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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고(비판/건의/안티) 스크랩 2007 제주 아고라 최고경영자 세미나 파노라마
두통약 추천 0 조회 75 08.06.30 20:4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 

  권오승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

 

   황수 GE코리아 사장

   오상봉 산업연구원 원장

   이상영 부동산114 사장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

   윤계섭 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 회장

   장만기 한국인간개발연구원 원장

 

   김세원 국제평화재단 이사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정일용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소장

   변형윤 현대경영학당 이사장

 

 

 

JEJU AGORA 2007                                                    글/채영희 기자



제주에서 경제의 빛을







 







2007 제주 아고라(Jeju Agora) 최고경영자 세미나가 8월 1일부터 4일까지 제주 신라호텔에서 그랜드오픈 되었습니다. 지난 1993년 설립 이래 한국경제의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 꾸준히 정책대안을 제시해온 서울사회경제연구소(이사장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의 후원 하에 열린 2007 제주 아고라에는 정부 측에서 김영주 산자부 장관, 이용섭 건교부 장관,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과 유홍준 문화재청장, 그리고 경제계에서는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 황수 한국GE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 FTA 이후의 한국기업의 힘’에 대한 심도 있는 주제발표와 토의가 이루어졌습니다. 2007 제주 아고라 조직위원회는, 이번 세미나를 통하여  지금 당장의 한국경제가 아직까지는 불황이라는 터널 끝으로 완전히 빠져나오지는 못했지만, 한국경제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최근의 몇가지 낙관적인 신호와 관련, 희망의 빛이 보인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주 아고라를 위하여 귀중한 시간을 할애해주신 관・산・학 경제전문가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2007년도 제주 아고라 내용을 특집기획으로 생중계합니다. 공공 및 민간기업의 2008 경영전략에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랍니다.

 

 

 

The 7 Habits_The 7 Habits of the Shilla Jeju's highly effective service

2007 제주 아고라 최고경영자 세미나 참석자들이 평가하는 신라호텔의 '7가지 서비스 성공습관'

 

 

①Be Proactive: 신라호텔 서비스맨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책임을 지며, 환경이나 상황을 탓하지 않았다. 그들은 어떤 상황에 임해서도 스스로 최선의 해결방안을 신속히 제시하고 결정했다.   


②Begin with the End in Mind: 끝을 생각하고 시작했다. 신라호텔 서비스맨들은 서비스의 달성방향과 그 추구하는 목표에 대하여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었다.


③Put First Things First: 소중하고 중요한 일부터 먼저 시작했다. 신라호텔 서비스맨들은 가장 중요한 일부터 먼저 착수하여 세미나 전 일정이 성공적으로 매듭짓도록 최선을 다했다.


④Think Win-Win: 승승(勝勝) 이념으로 서비스했다. 세미나 참석자들의 어떤 갈등도 실시간(實時間)으로 해결, 상호이익을 도모하여 고객과의 ‘그룹 다이나믹스’를 실현했다.


⑤Seek First to Understand, Then to be Understood: 예기치 않은 문제가 발생할 때에는 문제의 본질을 이해시킨 다음, 가장 적절한 최적의 솔루션을 제시해주었다.


⑥Synergize: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다. 특성과 기능이 다양한 서비스맨들이 각자의 역할을 잘 활용하고 상호 보완케 하여 더 높은 수준의 성과를 얻게 해주었다.


⑦Sharpen the Saw: 첫째도 서비스, 둘째도 서비스, 셋째도 서비스로 뭉쳤다. 3박4일간의 고단한 서비스로 인한 심신의 피로를 극복하면서도 서비스 생산성이 고갈되지 않도록 톱날을 갈고 있었다.

