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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 대표, 이창호, 이세돌과의 시합, 너무 기뻐요!
싱가포르,말레이시아,베트남까지 잠들지 못한 사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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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말레이시아, 그리고 베트남까지, 목숨을 걸고 바둑 두는 김성룡 퉁퉁 부르튼 발, 그리고 잠들지 못한 밤의 사연 11월 13일 싱가포르 3일째 전날 바둑 행사와 아주 늦은 저녁식사, 그리고 원고를 쓰느라 늦어서인지 완전히 뻗어 버린 것 같습니다. 아침에 10시 가 넘어서야 일어났습니다. 싱가포르는 그야말로 쇼핑 천국이죠. 어딜 가나 대형 쇼핑몰이 있고 그곳은 항상 지하철과 연결되어 있어 편리함을 더해 주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법은 엄격하고, 나라는 좁고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풀어 주려고 하나, 저 혼자만의 생각을 해봤습니다. 설마 그렇진 않겠죠.^^ 인구 500만의 도시국가 싱가포르. 그 중 100만 명이 외국인이라고 하죠. 능력 있는 외국인의 기술은 돈을 주고 사는 나라, 우리의 조 미경 8단은 능력 있는 외국인으로 그만한 대우를 받으며 자신의 기술을 그들에게 전수하는 아주 이상적인 시스템으로 그 곳에 있습니다. 이 날도 저녁7시 부터 다면기가 시작 되었습니다. 전날과 다른 장소인 비션(bishun)이라는 곳에 있는 바둑센터입니다. 이곳엔 바둑 말고도 장기, 체스도 같이 있습니다. 다면기 상대가 중국 본토 유학생이 절반입니다. 중국 본토 유학생들은 모두 선으로 두겠다고 하네요. 이성재 9단은 7판을 다면기로 두었는데 모두 선으로 두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전례가 없는 경우입니다. 전 10판을 다면기로 두었습니다. 2점에서 5점정도로요. 그 중 일본 아줌마도 있습니다. 현지인과 결혼 하신 분인데 알고 보니 저 보다 한 살 어리네요. 3단이라고 해서 5점 접었더니 눈이 동그래집니다. 일본에서 프로와 3점 이상은 둔 적이 없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5점에도 2집을 지는데…… 하여간 시계를 놓고도 3시간 40분의 대접전을 해야 했습니다. 끝나고 근처에 가까운 로컬 식당에 술 한 잔 하자고 해 8명 정도 간 것 같네요. 술 시키면 당연히 안주 그리고 건배 이런 것 아닌가요. ▶ 국제버스 8명이 갔는데 맥주 3병, 국수3개, 만두6개짜리 1개 땡입니다. 술은 잔만 부딪치고 거의 먹질 않습니다. 왜 그런가했더니 술과 담배가 엄청 비싸다네요. 완전 싸구려 식당 같은데 술은 큰 거 한 병이 1만 원 정도 하고 담배는 12달러. 그러니 애초에 술 담배를 아예 안 배운 것 같습니다 거기에 택시비가 비싸니 한국 같이 밤에 모였다고 흥청망청 분위기는 아예 없습니다. 일본 아줌마한테 물어봤습니다.“싱가포르 사시기 어떻습니까?” “일본보다는 좋은데요. 아마 여자라면, 특히 한국, 일본 여자들은 여기가 좋을걸요. 근데 심심해요” 그 질문을 싱가포르 대표선수인 탄지아청에게 했더니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처음엔 답답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순응하며 사는 거죠.” 그냥 맹숭맹숭 2시간 보내다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처음으로 택시를 탔는데 지하철 5정거장 거리가 8000원정도 하네요. 싱가포르의 마지막 밤 정말 허무했습니다. 11월14일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아로 아침 8시 버스를 타기 위해 새벽5시30분부터 분주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저희가 가야 하는 곳은 하버프론트입니다. 