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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현대시와 시조
글 싣는 순서
하나, 현대시의 이론
둘, 시어(詩語)란
셋, 시적표현(詩的表現)
넷, 비유법(比喩法)
다섯, 변화법(變化法)
여섯, 강조법(强調法)
일곱, 심상(心象)이란
여덟, 시의 상징성(象徵性)
아홉, 시의 운률(韻律)
열, 운률(韻律)의 갈래
열 하나, 시적 자아(自我)
열 둘, 현대시조의 특징
*예문의 경우: 청색은 일반시인/진갈색은 구리문협회원의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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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현대시 이론
1. 형태상의 분류
1-1. 정형시(定型詩)
정형시는 말 그대로 시의 구조나 시구, 또는 리듬에 있어서 이미 정해진 형식적 제약을 받
는 시를 말합니다. 동양에서는 보통 음수율·음위율·압운법(押韻法)·음성율(음의 고저장
단)에 의해 정형시가 만들어졌죠. 물론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음성율, 압운법, 음위율은 거
의 찾아보기 어렵고 그 대신 음수율이나 음보율을 지닌 정형시가 많습니다.
1-2. 자유시(自由詩)
자유시란 말 그대로 어떠한 형식적 제약을 거의 받지 않고 자유롭게 쓰는 시입니다. 주로
오늘날 우리가 쓰고 있는 거의 모든 현대시가 여기에 해당되죠.
1-3. 산문시
산문시란 말 그대로 형식이 산문의 형태로 된 시입니다. 산문시는 정형시처럼 외형적 운율
이 없고, 자유시처럼 다양한 리듬의 변화나 행, 또는 연의 구분이 분명치 않은 산문체로서
서정적인 내용을 가진 것을 말합니다.
2, 내용상의 분류
2-1. 서정시(抒情詩)
서정시란 개인의 주관적인 체험이나 느낌, 감정 등을 드러내는 시를 말합니다. 그래서 읽는
이에게 시인이 느꼈던 감동과 체험을 그대로 전이시키는 것에 관심이 많은 시입니다. 원래
고대시대에는 서사시나 극시만이 중요하게 다루어졌을 뿐 서정시는 본격적인 논의의 대상이
아니었죠. 그러다가 근대에 들어와서 포우나 보들레르, 말라르메, 발레리 등의 시인들의 활
약으로 서정시의 비중이 높아지고 본격적인 논의의 대상으로 떠올랐던 거예요.
2-2. 서사시(敍事詩)
영웅적인 인물들의 역사적 사실이나 신들의 역사를 웅장하고 경외의 목소리로 엮어낸 시를
서사시라 합니다. 개인적인 느낌이나 정서표현 위주가 아니고 역사적·신화적 사실에 대한
서술이니 만큼 객관적 묘사가 위주가 되어야 마땅하겠지만 민족적 영웅들의 일화나 신화,
전설 등을 다룬 서사시에서는 필자의 주관적 감정이 많이 개입되어 어떤 인물의 찬양이 도
에 지나친 것도 상당수 있습니다.
서양의 서사시로서 대표적인 것에는 호머의 『일리아드와 오딧세이』와 중세 독일의 『니
벨룽겐의 노래 』, 『롤랑의 노래』등이 있구요, 우리 나라의 서사시로는 이규보(李奎報)의
『동명왕기(東明王記)』, 이승휴(李承休)의 『제왕운기(帝王韻記)』등이 있습니다.
2-3. 극시(劇詩)
극시는 서정시·서사시와 더불어 시의 3대 장르의 하나입니다. 극시란 사전적 의미로 보면
극의 형식을 가진 시라는 뜻이죠. 그러므로 극시는 희곡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겠네요.
극시의 기원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는 극시를 비극·희극·
희비극으로 나누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고대에 운문으로 쓴 극들은 다 극시라고 할 수 있겠
습니다. 그러나 문학이 운문과 산문으로 갈라지고, 근대에 와서는 산문 위주의 문학이 발전
됨에 따라 극시도 희곡이란 이름으로 바꿔지게 된 것입니다.
둘, 시어(詩語)
1. 시적 언어의 특징
시적 언어는 일상 언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지만 그러나 일상적 언어 그 자체는 아닙니다.
기능 면에서 일상적 언어가 지시적 의미를 중시하지만, 시적 언어는 함축적 의미를 중시합
니다. 또 시어는 소리의 반복에 의한 리듬감을 중시하며, 상징적 표현에 의해 하나의 표현이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는 상징성, 애매성, 다의성을 갖습니다. 그리고 풍자, 반어, 사이비진술,
언어유희, 시적 허용, 감정이입 등등의 여러 표현 기법과 특성을 갖춘 독립된 한 세계의 어
휘체계를 지니고 있어요.
2. 구성 요소
2-1. 음악적 요소
자음과 모음 등의 소리가 지니는 음 자체의 성질, 의성어, 의태어 등의 음성 상징어가 지니
는 음악성, 음의 반복이나 교묘한 배열, 통사구조의 반복 등에 의해 나타나는 요소(운:비슷
하거나 같은 음의 배치, 율:음의 고저.장단.강약)
▶ 갈래 갈래 갈린 길 <길>(김소월)
그립다 / 말을 할까 / 하니 그리워 <가는 길>(김소월)
2-2. 회화적 요소
언어의 청각적인 요소인 소리는 의미와의 결합을 통해 곧 어떤 상징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그 상징은 동시에 그것이 지시하는 어떤 심상(心象)으로 나타난다.
2-3. 의미적 요소
언어에 의해 환기되는 개념 또는 사상
2-4. 시어와 일상 언어의 관계
▣ 시에서 쓰이는 언어와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언어는 무 자르듯 명확하게 구분되는 별개의
것이 아닙니다.
▣ 일상생활의 언어를 시에 맞게 세련되게 깎고 다듬어 쓴 것이 바로 시어입니다. 부엌데기
가 왕자님의 선택을 받으면 신데렐라 되는 거와 같아요.
▣ 일상생활의 언어가 시어로 변화될 때에는 함축적 의미, 운율, 심상 등을 고려하여 깎고
다듬어진 후에 쓰여집니다.
2-5. 시어와 일상 언어의 비교
■시어: * 시인의 정서를 주로 표현. (표현적 기능)
* 함축적 의미(숨겨진 뜻)를 지님.
* 생략되고 압축되어 맛이 쫄깃쫄깃함.
* 주관적으로 해석가능.
* 소리내어 읽어보면 가락을 느낄 수 있음.
* 일부러 다듬은 언어
■ 일상언어: * 의사 전달 위주.(지시적 기능)
* 사전적 의미 위주.
* 미주알고주알 풀어쓰니까 느슨함.
* 주로 객관적으로 해석.
* 가락을 느낄 수 없음.
* 일부러 다듬은 언어가 아님
2-6. 시어의 함축적 의미
시어의 함축적 의미는 대상의 정확한 지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어떤 정서적 효과를 불러일
으키기 위한, 절제된 언어의 기능을 말합니다. 이것은 특정한 단어가 고유한 의미 범위를 넘
어서 또 다른 의미를 얻는 것이죠. 그래서 시어의 함축적 의미는 시의 문맥을 떠나서는 별
다른 역할을 할 수 없으며, 오직 그 시속의 분위기나 시적 상황 속에서만 뜻을 드러내는 의
미라 할 수 있겠네요.
