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인의 삶이 얼마간 녹아 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소설이라기보다는 그냥 수필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린시설의 한때를 소개하고 6.25 전쟁통을 소재로 어려운 시기를 살아온 박완서씨의 그 많던 싱아는 어렵고 힘든 시기였지만 뭔가 읽다보면 따뜻한 구석이 많고 과거를 회상함에 있어서 가슴이 아프다기보다는 그땐 그랬지만 그래도 좋았어 랄까 여튼 행복함이 묻어나있다.
2.
지은이에겐 행복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고통스럽고 힘들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런데
도 불구하고 열심히 이겨내는 지은이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특히, 지은이가 복순이 라는 친구를 사귀어 같이 친하게 지내는 모습은 정말 보기
좋았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싱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보았다. 들은 적도 본 적도 없는 낯
선 풀.
"발그스름한 줄기를 꺾어서 겉껍질을 길이로 벗겨 내고 속살을 먹으면 새콤달콤했
다. 입 안에 군침이 돌게 신맛이, 아카시아 꽃으로 상한 비위를 가라앉히는 데는 그
만일 것 같았다."
지은이가 쓴 이 문장이 정말 나에게, 싱아에 대해 궁금하게 하도록 만들었다. 정말
나도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아카시아 같은 맛일
까? 아니면 더 달까? 정말 먹어보고싶다.
송도에서 조금 떨어진 박적골이라는 작은 시골에서 코흘리개 시절을 보내어,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서울에 첫발을 내딛었던 지은이.
이런 지은이가 자라서, 대학교에 입학하였지만, 그 해 6.25가 터져, 학업을 중단하였다.
1.4 후퇴로 피난을 가야할 때,오빠가 돌아왔다. 상처를 입고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 온 것이다.
식구들은 피난도 가지 못한 채 서울에 올라와 처음 자리잡았던 현저동에 몸을 숨긴다. 벌레와 같은
시간들 고통의 시간들을 되새기며 지은이는 언젠가 글을 써 증언해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솔직히 이 책을 읽을 때 어려운 말들이 많이 나와서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고, 지금도 그렇지만,
나중에 내가 좀 더 컸을 때, 다시 읽어서 지금보다 더 진한 감동을 받도록 해야겠다.
3.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해설】
여류소설가 박완서의 장편소설. 1992년 발표. 주인공이 어린 시절부터 6ㆍ25 직후 20대까지를 다룬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주인공이 마치 작가 자신인 듯 느껴진다. 실제 작가도 자신의 어린 시절을 들추며 자화상을 그리듯 이 소설을 썼다고 말한다.
【줄거리】
『주인공의 어린 시절은 일제의 지배하에 있던 시기였다. 그러나 개성에서도 더 들어간 시골에 사는 나는 그런 시대의 부대낌을 잘 느끼지 못했다. 동무들과 산과 들을 쏘다니고, 칡뿌리, 삘기, 싱아를 씹어먹고, 실개천에서 물장구를 치다가 보리새우를 잡기도 하고, 왕개미의 새큼한 똥구멍을 핥아 보기도 하고, 풀로 각시를 만들어 시집보내기도 하고.... 그야말로 자연의 일부로 사는 생활이었다.
그러다가 주인공은 교육열이 드셌던 홀어머니의 고집에 따라 서울에 와서 초등학교에 다니게 된다. 서울 현저동 가난한 산동네에 방 하나를 빌어 살며 거칠 것 없던 시골생활과는 또 다른 서울 생활을 시작한다. 집주인 눈치를 보는 것도 알았고, 집주소를 거짓으로 대야 하는 것도 배웠다. 고향에는 지천으로 널려있던 그 많던 싱아가 서울에는 없는 것도 알았다. 그렇게 유년시절은 지나갔다.
서울의 학교생활은, 그리고 점점 더 살벌해지는 일본의 군국통치는 주인공의 삶에도 조금씩 그늘을 드리우곤 했다. 창씨개명이며, 오빠의 징용 문제며, 식량 부족 등 시대의 고통은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문제였다.
드디어 해방이 되었다.l 사춘기의 주인공은 해방 공간의 혼란 속에서 좌익에 매력을 느끼기도 하고, 문학에 관심을 갖기도 했다. 좌우익의 대립과 이어지는 동족상잔의 비극은 주인공과 가족에게도 말할 수 없이 큰 상처를 남겼다. 세상이 한 번은 공산주의 새상, 한번은 자본주의 세상으로 바뀌면서 주인공 역시 온갖 고초를 겪어야 했다. 공산주의에 관련되었다고 온갖 모욕과 고통을 받다가 시민증을 발급받았는데, 다시 1ㆍ4후퇴를 맞아 피난을 가야 했다. 사람 그림자도 찾을 길 없는 도시에 홀로 남겨진 느낌을 보면서 주인공은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만 여기 남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약한 우연이 엎치고 덮쳤던가. 그래 나 홀로 보았다면 반드시 그걸 증언할 책무가 있을 것이다. 그거야말로 고약한 우연에 대한 정당한 복수다. 증언할 게 어찌 이 거대한 공허뿐이랴. 벌레의 시간도 증언해야지. 그래야 난 발레를 벗어날 수가 있다.’』
【감상】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라고 말하는 20대까지의 기록이, 우리가 흔히 그러리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고운 꿈이나 희망에 가득찬 시절이 아니다. 오히려 철없이 뛰놀던 유년시절의 몇 가지 추억을 제외하곤 어쩌면 세상과의 끝없는 싸움이었다. 시대의 비극이 개인의 삶에 얼마나 큰 상처를 주었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와 주인공이 살았던 시대, 그리고 우리의 어린 시절과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비교해 보게 된다. 그 차이와, 드물지만 공통점을 보며 세상에 태어나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삶에 주어진 숙제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것이다
첫댓글 나도 읽어 보아/ㅆ는데 다시보니 새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