하버프론트 지하철역을 내리면 굉장히 복잡하다는 것을 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센토사 섬으로 가는 길이 있고 대형 쇼핑몰, 거기에 다른 나라로 가는 페리 선착장, 그리고 말레이시아로 가는 국제버스 타는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곳에서 바다를 볼 수 있어서인지 집값은 싱가포르에서도 가장 비싼 곳 중에 하나라고 하는 군요. 7시50분 에 미리 예약 해 둔 말레이시아 국제버스에 탔습니다. 그런데 대형사고가 터졌습니다. 조미경 에게 제가 “말레이시아로 넘어갈 때 버스로 가면 검색 안하나” 라고 했더니 “당연히 하죠. 여권 있으셔야 해에에에~요. 으, 그런데 제가 여권을 안 가져 왔는데요.” 다행히 버스가 국경으로 가서 알게 된 것이 아니고, 미리 질문 한 것이 오히려 천만다행인 것 같습니다. 바로 뒤차로 오기로 하고 이성재와 제가 먼저 떠났습니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습니다. 국경 통과할 때 입국할 때 썼던 출국카드 반쪽을 잊어버린 겁니다. 보통 입국할 때만 신경 쓰고 출국 할 땐 별게 아닌 줄 알고 무심코 지난 것이 화근입니다. 보안 경찰 두 명한테 끌려가 지문 찍고 사진 찍고 하길래, ‘야!, 이거 이러다 채찍 때리는 거 아닌가’ 하는 두려움 까지 들더군요. 다행이 10분 만에 풀려났는데 저 때문에 다른 승객들에게까지 미안 하게 되었습니다. 버스안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조미경만 믿고 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와 달리 영어를 안 쓰는 말레이시아에서 영어도 안 되고 말레이어는 ‘땡큐’도 못하는 남자 두 명이 과연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요? 밤에 계속해서 글 올리겠습니다. 11월 14일 말레이시아 1일째 24시간 밖에 시간이 없는 말레이시아입니다. 다행인 점은 버스에서 내린 곳이 그 유명하다는 KLCC타워입니다. 일명 트윈타워라고도 불리는 88층짜리 빌딩 쿠알라룸프르의 상징입니다. 밤의 야경은 더 멋있어 밤에 오히려 사람이 더 많다고 하죠. 문제는 저희에겐 그곳에 가서 사진 찍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2시에 도착하기로 했는데 3시에 도착했기 때문입니다.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았습니다. 법은 싱가포르보다도 더 엄격한 것 같습니다. 싱가포르 지하철은 MRT라고 하는데 이곳은 LRT라고 합니다. 노선이 많지 않고 열차가 2-3량 정도만 다닙니다. 참고로 한번 탔는데 5정거장에 1.6링깃(약550원) 정도 합니다. 이곳에도 싱가포르에서 본 벌금 세트가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종류가 무려 8가지였습니다. 숨이 막히긴 싱가포르와 똑같습니다. 하지만 조금 지나고 보니 여긴 싱가포르와는 다르네요. 일단 길거리가 아주 '더럽다'까지는 아니어도 길거리에 휴지나 과자 봉지 이런 것들은 널브러져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중국인이 75%이지만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인이 75%입니다. 그러다 보니 종교는 이슬람교입니다. 이곳에서 다른 종교는 허용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중국인이나 인도인들은 이슬람을 믿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종교를 믿지요. 하지만 이슬람교를 비난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가장 큰 죄 중에 하나가 그것이니까요. 말레이시아 협회 회장님께서 그럽니다. “미스터 김, 여기 와서 살아요.”, 그래서 제가” WHY”했더니, “여긴 아내를 4명까지 둘 수 있어요. 남자 능력만 되면 최고죠” 법으로 문제가 없다네요. 대신 이슬람교도가 되어야 합니다. 