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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카르 크레머의 <그리스 신화> 중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스> 대본 엑토르 크레미외 및 뤼도비크 알레비 초연 1858년 파리 부프 파리지앙 극장 배경 그리스의 신화시대 테베 근처의 시골(지상), 올림푸스 산(천국), 하계(지옥) <1997 브뤼셀 라 모네 극장 / 119분 / 한글자막> 라 모네 극장 오케스트라 & 합창단 연주 / 패트릭 다뱅 지휘 / 헤르베르트 베르니케 연출 오르페오(오르페우스).....음악가, 바이올린의 명수................................알렉산드루 바데아(테너) 외리디스(유리디체)..........오르페의 아내....................................................엘리자베스 비달(소프라노) 플뤼톤(프루토)...................지옥의 신, 농부 아리스테로 변장한다.....레이날도 마시아스 주피터(제우스)...................신들의 우두머리...............................................달 뒤싱(바리톤) 존 스틱스.............................플뤼톤의 하인, 과거 보이오티아의 왕.....앙드레 융 여론(與論).............................................................................................................데지레 마이저(메조소프라노) --------------------------------------------------------------------------------------------------------------------- === 프로덕션 노트 === 오펜바흐의 <지옥의 오르페 Orphee aux Enfers>는 그리스 전설을 토대로 한 나폴레옹 3세의 통치에 대한 풍자극 형식의 오페라이다. 이 오페라에는 오펜바흐의 사랑스러운 멜로디와 함께 유명한 '뱃노래'(barcarolle)가 들어있는데 극중 오르페의 바이올린 연주로 나오는 뱃노래와 더불어 오펜바흐의 유명한 '캉캉'(can-can)은 변함 없이 이 오페라의 절정이다. Herbert Wernicke가 연출한 이 공연은 무대장치와 의상, 조명이 효과를 더하여 훌륭하게 구성된 작품으로 브뤼셀(Brussels)에 있는 The Theatre de la Monnaire에서 라이브로 녹음되었고 올림푸스는 브뤼셀의 유명한 19세기말의 분위기를 지닌 카페, La Mort Subite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이 작품에 대한 지휘자 패트릭 다빈(Patrick Davin)의 해석은 가볍고 세련되었으며 비록 파괴적인 요소를 암시하지만 이것이 작품의 활력을 죽이지는 않는다. 더불어 가수들의 훌륭한 캐스팅도 아름다운 음악과 멋진 조화를 이룬다. ---------------------------------------------------------------------------------------------------------------------------- ===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 백과 / 이은진 글> 지옥의 오르페 자크 오펜바흐(1819~1881) 오펜바흐는 잘 알려진 오르페오 이야기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원작의 비극을 풍자와 익살로 바꾸었는데, 이를 통해 당시 제2제정 시대의 파리 사회에 대한 비판 정신을 작품에 담아내었다. 