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8. 1. 23. 목요일. 깜깜한 밤이다.
나라도 시끄럽고,
미세먼지 때문에 공기도 흐릿하고,
기분 같으면 서울 쪽에다 대고 욕지거리라도
한 마디 시원하게 퍼붓고 싶지만,
해봤자 내 입만 아프겠고···.
아!!!
참자.
참아야 하느니라.
오전에 시야가 흐릿한 미세먼지를 뚫고
볼 일 때문에 구루마(?)를 몰고 시내를 다녀왔다.
오며 가며 라디오 교통 방송을 들었는데,
프로그램 중에 전통 향토 음식을 소개하는 코너가 있었다.
마침, 오늘 소개할 음식이 고성 ‘총쟁이 국밥’과
‘월평리 구장 술’ 이야기였다.
그러니 어쩌랴!
귀가 쫑긋해질 수밖에.
소개하는 사람에 의하면,
‘총쟁이 국밥’이 그렇게 맛이 있었다고 했다.
주인 할머니가 그렇게 인심이 좋았다고.
거지들에게는 공짜로 먹였다고.
할머니 장례식 때는 거지들이 그 인정을 잊지 못해,
고마움의 표시로,
흰 베를 찢어 만장처럼 작대기에 달아서 들고
상여 행렬을 따랐다고 했다.
글쎄.
염소국밥은 아닐 테고,
총쟁이 국밥을 먹어 본 적이 없으니 그 맛까진 모르겠고
장례식 이야기도 금시초문이라 그 또한 모르겠고.
읍면에 살던 친구들이야 모를 리 없겠지만
고향 이야기인데도 그저 내가 워낙 촌놈이라서
그러려니 하면서···.아무튼,
재미있게 들었다.
'총쟁이 국밥'
그 맛이 과연 어땠을까?
궁금키는 하다.
‘월평리 구장 술’이란 말은
고성 사람들의 인심을 말한다나 뭐라나.
장날, 월평리 구장이 고성 장에 왔다가 막걸리를
한 잔 마시려는데 아는 사람이 지나가니
혼자 마실 수는 없고 불러서 앉혀 놓고 같이 마시는데
막걸리를 다 마시고 나면 안주는 남아 있고,
안주에 맞추느라 막걸리를 또 시키고.
막걸리는 남았는데 안주가 없고,
그래서 또 안주를 시키고,
그래서 또 막걸리를
시키고······
인심 좋은 고성의 월평리 구장님이 장보러 왔다가
그렇게 장날 하루를 보냈다는 이야기다.
진짜로 그랬을까?
지금도 그럴까?
출출한 저녁시간,
이야기를 살살 하다보니 갑자기
막걸리가 땡긴다. (꼴깍)
우짤꼬.
- 끝 -
감기 조심하세요.
안녕!
첫댓글 나는 총잽이 국밥을 잘 압니다. 그 집 아드님이 우리보다 연세는 많지만 같은 라이온스 회원으로 활동도 하셨고, 그 위에 형은 옛날 삼풍백화점 앞에 주유소를 경영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주유소 마당을 내주어 사고 처리에 도움을 많이 주었습니다. 그 고마움으로 서울 시민이 기름을 많이 팔아주어 한때는 서울에서 최고로 잘나가는 주유소로 등극했습니다.ㅎ
장작을 태워서 솥에 국이 펄펄 끓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먹고 싶네요^^
구정 잘 보내시길^^
총잽이 할매 이바구는 어디서 읽어 보았는데...그 당시 거지들이 최대한의 예를 표했다하니 얼마나 훌륭하셨을까?
위에 형옥이 친구 댓글에 의하면 "과연,모전자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