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도 더 넘었을 겁니다.
얼굴(눈썹 주위와 이마)에 뭔가 문제가 생겼는지 이따금 가렵기에,
'눈썹에도 비듬이 있나?' 하긴 했는데,
'늙어가다 보니, 별 게 다 속을 썩이네!' 하고 짜증스럽게 긁기만 하다가,
그냥 말겠지 했는데요,
그런데 그 증상이 점점 심해지는 것 같더니,
한 열흘 쯤 전에 보니, 이마에 뭔가 붉은 반점(발진)이 생겨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거 보통 일이 아닌가 보네?' 하면서, '병원에 가야 하나?'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근데요, 그 가려움증은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고 그 주변이 조금씩 따끔거리기도 하면서, 이상하게도 뒷골도 지끈지끈 아파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뭔가 심상치가 않네!' 하게 되었고,
주말이기에 하루를 기다린 끝에 월요일 아침에야 병원에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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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윗 부분과 이마 등, 얼굴의 오른쪽에 그런 발진이 생겼고, 머리도 오른 쪽이 보통 아픈 게 아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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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무슨 증상인지 확실히 모르는지라, 일단 병원 '안내'에 가서,
제 얼굴을 보여주면서,
"이런 증상은 어디로 가야 하지요?" 하고 물었더니,
두어 사람이 의견을 맞추더니,
'피부과'로 가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한 시간 가량 기다려서야 의사 앞에 앉게 되었는데,
척 보더니,
"대상포진이군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몇 가지 질문을 퍼붓더니,
최근에 갑자기 체력이 떨어져 피곤했던 내력을 밝혀냈고,
그 즈음부터 발병이 시작됐다면서,
약을 처방해 주드라구요.
일단 1주일 정도 약을 먹고 다시 오라면서요.
그런데 약이 독해(?) 속이 쓰릴 거라는 말도 덧붙이기에,
평소에 약을 잘 먹지 않는 저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어쩔 수가 없어,
하루에 두 차례 약을 먹느라, 식사도 규칙적으로 하고 또 속쓰림도 방지하려고 가급적 육류도 먹는 등...
생활 자체가 확 변해 있답니다.
아무래도 약의 효과는 있었고,
그래선지 제일 힘든 '편두통'도 좀 약해졌고, 발진도 조금 아물어가는 것 같긴 한데,
1주일(며칠 전) 뒤에 갔더니,
이번에는 보름 치의 약 처방을 더 해주었는데요,
약을 살 때는, 약국 측에서 제 서명까지를 받던데, 약에 '마약' 성분이 있다고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제 친구 하나는,
"그거... 꽤나 애를 먹이던데......" 하며 우려를 표명하는 등,
결국 따지고 보면, 그것 역시 늙어가는 또 하나의 현상일 수도 있는 '대상포진'이 저에게도 찾아온 겁니다.
결코 즐거울 수는 없는......
첫댓글 약이 들어서 다행이네요
티비에서 보니 발병 후 2-3일 이내 빨리 안가면 안된다고 하던데요. 더위에 많이 지치셨나봐요. ㅡㅠ
그 요인이야 여러가지겠지만, 아마 '운동 부족'도 한 몫을 했을 거란 생각입니다.
나이도 들었으니 그저 조용히 살면 될 것 같은데, '운동'도 하지 않으면 평화로운 삶을 유지할 수가 없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