이야기를 다시 쓰다 “자극적이면서 아름다운 선율을 작곡하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오펜바흐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어려운 일을 〈지옥의 오르페〉로 해냈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는 몬테베르디와 글루크 등의 쟁쟁한 작곡가들이 그들의 오페라 줄거리로 사용하는 등 작곡가들에게 인기 있는 이야기이다. 오펜바흐는 이렇게 잘 알려진 오르페오 이야기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패러디하였다. 에우리디체와 오르페오의 사랑을 권태기에 접어든 사랑으로 바꾸면서, 에우리디체는 오르페오와의 이별을 후련해하는 등의 모습과, 에우리디체의 죽음 이후 주위 사람의 강요로 그녀를 찾아가는 것으로 바꿔버린다. 여기에 등장하는 신들 역시도 여흥과 술에만 관심을 보이며, 주피터, 플루토, 존 스틱스 등의 남성을 모두 탐욕적이고 호색한 인물로 그려낸다. 이렇게 호프만은 원작의 비극을 풍자와 익살로 바꾸었는데 이를 통해 당시 제2제정 시대의 파리 사회에 대한 비판 정신을 작품에 담아내었다. 음악이 담아낸 시대정신 나폴레옹 3세가 집권하게 되면서 프랑스는 제2제정 시대에 돌입하였다. 그의 즉위아래 프랑스는 산업혁명이 활발히 진행되고 문예가 진흥되었다. 이 시기는 특히 부르주아 사회의 형성기로 특징지어지는데 화려한 소비문화가 생겼으며, 오펜바흐의 오페레타 역시도 그러한 부르주아 문화의 한 면을 담고 있다. 오펜바흐는 쾌락을 즐기는 당대의 시대정신의 패러디에서 그치지 않고 쉬운 선율과 우스운 상황 전개, 캉캉 장면 등으로 표현하였다. 특히 캉캉 부분은 발레와 관현악의 조화가 강조되어있어 예술적인 면에서 매력적인 부분이다. 또한 글루크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에서 유명한 아리아 ‘나의 에우리디체를 돌려주오’의 멜로디를 차용하여 코믹하게 바꿔버린 것은 그의 뛰어난 패러디 능력을 보여준다. 또한 오르페오에게 집중되어 있는 오르페오 이야기에서, 오히려 극중 비중은 적지만 음악적으로 에우리디체에게 더 큰 비중을 주면서, 콜로라투라1) 가 돋보이는 소프라노 에우리디체를 만들어냈다. 외국에서 먼저 인정받다 〈지옥의 오르페〉가 무대에 오르자마자 성공의 반열에 오른 것은 아니었다. 1838년 부프 파리지앙 극장에 오른 〈지옥의 오르페〉는 오펜바흐의 패러디를 단순히 스캔들을 만들려는 가벼운 시도로 치부하였다. 그러한 편견 속에서 오펜바흐의 패러디의 진가는 묻혔다. 다행히 초연 1년 후, 독일어판으로 만들어지면서 블레슬라우와 프라하 등에서 공연되었다. 특히 기억될만한 공연이 오스트리아 작곡가 칼 비더가 작품의 서곡을 〈천국과 지옥〉이라는 제목으로 편곡한 후 공연한 빈 공연이다. 이 공연은 원작을 능가하는 성공을 거두면서, 이후 원작에서 사용되기까지 하였다. 그리고 비더의 편곡으로 유명해지면서 이 작품은 다시 파리에서 공연되었다. 부프 파리지앙에서 228일간 연속 상연이라는 기록을 남길 정도로 파리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오펜바흐는 1874년 파리 가이테 극장에서의 재공연 때 작품을 전 4막으로 개편하였다. 여기에는 두 개의 발레와 새로운 장면, 아리아 등이 추가되었다. 오늘날에는 초연판과 개정판 모두 상연되고 있다. 인간 내면에 숨겨진 추악한 본성 에우리디체와 오르페는 서로에게 싫증이 난 상태로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오르페는 그가 만나고 있는 여인 클로에의 뒷모습을 보고는 그녀를 위해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그러나 그녀는 에우리디체를 클로에로 착각한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은 화를 내며 싸운다. 화가 난 오르페는 에우리디체가 아리스테와 밀회하는 장소에 독사를 몰래 숨겨둔다. 오르페의 계획을 알고 있는 플뤼톤은 아리스테로 변장하고 에우리디체를 보리밭으로 끌고 간다. 