압둘라 김이나 모하메드 김이 되면 저도 부인 4명까지 가능한 거죠. 중국인은 자녀를 2명이상 둘 수 없습니다. 법적으로 그렇답니다. 그래서 여기서도 아들문제가 은근하다고 합니다. 중국인도 남아 선호가 강하다 보니 첫째가 딸이면 고민 된다고 하네요. 언어는 말레이어와 영어가 공식 언어입니다. 중국인들은 중국어까지 3개 국어가 완벽합니다. 싱가포르보다 언어 하나를 더 한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 바둑을 두는 인구는 한국, 일본인을 제외하면 200명 정도에 불과 합니다. 왜 그럴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아시안게임에 선수를 파견도 할 수 있는 나라인데 뭐가 문제일까 했더니 역시 재정 문제입니다. 태국이나 싱가포르는 한 사람의 리더가 거의 바둑을 이끌고 있습니다. 반면 이곳은 십시일반 하는 정도이고 바둑클럽을 낼 정도의 여유가 안 돼 일본문화원에 있는 바둑클럽을 1주일에 한번 빌려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소원은 바둑 선생님입니다. 저한테도 계속 “선생님 한분 모시는데 비용이 얼마나 들까요?”하면서 물어봤습니다. 도시를 기준으로 한다면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와 비교해 3배정도의 임금과 물가 차이가 납니다. 반대로 태국보다는 2배정도 비쌉니다. 태국의 시진보 프로나 싱가포르의 조미경 프로 정도를 부를 만큼의 비용을 대기가 어려운 것이 이들의 고민입니다. 너무 아쉬웠습니다. 어린 유망주도 있고 대학생들의 바둑 붐도 일어나고 있는 이곳에 아무도 가르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정말이지 아쉬웠습니다. ▶ 김성룡, 말레이시아 바둑선생을 맡다 엄청난 폭우가 내리는 와중에 30여명이 모인 일본 문화원에서 이들과 5시간 동안 다면기와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역시 싱가포르와는 달리 바둑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이들은 기본기가 약했습니다. 가장 잘 두는 선수가 이번에 아시안게임에 가는 선수들이었는데 프로에게 4점이나5점정도 치수입니다. “아시안게임 나가는 것 어떠세요?” 했더니 이들은 가는 걸 매우 기뻐했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이창호, 이세돌 9단과 시합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뻐요” 라고요 바둑을 좋아하는 것이나 열정만큼은 그들도 다른 나라 못지 않았습니다. 저녁식사는 “스팀보트” 우리로 치면 샤브샤브였습니다. 싱가포르에선 그래도 맥주 한잔 정도는 하자고 하시는데(거의 딱 한잔입니다) 이곳은 전혀 술 얘긴 꺼내지도 않습니다. 스팀보트와 중국차, 우리로 치면 샤브샤브와 보리차 이런 조합도 가능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에서 아쉬웠는지 또 바둑을 두자고 하네요. 그러다보니 11시, 숙소에 12시전에 들어가기가 참 힘드네요. 물만 마시고 그렇다면 또 모르겠는데, 술도 안마시고 이건 참 쉽지 않습니다.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쿠알라룸푸르의 마지막 밤 역시 허무했습니다. 11월15일 말레이시아 2일째, 베트남 호치민 1일째 -띠옹 회장님 오후 2시 45분 비행기로 베트남 호치민으로 가서 이강욱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표는 프로모션 하는 가장 저렴한 표를 구했더니 왕복 1인당 25만 원 정도 하네요. 말레이시아 협회장님의 이름은 한국식으로 하면 장기순 입니다. 그런데 명함에 영어로 표기된 이름은 Tiong kee soon입니다. 제가 중국어는 잘 못해도 이렇게 표기는 안하거든요. ◀ 다면기하는 이성재 9단, 말레이시아 그래서 물어 봤습니다. 왜 이렇게 표기하냐구요. 그랬더니 폭겐식 발음이랍니다. 폭스바겐도 아니구 폭겐은 뭔가 했더니 복건, 즉 푸젠식 발음이라고 하네요. 푸젠은 타이완 즉 대만과 마주보고 있는 곳입니다. 