2-7. 시어의 내연적의미와 외연적의미
■시의 외연과 내포
외연적 의미란, 사전에 정의된 대로의 말의 일반적 의미를 말합니다. 또 내포적 의미란 어떤
특정한 문맥 속에서 독자가 외연적 의미 이외에 파악 또는 감지하도록 되어 있는 의미들을
말합니다. 그래서 외연적 의미를 표시적 의미, 내포적 의미를 함축적 의미라고도 할 수 있
죠.
외연적 의미는 일반적으로 객관적 설명을 위한 학술적인 글에 흔히 쓰이고, 내포적 의미는
독자의 지적 이해 외에 감각적, 또는 정서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글, 즉 문학, 웅변, 광고
등에 많이 쓰입니다. 여기에서 내포가 문학 언어의 가장 중요한 특질의 하나로 간주되는 이
유를 알 수 있습니다. 비유, 상징, 우유 등이 모두 말의 함축적 사용의 결과인 것입니다. 그
밖에 독자의 다양한 반응을 문맥상의 암시에 의하여 유발하도록 쓰인 말은 모두 함축적이라
할 수 있어요. 이렇게 보면 말의 함축적 사용은 특수한 용법이 아니라 표시적 사용에 비하
여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사용법이며, 특별히 문학 고유의 사용법이며, 특별히 문학 고유의
사용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함축성이 크면 클수록 더 좋은
문학이라는 견해는 사실과 거리가 멀어요.
■일반적으로, 내포적 의미는 다음 세 가지로 구별하여 볼 수 있습니다.
가, 개인적 체험의 결과로 부가된 의미
"공덕동에 피어 오르는 아지랑이는 / 공덕동에 사는 이의 사랑의 모습"(서정주,'아지랑이')
에서 공덕동은 서울의 한 행정 구역을 가리키는 고유 명사일 뿐 아니라, 작자인 서정주에게
특별한 의미를 더하여 가지고 있는 삶의 터전이다(서정주는 공덕동에 오래 살았다.). 그런데
작자는 공덕동에 개인적 의미가 첨가되어 있음을 독자에게도 암시함으로써 독자는 매우 희
미하게 나마 공덕동에 함축된 의미를 느끼게 된다.
나. 집단적 의미, 민족적·문화적 또는 특정 사회적 경험, 전통에 의하여 첨가된 의미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에서 '
지금'은 일제 강점기, '남'은 일본, '땅'은 조국 강토라는 한국 민족의 역사적 체험에 의하여
첨가된 의미를 더하여 가지고 있다.
다. 인류 보편적 체험에 관계된 의미
가장 흔한 함축적 의미로서 위의 서정주, 이상화의 예에서 '아지랑이', '봄' 등은 다소간 지
역적, 문화적 차이가 있지만, 적어도 온대 지방에서는 땅의 숨결, 온기, 생명의 부활, 생기
등의 혼합된 의미들을 내포하고 있다. (이상섭, '문학 비평 용어 사전'에서 뽑아온 것임)
셋, 시적표현의 특징
1. 반어(irony)
표현된 말과 속뜻(의도)이 상반되는 말하기의 방식 (언어와 상황간의 모순)
<나보기가 역겨워/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김소월「진달래꽃>
(속으로는 애간장이 타고 보내기는 싫지만 말로는 고이 보내겠다고 내숭을 떨고 있음)
2. 역설(paradox)
겉으로 보기에는 명백히 모순되고 이치에 맞지 않아 사오정의 썰렁한 소리 같지만 나중에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 속에 인생의 깊은 진실을 담고 있는 표현을 가리킵니다. ( 언어 상
호간의 모순, 말장난 )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한용운「님의 침묵」>
(현실적으로는 님이 떠나갔지만, 자신의 의지를 통해 자신의 마음속에서는 님을 보내지 않
고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옹고집을 부리고 있음)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유치환 「깃발」)>
2-1. 모순 형용 :
수식어와 피수식어가 서로 모순된 진술을 가리키는데 크게는 역설에 포함
됩니다.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찬란한 슬픔의 봄'>
2-2. 언어 유희
다른 의미를 암시하기 위한 말이나, 동음이의어를 해학적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주로 한자
어의 동음이의어를 사용하여 이러한 표현효과를 내는데 이 분야의 대가는 역시 조선조말엽
의 방랑시인 김병연이라 생각되는군요. 김병연 시인이 누구냐구요. 김삿갓이라면 알겠어요?
바로 그 분이예요. 아래 시는 그 분의 작품 중 언어유희기법을 사용한 풍자시의 백미라 일
컬어지는 것입니다.
<二十樹下三十客 스무(스물)나무 아래 서러운(설흔) 나그네
四十村中五十食 망할(마흔) 놈의 마을에 가니 쉰밥을 주더라.
人間豈有七十事 인간 세상에 어찌 이런(일흔) 일이 있으랴
不如歸家三十食 집에 돌아가 설은(설흔) 밥을 먹음만 못하구나.>
( * 人間: 인간세상, *豈: 어찌 기, *不如: ∼만 못하다, * 歸家: 집에 돌아감)
2-3. 춘향가의 유희적 표현
▶ 판소리 '춘향가'에서
- 각 읍 수령 모여들제---울고 나니 곡성(谷城) 원님, 운수 좋다 강진 원님......
[哭聲(곡성-우는소리)와 전라남도 곡성(谷城)의 음이 같음을 연결하여 웃음 유발]
- 춘향이 내달아,
"여보 도련님. 이제 가시면 언제나 오시려오. 사철 소식 끊어질 절(絶), 보내느니 아주 영절
(永絶), 녹죽(綠竹) 창송(蒼松),백이.숙제 만고충절(萬古忠節), 千山에 조비절(鳥飛絶), 와병(臥
病)에 인사절(人事絶), 죽절(竹節), 송절(松節), 춘하추동(春夏秋冬) 사시절(四時節), 끊어져
단절(斷絶), 분절(分節), 훼절(毁節), 도련님은 날 버리고 박절(迫切)히 가시니 속절없는 이
내 정절(貞節) 독숙공방(獨宿空房) 수절(守節)할 때 어느 때나 파절(破節)할꼬. 첩의 원정(寃
情) 슬픈곡절(曲折) 주야(晝夜) 생각 미절(未節)할 제, 부디 소식 돈절(頓絶)마오."
[끝에 "절"자가 들어가는 말을 끝없이 늘어놓음으로써 웃음을 유발함]
<열녀춘향수절가>
넷, 비유법
어떤 사물(원관념)을 그와 비슷한 다른 사물(보조관념)을 빌어 나타냄으로써, 대상을 보다
선명하게, 보다 생동감 있게 만드는 방법이랍니다.
1. 직유법 :
원관념과 보조 관념을 '∼처럼, ∼듯이, ∼같이, ∼양,' 등으로 직접 빗대어 나타
내는 비유법이예요.
