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태-정재원-강승현-박상원-박정진-송창식-심수창-정우람이 어제 오늘 이틀간 9.1이닝을 4안타 0사사구 0실점으로 틀어 막았습니다. 지금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두산 타선을 상대로 불펜 9명이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은 것이죠. 어제야 이미 경기 승패가 기운 상황이었으니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겠지만, 오늘은 상대가 끈질기게 쫓아오는 와중에 승리조 위주로 4이닝을 완벽하게 막았습니다. 어제는 상대 선발이 너무 잘 던져서 졌고, 오늘은 우리 선발도 부진했지만 타선이 힘을 내주는 덕분에 이겼네요.
언론에서는 "한화가 유희관 징크스를 깼다"고 하던데 그건 뭘 모르고 하는 얘깁니다. 이미 유희관은 올해 전반기 한화전 3경기에서 ERA 7.59로 난타당한 바 있습니다. 승운이 안 따라서 패전을 못 안겼을 뿐이죠. 올 시즌 5경기 만났는데 한경기 부진하고 나머지 4경기는 모두 공략했습니다. 유희관이 한화에게 징크스가 있을 뿐, 한화는 유희관 징크스가 이제 없습니다.
오간도는 일단 돌아와 준 것이 반갑고 고맙지만 기대만큼의 공을 던지지는 못했습니다. 오늘 이전 마지막 승리였던 두산전에서 6이닝 1자책, 5월 말 KIA와 삼성전에서는 각각 5이닝 1자책, 6.2이닝 4자책을 찍었는데 오늘은 일단 안타를 많이 허용하고 점수도 많이 내줬죠. 삼진 6개를 잡으며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나간 부분도 있지만 5이닝 6자책은 결국 ERA 10.80에 불과한 성적표니까요. 다만, 시즌 내내 보여준 기대치가 ERA 3.50안쪽은 되는 선수니까 다음 등판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오늘 승리를 만든 건 타자들이고, 가장 앞자리에서 승리를 이끈 것은 김태균입니다. 사실 김태균은 누가 어떤 기준을 가지고 아무리 깎아내려도 그냥 KBO 36년 역사상 한손으로 꼽아야 할 레전드 타자입니다. 오늘도 장타 2개 포함해서 4번 출루하고 2개의 타점과 3개의 득점을 만들었네요. 느낌상 여름 내내 부진했던 것 처럼 보이겠지만 시즌 타율이 .345네요. OPS는 리그 7위인데, 앞으로 좀 더 올렸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6루타를 추가하면서 통산 3187루타를 기록하며 송지만을 넘어 역대 6위로 올라섰습니다. 참고로 김태균은 송지만보다 201경기 덜 뛰었고 통산 5위 장성호보다는 327경기를 덜 뛰었습니다. 그런데 안타 6개만 더 치면 장성호 기록도 넘어서네요. 얼마 전 박용택이 역대 4번째로 통산 3200루타 돌파했다고 대서특필됐는데 박용택은 김태균보다 162경기 더 뛰고 21루타 더 쳤네요. 이것도 얼른 따라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오늘 결승타(승리타점) 주인공이 김태균인데, 이 부분은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결승타는 1회에 선제타점 올리고 팀이 역전 안 당한채 그대로 이기면 그 선수에게 기록되거든요. 결승타는 선수가 중요한 순간에 얼마나 잘 쳤느냐를 보여주는 기록이 아니라 <팀이 얼마나 많이 이겼냐> 또는 <투수진이 얼마나 강하냐>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봅니다. 말하자면 개인의 공격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는 없죠. 김태균 결승타 갯수가 작다는 이유로 그의 공격 효율성이 낮다고 주장하는 분도 계셨는데, '결승타'라는 스탯 혹은 그 스탯에 대한 느낌에 대해서는 좀 재정립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오늘 김태균이 타선에서 승리의 1등공신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말입니다)
김태균이 오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2006년에는 본인이 너무 어렸다고, 그때는 한국시리즈 나가는 게 어렵지 않은 일인 줄 알았다고, 남은 선수인생에 꼭 한번 더 나가보고 싶다고 말입니다. 김태균도 류현진처럼 어려운 팀을 먹여살린 '소년가장'인데, 이상하게 류현진은 팬들에게 동정을 많이 받고 김태균은 비판을 많이 받았죠. 중심타선의 숙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여야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울한 부분이 많은 선수인데, 오늘 인터뷰에서 밝힌 것 처럼 남은 선수생활동안 꼭 KS그라운드를 다시 밟기 바랍니다.
최재훈이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AVG .291 OPS ,733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타율보다는 수비가 더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이글스 유니폼 입은 포수 중에 최재훈보다 수비 나은 선수 없죠. 때로는 타격에 힘이 없어 보이고 '밀려치기'만 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삼진보다 볼넷이 더 많아 수준급의 출루율을 보이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저는 최재훈을 영입한 것과 김성근을 내보낸 것이 올 시즌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 그것을 결정한 박종훈 단장은 올 시즌 무슨 일을 해도 저에게는 <까방권>이 있습니다. 최재훈 올해 연봉이 5,800만원인데 종종 경기에 출전하는 선배 포수의 1/3 수준이죠. 앞으로 시즌 끝날때까지 계속 건강하게 포수 마스크를 쓰기 바랍니다.
이동훈이 경기 흐름을 잘 가져왔습니다. 타석에서의 기대치는 아직 별로 없으나 돌아보면 지난 KIA전 두게임에서도, 그리고 오늘 경기에서도 안타 하나씩을 적립했네요. 아직은 공격보다 수비나 주루로 팀에 공헌해야 하는 선수인데, 그래도 경기에 출전하면 그 경기에 한번은 꼭 출루한다는 마음으로 시합에 임하면 좋겠습니다. 오늘 정경운과 함께 수비에서 공헌 많이 했는데, 흐름이 넘어가거나 수비 강화가 필요한 시점에는 저런 20대 선수들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기용하기 바랍니다.
첫댓글 김태균도 선수 말년에는 꼭 ks가야죠..ks 아니더라도 가을잔치는 꼭 갔으면 좋겠습니다..
역시 믿을맨은 태균이죠.킹왕짱입니다.ㅎㅎ 오늘 오간도가 6회만 버터줬음 했는데 좀 아쉬웠네요.유희관 제대로 털어서 다리뻗고 잡니다
1번선발님 의견에 적극 동의하는게... 전 절대 박종훈을 옹호하지 않지만... 올시즌 감독교체와 최재훈 트레이드 이 2건으로 적어도 올시즌은 할일 했다고 생각합니다.
1점차로 살짝 앞서던 6,7,8회 박정진. 송창식이 1실점만 했더라면 유희관은 또 '패전투수'는 아니었습니다.
큰 의미는 없지만, 기분 나쁜기록이 이어질뻔 했죠.
힘을 비축한 '박정진의 2이닝'이 오늘 승리의 가장 큰 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 엘쥐처럼 신연봉제 하게되면 반발이 심하겠죠?연봉이 호봉제 처럼 한번 오르면 쉬게 안깍이네요.. 훈이 연봉이 차일목 반절이라니ㅠ
최재훈 연봉...
아이참...진짜 가성비 갑이네여...
올해 최대의 수확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