영국이 말레이 반도와 인도네시아를 식민지로 할 때 인도인들과 복건 쪽과 타이완 쪽 중국인 노동자를 강제 이주 시켜 이들을 이곳에서 일하게 했다고 합니다. 그 역사가 오래 되다보니 이들의 이민 역사는 오래 되었습니다. 그 때는 하나의 중국과 같은 통일된 만다린어가 아닌 각 지방의 사투리를 쓰던 때라서 이들도 현재 중국에서 쓰는 표기가 아닌 자기 고장의 언어를 표기한 것입니다. 아무튼 '띠옹' 회장님이 저희를 공항까지 태워다 주셨습니다. 차비 대신 공항에서 대기하는 동안 데리고 온 말레이시아 대표선수와 회장님을 상대로 2면기를 공항 벤치에서 쭈그리고 지도를 했습니다. 이성재 9단은 전날부터 상태가 안 좋았습니다. 무리한 거죠. 그래도 계속 저를 따라 다니다 보니 거의 얼굴이 반쪽이 되었네요. 호치민으로 가는 말레이시아 에어라인 참 좋네요. 스튜어디스도 우리나라만큼 미인입니다. 같이 탄 말레이 아가씨들도 미인들이고요. 히잡이라고 하나요. 머리에 다 두르고 있는데 오히려 노출해서 여성의 아름다움을 나타낼 수도 있지만 안 보여줘서 더 궁금하게 만드는 것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1시간 40분 걸려 도착한 베트남 호치민. 멀리서 손을 흔드는데 이강욱 이네요. 알아보긴 하겠는데 영락없는 베트남 사람입니다. 옷차림도 그렇게 생김새도 그렇습니다. 남들이 본다면 외국인 상대 현지 가이드인 줄 알겠어요. 공항에 도착했더니 시간이 없답니다. 빨리 가자고 하네요. 어딜 가는데 했더니 5시 부터 다면기가 준비 되어 있다고 합니다. 저희가 공항에 4시 에 도착했거든요. 말레이시아에서도 총 23시간 있었는데 아무것도 못보고 바둑만 8시간은 했는데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주 불길하네요. 역시 예측은 맞아 떨어졌습니다. ◀ 말레이 에어라인의 말레이 미인들, 김성룡, 또 다시 이슬람으로의 개종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갖다. 4시50분분부터 시작된 다면기는 처음엔 6명씩 했는데 계속 인원이 늘어나더니 급기야는 끝난 자리에 또 누가 앉고 끝나면 또 누가 앉아 버리니 끝날 조짐이 없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들의 실력이 여간 아니라는 겁니다. 이강욱에게 제대로 4개월 이상 배운 실력들이라 기본기가 좋습니다. 접바둑도 이강욱과 많이 둬봐서 그런지 수준이 상당히 있습니다. 4년 전에 갔을 때엔 제일 잘 두는 사람이 저한테 4점에 잘 못 이겼는데 지금은 그 정도 수준이 호치민에만 10명이나 있다고 하니까 대단한 발전이죠. 에에컨이 안 나와 선풍기를 틀고 바둑을 두는데 원래 기온이 36도인데다가 좁은 곳에 사람들이 엄청 모이다 보니 죽을 것 같습니다. “아, 드디어 나도 조치훈9단과 같이 목숨을 걸고 바둑을 두는 구나” 이런 생각까지 듭니다.” 도대체 몇 판을 두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도 않습니다. 무아지경에서 둔 것 같습니다. 저녁식사는 이강욱 프로의 부모님이 와 계셔 한식집에서 호치민 바둑계의 대부로 불리는 유이 선생과 함께 6명이 식사를 했습니다. 이강욱 사범은 얼굴이 밝아 보였습니다. 사실 예정에 없던 일정이었습니다. 원래는 말레이시아에서 브루나이로 가야 했는데 한국기원 기사회장인 최규병 9단이 상하이에서 강욱이 좀 보고 오라는 얘기에 방향을 바꿔 들른 곳입니다. 집세 300달러 생활비 200달러 그가 베트남에서 쓰는 돈입니다. 어떻게 그 돈으로 버틸 수 있을까 했는데 그의 생활 모습을 보니 충분히 가능하겠더군요. (참고로 올해 한국에서 프로기사 8명이 정부지원금으로 외국에 보급을 나가고 있습니다.) 베트남 호치민은 한국교민만 10만 명에 육박 할 정도로 세계에서 열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한국 교민이 많은 곳입니다. 비즈니스가 성업이다 보니 술집이나 다른 유혹이 강한 곳입니다. 이성재 9단이 하도 저 따라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니 발바닥에 물집이 잡혀 힘들었나 봅니다. 발 마사지 받고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하는데 이강욱이 걸작입니다. 