독사에 물린 에우리디체는 남편과 헤어지는 것을 후련해한다. 플뤼톤은 그녀를 안고 지하세계로 데려간다. 에우리디체는 그녀의 죽음을 알리는 글을 오르페에게 남기고, 이를 본 오르페는 기뻐한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이 그를 꾸짖으며 그녀를 찾아오라고 한다. 올림포스 산에서 주피터는 에우리디체를 플뤼톤이 유괴한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다른 신들은 플뤼톤의 편을 든다. 세론과 함께 오르페가 다가와 주피터의 도움을 구한다. 오르페의 연주에 신들은 플뤼톤을 비난하게 된다. 그리고 주피터와 다른 신들은 오르페와 함께 지하세계로 간다. 에우리디체가 갇힌 지하 감옥으로 온 주피터에게 플뤼톤은 자신이 납치한 것이 아니라며 변명한다. 에우리디체를 본 주피터는 그녀의 미모에 반해 파리로 변신하여 감옥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는 그녀를 유혹하며 그녀를 올림포스로 데려가고자 한다. 여기에 에우리디체도 동의한다. 하계의 대 연회장에서 에우리디체는 술의 신 바쿠스의 여사제로 변장하고 등장한다. 에우리디체는 바쿠스를 찬양하기 시작하며, 파티는 점점 무르익어간다. 주피터와 에우리디체는 적당한 기회를 보고 도망가려고 한다. 그러나 플뤼톤이 이를 막아서며 주피터를 막는다. 이때 오르페가 당도하며 아내를 돌려달라고 한다. 그러자 주피터는 지상으로 갈 때까지 그녀를 돌아보면 안 된다는 조건으로 두 사람을 보내준다. 오르페가 아내를 데리고 출발하자, 주피터가 번개를 던지고, 이에 놀란 오르페가 뒤돌아본다. 오르페는 에우리디체를 두고 떠나며 오히려 클로에에게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을 기뻐한다. 에우리디체는 바쿠스의 여사제로 남게 되고 신들은 모두 그녀를 축하한다. 서곡 조용하고 아름다운 도입부의 극중에 나오는 미뉴에트와 카논이 순서대로 소개되는 서곡은, 원곡보다는 작곡가 칼 비더가 원곡에 다른 삽입곡들을 덧붙여 확장시킨 관현악으로 더 많이 연주된다. 비더의 편곡은 〈천국과 지옥〉이라는 제목을 가졌는데, 이 작품이 연주된 이후, 〈지옥의 오르페〉는 처음에 외면 받았던 파리에서 역수입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비더의 〈천국과 지옥〉은 원래의 서곡 선율 이후 1막의 바이올린 솔로 부분과 마지막의 캉캉을 화려하게 편곡한 부분이 추가되어 있다. 2막 1장 에우리디체와 주피터 2중창, ‘유혹의 2중창’(Il m’a semblé) 에우리디체의 미모에 반한 주피터는 파리로 변신하여 열쇠 구멍을 통해 그녀에게 날아간다. 파리가 에우리디체의 어깨에 앉아 그녀를 유혹하는데, 에우리디체 역시도 파리를 마음에 들어 한다. ‘유혹의 2중창’은 이때 두 사람이 부르는 노래로 프랑스 민요 〈자크 형제〉의 멜로디를 참고하여 작곡하였다. 주피터가 파리 흉내를 내면서 “스스스”라는 가사만을 연기와 함께 노래하는 것이 재밌다. 여기에 대조적으로 에우리디체의 뛰어난 콜로라투라 기교가 들어가면서 2중창은 재미뿐만 아니라 상당한 기교로 예술성도 높였다. 2막 2장 미뉴에트와 갤럽 파티가 시작되면서 등장인물 모두가 참여하는 화려한 무용장면이다. 〈지옥의 오르페〉에서 가장 화려하고 멋진 장면이며 캉캉으로 상당히 유명한 장면이다. 이 부분은 〈지옥의 갤럽〉이라는 부제가 붙는데, 느린 미뉴에트에 이어 캉캉으로 알려져 있는 빠른 갤롭으로 되어 있다. 생상스는 이 갤롭을 빌려, 〈동물의 사육제〉에서 거북이를 표현하기 위해 현을 위한 작품으로 편곡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 === 작품 해설 === <2012년 10월 24일 네이버캐스트 / 이용숙 글> 클래식 명곡 명연주 오펜바흐, 지옥의 오르페 '여론(퍼블릭 오피니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오페라, 상상해 보셨나요? 17세기 오페라 초창기에는 희망, 음악, 미덕, 행운 등의 추상적인 개념을 의인화한 인물들이 오페라에 등장했답니다. 