<오늘도 샘물 같은 하루를/구정물처럼 살았다.>
(구상 시인의 시인데 제목은 까먹었어요. 미안합니다)
<강나루 건너서/밀밭 길을/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박목월 「나그네」)>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이형기 「낙화」)>
<보름달이 밝아 어떤 녀석은/ 꺽정이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 서림이처럼 해
해대지만 이까짓/산구석에 처박혀 발버둥친들 무엇하랴(신경림 「농무」)>
2. 은유법 :
' ∼은 무엇이다.'의 형태로 원관념과 보조관념을 간접적으로 비겨서 나타내는
수준 높은 비유법입니다. ( English로 '메타포'라 하죠)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박목월 「이별가」)>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노 저어 오오./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라.(김동명 「내 마음은」)>
3. 의인법 : 사람이 아닌 사물에 인격을 부여하여 사람처럼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게 하는
비유법입니다.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가닥 있어/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김지하 「타는 목마름으
로」)>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 본다/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김광섭 「저녁에」)>
<풀이 눕는다./비를 몰아 오는 동풍에 나부껴/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다시 누웠다. (김수영 「풀」)>
4. 풍유법 :
속담, 격언 등을 이용하여 원래 말하고자 하는 원관념은 숨긴 채 특정 대상을
은근히 비꼬아 속뜻을 짐작하여 깨닫도록 하는 기법이예요.
<숭어가 뛰니까 망둥어도 뛰네, 작것./못된 송아지 엉덩이 뿔 나가지고 남의 집 외양
간 박살낸다더니./남이 장에 간다니까 자기는 똥장군 짊어지고 가는구나./ 얘야! 모진
놈 옆에 있다가는 벼락맞는단다.(한철수의 「작것들」>
5. 대유법 : 표현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나 사물의 일부분이나(제유), 속성으로(환유) 대상 전
체를 나타내는 방법. (요즘엔 환유와 제유를 합쳐서 그냥 대유라고 불러요)
<우리에게 빵을 달라.( 빵 ⇒ 모든 음식물을 대표)/ 야! 노랑머리 너 이리와.( 노랑머
리⇒ 염색한 녀석)/ 나병 환자를 돌보는 그녀는 백의의 천사이다.(실제로 소록도엔 천
사가 많대요, 실제 가본 사람들이 그러던데요.)
6. 환유법과 제유법
환유와 제유는 원관념과 보조관념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어서 끌어들인 것이 아니라 서로 가
까운 관계에 있기 때문에 끌어들인 것으로 '인접의 비유'라고도 해요. 환유는 '왕관'이 임금
의 지위를 '색동옷'이 한국의 옷을 나타내는 것과 같이, 원관념과 보조관념이 겉포장과 내용
물·소유주와 소유물·기호(記號)와 실물·원인과 결과 등의 관계를 가지고 결합됩니다. 그
런데, 제유는 '칼' 이 모든 무기를, '빵'이 온갖 먹을 것을 각각 나타내는 것과 같이, 원관념
과 보조관념이 부분과 전체라는 양적 관계로 결합해요(미안해요. 설명이 어려워서).
7. 활유법 :
무생물에 생물의 특성을 부여하여 표현하는 기법입니다.
<어둠은 새를 낳고, 돌을 낳고, 꽃을 낳는다.(박남수 「아침 이미지」)>
<국민학교를 갓 나왔을까./ 새로 사 신은 운동환 벗어 품고/ 그 소년의 등허리선
먼 길 떠나 온 고구마가/ 흙 묻은 얼굴들을 맞부비며 저희끼리 비에 젖고 있었다.
(신동엽 「종로 5가」)>
<모든 산맥들이/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차마 이곳을 범(犯)하던 못 하였으리라.
(이육사 「광야」)>
8. 중의법 :
하나의 표현에다 둘 이상의 뜻( 글자 그대로의 뜻과 또 다른 뜻)을 아울러 담
아 내는 비유법이예요.
<수양산 바라보며 이제를 한하노라. (성삼문의 시조: 수양산⇒ 중국의 산 이름
또는 수양대군 ) >
<살(樂)맛 나는 세상 만들려고, 살(肉)맛 나는 세상을 떠나 그들은 산 속에 있었
다.(한철수 「매월당과 임꺽정」에서)>
10.문답법:
글 속에 질문을 주고받는 표현이죠
<석상(石像)은 어떠하구요/배꼽 드러낸 채/웃고있는 할아버지(방성운 「석화촌」)
<우리가 산다는 일은 무엇인가/결국에는 노새가 되어 쓰러지는 것을(홍재인 「산다는 것
은」)>
다섯, 변화법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담은 글이, 독자들에게 지루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글에 다양한 변화
를 주는 표현 기법이거든요. 따라서 변화법은 독자들이 새로운 느낌을 가지고 계속 글을 읽
고자 하는 의욕과 매력을 느끼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어요.
1. 도치법 :
정상적인 언어 배열 순서를 바꾸어 놓음으로써 강한 인상을 주려는 표현 기법입
니다. ('도치'란 거꾸로 매달아 놓는다는 뜻)
<아름다워라! 우리의 산하(山河)./아! 누구인가?/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유치환 '깃발')>
2. 인용법 :
속담이나 금언, 남의 말이나 격언 등을 인용하는 방법이죠.
<화왕의 어짐에 이끌려/양지 비른 무덤가에/초연히 서서 메아리로 외친다/인간지사 새옹
지마(塞翁之馬)임을(한철수「할미꽃에 부쳐」)>
3. 설의법 :
극히 당연한 말을 의문형으로 표현하여 독자로 하여금 그 대답을 생각하게 하는
수법입니다.(나올 대답을 이미 알고 물어 보면 설의법, 나올 대답을 모르고 물어보면 의문
형)
<매미소리에 화음맞춰 합창하던/아이들 아우성소리 사라진지 오래/왜 이리 한가로운가/
개울물은 왜이리 한가로운가(지정순「왜 이리 한가로운가」)>
4. 반어법 :
말과 상황이 서로 반대되게 나타내는 표현 기법입니다.
<잘한다 잘해!( 교실에다 똥 싸고 있을 때)/그렇게 해서 넘어지겠냐? 더 세게 흔들어야지.
(연약한 가로수를 잡고 흔들고 있을 때)>
5. 역설법 : 앞말과 뒷말이 서로 모순이 되어 언뜻 보면 이치에 어긋나거나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요,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일말의 진실을 발견하게 되는 말하기랍니다.
<두 볼에 흐르는 빛이/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조지훈 「승무」)>
<포수는 한 덩이 납으로/그 순수를 겨냥하지만 / 매양 쏘는 것은/ 피에 젖은 한 마
리 상(傷)한 새에 지나지 않는다. (박남수 「새」)>
6. 대구법 :
가락이 비슷한 구절을 나란히 늘어놓아 병행과 대칭의 효과를 노리는 방법이죠.
<눈길 비었거든 바람 담을 지네./ 바람 비었거든 인정 담을 지네. (신동엽 「산에
언덕에」)>
<여시는 여시끼리,/ 까마귀는 까마귀끼리./ 그러는 동안에 영영 잃어버린 벗도 있
다. 그러는 동안에 멀리 떠나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몸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맘을 팔아버린 벗도 있다. (신석정 「꽃덤풀」)>
<아들 하나 주십시오/돈 좀 주십시오/국회로 보내주십시오/합격시켜 주십시오/승진
시켜 주십시오/병 고쳐 주십시오/오래 살 게 해 주십시오. (함한식. 「무당하나
님」)>
7. 돈호법 :
글 속에 갑자기 사람이나 사물을 부르는 표현을 써서 독자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변화법입니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이성부 「봄」)>
<피 맺힌 열 두 줄은/ 굽이굽이 애정인데/ 청산아, 왜 말이 없이/ 학처럼만 여위느
냐 (정완영 「조국」)>
8. 연쇄법 : 말꼬리 이어가기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길면 기차, 기차는 빨라, 빠르면 비행기, 비행기는 높아, 높으면 백두산>
여섯, 강조법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힘있게 나타내 가지고, 뜻을 한층 더 강하고 절실하게 하려는 표현
기법이예요.
