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은 삼남매 입니다.
어릴때 작은 오빠가 많이 아파 병원에 꽤 오랜기간 입원을 했지요.
그래서 저는 시골에 계신 할머니께서 한동안 키워주셨어요.
엄마, 아빠도 너무 보고 싶고,
어린 마음에도 작은 오빠가 너무 안쓰러워 눈물로 매일을 보냈던것 같아요.
이맘때쯤의 겨울이었던것 같아요.
심한 감기로 제가 끙끙 앓고, 입맛이 없어 며칠을 아무것도 못먹고 있었죠.
몸에 좋다는 건, 맛있다는 건 다해주셨는데...
제 입맛은 도통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그때 생각났던 짜장면~
평소 엄마가 자주 해주셨던 메뉴였죠?
아마도 어린 전...엄마 품이 그리웠나봅니다.
첩첩산골 시골에 짜장면 집은 커녕...
그 흔한 구멍가게 하나 없었습니다.
어린 손녀가 먹고싶다는 말에...
할머니께서는 그 한 겨울 산 넘어 옆 동네까지 가셔서 짜~~?게티를 사오셨습니다.
나중에 커서 보니 걸어서 가면 최소 1시간은 가야되는 거리더군요. ㅠㅠ
겨울 눈 쌓인 산을 그렇게 묵묵히 다녀 오셨던게지요.
짜장면을 끓여주신다는 할머니 말씀에
어린 손녀는 눈이 반짝반짝~~~
재료
짜~~?게티 2봉지, 너?리 1봉지, 물
맛있게 끓고 있습니다.
짜?게티와 너?리의 비율은 2 : 1이 맛있습니다.
식성에 따라 스프양을 가감하세요.
혼자이신분은 짜?게티 1봉지에 너?리 스프만 조금 넣으십시오. ㅎㅎ
짜~~?게티를 한번도 드셔보지도, 끓여보지도 않으셨던 할머니,
한글을 전혀 읽지 못하셨던 할머니,
당연히 일반 라면처럼 그대로 짜장스프를 넣으셨습니다.
어린 손녀 앞에 놓여진건 짜~~?게티도 아니고, 라면도 아니고...
물 범벅이 된 까만라면 이었습니다.
어린 손녀는 또 울기 시작합니다.
달래고 달래...할머니께서는 아픈 손녀에게 한 젓가락 떠먹여 봅니다.
응~~생각보다 괜찮은데??
그렇게 전...물에 빠진 짜~~?게티를 먹고 훌훌 털고 일어났습니다.
싱겁다고 하는 다른 식구들에겐 따로 챙겨두셨던 라면 스프를 넣으셨다고 합니다.
영화 " 집으로 "를 보신 분들은 아시죠?
어린 손자가 먹고 싶다는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대신
할머니의 물에 빠진 꼬꼬댁...닭백숙
저 그 영화보면서 정말 소리내어 엉엉~~울었습니다.
지금은 안계신 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어서...
심한 감기몸살을 할때면 꼭 생각나는 물에 빠진 짜~~??게티.
깊은 밤 할머니가 끓여주셨던 이게 너무 생각나...
신랑을 졸랐습니다.
짜~~?게티 + 너?리 를 끓여 주더군요.
방금전까지 입맛 없다던 전 ...
한 그릇 뚝딱 비우고...밥까지 말아 먹었답니다. ㅎㅎ
포스팅을 위해 그 담날 점심때도 똑같은 메뉴를 ~~
역시나 맛납니다.
요즘 사람들이 종종 끓여 먹는 짜파구리~
물론 저희 할머니 처럼 라면물을 그대로 쓰지는 않지만...
저희 할머니가 원조 맞으시죠? 살짝 우겨봅니다.
첫댓글 첨 나왔을때 엄청 맛있었습니다,,,요즘도 어쩌다 먹어도 맛있지 않나요?
ㅉㅉㅉㅉㅉㅉ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