그런 과거의 전통을 19세기에 되살려 프랑스 작곡가 자크 오펜바흐(Jacques Offenbach, 1819-1880)는 자신의 오페레타 [지옥의 오르페]에서 '여론'이라는 인물을 등장시킵니다. 주인공이 어떤 행동을 하려 할 때 '그런 짓을 하면 세상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생각하며 그에 대해 뭐라고 말할 것인가' 하는 점을 주인공에게 일깨워주는 인물이죠. 그렇다면 이 '여론'은 대체 어떤 모습으로 무대에 등장할지 궁금하시죠? 미스유니버스나 여신의 모습 또는 오페라극장을 청소하는 미화원 아주머니의 모습으로 등장해 사람들을 웃겨 줍니다. 연출 콘셉트에 따라 이 등장인물에게 얼마든지 다른 옷을 입힐 수는 있지만 메조소프라노 배역이니 여성가수가 맡아야 한다는 것만은 정해져 있죠. [지옥의 오르페]의 원작은 그리스 신화 속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이야기입니다. 결혼식날 뱀에 물려 죽은 아내를 구하러 저승(여기서는 '지옥')으로 간 음악가이자 시인 오르페우스의 이야기 말입니다. 이 소재는 시대를 뛰어넘어 오페라에서 꾸준히 쓰인 단골 소재였습니다. 페리의 [에우리디체](1600),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1607), 글루크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1762), 하이든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또는 애지자(愛智者)의 영혼](1791) 등이 그 대표작인데요, 엑토르 크레미외와 뤼도비크 알레비가 대본을 쓴 오펜바흐의 오페레타는 신화를 비틀어놓은 유쾌한 패러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의 신들이 총출동하는 이 즐거운 희극은 가사가 프랑스어라서, 노래할 때는 오르페우스는 오르페, 에우리디케는 외리디스, 제우스는 쥐피테르, 하데스는 플뤼통 등으로 불립니다. 바이올린 교습하는 오르페우스, 바람난 아내 에우리디케 1막 1장은 그리스 테베 근교의 시골에서 시작됩니다. 먼저 '여론'이 무대에 등장해 '미풍양속과 도덕의 수호자'라며 자신의 역할을 설명하죠. 바이올린 교습으로 살아가는 음악 교사 오르페우스와 그의 아내 에우리디케는 이미 서로를 지긋지긋해하는 젊은 부부입니다. 양치기와 바람이 난 에우리디케는 설레는 마음을 '가슴 속에 꿈을 지닌 여자는'이라는 노래로 표현합니다. ‘아리스테’라는 이름을 가진 이 양치기는 사실 변장한 지옥의 신 하데스랍니다. 남편의 음악을 끔찍하게 싫어하는 에우리디케는 새로운 곡을 연주하는 오르페우스와 '아, 그런 거였군' 하는 이중창으로 대판 싸우고 나서 양치기를 만나러 갔다가, 남편이 옥수수 밭에 설치한 덫에 걸려(혹은 원래 신화대로 뱀에 물려) 죽게 됩니다. 남편을 벗어나 양치기 연인과 차원이동을 하게 된 에우리디케는 기뻐하며 죽음을 맞이하고, 하데스는 에우리디케에게 최면을 걸어 그녀 스스로 ‘하데스와 함께 지옥으로 간다’는 사실을 오르페우스에게 글로 남기게 한 뒤 그녀를 지옥으로 데려갑니다. 아내가 남긴 편지를 보고 오르페우스는 ‘자유다, 해방이다!’를 외치며 신이 나서 날뛰지만, 그때 ‘여론’이 나타나 올림포스에 가서 제우스신에게 탄원해 아내를 구해오라고 명령합니다. 사랑보다는 명예와 세상의 평판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여론은 마지못해 따라가는 오르페우스를 이끌고 올림포스로 향합니다. 1막의 2장은 올림포스 산 꼭대기입니다. 올림포스의 신들은 할 일이 없어 주로 잠을 자고 있고, 잠에서 막 깨어난 베누스와 아르테미스 여신 등 여러 신들이 차례로 노래를 부릅니다. 전령의 신 헤르메스는 지상에 다녀와 '하데스가 에우리디케를 납치했다'는 소식을 알려줍니다. 