1. 과장법 :
실제보다 훨씬 크거나 작게, 많거나 적게 표현하는 방법
<북극 바다에 곤(鯤)이라는 고기가 사는데 크기가 몇 천리인지 헤아릴 수가 없다. 요놈의
자식이 어느 날 바다가 뒤끓고 큰 바람불고 시절이 수상하면 붕(鵬)이 되어 남극 바다로 날
아가는데 한 번 날갯짓에 9만리 창공을 유유히 올라가 여섯 달이 지나서야 남녘 바다에 이
르러 한 숨 돌린다. (「장자(莊子)」에서: 일설에 의하면 곤(鯤)이란 물고기는 개울가에 사
는 피라미 새끼라고도 하거든요. 그렇다면 어마어마한 중국식 과장법에 놀랄 뿐이죠.)>
<백발삼천장(白髮三千丈): 흰머리가 삼천 장이나 길어져 부렀네(이태백의 시에서: 1장은 10
척, 1척은 요즘으로 계산하면 30cm가 약간 못 되요. 젠장! 흰머리가 아무리 길어져도 9000m
나 길어질 수 있어요? 엄청난 과장이죠 )>
<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曹)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심훈「그날이 오면」: 그러
나 불행하게도 그 날이 오기 전에 심훈은 자랑스럽지 못한 일을 함으로써 우리를 안타깝게
만들었어요.)>
2. 반복법 :
같거나 비슷한 어구, 문장 등을 되풀이하여 흥을 돋구거나 뜻을 강조하는 방법
입니다.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김소월 「산유화」)>
<오오, 이국종(異國種) 강아지야/내 발을 빨아다오/ 내 발을 빨아다오/(정지용 「카페 프
란스」)>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먹고, 산 넘어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앳된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박두진 「해」)>
3. 영탄법 :
기쁨, 슬픔, 놀람, 분노, 등의 인간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어 강조하는 방법
이예요.
<먼 뒷섬들이 다시 환히 얼리더니,/ 아차차, 채운(彩雲)만 남고 정녕 없어졌구나.
( 이태극 「낙조」)>
<옳거니! 새벽까지 시린 귀뚜라미 울음소리/ 들으며 여물었나니 (고은 「열매 몇 개」)>
4. 열거법 :
같은 계열이거나 비슷한 낱말, 어구 등을 늘어놓는 방법입니다.
<달 가고, 밤 가고, 눈물도 가고, 티어 올 밝은 하늘 빛난 아침 이르면 (박두진 「청산
도」)>
<난(蘭)이와 나는/산에서 바다를 바라다보는 것이 좋았다./밤나무/ 소나무/ 참나무/
느티나무 (신석정 「작은 짐승」)>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윤동주 「별 헤는 밤」)>
<아들 하나 주십시오/돈 좀 주십시오/국회로 보내주십시오/합격시켜 주십시오/승진
시켜 주십시오/병 고쳐 주십시오/오래 살 게 해 주십시오. (함한식. 「무당하나
님」)>
6. 점층(강)법 :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좁은 것에서 넓은 것으로, 약한 것에서 강한 것으로 나
타내는 표현 기법입니다.(그 반대는 점강법이라 불러)
<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에 움직이지 않
고/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억년 비정(非情)의 함묵(緘默)에/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 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유치환 「바위」 : 이미지의 전개
과정이 점차로 깊고 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황토가 물을 먹었다/아지랭이가 피어오른다/새가 존다/하늘에서 불기운이 내려온다/땅에
서 가마솥이 데워진다/숨을 죽인다/황토가 반짝인다/뜨겁다/뜨겁다(한철수 「한낮의 소요(逍
遙)」점층법과 점강법이 함께한 시입니다.>
7. 대조법 :
상반되는 두 가지의 사물이나 의미를 대조시킴으로써, 의미를 강화하려는 표현 기법이죠.(
두 사물의 차이점 강조)
8. 억양법:
우선 얕봤다가 뒤에 추켜세우거나, 또는 그 반대로 표현하는 방법
<야! 그녀석 잘 뛰더라./ 하마터면 내가 질 뻔했다.// 야! 예쁘다. 머리에 꽂은 꽃만!>
일곱, 심상(心象)이란?
심상이란 시어(詩語)에 의해 마음속에 그려지는 구체적 사물의 영상이나 느낌을 말합니다.
또는 그것으로부터 느끼는 감각적인 인상을 말하기도 하죠. 그런데 특정한 시어를 읽고 그
에 관련된 영상을 떠올릴 때, 개개인의 과거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시어에 의한 심
상일지라도 독자에 따라서 그려지는 영상은 제각각 다르기 마련이겠죠?. (마음속에 그려지
는 영상)
1. 심상의 종류
1-1. 시각적 심상 : 눈으로 보이는 것처럼 표현하는 마음입니다.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김영랑「오월」)>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마늘밭에 눈은 쌓이리./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추녀밑
달빛은 쌓이리. (박용래 「겨울밤」)>
<꿈마다 먹구름 뚫고 열리던 새푸른 하늘/ 쏟아지는 햇살 아래 잠시나마 서 있을 수만 있
다면/ 좋겠네 푸른 옷에 갇힌 채 죽더라도 좋겠네 (김지하 「푸른 옷」)>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변
영로 「논개」)>
<길은 한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
를 내뿜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열차가 들을 달린다. (김광균 「추일서정」)>
■시각적 심상을 중시하여 회화적 이미지 창출에 주력한 유파는 주지주의입니다. 김기림이
이론적 발판을 마련하고 김광균에 와서 꽃을 피웠습니다. 그래서 흔히 우리 나라 모더니즘
을 논할 때 김광균과 그의 대표작 「추일서정」이 약방의 감초같이 안 빠지죠.
2. 청각적 심상 : 마치 귀에 들리듯이 표현하는 기법이죠
<아직 동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국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소리/(김지하 「타는 목마름으로」)>
<금잔디 사이 할미꽃도 피었고, 삐이 삐이 배, 뱃종! 뱃종! 멧새들도 우는데, 봄볕 포근한
무덤에 주검들이 누웠네. (박두진 「묘지송」)>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 삼간 달이 뜨고 ― 이완영, <조국>에서>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
계 굴러가는 소리. (신경림 「가난한 사랑 노래」)>
<흐느끼는 역사/청령포 여울목에서/필리리 필리리/밤피리 불고싶다/열일곱 파닥이는/설움을
불고싶다 (김숙자 「청령포에서」)>
3. 미각적 심상 : 군침을 돌게하는 표현기법입니다.