 

 

JEJU AGORA 2007          


‘행동의 세계화’를 고민하자


President Address                                                        

변형윤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이사장/현대경영학당 이사장


Cool Heads but Warm Hearts

It will be my most cherished ambition, my highest endeavor, to do what with my poor ability and my limited strength I may, to increase the numbers of those, whom Cambridge, the great mother of strong men, sends out into the world with cool heads but warm hearts, willing to give some at least of their best powers to grappling with the social suffering around them ; resolved not to rest content till they have done what in them lies to discover how far it is possible to open up to all the material means of a refined and noble life,

                                                             - A. Marshall, "The Present Position of Economics", 1885


2007년도 제주 아고라(Jeju Agora) 세미나에,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한국인 인질사건 등 국내외적으로 어수선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많은 기업인들과 가족 여러분께서 참석하여 주신 것을 감사드린다. 아울러 첫날 개회연설을 위하여 제주도에 내려오신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유홍준 문화재청장 등 쟁쟁한 초청강사 및 참석회원과 가족 여러분께 주최 측을 대표하여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제주도 여름 세미나는 전경련상공회의소한국능률협회한국표준협회중소기업중앙회 등 많은 단체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제주 아고라는 아주 유니크하고도 독창적인 세미나로 평가받고 있다. 다른 세미나들이 정부 관련기관 주도로 운영되는데 비하여, 올 제주 아고라 세미나는 인간개발연구원서울이코노미스트클럽과 현대경영학당 등 민간주도의 연합 세미나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회원 여러분께서는 회사의 권유가 아닌, 자발적인 동기와 의욕으로 참석하신, 한국경제에 대하여 심층적인 이해를 갖고 계시는 기대수준도 높고, 지식수준도 높은 회원이라는 점에서 주최 측은 더욱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원래 ‘아고라(Agora)’란 고대 그리스에서 유래된 용어로서, 저 옛날 그리스에는 시민의 커뮤니티로서 ‘아고라 광장’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스인들은 바로 이 아고라 광장에서 자유토론을 통하여 국가대사(國家大事)를 결정짓곤 했다고 한다.

여러분께서 이미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올해의 제주 아고라 세미나의 대표주제는, 아이디어와 아고라의 합성어인 ‘아이디어고라스’(Idea+Agora)로 정했다. 그렇다면 아이디어고라스란 무엇일까? 여기서  주최측이 준비한, 캐나다에 소재하는 골드코프(Goldcorp)라는 광산회사의 사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새로운 금맥(金脈)을 찾지 못해 고전을 면치 못하던 골드코프 회사 사장은 심각한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하여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회사의 비밀자료인 광산 데이터를 인터넷에 전격 공개하고 “누구든지 새로운 금맥을 찾아내면 현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공개 컨테스트를 제안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 결과, 세계 각 나라에서 활약하던 수많은 지질학자광산전문가장교 및 각 나라의 사업가 등이 이 컨테스트에 참여하여 전세계 곳곳에 산재하던 100여곳의 새로운 금맥을 찾아, 골드코프 광산회사는 지금까지의 1억달러 미만의 외형에서, 90억달러 이상의 광산회사로 새로이 도약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이디어고라스에 의한 골드코프의 성공사례는, 21세기의 기업은 ‘개방과 협업’의 경영으로, “세계 장터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웅변하고 있다. ‘아이디어고라스’가 제창하는 ‘세계 장터’의 전략은, 첫째 개방성(Being open), 둘째 동등계층 생산(Peering), 셋째 공유(Sharing), 넷째 행동의 세계화(Acting globally)라는 네가지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첫째의 개방성이란 “경계를 허물고 외부에서 아이디어와 인재를 받아들이라는 것”이며, 둘째 동등계층 생산은 “평등한 커뮤니티에 의존하여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라는 것”이며, 셋째 ‘공유’란 “자원과 기술을 함께 나누라는 것”이며, 그리고 넷째 ‘행동의 세계화’란 단순히 “글로벌하게 생각하는 것”만으로 그치지 말고 “글로벌하게 행동하라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최고경영자 여러분께서도 주지하시듯이 오늘의 한국경제는 실로 많은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 ‘양극화’와 ‘남북경제협력’ 등의 해묵은 과제와, 대외적으로는 일본경제와 중국경제의 부상과 함께, 당면한 한미 FTA, 한-EU FTA 등 ‘제2의 개국’이라고도 부를만한 현안과제들이 난마와도 같이 얽히고설켜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바로 ‘아이디어고라스’ 전략에서 강조되는 바와 같이, 우리는 ‘행동의 세계화’에 대하여 심각하게 고민하고 그 대안을 찾아나서지 않으면 안될 것으로 사료되는 바이다.