제우스는 동생인 하데스를 꾸짖지만 신들은 오히려 독재자이며 바람둥이인 제우스를 맹렬히 비난하기 시작합니다. '무기를 들어라, 신들이여'라는 반란의 합창이 울려 퍼지고, 특히 여신들은 제우스의 엽색 행각을 조목조목 폭로하지요. 이때 '여론'과 함께 오르페우스가 올림포스에 도착해 아내를 돌려달라고 노래합니다. 실추된 권위를 되찾아야겠다고 생각한 제우스는 에우리디케를 납치한 하데스에게 적절한 벌을 내리겠다며 지옥으로 내려가려 합니다. 그러자 올림포스가 지겨워진 신들은 너도나도 다 지옥에 가고 싶어하고, 결국 제우스는 모두를 데리고 내려갑니다. 2막 1장은 저승을 지배하는 하데스 성에서 에우리디케가 갇혀 있는 방입니다. 에우리디케는 하데스에게 반해 따라오긴 했지만 지옥 생활이 벌써 지루해졌습니다. 그녀를 감시하는 문지기 존 스틱스는 에우리디케를 유혹하지만 거절당하지요. 하데스가 제우스와 함께 돌아오는 소리가 들리자 스틱스는 에우리디케를 가둬놓고 사라집니다. 제우스는 에우리디케를 유혹하려고 파리로 변신합니다. 열쇠구멍을 통해 날아 들어온 제우스를 보고 '너무나 예쁜 파리'라며 반해버린 에우리디케에게 제우스는 '즈...즈...'거리며 파리다운 노래를 부르다가, 결국 자신의 정체를 밝힙니다. 둘은 올림포스로 올라가 함께 살기로 약속하지요. 마지막 2막 2장은 지옥의 넓은 홀이 배경인데요, 이제 지옥에 내려온 모든 신들이 모여 떠들썩한 파티를 펼칩니다. 에우리디케는 포도주의 신 바쿠스의 여사제로 분장하고 제우스의 파트너로 파티에 등장합니다. 하데스가 자신의 변장을 눈치 채지 못한 줄 알고 좋아하지만, 사실 하데스는 변장한 에우리디케를 첫눈에 알아보고도 모르는 체하지요. 신들이 '지옥의 캉캉'에 맞춰 법석을 떨며 춤을 추는 동안 제우스는 에우리디케를 데리고 도망가려 하지만, 하데스가 이를 저지합니다. 오르페우스에게 아내를 돌려주기로 약속하지 않았느냐는 하데스의 추궁에 어쩔 수 없이 제우스는 에우리디케를 포기합니다. 오르페우스에게 에우리디케를 돌려보내면서 제우스는 단서를 붙입니다. 오르페우스가 한번이라도 뒤를 돌아보면 에우리디케는 지상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이었지요. 오르페우스는 아내와 함께 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지만 그래도 서슬이 퍼런 '여론' 때문에 할 수 없이 앞만 보며 아내를 데리고 갑니다. 그러자 에우리디케를 잃어버린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난 제우스는 인내심을 잃고 벼락을 내려칩니다. 그 소리에 놀란 오르페우스가 뒤를 돌아보자 제우스는 크게 기뻐하지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역시 영영 헤어지게 된 것을 진심으로 기뻐합니다. 신들의 눈총 때문에 에우리디케를 자기 여자로 삼을 수 없게 된 제우스는 그녀를 바쿠스 신의 여사제로 만들어 올림포스로 데려갑니다. 모두 즐겁게 캉캉을 추는 가운데 막이 내립니다. 공무원의 무위도식, 상류사회 결혼생활에 대한 비웃음 독일에서 태어나 성가대 지휘자 아버지에게서 바이올린과 첼로를 배운 오펜바흐는 14세 때 온 가족이 파리로 이주하면서 파리음악원에서 작곡을 공부했습니다. 파리 오페라코미크 극장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며 가끔 왈츠 등의 살롱음악을 작곡했던 그는 파리국제박람회가 열린 1855년 샹젤리제 거리에 '파리 희가극장(Les Bouffes-Parisiens)'이라는 자기 소유의 극장을 개관했습니다. 여기서 [지옥의 오르페](1858), [아름다운 엘렌](1864), [푸른 수염](1866) 등 사회적 풍자가 가득 담긴 희극 오페레타들을 무대에 올려 인기를 끌었고, 오페라 [호프만 이야기](1881)는 완성하지 못한 채로 세상을 떠났답니다. 