발 마사지 받는 곳을 모릅니다. 술 안마시니까 술집 모르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발 마사지 받는 곳을 모르는 건 뭔가요. 1시간에 6달러 정도하는 발 마사지는 교민들은 수시로 이용하는 곳이고 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베트남의 즐거움이거든요. 음식점도 한식집 겨우 하나 압니다. 나머지는 1000원에서 3000원 사이하는 곳만 알고요. 이 친구가 조미경이라면 나이도 어리고 여자니까 그렇다고 하겠는데 나이 30된 총각이 뭐 하나 아는 게 없다니요. 정말이지 피곤해 죽겠는데 1시간 정도 걷다가 제가 안 되겠어서 제가 오히려 방향을 잡아 아무 곳이나 들어갔습니다. 역시 발 마사지를 하더군요. 옛날과는 많이 변했네요. 미용실인데 발 마사지를 하네요. 이성재 이제 살만 한가 봅니다. 이성재가 발 마사지 받는 1시간 동안 유명하다는 오페라 하우스, 시티 홀의 야경을 카메라로 열심히 찍었습니다. 현대에서 짓고 있다는 호치민 최고의 빌딩도 찍었습니다. 사이공 맥주 한 병을 편의점에서 사 먹으며 마지막 밤을 지냈습니다. 이건 정말이지 허무했습니다. 베트남은 “이슬람 국가”가 아니잖아요. 11월17일 베트남 2일째 이강욱 프로는 한국에 있을 때 저와 전화 통화 한 번 한 적이 없는 기사입니다. 권갑용 도장 연수에 갈 때나 한번 보는 정도의 사이입니다. 공식대국도 한 적이 없구요. 그는 아마추어 지도에 재주가 있는 기사로 알고 있습니다. 사범 하기 어렵다는 그 권도장에서 오랫동안 사범을 했다는 것은 그가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하루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강욱 프로에게서는 사명감 같은 것을 보았습니다. 여태껏 외국에 보급 나간 프로에게서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그런 것이죠. ◀ 7살의 베트남 유망주, 이강욱 8단의 제자다. 처음 한국기원에서 외국 보급지원을 하려 할 때 우리보다 가난한 곳을 대상지로 삼으려고 했지만, 지원자가 없어 대부분이 서양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마음속에 그런 맘들이 누구나 들겠지요. 한국으로 돌아오더라도 그 곳에서의 경험이 자신에게 플러스가 될 수 있는 그런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유일하게 그 반대로 간 사람이 이강욱 프로입니다. 그는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본 것으로는 그렇습니다. 그냥 단순히 한번 가 보려고 베트남에 간 사람 같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의 지원금이 만약 끊긴 다음 누가 가장 괴로울까 생각해 본적이 있습니다. 여기 오기 전까지만 해도 이강욱 프로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이 잘못 된 것 같습니다. 그는 견딜 것 같습니다. 오히려 한국으로 언제든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다른 기사들이 가장 괴로울 것 같습니다. 윤영선, 안영길, 이강욱, 조미경 이 네 명은 견딘다. 그게 제 생각입니다. 그들은 지원금이 끊겨도 한국기원 우리 정부를 원망하지 않을 그런 기사들입니다. 이강욱 프로는 1주일에 3일을 베트남 강자 16명에게 바둑을 가르칩니다. 모두 프로에게 5점정도 수준이 되는 베트남 최강자들입니다. 이들은 예전에 유이 선생에게 배워 이강욱 프로에게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 겁니다. 유이 선생은 이강욱 프로가 이곳으로 오자 입문반만 가르칩니다. 일주일에 두 번은 한국 교민을 가르칩니다. 일주일의 3일은 베트남어를 개인 교습 받습니다. 나머지는 학생들 가르칠 교재를 만듭니다. ▶ 베트남에서 생애 첫(?!) 발 맛사지를 경험하고 있는 이강욱 8단 이강욱, 유이 두 사람간의 분업화가 확실하게 되고 있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다른 곳엔 없는 베트남의 강점 중 하나입니다. 