오늘부터 여러분들께서는 비록 짧은 기간이기는 하지만 이같은 국내외의 현안과제와 함께 한미 FTA 대책 등 각 분야 최고의 강사로부터 명쾌한 해법을 듣게 될 것이며, 각 주제별로 토론을 벌이기도 할 것이다. 아무쪼록 여러분께서는 제주 아고라의 본래의 취지에 맞게끔 난상토론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당면한 문제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끝으로 비록 3박4일이라는 짧은 기간이기는 하지만 제주 아고라가 經營者 여러분과, 여러분이 운영하시는 기업과 기관의 발전에도 미력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아무쪼록 회원 여러분께서는 2007년도 제주 아고라 동기동창으로써 상호 간의 친교의 장으로도 활용되기를 바란다.

끝으로 올 제주 아고라 행사를 공동주최하는 서울이코노미스클럽 회장을 맡고 있는 윤계섭 서울대 교수, 인간개발연구원의 장만기 회장, 그리고 본 행사를 협찬해주신 많은 기업 관계자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개회사를 마치고자 한다.


JEJU AGORA 2007     


상자 밖을 보자


Keynote Speech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강연제목을 개방적인 아이디어라는 의미에서 ‘상자 밖을 보자’라고 정했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란다. 어찌 보면 인생은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도 있다. 과연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을까? 사실 그렇지 않다고 한다. 왜 그럴까? 아마 행복을 잡은 사람도 많지 않고 행복이 마치 밖에 있어서 찾아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인 듯 하다. 저는 나이가 좀 많다. 젊어서는 배를 타고 원양어선 생활을 하며 죽을 고비도 몇번 맞이했다. 육지에 오른 후에는 60년대 아프리카를 비롯해서 세계의 크고 작은 나라와 도시에 돌아다니며 여러 경험을 했다. 그러다가 제게 굳어진 철학이 그때 아프리카나 바다에서 죽었으면 끝났을 인생을 보다 즐겁게 행복하게 살겠다고 결심을 했다. 그로 인해 사람들에게 젊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대양을 항해하는 배의 선장이 가진 1차적 임무는 무엇인가? 첫째는 “내 배가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인생의 선장이다. 인생은 고생으로 인해 고해(苦海)라고도 표현하기도 한다. 우리는 사실상 바다를 항해하는 선장으로서 1차적 임무를 얼마나 잘 완수해 내고 있을까. 숲속에서 방향을 잃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어디에 있는가. 이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로 주변상황의 파악이다. 바람은 어디로 불고, 물은 어디로 흐르고, 태풍은 어디쯤에 있고, 어디에 급류가 있는지 환경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생각을 하며 자신의 방향을 잡아가면 틀림없이 배가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인생도 목표를 이룰 수 있고 행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우리가 인생이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면 도리어 행복은 멀어지므로 “신(神)이 주신 인생을 멋지고 가볍게 살자”라는 생각을 하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배가 어디에 있는가를 아는 것과 우리가 타고 있는 이 배, 즉 “대한민국이라는 배는 현재 어떤 상태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지도를 놓고 보면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배다.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육지면적은 전세계 육지의 0.07% 정도 되는 작은 배다. 인구는 세계인구의 0.8%로 4천800만이고 세계 인구밀도 평균의 10배나 높은 인구밀도를 자랑(?)하다보니 여러가지 문제도 발생하곤 한다. 그리고 좁은 땅에 자원이 대단히 없다. 삼천리 금수강산이라고 배워왔으나 자원이 매우 가난한 나라다. 그에 비하면 지리적 조건은 대단히 좋은 곳에 있다.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의 교량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만약 우리가 강하다면 주위를 조율하고 다스릴 수 있는 위치지만, 약하다면 굴욕의 계곡이 될 수 있는 위치이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대국이 되었다. “우리가 무슨 경제대국인가”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은 지금 우리나라는 12번째 또는 13번째 경제대국이다. 이는 대단한 것이다. 러시아는 세계 육지면적의 7분의 1을 가지고 있고 석유도 많이 난다. 그러나 우리는 0.07%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국민소득에서 앞서고 있다. 그리고 태국 주위의 4개국 GDP를 합친 것보다도 많은 GDP를 가지고 있다. 그 정도로 우리가 발전한 것은 경제대국이란 말이 부끄럽지 않은 정도이다. 민주주의 국가나 공산주의 국가, 러시아나 남미를 가도 우리나라의 간판이 크게 붙어있어 뿌듯하다. 그런 경제적인 삶과 같이 정치적인 면에서도 대단한 수준에 와있다. 작년 민주주의의 발전정도를 측정하는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의 발표를 봐도 우리나라는 영국이나 덴마크처럼 A등급에 속하는 나라다. 실제로 동북아시아에서도 가장 민주주의가 발달해 있다. 여러가지 면에서 경제적정치적으로 이만큼 발전했다는 것은 우리가 많은 노력도 했지만 신의 도움도 있지 않은가 한다.

