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드디어 고산 윤선도의 숨결을 느낄때가 되었다.
국어책에서 배웠던 어부사시사의 구절들이 살아난다.
추사(秋詞)
物外의 맑은 일이 어부 생애 아니던가
배 뛰워라 배 뚸워라
漁翁을 웃지 마라 그림마다 그렸더라
찌거덩 찌거덩 어여차
사철 흥취 한가지나 가을 강이 으뜸이라
어제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는 싫어 예송리해수욕장에서 큰길재를 넘어가기로 했다.
1시간도 걸리지 않을 것 같아 시간도 절약되고 큰길재에서 섬을 두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격자봉은 나중을 위해 남겨두었다.
30분이상을 걸어 큰길재에 도착했지만 나무들에 가려 바다가 보이지 않아 좀 아쉽다.
곡우당과 낙서재터를 돌아본다.
지금은 터 밖에 남아있지 않지만 풍류객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낙서재에선 동천석실이 맞은편에 훤히 보인다.
이제 동천석실로 가자
20분이상 헉헉대며 산허리를 올랐다.
동천석실에서 보는 풍경은 시원스럽다.
곡우당과 낙서재가 훤히 보이는 이곳.
이런 곳에서 차를 마시고 책을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웅장한 건물은 아니지만 자연과 조화된 모습이 멋스럽다.
신발도 벗고 양말도 벗고 맨발로 시원한 바람을 맞는다.
아! 자유의 바람이여
세연정까지는 걸어서는 30분이상이 될 것 같다.
터벅터벅 가을을 즐기며 걸어가고 있는데 트럭을 모는 아저씨가 세연정까지 태워준신다.
고맙습니다.
보길도에선 가장 알려진 세연정.
자연과 인공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세연정에 잠시 누웠다가 길을 재촉한다.
이제 청별항에서 완도로 가려한다.
다시 갈두항(해남땅끝마을)으로 가는 건 내키지 않는다.
웬만하면 여행중에 한번 거쳐간곳은 가기 싫어하는 내 성격탓이다.
완도는 큰 섬이라 제주도나 청산도를 가는 배편이 있어 몇번 와본 곳이다.
완도여객터미널까지 걸어가서 그 곳에서 출발하는 배편의 시간과 요금을 알아봤다.
혹시 다음에 이용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니깐...
여객터미널옆에 있는 횟집에서 회와 매운탕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기분좋게도 옆에 있던 여행자들이 농어회를 많이 남겨서 남은 것까지 내가 먹게 되었다...
이제 어디로 갈까?
영암의 월출산으로 가볼까?
월출산은 기억에 많이 남는 산이지만 웬지 이번 여행에서는 가고 싶지 않다.
고민끝에 담양의 소쇄원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담양과 가까운 곳인 광주행 고속버스를 타고 좌석에 앉았다.
영암의 월출산이 가까이 보인다.
언제봐도 멋진 산이다.
광주 광천터미널에 도착해서 인터넷으로 담양의 소쇄원을 가는 방법을 알아보니까 담양에서 가는 것보다 광주에서 가는 차가 더 많다는 것이다.
담양행 버스는 광주역에서 차가 출발하니까 17번 버스를 타고 광주역으로 향했다.
광주역에서 하루 잘까 생각도 했지만 광주역에서 가까운 찜질방이 좋아보여 그곳을 이용하기로 했다.
"빛고을 사우나"는 광주역 근방에 있는데 open한지 얼마 안되어 시설도 좋고 음식도 맜있고 가격도 저렴해서 무척 맘에든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뜨거운 사우나실에서 몸을 녹이니 여행의 피로가 날라가 버린다.
내일은 일요일이라 소쇄원가기엔 사람들이 많아서 내키지 않았다.
그럼 무등산을 가볼까?
아님 내일 하루는 찜질방에서 푹 자볼까?
내일 아침에 마음내키는 대로 하자.
웬지 여행이 거의 마무리 되는 기분이 든다.
이 여행이 끝나고 나면 며칠후에 인도로 배낭여행을 가기로 했다.
여행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맘껏 돌아다녀보는 것도 괜챦을 듯 싶다.
그래서인지 국내여행은 곧 마무리 될 것 같다.
언제일런지는 나도 모르겠다.
오늘은 그냥 찜질방에서 푹쉬기로 했다.
어떤 찜질방은 일정시간되면 돈을 추가로 받기도 하는데 이곳은 그러지 않을 것 같았다.
이곳에서 인터넷으로 여행기도 올리고 책도 읽고 잠도 맘껏 자자.
여행을 정리하다보니까 의외로 돈이 많이 든다.
이번 여행하면서 하루 30,000~35,000원정도 예상했는데 대충 그 안에서 지출을 한 것 같다.
생각보다는 차비로 지출이 많이 되었다.
차로 이동한 거리가 꽤 많이 되기 때문이다.
울릉도를 가지 않고 보길도를 갔기 때문에 돈은 어느정도 절약한 것 같다.
여행일정을 고민해봤다.
내일은 담양을 구경하고, 다음날은 내장산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