<어질고 고운 그들 멧남새도 캐어오리./ 집집 끼니마다 봄을 씹고 사는 마을, (김상옥 「사
향」).>
<산벚꽃 진 등성이에 / 뼈를 묻을까/ 소태같이 쓴 입술에/ 풀잎 씹힌다. (민영 「용인 지나
는 길에」)>
<물새알은 간간하고 짭조름한 미역 냄새 ― (김소월, <물새알 산새알>에서)>
<밤새도록 울거낸 국물에/매운 인생사 듬북/정으로 부은 감미료/연탄 화덕위에 얹혀진 찌그
러진 냄비에/눈물 빠뜨리며 질근질근 씹는/ 인생의 고독이다(한철수 「수구레」)>
4. 후각적 심상 :
<어마씨 그리운 솜씨에 향그러운 꽃지짐.(김상옥 「사향」)>
<강한 향기로 흐르는 코피( 서정주, <대낮>에서)>
5. 촉각적 심상 :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熱)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김종길 「성탄제」)>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
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신경림 「가난한 사랑 노래」)>
6. 공감각적 심상 :
어떤 감각이 다른 감각으로 전이(轉移)되어 나타나는 이미지를 말합니
다. 쉽게 말하면 A감각이 B감각으로 표현되는 경우입니다.
6-1. 청각의 시각화
<흔들리는 종소리의 동그라미 속에서/엄마의 치마 곁에 무릎을 꿇고(정한모 「가을에」)>
<퇴색한 성교당의 지붕 위에선/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김광균의 「외인촌」)>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 서정주, <문둥이>)>
6-2. 시각의 청각화
<즐거운 지상의 잔치에/금으로 타는 태양의 즐거운 울림(박남수 「아침 이미지」)>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 유치환, <깃발>)>
6-3. 시각의 촉각화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김기림 「바다와 나비」)>
6-4. 복합 감각적 이미지 :
서로 다른 감각이 나열되어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술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6-5. 역동적 심상 :
격렬한 느낌의 시어와 힘찬 동작의 움직임이 느껴지는 시어에 의해 느
껴지는 심상을 말합니다.
<푸름 속에 펄럭이는 피깃발의 외침(박두진, <3월 1일의 하늘>에서)>
7. 심상의 기능
심상(이미지)은 시어를 통해 독자에게 감각적 인상을 불러일으켜 시적 상황을 여러 가지 감
각을 통하여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장치입니다. 또한 추상적인 관념을
여러 표현 기법을 사용하여 구체적으로 형상화함으로써 사물을 보다 뚜렷한 느낌으로 전달
하며, 사물의 인상과 영상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내는 기능을 합니다. 이밖에 어떤 정서나 분
위기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시어의 함축성과 긴축미를 높여주기도 하는 등 독자의 반응을
유도하여 시 감상의 의미와 정서를 높여주기도 합니다.
■ 지배적 심상과 주제 :
심상(이미지)이란 기본적으로 시인의 감각적 체험을 생생하게 되
살려 독자에게 전달하는 기능을 가집니다. 또한 추상적 개념이나 관념까지도 구체적 사물의
감각을 빌려 암시할 수도 있구요. 이러한 심상 중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을 지배적 심상
이라 합니다. 즉 작품형성의 가장 중요한 모티브가 되는 강렬한 심상이란 의미입니다. 따라
서 지배적 이미지는 작품 전체를 통하여 반복적으로 나타나 그 시 전체의 흐름을 지배하며,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 줍니다. 그럼으로써 시의 주제를 암시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하게 되는 거죠.
8. 심상의 형성
8-1. 서술적(묘사)적 심상 :
대상을 눈에 보이듯이 그대로 서술하거나 묘사함으로써 제시되
는 심상입니다.
< 결론 없는 모임을 끝낸 밤/ 혜화동 로우터리에서 대포를 마시며/ 우리는 때묻지 않은 고
민을 했고/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노래를/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노래를/ 저마다 목청
껏 불렀다. (김광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어두운 방안엔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러이 잦아드는 어린 목
숨을 지키고 계시었다.(김종길 「성탄제」) >
<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어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
을 이야기한다. (박인환 「목마와 숙녀」)>
<이슬비 오는 날/종로 5가 서시오판 옆에서/낯선 소년이 나를 붙들고 동대문을 물었다.
(신동엽 「종로 5가」)>
<곧은 아스팔트 길에 서면 /울퉁 불퉁한 시골 자갈길을 잊는다 /그길에 함께 있었던 /친구
도/추억도/고난도 모두 잊어버리고 /처음부터 아스팔트 길 위에 서있던 /그런 모습의 어른
으로(이정님 「길을 걸으며」)
8-2. 낯설게 하기 :
문학에서 흔히 이런 수법을 씁니다. 일상의 가장 평범한 사물일지라도 그것을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전혀 다른 의미를 발견하게 되는 수가 있는데 이런 현상
을 유도하기 위한 기법을 '낯설게 하기'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앞의 시에서 '서시오판'은
횡단보도의 빨간 등을 가리키는 겁니다. 또'밸에 역겨운 가구가락(可口可樂: 커코우커러) 물
냄새' (민영「용인 지나는 길에」)에서 '가구가락'은 코카콜라의 중국식 표기거든요. 일부러
이렇게 낯설게 표현함으로써 좀 색다른 의미와 정감을 드러낼 수 있는 거죠.
8-3. 비유적 심상
나타내고자 하는 사물(원관념)을 끌어들인 사물(보조관념)에 비겨서(직유·은유·의인·대유
등을 사용하여)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내 마음은 호수요, / 그대 노 저어 오오.(은유)/ 늘어선 고층 창백한 묘석같이 황혼에 젖어
(직유)/>
8-4. 상징적 심상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을 대신 나타내는 상징에 의해 드러나는 심상입니다. 물론 이미지의
기본적인 기능은 감각적 인상을 생생하게 재현해 내는 거예요.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
니고 독자에게 그 사물과 관련된 여러 관념들까지 연상시키는 기능도 합니다. 이처럼 '사물
(관념)을 연상시키는 기능을 가지는 이미지'를 상징적 이미지라 해요.
<자유를 위해서/ 비상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
는가를 (김수영 「푸른 하늘을」 : 노고지리 = 자유의 투사. 자유에 대한 의지 )>
< 임아! 물을 건너지 마오/ 끝내 물을 건너는구나/ 물에 빠져 죽으니/ 못살겠네 어쩌나!
(공무도하가: 여기서의 물은 이별, 죽음, 등의 상징적 심상)>
< 쫓아오던 햇빛인데/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윤동주 「십자가」: 십
자가 = 종교적 또는 도덕적 생활의 목표 )>
여덟. 시적 상징(象徵)
1. 상징이란
특정한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영역이 전혀 다른 감각적 대상을 드러내거나, 본래 그 단어가
가진 고유한 의미에서 출발하여 완전히 다른 의미를 제시할 때 쓰는 표현 기법을 말합니다.
상징은 원관념 파악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해요.(바꿔 말하면 상징의 원관념은 독자의 상상
여하에 따라 여러 가지로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죠.)
어떤 단어가 자체의 의미를 유지하면서 보다 넓은 의미를 아울러 표현하는 방법으로, 원관
념이 숨겨진 은유의 형태입니다.(앞에 든 예에서 노고지리 ⇒①그냥 종달새(자체의 의미) ②
자유의 투사, 마음이 툭 트여 자유로운 사람, 자신의 뜻을 지키며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
(보다 포괄적인 의미)
상징의 본질은 의미의 암시성과 다의성(多意性)입니다.( 원관념이 명백하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다른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뜻입니다)
비유에서는 원관념과 보조 관념이 '1 : 1(A=B)'의 관계를 보이지만 상징에서는 '1 : 다수
(多數)'의 다의적(多意的) 관계를 이룹니다.