60년대 한국을 방문한 펄 벅이라는 작가는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살아있는 갈대’라는 책을 썼는데 이런 말이 나온다. “내가 다시 태어나면 소설가가 되지 않고 화가가 되어서 한국의 아름다운 농촌 모습과 정열에 불타는 젊은이들의 눈동자를 그리겠다’라고. 바로 이 눈동자가 우리 민족의 정기를 나타내는 게 아닌가 한다.

지금부터는 우리의 실상, 배가 어디 있는지, 주위는 어떠한지에 대해 알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 경제적정치적으로 압축성장을 해왔고 비록 일부에서는 교만이 나타나 ‘어글리 코리언’의 얼굴도 보이기도 하지만 이것을 잘 조율하면 더욱 발전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리더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지도자라는 것은 꼭 정치적 지도자 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면의 지도자나 기성인들의 사고나 행동이 중요함을 말한다.

맹자는 “천시(天時)는 불여지리(不如地利)하고 지리(地利)는 불여인화(不如人和)라고 했다. 우리는 천시와 지리도 얻었고 훌륭한 사람도 있지만, 화(和)는 얻지 못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화를 얻을 수 있을까? 이것이 우리의 과제이다.

세상은 지금 엄청 달라졌다. 우리는 이상적인 사람을 지덕체(智德體)를 가진 사람이라고 하는데 유럽이나 일본 등 어디에 가도 덕지체(德智體)의 순서로 중요도가 바뀌었다. 세상의 평가가 ‘덕지체’로 바뀌었으니 우리도 이에 따라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여, 인류의 발전을 위한  화(和)를 도모하자. 천시와 지리를 얻었으므로 인화만 도모하면 세계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선진사회란 윤택한 경제생활, 믿고 사는 생활, 함께 가는 공동생활을 말한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열린 마음으로 상자 밖을 보면서 행복을 향해 안전한 항해를 하는 것이다.


JEJU AGORA 2007     


저출산고령화가 걱정이다


Keynote Address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


먼저 이렇게 소중한 자리에 초청해주신 제주 아고라 조직위원회 그리고 저의 은사님이신 변형윤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이사장, 장만기 인간개발연구원 회장, 윤계섭 서울이코노미스트 클럽 회장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은 오히려 제가 강의를 들어야 할 각계각층의 저명하신 분이신데, 제가 오히려 모시고 말씀을 드릴 기회를 갖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지금 장만기 회장께서 저희 기획예산처를 소개하면서 국가발전에 있어 ‘전략기획본부’라고 말씀하셨는데, 저를 제주 아고라 기조연설자로 초청해 주신 사유가 한편으로는 략기획본부로서의 저희 기획예산처 역할을 인정받는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사실 막중한 책임 때문에 어깨가 무겁다고 생각한다.