오페라가 고상한 예술이라는 인식을 없애고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려고 오페레타를 발전시켰던 오펜바흐는 이미 누구에게나 익숙한 소재인 오르페우스 이야기의 패러디를 시도했습니다. '죽음을 뛰어넘는 절대적인 사랑'이라는 낭만주의적 이상이 사회적으로 널리 퍼져 있으면서도 그것이 결혼생활에만은 전혀 적용되지 않는 현실을 비판하려 했던 것이죠. 이와 더불어, 일은 안 하고 시간만 흘려보내면서도 자신들을 대단한 존재로 착각하고 있던 당시의 고위관료들을 비웃기 위해 그리스 신화의 '게으른' 신들을 끌어들였습니다. 재산증식과 사회적 평판에만 신경을 쓰면서 애정 없는 결혼을 유지하고 있는 상류사회의 부부들을 풍자하는 한편, 나폴레옹 3세 치하 제 2제정 시대의 엄격한 사회규범에 가려진 이중윤리와 궁정관리들의 무위도식을 비꼬고 있는 것이 이 오페레타였습니다. 그러나 정작 오페라 극장을 찾은 귀족들과 관리들은 자기 이야기인 줄도 모르고 신나게 웃으며 갈채를 보냈다고 합니다. '오페레타(operetta)'란 오페라의 축소형입니다. 비극으로 끝나는 일이 드물고 거의 해피엔딩이죠. ‘오페라 코미크’나 ‘오페라 부프’와 비슷하게, 노래 외에 연극처럼 말로 하는 대사가 나옵니다. 오페라에 비해 대체로 소재가 일상적이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죠. 음악 역시 경쾌하며 이해하기 쉬운 편이고, 대개는 화려한 춤 장면도 등장합니다. 오펜바흐는 평생 거의 1백 편에 달하는 오페레타를 작곡해 19세기 파리를 오페레타의 중심지로 만들었습니다. 파리의 뒤를 잇는 오페레타의 중심지는 빈(Wien)으로, 요한 슈트라우스와 프란츠 레하르가 그 대표적 작곡가들이랍니다. 이 오페레타라는 장르는 프랑스의 보드빌 등 다양한 장르와 더불어 뮤지컬의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추천 음반 및 DVD [음반]나탈리 드세, 얀 뵈롱, 로랑 나우리 등, 마크 민코프스키 지휘, 리용 국립 오페라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그르노블 실내악단, 1998년 녹음 [DVD]엘리자베트 슈타이너, 쿠르트 마르쉬너, 토니 블랑켄하임 등, 마렉 야노프스키 지휘, 함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부르크 국립오페라 합창단 및 발레단, 요아힘 헤스 연출, 1971년 [DVD]엘리자베트 비달, 알렉산드루 바데아, 데일 듀싱 등, 파트리크 다뱅 지휘, 브뤼셀 왕립극장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헤르베르트 베르니케 연출, 1997년(한글자막) [DVD]나탈리 드세, 얀 뵈롱, 로랑 나우리 등, 마크 민코프스키 지휘, 리용 국립 오페라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그르노블 실내악단, 1997년 실황 [네이버 지식백과] 오펜바흐, 지옥의 오르페 - 오펜바흐 (클래식 명곡 명연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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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불멸의 오페라 2, 박종호>
연출가 헤르베르트 베르니케의 독특한 착상이 돋보이는 무대가 관객들을 놀라게 한다. 무대 변환 때문에 원래 2막 4장인 것을 요즘에는 주로 4막으로 공연하는 추세였는데, 베르니케는 놀라운 아이디어로 원래 2막의 모습을 되살림은 물론이고 세 번의 장면 변환 때문에 관객들이 단 일 초도 기다릴 필요가 없게끔 연출한다. 오페레타가 으레 그러하듯이 대사와 드라마투르기를 상황에 맞게 상당 부분 수정했다. 가수진의 노래와 연기도 괜찮고 화질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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