2. 상징의 속성
■말하고자하는 대상(원관념)이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고 은근슬쩍 드러납니다.
■ 비유와 달리 두 대상간의 공통성에 바탕을 두지 않아요.(노고지리와 자유는 아무 필연적
관계가 없는, 영역이 다른 개념입니다.)
■표현된 보조 관념은 어느 한 개념만을 나타내지 않고, 여러 가지 개념을 지닙니다.(원관념
을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는 말예요.)
■원래의 뜻(원관념)이 가려져서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상징의 표현은 대개 추상적이라는 거 잊지 마세요.
3.상징의 갈래
3-1. 관습적(慣習的) 상징:
한 사회에서 오랫동안 쓰인 결과 굳어져서 모든 사람에게 그러그러한 뜻이라고 인정받고 있
는 상징입니다.
■비둘기 〓 평화,
■백합 〓 순결,
■십자가 〓 희생(고난),
■태극기 〓 대한민국
3-2. 창조적(創造的) 상징:
개인에 의해 독창적으로 만들어져 참신한 문학적 효과를 발휘하는 상징인데요, 주로 문학
작품에서 나타납니다.( 개인적 상징, 문학적 상징)
<소년아/인제 너는 백마를 타도 좋다. (백마: 희망, 용기)/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서정
주 「국화 옆에서」: 여기에서'꽃'은 젊음을 마음껏 누리지도 못하고 삶의 고단함 속에서
이제 인생의 깊은 맛을 깨달아버린 누님을 연상하게 만드는 상징입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 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이성부「봄」:
여기서의 봄은 온갖 더러움과 역경을 딛고 결국 찾아오리라 믿는 민주와 자유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하늘에서 불기운이 내려온다/땅에서 가마솥이 데워진다(한철수 「한낮의소요」:여기서 불
기운은 몹씨도 뜨거운 태양을 가마솥은 지열을 통한 뜨거운 땅을 강조했네요 )>
3-3.원형적(原形的) 상징:
인류의 역사를 통하여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수없이 되풀이되는 원초적 이미지로서
의 상징입니다.
■ '물': 죽음과 재생, 충만한 깊이의 사랑,
■'불': 원시적 욕망과 파괴, 정열적인 사랑
아홉, 시의 운률(韻律)
1. 운율 :
같거나 비슷한 성질의 소리가 반복됨으로써 이루어지는 말의 가락 즉, 시의 음악성을 말합
니다. 눈으로 읽거나 소리내어 읽을 때 말의 가락이 겉으로 드러나면 외형율(外形律), 겉으
로 드러나지 않고 시어와 시구 속에 숨어 있으면 내재율(內在律)이라 합니다.
1-1.운(韻) :
시행이나 연의 일정한 위치에 어떤 음운이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것. 주로 두운, 요운, 각운
등의 한시의 압운법에 나타납니다.(우리말의 구조상 운은 매우 드물어요)
1-2. 율(律) :
음의 고저, 장단, 강약 등의 주기적 반복을 말합니다. (한국 시는 시간적 등장성에 기초한
음보율이 중심을 이루고 있죠.)
1-3. 등장성(等長性):
읊었을 때 걸리는 시간의 길이가 같다는 말입니다.
1-4. 운율의 효과 :
시어의 규칙적인 반복에 의해 일정한 리듬이 생기며 이 리듬은 독자의 심리에 흥을 돋구거
나 안정감을 주거나 어떠한 미적 쾌감을 제공합니다. 또한 그 시에 대한 인상을 강렬하게
만들어주거나 독특한 분위기 혹은 어조를 형성하는 바탕이 되기도 하는 거예요.
2. 운율의 갈래
2-1.외형율(外形律) :
시의 운율이 겉으로 드러나 눈으로 보아도 확연하게 규칙성이 드러나는 운율입니다. 특히
정형시에서 나타나는 운율을 정형율이라 해요.
2-2. 음수율(音數律) :
음절의 수가 단위가 되어 그것이 규칙적으로 반복될 때 이루어지는 율격입니다. 우리 나라
의 시는 3음절. 4음절이 기본 단위가 된 3 4조, 4 4 조가 무척 많습니다.
2-3. 음보율(音步律) :
일정한 수의 음절들이 모여 이루어진 음보의 규칙적 반복으로 이루어지는 율격입니다. 음보
는 휴지(休止: 잠시 쉰다는 말이여) 및 의미상의 덩어리로 구분됩니다. 일반적으로 평시조는
4음보, 민요는 3음보가 많습니다.
2-4. 음위율(音位律) :
일정한 위치에서 비슷한 음을 반복함으로써 얻어지는 율격입니다. 한시의 압운법(押韻法)이
이에 해당합니다.
■두운(頭韻) : 어떤 시행들의 머리에 같은 음을 규칙적으로 배열
■요운(腰韻) : 어떤 시행들의 허리에 같은 음을 규칙적으로 배열
■각운(脚韻) : 어떤 시행들의 꼬랑지에 같은 음을 규칙적으로 배열
2-5. 음성율(音聲律) :
음의 강약, 고저, 장단 등이 단위를 이루어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것을 말합니다. 한시(漢詩)
나 영시(英詩)에 주로 나타나고, 한국 시에는 없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네요.
2-6.내재율 :
시의 가락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시를 읽어 가는 동안에 독자의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주
관적, 정서적인 가락으로서, 행이나 연, 문체, 또는 작품 전체의 의미와 관련되어 있는 리듬
입니다. 즉 시인이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 의식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형성되는 주관적 운율
로서 시속에 흐르는 시인 특유의 맥박과 호흡이라 할 수 있습니다. 거의 모든 자유시의 운
율은 내재율이라 생각하면 마음 편하죠.
열, 운율의 갈래
1.동일 음운의 반복 :
일정한 모음이 반복되거나, 일정한 자음이 반복됨으로써 운율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
시 한 번 잔소리해야겠네요. 운율의 기본은 반복입니다. 반복됨으로써 가락(운율)이 생겨나
요. 예를 들어 '날아라' 이것 하나로는 운율이 없죠? 그런데 '날아라 날아라 마징가~젯' 이
러면 운율이 생기잖아요.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ㄹ, ㅇ'의 반복)>
<나 두 야 간다. / 나의 이 젊은 나이를 / 눈물로야 보낼 거냐. / 나 두 야 가련다. ( '나'와
'야'의 반복)>
< 갈래 갈래 갈린 길 / 길이라도 ( 'ㄱ'의 반복 )>
< 오늘 하루 고요히 고운 봄길 우에 ( 'ㅗ'의 반복 )>
<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 'ㄹ'음의 많은 사용)>
2. 동일음절이나 낱말의 반복 :
똑 같은 음절이나 낱말이 반복되어 가락이 생기는 겁니다.
