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는 아들 가진 사람만이 받을 수 있는 칭호입니다.
시어머니는 아들을 결혼시켜 며느리의 존재가 있어야만 한다는 필요조건이 더 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의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아들 가진 친구들이 아직 시어머니가 안 된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시어머니의 이미지는 예로부터 그리 좋지 않아왔습니다.
착한 며느리를 호되게 시집살이를 시키는 용심 많은 시어머니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옵니다.
그러나 요즘은 사정이 많이 바뀌어 반대의 경우를 심심찮게 보게 됩니다.
며느리의 눈치를 보며 하고 싶은 말도 참고사는 시어머니가 대부분입니다.
우리 세대가 결혼하고 며느리가 된 70년대의 시어머니 대부분은 남존여비 사상의 희생물로 학력이 낮고, 과학적인 지식이 부족하여, 미신을 믿으며 교육을 받은 우리와는 생활 전반에 걸친 태도에 차이가 많았습니다.
그래도 지엄하신 시어머니의 말씀에 순종했습니다.
'나중에 내가 시어머니가 되면 저렇게 하지 않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교육을 받을 만큼 받은 우리는 우리 시대의 시어머니 같은 대우를 받지 않으리란 기대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생각은 오산이었습니다.
격변하는 시대 조류에 따라가지 못하는 우리 세대를 젊은 며느리들은 역시나 늙은이 취급을 하기 때문입니다.
대학교수로 정년퇴직한 친구의 말입니다.
대학교수라면 최고 엘리트라는데는 이의를 달 사람이 없을 겁니다.
그 친구도 아들을 결혼시켜 며느리를 보고 손자를 얻어 시어머니,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엘리트 의식으로 자신은 멋진 시어머니, 유식한 할머니로 대우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데, 현실은 생각대로가 아니더란 이야깁니다.
우리 시대의 시어머니와 별로 다르지 않은 대우에 적잖이 당황스럽더란 이야깁니다.
유치원 다니는 손자로부터 영어 발음이 틀렸다는 핀잔에, 육아에 대한 조언에 '어머님, 그 건 아니죠.'라는 며느리의 댓구에 확 깨달음이 오더라고 했습니다.
못 배운 시어머니나 배운 시어머니나 며느리 입장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시어머니는 시어머니일 뿐이고 며느리는 며느리일 뿐인 겁니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달라진 건 없습니다.
시어머니와 시댁이 싫어서 시금치도 안 먹는다는 요즘 며느리들입니다.
우리 세대는 싫어도 싫은 내색을 하지 못했지만, 요즘 며느리들은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쏟아내는 용감한(?) 사람들입니다.
아들을 장가보내면 내 아들이 아니고 내 며느리의 남편이라는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습니다.
우리 며느리가 남편 내조 잘 하고, 손녀를 잘 키우고 조신하게 살림을 하고 있지만, 간 혹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도 그냥 참고 맙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나이 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잔소리'로 치부하고 무조건 듣기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며느리는 세련되어 물건 선택에도 고급품을, 색상도 고상한 것을 고릅니다.
다 좋지만 한 가지, 이제 갓 돌을 지난 손녀의 옷 색상이 검은색 아니면 회색 톤으로 어둡고 칙칙합니다.
밝은 것이 베이지색이라, 고운 옷으로 입히면 좋겠다는 내 의견을 말하지 못 했습니다.
아니 안 했습니다.
내가 떠준 분홍색 카디건은 한 번도 입힌 것을 보지 못 했습니다.
연분홍색 모자도 한 번 씌우고는 그만이어서, 손녀 옷을 많이 떠주고 싶다는 생각을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손녀 옷을 떠주려고 맑고 깨끗한 손녀 피부색에 잘 어울리는 흰 색실, 연두색실, 분홍색실을 사다 놓았는데 아직 그냥 실로 남아있습니다. 이런 문제도 며느리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 조심스럽습니다.
요즘 시어머니의 자화상입니다.
첫댓글 답글을 썼는데 등록이 안되네요^^
며느리가 더 어렵긴 하지만 딸도 별 다르지 않아요. 시어머니나 친정엄마나 세대차이땜에 조심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바로 그 세대차이가 참으로 크고 무섭더군요.
입은 다물고 지갑은 열라는 조언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옥덕씨 아들이 결혼하면 며느리의 남편이고 사돈댁의 사위란 표현이
좀 과장된 표현이나 시대흐름이 그러니 우리 시어머니들 그러느니
하고 삽시다. 가끔씩 못마땅할때 내딸역시 그러니 합니다.
귀여운 손녀의 가디간은 요즈음 젊은이들 손뜨개옷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 힘들게 애써 짜입힐생각 마세요..
한번이라도 입혀서 할머니뵈러 왔으면 좋으련만 새아가가
미쳐 시어른 마음을 살피지 못했네요.우리큰딸도 그렇습니다.
속상해서 사부인 만나 일렀더니 혼이 났다고 하더군요
며느리의 안목과 취향을 존중해야지요.로 서운하지도 않습니다.
손목과 어깨가 아파서 뜨개질은 많이 못합니다.
실은 오래 두어도 괜찮으니 다른 용도로 쓰면 될 겁니다.
5년이나 지나 이제는 많이 비우다 보니 사소한 것은
언니 말에 절절하게 공감합니다 저도 6년전 시어머니되어 손녀가 돌이되어가는데
아기보러가는 것도 며느리 눈치봐가며 가부 물어봅니다 속모르는 아들은 손녀 보여줄려고
자꾸 부르지만 며느리는 그게 아니더군요! 그저 며느리눈치만 봅니다 =@=@
손녀가 보고싶어도 보러 못갑니다.
저희가 데리고 우리 집에 와야만 잠간 보고요.
저희 집엔 오라고 하기 전엔, 그 옆에 갈일이 있어도 불쑥 찾아가지 않습니다.
며느리 눈치보며 사는 오늘 날 시어머니들입니다.
우리 언니가 뜨개질로 온 식구 , 외가 친가, 시집가서는 시집식구, 친구, 안 입힌데가 없이
질렀다. 요즘의 며느리랑 딸들이 할머니보고
뜨개질로 뛰어난 솜씬데 칭찬도 많이 듣고 보람도 많이 느끼면서 행복 해 하며 살았어요.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어느날 손주들 열명한데 있는 솜씨 다 하여 고등학교 다닐때
춥다고 속 반 바지까지 공평하게 짜 입혔는데 며느리 딸 손주 어느 한사람 옷 잘 입었다는
인사 하는 놈 없드라고 속에 품은 섭섭함을 내어 놓기에 < 언니 꿈 깨고 짝사랑에서
벗어 나시라고...> 나도 화가 나서
자기들 자식한테는 자기들이 엄마니까 관심 끊으라고 하는데 우리가 그 말을 명심해야한다.
이제 더 이상 손녀 옷 떠주는 일은 없을 겁니다.
손목과 어깨가 아파서 전처럼 뜨개질도 많이 못합니다.
며느리 안목과 취향에 맞는 옷 사입히라고 돈으로 줄 예정입니다.
시대에 맞게 처신해야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