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와 화석연료 자동차
전기차와 엔진으로 구동되는 차를 비교해보면 왜 전기차를 그린카의 대명사로 부르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전 '자동차 엔진'에 대한 연재에서 가솔린엔진은 약 25%, 디젤엔진은 약 35%의 효율을 갖는다고 얘기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화석연료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가운데 25%~35%만이 차를 움직이는 운동에너지로 전환되고 나머지는 열에너지로 사라지는 것입니다. 여기서 전기자동차가 친환경차로 부각되는 이유가 나옵니다. 충전지를 통해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자동차는 약 80%의 효율을 보입니다. 나머지 20%는 충전지의 효율 저하로 사라집니다. 그래도 25%~35%의 효율보다 많게는 3배나 차이가 납니다. 또한 전기 모터를 이용해 차를 만들 경우 많은 부품이 절감됩니다. 대표적인 부품이 바로 변속기입니다.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차는 모터의 특성상 변속기가 필요 없습니다. 모터는 회전수와 관계없이 일정한 출력을 내기 때문입니다. 반면 엔진은 회전수에 따라 출력의 차이가 생깁니다. 그래서 엔진의 힘을 표시할 때는 [최대출력 300마력 / 6,500rpm]처럼 회전수도 같이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연기관의 자동차는 힘의 전달이 효율적으로 되기 위해 변속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전기차에서 변속기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반면 아직까지 개선해야하는 전기차의 문제점도 있습니다. 전기차의 배터리 문제입니다. 최근 출시된 전기차들은 한번 충전으로 200km정도를 갑니다. 일반자동차가 한번의 주유로 500km 정도를 달리는 것과 비교해 짧은 거리입니다. 하지만 주행거리보다 더 큰 문제는 충전시간입니다. 빨라야 30분, 길게는 6시간을 충전해야합니다. 휘발유 주유에 채 1분도 안 걸리는 것을 생각하면 큰 차이점이 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행거리가 짧거나 도심에서 출퇴근 같은 반복적 코스에 사용되는 정도가 일반적입니다. 이에 대해 자동차 회사들은 자료를 통해 80% 이상의 자동차가 하루 평균 주행거리 100km를 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영국은 하루 평균 50km에 그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상적으로는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문제없다고 주장합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정부들은 자동차 회사와 손을 잡고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르노-닛산과 손잡고 전국을 커버하는 전기차 충전망까지 개발하고 있습니다. 약 40km마다 충전소를 마련해 전기차 이용에 불편함이 없게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2020년까지 전기충전기 135만대, 수소충전기 168개소를 확충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전기차는 이런 인프라가 확충되면 매력적인 운송수단으로 각광받을 것입니다.
반면 전기의 생산 방식에 따라 과연 친환경이고 효율적이냐는 논란도 있습니다. 2010년 세계원자력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약 34.8%의 전기를 원자력에서 얻고 나머지는 화석연료를 이용해 전기를 얻지만 세계적으로는 원자력의 비중은 15%에 불과하고 주요 전력 생산이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기도 어차피 화석연료를 태워서 만드니 전기차도 화석연료를 태우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결국 방식이 전기가 됐건 화석연료가 됐건 그린카의 목표는 효율성의 극대화와 친환경화에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플러그를 꼽는 전기차, 엔진에서 충전하는 하이브리드, 수소-산소의 반응으로 전기를 만드는 연료전지차, 효율이 좋은 디젤엔진을 더욱 발전시키는 클린디젤차가 그린카로 꼽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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