는 것이 곡의 공간감 등도 살릴 수 있고 호흡조절에도 좋습니다.
예를 들면 곡 중간쯤, 양손이 반음계로 중간으로 모이는 부분(마디수는 지금 모르겠음), 마지막 스케일처리라든지 그런 부분은 한 박으로 한숨에 가야겠죠?
음.. 그리고 오른손의 구체적인 연습법은......
1. 스타카토로 2.앞 부점 3.스타카토로 4.뒤 부점 5.스타카토
이렇게 5번을 단위로 칩니다..
스타카토를 하는 이유는요.. 소리를 울림있게 만들기 위해섭니다.. 반드시 울림을 들어야 합니다. 건반바닥과 딱딱 닿는 소리가 아니라 동그랗게 음색이 맺혀지는지를 확인하시고, 절대로 손에 , 손가락에 힘을 주면 안됩니다. 꼭 필요한 힘만 넣으세요. 안 그러면 손 끝이 넘 얼얼해지고, 손가락 마디에도 무리가 가지요.
부점은 왜 필요하냐면, 이 곡은 엄지의 이동이 심하기 때문에 부점을 통해서 손가락에 가는 반사시간을 줄여나가는 것입니다. 무슨 뜻인지 잘 아시지죠..?
그리고 쇼팽은 프레이즈 표시를 아주 명확히 하는 편입니다. 이음줄과 동시에 작은 쉼표 하나도 다 의미가 있으니 하나라도 간과하시면 절대 안됩니다.
아, 그리고 항상 왼손 먼저 연습을 하시고, 오른손과 맞춘다.. 라는 의미로 연습하시면 곡은 절대 안 살아난다는 사실.. 왼손이 받치고 있는 거지, 오른손은 그저 반주? 배경?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요. 그러니 오른손을 신경 다 끄고 칠 수 있을 때까지 오로지 연습~~~ 연습~~~ 하셔야 하겠씁니다..
집중하고 이렇게 3시간씩만 치셔도 웬만한 완성도는 되지 않을까요.
다만..이렇게 연습을 다 해놓는다 해도, 실제 막판에(시험이라든지 레슨이라든지) 마인드 컨트롤이란게 너무 중요한것 같습니다.
저같은 경우도 무대경험이 거의 없고 게다가 너무 잘 떨기 때문에..
손이 막 경직되고 그러는 편이라서..
스스로 여러가지로 고민도 해보고 생각을 긍정적으로 전환해보려 하지만 영 힘들군요.
역시 많은 쪽팔림(?)을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