<오마(五馬)로 오신 사또 / 오륜을 밝히시오/ 오매불망 우리 낭군/ 잊을 가망이 전혀 없소
( 춘향가 「십장가」: "오"의 반복)>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거울 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
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이상의 「거울」'거울'이라는 낱말의 반복)>
<아들 하나 주십시오/돈 좀 주십시오/국회로 보내주십시오/합격시켜 주십시오/승진
시켜 주십시오/병 고쳐 주십시오/오래 살 게 해 주십시오. (함한식. 「무당하나
님」): "오"를 반복하여 강한 부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살(樂)맛 나는 세상 만들려고, 살(肉)맛 나는 세상을 떠나 그들은 산 속에 있었
다.(한철수 「매월당과 임꺽정」에서: 여기서 '살'과 '세상'을 반복하여 당시의 사회상을 나
타내고 있다 )>
3. 음절수 :
일정한 수의 음절이 반복되어 운율이 생기는 경우입니다. 우리 시(시조)에서는 흔히 3·4조,
4·4조, 3·3·2조, 3·3·4조, 7·5조 등의 음수율이 나타나죠. 그러나 기본 음수율이 그대
로 지켜지는 경우보다는 그것을 바탕으로 한 변조의 형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요. 따라서,
불안정한 음절 본위의 음수율보다는 호흡 단위의 음보율을 우리 시 운율의 기본으로 삼는
경향이 강합니다.
< 江湖애 / 病이 깁퍼 // 竹林에 / 누엇더니 ⇒ (3·4)조>
<살어리 / 살어리 / 랏다 // 청산에 / 살어리 / 랏다 ⇒ (3·3·2)조>
<산 너머 / 남촌에는 / 누가 살길래 //해마다 / 봄바람이 / 남으로 오네 ⇒ (7·5)조.
4, 음보율 :
동일한 길이의 소리 묶음(음보)을 단위로 하여, 시행이나 연에서 반복됨으로써 가락이 생깁
니다. 음보란 쉽게 말해 운율의 한 덩어리를 말하는데, 이 음보가 모여 행(行)을 이루며, 이
행에 의한 음보의 규칙적 배열을 음보격(音步格)이라고 해요. 우리 나라의 시가는 대체로 3
음보율과 4음보율로 나뉘며 단순한 동요와 같은 형태에서는 2음보율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고려 속요와 경기체가에서는 3음보율이 주류를 이루며 이것이 현대의 김소월, 김억, 김동환
등에 의해 민요조의 율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조와 가사, 판소리에서는 4음보
율이 주로 나타나요.
<산에는 / 꽃피네 / 꽃이 피네// 갈 봄 / 여름 없이 / 꽃이 피네. (김소월 「산유화」: 3음보
율격)
<늦은 아침/ 다된 후에/ 눈부비고/ 일어나면// 짓적고도 / 어렵도다 / 다리꼭지/ 쏙쏙나고//
젖통이가 / 벌건하며 / 허리통이/석자이요// 이마털은 / 부헝이고 / 치마끈이/ 넉자이라//
뒷통수에 / 새집짓고 /코구멍에 / 끄름앉아(조선후기 「계녀가사」: 4음보 율격)>
5. 통사 구조의 반복 :
동일한 어휘, 거의 비슷한 의미를 지닌 말의 덩어리를 반복하는 기법을 말합니다
■ 노세 노세 젊어 노세
■ 살어리 살어리 랏다 청산에 살어리 랏다/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어리 랏다.
(「청산별곡」에서)
■네가 내가 되어 이렇게 와야 할 걸,/ 내가 네가 되어 이렇게 서야 할 걸,
(조종현 「나도 푯말이 되어 살고 싶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윤동주, 「별 헤는 밤」)
6. 음성 상징어의에 의한 운율 :
우리말의 특징 중의 하나인 소리를 흉내내는 소리(의성어)나 모양을 흉내내는 소리(의태어)
를 이용한 운율도 자주 찾아볼 수 있어요.
■층암 절벽상의 폭포수는 콸콸, 수정렴 드리운 듯 이 골 물이 수루루루룩, 저 골 물이 솰
솰. ― <유산가>에서
■금잔디 사이 할미꽃도 피었고, 삐이 삐이 배 뱃종! 뱃종! 멧새들도 우는데― 박두진, <묘
지송>에서
■죽죽 죽죽죽/사흘 밤낮을 퍼부은 물폭탄/서리산 자락 주금산은 죽음산이 되고//죽죽 죽죽
죽/수마의 아픔은 크더라//주죽 죽죽죽 죽죽죽죽 죽죽죽죽죽/길가의 노송장목이 숨을죽인
채/ 뿌리를 내놓고 누워 있더라(한철수 「대총령이 무너지더라」에서)
7. 음상 :
한 단어 안에서 모음 또는 자음이 교체됨으로써 어감의 차이를 가져오게 되는 것을 음상이
라 합니다. 예를 들면 양성모음은 밝고 가볍고 명랑한 느낌을 주고 음성모음은 크고 어둡고
무거운 느낌을 주죠.
열 하나, 시적자아(詩的自我)
1. 시적 자아(시적 화자)
시작품에서 시인을 대신하여 말하는 목소리의 주인공입니다. 특히 서정시의 시적 자아를 서
정적 자아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시적 자아는 시인 자신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아시죠? 시인
이 시적 자아를 대리인으로 내세워 자신의 정감과 뜻을 드러내는 거예요. 예를 들어 김소월
의 시에 등장하는 시적 자아는 거의 여성이잖애요? 그러나 김소월시인은 분명 남자잖애요?
이점 착오 없었으면 해요. 물론 자기 고백적 시에서의 시적 자아는 시인 자신일 경우도 있
어요. 시적 자아(시적 화자)를 어떤 인물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시인의 생각과 느낌을 보다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답니다.
■소년·소녀: 동심의 세계, 순수성이 돋보이는 효과
■여자: 운명에의 순응, 가냘픔, 섬세함 등의 효과
■남자: 강인함, 도전적, 진취적인 기상 등의 효과
■물론 성적으로 분류되지는 않으나 일반적인 성차별을 의식하고 쓴 글입니다.
2. 화자의 유형
2-1. 화자가 시인 자신인 경우:
자기 고백적, 반성적인 성격을 띱니다.
2-2. 화자로 특정한 인물을 내세우는 경우:
시인의 정서나 주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 효과적이죠.
2-3. 화자가 드러나지 않은 경우:
객관적인 태도로 시를 쓴 경우로, 시의 소재에 대하여 관조적인 성격을 띠게 됩니다
3. 시의 어조
어조란 시에 드러난 목소리입니다. 즉, 시적 대상에 대해 시적 자아가 드러내는 태도를 말합
니다. 어조는 시적 분위기나 정서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주로 시어와 어미에서 나타납니
다. 어조의 종류는 우리의 감정 변화만큼이나 많습니다. 예를 들어 예찬적, 관조적, 독백적,
낭만적, 비판적, 사색적, 고백적, 해학적, 회화적, 격정적 어조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어조가 한 작품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수도 있고, 시상 전개 도중 변화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것은 시를 시작했을 때의 정서와 진행된 후의 정서가 서로 달라졌음을 나타내지요.
4. 시의 주제
시의 주제란 한 편의 시속에 형상화된 중심 생각이나 사상(思想), 정서(情緖) 등을 말합니
다. 그런데 소설과는 달리 시의 주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서(情緖)예요. 정서는 시적 상
황 속에서 드러나는 시적자아의 내적 반응 혹은 심적 상태를 말하죠. 실제의 현실이건 관념
적 현실이든 간에 현실의 어떤 상황 속에서 생각하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시적자아의 정서
적 여과장치를 거쳐 독특한 정서로 표출되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한편의 시에서 시적
자아가 어떤 정서적 상태(심적 상태)를 보이는가를 유심히 관찰해봄으로써 시의 주제를 찾
아낼 수 있는 겁니다.
