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주..로또를 샀다. 그냥 사기만 한다. 당첨 될 거라는 기대...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매주...만원...혹은 만오천원...많을 때에는...삼만원정도... 담배한 갑 사면서...로또 한 장 주세요^^
초등학교때 보물찾기를 하게 되면...한번도 찾아본적이 없었던거 같다. 중학교에 들어가고...고등학교 역시..남중 남고... 대학이라고 들어갔더니만... 공대도 아닌 행정학과인데...여자 셋에 모두 남자인... 선봐서 결혼이라는걸 그저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살았건만 찾아왔던건... 어느날 갑자기 남겨진 나와 아이.. 그런 인생에 뭐 그리 큰 운이 있을까마는... 그때부터 였던거 같다. 이보다 더 나쁜일이 생기지 않는...액땜! 매주...오천원이면 너무 저렴하지 않은가..
몇 번...오만원에 당첨 된 적이 있었다. 그 역시...담배와 로또의 균형을 맞추어...절반씩... 그뿐이었다.
생각해보니..참 오랜시간이었던거 같다. 십여년이 더 지난 시간을 거의 매주... 당첨이 될거라는 기대보다는... 이혼이라는걸 하면서... 이 보다 더 나쁜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액땜!!과 같은 부적이라 해야 되려나.. 그걸 로또라 생각하게 되었던거 같다. 그래서일까.. 돌 갓 지났던 아이 벌써 중학생이 될 때까지.. 잔병치레 별로 없이..나름 공부도 아빠 기분좋게 할만큼 해주는... 잘 웃는 착한 아이로 자라주었고.. 다니던 회사 그만두고... 시골내려와서 그저 먹고 살만하게끔...해주었던 마음의 위안이 로또가 아닐까 싶다.
오천원 만원으로...이번주 나에게 생길 안좋은 일들을 해결 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그 믿음... 어떻게 생기게 된 건지...알 수 없다. 하지만...가끔 혼자... 그래도 이 정도 쓸만큼은 버니까 하는 오만과... 이걸로 돈이 모여 좋은일에 쓰일거라는 기대감.. 하여튼...로또를 매주 사기는 했다. 마음의 불안이었던건지... 이번주에 샀던 삼만원의 로또는...모두가 꽝! 다행이다.
사흘 뒤...입원을 한다. 느닷없이 발견 된 불청객을 제거하러...입원을 하고...다음날 수술을 한다. 의사선생님의 건조한 한마디...암이예요... 그 한마디의 말에 어찌나 당황을 했던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이 만들었던 그 한마디. 암...이라는 불청객이 나에게 찾아왔다는 한마디. 그리고 몇일이 자나...알게 되었던...불행중 다행은.. 아직은 작아서 수술하면 괜찮다는...
삼주...이주...일주일...사흘앞으로 다가왔다. 많은 생각과 많은 고민을...갈등을...가졌던 시간이었던거 같다. 마흔 다섯에 처음으로 진지하게 여기게 된 죽음이라는 생각. 그래도 난 수술만 하면 5년 생존율이 95%라는 갑상선암. 더군다나 일찍 발견되어...전부가 아닌 반만 띠어내면 되는... 불행중 다행이라는 표현이 맞는...
그냥...로또 덕분이라 생각하자고 한다. 매주 의미없이 반복된 행위를.. 그저 그렇게 합리화하고자 했던 그 행위를... 난 또 가져다 쓰는거 같다.
그래도... 몸에 칼을 대는 수술을 한다고 한다. 그것도 목에.. 아무리...다 낫는 암이고...별거 아니라고 하지만... 내 목에 칼을 들이댄다. 그것도 날 잠재우고...
첫댓글 로또에 대한 생각이 참 마음에 와 닿네요. 나도 거의 매주 남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만원 사지만 ㅡ
수술하시면 완쾌하실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잘 표현하셨네요.
좋은 글을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내세요
쾌유를 빕니다.
좋은 글 참 멎지네요. 금방 지나갈겁니다.쾌차하세요.
그래요
우린 로또를 맞은거예요
그래서 열심히 즐겁게 사는거예요
힘내시고 수술 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