젊은 대학생들이 경쟁을 하고 있는 이유 중에 하나는 월급입니다. 이들이 회사에 취직할 경우 우리 돈으로 20만원보다 약간 적게 받습니다. 유이 선생의 경우, 호치민 시에서 25만 원 이상을 받습니다. 25만 원 이상을 받는 사람이 5명, 15만 원 이상을 받는 사람이 2명 정도 있다고 합니다. 25만원을 받는 여자 대학생도 있습니다. 호치민에서 계속 우승을 한 여자 대학생입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로 바둑만 잘 둬도 먹고 살 수 있는 구조가 되어 있습니다. 정부에서 바둑을 잘 두는 사람에겐 월급을 준다는 점은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이건 한중일 에도 없는 제도입니다. 젊은 대학생들이 바둑을 열심히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9살, 7살 형제들이 있습니다. 형은 저한테 7점, 동생은 9점을 놓았습니다. 그런데 이 어린이들도 나라에서 월급을 받습니다. 5만 원정도(100만동)라고 하네요. 두 명이니까 10만원입니다. 물론 우리 돈으로 하면 얼마 안 되지만 이 나라에서는 적지 않은 돈입니다. 에필로그 17일 오후 6시50분 비행기로 한국으로 돌아가는 여정입니다. 한 번에 서울로 가면 5시간30분이 걸립니다. 그런데 싼 표로 끊다 보니 이런 일정이 되었습니다. 호치민에서 쿠알라룸프르로 가서 다시 밖에 나갔다가 체크인 해서 다시 들어와서 공항에서 4시간 대기 하고 새벽 2시 에 상하이로 가서 2시간 대기 했다가 서울로 18일 12시 에 도착하는 일정입니다. 8일간의 상하이, 싱가포르, 쿠알라룸프르, 호치민의 바둑 캠프는 정말이지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바둑 둔 판수만 1인당 50판, 그것도 선 치수부터 5점까지 다양합니다. 9월에 갔던 태국까지 한다면 동남아 주요4개국을 다녀 온 셈입니다. 바둑 실력부터 얘기하자면 싱가포르가 단연 세고 다음이 태국과 베트남이 좋은 승부입니다. 가장 약한 곳이 말레이시아입니다. ◀ 베트남 주재 한국문화원. 1년에 한번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의 3개국 교류전이 있습니다. 매년 돌아가면서 대회를 하는데 유치하는 쪽은 비행기표를 제외한 나머지 비용을 지불한다고 합니다. 올해는 12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립니다. 아직 비용부담을 할 수 없는 베트남까지 매년 4개국이 진행된다면 동남아세안 리그로 발전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세계 바둑인구의 증가 속도는 이곳에서 가장 빠르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세상이 인터넷과 함께 급속도로 발전하듯이 그 인터넷을 통해 바둑도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4개국 어디든 바둑을 두는 데에는 지장이 없는 인터넷 속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한국의 바둑 사이트를 알고 있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집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마지막 글을 쓸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힘들어 했지만 끝까지 서울 보내달라는 얘기를 하지 않았던 이성재에게도 감사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바둑의 희망은 아시아가 아닌가? 싱가포르 기행 1편(클릭) 채찍 후려갈기는 선진국? 싱가포르 棋행 2편 (클릭) [글 | 김성룡 9단] |
첫댓글 항상 미소 짓고 게신 김성룡님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베트남에서 바둑을 지도 하고 게신 이강욱님도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