5. 주제의 구성요소
5-1. 정서(감정) :
정서는 시어로부터 느낄 수 있는 시적 자아의 감정입니다. 즉, 기쁨이나 슬픔, 노여움, 쓸쓸
함, 사랑스러움, 두려움 등등의 모든 감정이 어떤 시적 상황에 부딪혀 더욱 분화되어 나타나
는 섬세한 느낌을 말하죠. 시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주제는 이런 정서(감정)에 의해 흔히 드
러납니다.
5-2. 사상(뜻) :
시는 시인(혹은 시적 자아)의 주관적 감정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죠. 거기에는 개인의
사상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시를 읽고 시인(시적 자아)의 고귀한 뜻과 사상에 감동을 받
을 수 있잖아요. 고대 시가에서는 시작품의 사상성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현대시로 넘어오
면서 차츰 시의 사상성(뜻)이 부차적인 요소로 취급되고, 정서가 주된 요소로 자리잡게 되었
습니다.
열둘, 현대시조의 특징
1. 제목이 있어요 :
고시조에서는 연시조의 경우 불과 몇몇 작품에만 제목이 붙어 있을 뿐 나머지 시조들은 제
목이 없습니다. 그래서 통상 초장 몇 구절을 제목 삼아 부르고 있죠. 그러나 현대시조는 내
용을 축약(縮約)·암시할 수 있는 제목을 반드시 붙입니다. 하나의 작품으로서 존중하는 의
미가 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2. 시형(詩形)의 배열을 의식합니다 :
고시조는 장(章)의 구분도 잘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각 장을 연달아 기술하였죠. 그러나 현
대시조는 그 배열이 연시조의 경우 에 각 수를 따로 처리하며 초·중·종장을 구별해 씀으
로써 시각적 효과를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장별로 배치하는 종래의 방법(장별배행)을 바꿔
구별로 배치하는 방법(구별배행)도 새로 창안해 냈습니다.
3. 연시조가 많아요 :
고시조는 대부분이 평시조로 되어 있으나, 현대시조는 연시조가 많아요. 그 이유는 현대의
복잡한 문명이나 깊은 사상을 드러내기에는 3장6구 45자 내외의 짧은 언어형식으로는 힘에
벅차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4. 낙구 형식의 처리 :
고시조는 대체로 종장의 첫머리에 허사(虛辭)인 '어즈버', '아마도', '아희야', '하노라' 등은
이제는 더 이상 쓰지 않습니다.
5. 율격과 표현 :
고시조의 음수율 존중에 얽매이지 않고 낱말이 지니는 의미나 호흡에서도 율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한 음성상징어나 음상을 이용한 표현도 즐겨 쓰고 있어요.
6. 고시조와의 차이
고시조에서는 주로 선경후사(先景後事)라 해서 앞부분에서는 자연경치를 읊고 뒷부분에서
는 그것을 보고 느낀 심회를 서술했습니다. 그러나 현대시조에서는 시작부터 인간의 내면세
계로 파고들어 진술하며 심도 있는 사상성을 다루기도 합니다.
7. 현대 시조
7-1. 현대시조의 태동
신구문학(新舊文學)의 분수령인 갑오개혁을 맞아 시조는 고시조의 탈을 벗고 서서히 새 모
습으로 이행하기 시작하였다. 그 향도역(嚮導役)을 맡은 이가 육당(六堂) 최남선(崔南善)이
다. 1926년에는 프롤레타리아 문학에 대립하여 국민 문학론이 대두되면서 시조 부흥 운동이
전개되었고, 최초의 현대 시조집인 육당의 《백팔번뇌(百八煩惱)》가 그 해에 발간되었으며,
최남선, 춘원(春園) 이광수(李光洙), 위당(爲堂) 정인보(鄭寅普), 자산(自山) 안확(安廓) 등의
작품은 아직도 옛스런 면이 있기는 하나 고시조와 현대시조의 교량적 구실을 했음은 분명하
다. 그리고 갑오개혁 이후의 시조를 모조리 현대 시조로 다루기보다는 이상 열거된 이들의
시조를 신시조(新時調)로 다루고 그 이후부터의 시조, 곧 가람(嘉藍) 이병기(李秉岐), 노산
(鷺山) 이은상(李殷相) 이후의 작품을 현대 시조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
7-2. 현대시조의 이끔이
시조를 본격적으로 현대화시키는 데 이바지한 사람은 이병기·이은상 등이며, 31년에는
《노산시조집》이, 47년에 《가람시조집》, 48년에 《담원(園) 시조집》(정인보 저) 등이 발
간되어 허술한 시조 시단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주요한(朱耀翰)·양주동(梁柱東)을 비롯하
여 기타 많은 문사들이 시조에 관심을 기울였으며 일석(一石) 이희승(李熙昇)은 계속 시조
다. 1938∼39년에 《문장(文章)》 《동아일보》 등을 통해 등단한 이호우(李鎬雨)·김상옥
(金相沃) 등에 의해 시조는 심화되기 시작했으며, 특히 이호우는 현대 시조에서 내면 세계를
다루는 데 성공하여 현대 시조의 격을 높인 공이 크다. 조종현(趙宗玄)·김오남(金午男) 등
의 활약에 이어 이영도(李永道)·정훈(丁薰) 등은 제나름의 특유한 영토를 마련하였다. 월하
(月河) 이태극(李泰極)은 시조 전문지인 《시조문학》(1960년 창간)을 34집까지 이끌어온 공
이 크다. 시조 중흥에 크게 기여한 정부 주최의 ‘개천 경축 백일장(1957년부터 3년간)에서
는 정소파(鄭韶坡)·장순하(張諄河)·유성규(柳聖圭) 등이 배출되었고, 60년대 초에 신춘 문
예를 통하여 정완영(鄭梡永)·이우종(李祐鍾)·박경용(朴敬用)·이근배(李根培) 등에 뒤이은
역량 있는 작가들이 속출하여 오늘의 시조 신단은 현역작가 수만도 약 200여 명에 달한다.
58년에는 《현대시조선총(現代時調選叢)》이 나왔으며, 64년에는 한국시조작가협회가 결성되
었고 그 뒤 한국문인협회에는 시조분과가 마련되었다.
7-3. 시조전문지
시조전문지로는 《시조문학》과 《현대시조》가 있으며, 시조시인에게만 주어지는 문학상으
로는 노산 문학상·가람 문학상·정운 문학상 등이 있다. 이은상은 양장(兩章) 시조를 시도
한 바 있으며, 단장(單章) 시조·동시조(童時調) 등을 시도한 이도 있다. 최근 신예작가들의
발랄·참신한 작품이 현대 시조의 앞날을 밝게 해준다.
열 셋, 닫는 글
간략히 현대시의 기법과 문장을 다루는법을 같이 했다. 이 글을 참조로 많은 글을 쓰시기를 바랍니다.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이해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구리문인협회/한철수>
첫댓글 감사, 감사, 그리고 또 감사~~~~~~~~~~~~~~~~! 복 많이 받으세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꼼꼼한 분석과 정리, 감사합니다. 어제보다 쬐~끔 유식해진 오늘입니다^^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