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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직원들에 퇴직금 수천만원 더 줬다…얼빠진 건보공단
이진경 - 8시간 전
최근 46억원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과거 횡령을 저지른 직원들에게 월급은 물론 퇴직금까지 지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건보공단에서 5건의 횡령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 5명은 적발된 이후에도 2∼6회 더 급여를 받았는데, 규모는 총 4782만4400원에 이른다. 이들 중 3명에는 퇴직금 3406만9520원이 지급됐다.
국민의 힘 김미애 의원이 13일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최근 화제가 된 '46억원 횡령'과 관련한 공단 대책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계일보
2010년 1월 3201만여원을 횡령한 A씨는 2012년 2월에 적발됐지만, 해임 처분을 받기까지 6차례에 걸쳐 1947만원의 급여를 받고, 퇴직금 1396만원까지 챙겨갔다. B씨는 2006년 12월~2007년 2월 횡령을 저질렀다가 2010년 9월 적발됐다. 그는 두 달 후인 11월 파면됐는데, 12월 급여까지 1468만710원, 퇴직금은 871만7880원을 받았다.
최근 46억원을 횡령한 최모씨도 지난달 22일 횡령 사실이 발견된 다음 날인 23일 444만원의 급여가 전액 지급돼 논란이 일었다.
이날 건보공단 국정감사에서는 공단의 기강 해이에 대해 여야 의원의 질타가 쏟아졌다.
팀장인 최씨가 현금 지급에 관한 청구, 승인, 지급 권한을 모두 가진 시스템이 문제로 지적됐다. 올해 내부 감사를 진행하면서도 횡령을 잡아내지 못했다. 최씨가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 표창장을 받았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강도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3일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강 이사장 자리의 모니터에는 최근 화제가 된 '46억원 횡령'과 관련한 자료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계일보
이달 초에는 공단 내 여성 체력단련실에서 '몰카' 촬영 사건이 발생했다.
국민의힘 최영희 위원은 “공단의 ‘역대급’ 횡령 사건으로 공단의 근무 기강과 도덕적 해이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도태 건보공단 이사장은 “직원 횡령 사건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심각성을 인식하고 책임을 통감한다. 공단을 믿고 신뢰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피해를 최소화하고 업무 전반을 철저히 재점검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