오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주제는 세계화, 그리고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우리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우리 국가발전전략에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 하는 것을 주제로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기획예산처는 작년에 2030년까지의 국가발전종합전략이랄 수 있는 ‘비전 2030’을 한 2년여 동안 준비해서 각계 의견을 수렴하여 발표를 했다. 그것저희들이 60년대부터 5개년 경제발전계획을 수립해오다가 94년을 끝으로 해서 국가차원의 5개년계획은 중단이 되고 각 부처가 이제는 전략 내지는 기획수립능력이 함양이 되어 개별적으로는 부분별 전략은 있었다. 그렇게 10여년이 지나고 보니까 우리 경제사회여건은 굉장히 많이 변화가 됐는데 국가차원에서의 말하자면 종합적 전략이 없는 것이 굉장히 문제다. 즉 각론은 있는데 총론은 없어졌고, 전술은 있는데 전략이 부재한 이러한 심각한 문제점을 느끼게 되어 경제사회 전반에 대한 종합전략을 과거의 5년 단위보다 더 시야를 넓혀서 2030년 정도까지, 최소한 한 세대는 내다보고 계획을 세워보자 해서 수립한 것이 비전 2030이다.

그런데 오늘의 주제를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초점을 맞춘 이유가, 비전 2030 작업을 하다 보니까 지금 우리가 당면한 수많은 난제들 중에서 우리가 고민해가장 큰 문제가 저출산고령화 문제라고 결론을(생각해보면 할수록, 앞으로 미래를 내다보면 볼 수록 심각성을 깨닫게 되어서) 내려서 이 문제를 말씀드리고자 한다. 어떤 자리에서는 제가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핵폭탄보다 더 무섭다는 말씀을 자주 드린다. 핵폭탄은 예를들어 2.13 합의 내지는 6자회담이 예정대로 잘 진전되면 해결 될 수도 있지만 이미 떨어진 저출산으로 인한 각종  문제점은 20년 후가 되면 그 결과가 반드시 나타나기 때문에 피하려야 피할 없다는 측면에서 핵폭탄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은 경제부처 장관이 경제정책에 대한 이야기보다 왜 “저출산고령화냐” 하고 말하시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나 우리나라 모든 경제책과 사회정책 전반에 아주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저출산고령화라는 측면에서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21세기의 메가트렌드(Megatrend)의 가장 중요한 흐름을 살펴보자면  대외적으로는 세계화이고 대내적으로는 저출산고령화고 생각된다.

먼저 세계화라는 것자본과 기술 리고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에 의해서 결국은 무한경쟁의 시대가 전개되는 것이며 결국 승자가 모든 것독식하는 그러한 시대이다.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BRICs가 성장을 하면서 이들의 경제규모가 앞으로 2030년 정도 되면 세계 GDP의 1/3을 넘어서는 규모로 성장하게 되는 여건에서, 결국 우리의 여건에 맡는 성장 아이템과  성장전략을 수립하지 않으면 우리가 과거에 누려왔던 성장, 내지는 현재의 위치도 유지할 수 없다는 절박함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다음에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해서 스케치를 해보자.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 최고의 고령화 속도를 보이고 있다. 지금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데 26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래서 26이라는 숫자가 저는 참 부담스럽다. 2026년이 되면 국민들의 20% 이상이 말하자면 노인인구가 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고,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데 26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속도다. 일본은 36년이 걸렸고, 프랑스는 155년, 영국은 약 90년, 미국도 약 88년 정도 걸렸지만, 우리는 불과 26년 사이에 즉 한 세대에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과속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가 비전 2030 작업을 하면서 전문가들끼리 정밀하게 추적을 해봤더니 잠재성장률 수준을 5% 내외로 나왔다. 그런데 2010년까지 4.9% 내외 수준을 유지하지만 2016년부터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에 2011년부터 2020년까지의 10년간은 낮은 4%대, 약 4.3% 내외, 그리고 2021년부터 2030년은 2.8% 수준으로 잠재성장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잠재성장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저출산고령화가 다른 어떤 요인들보다도 경제정책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저출산고령화의 원인을 억제함으로써 그로 인해 파생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시키는 방안을 강구하여 세계화에 발맞춰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한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점들을 막연히 문제점으로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그것을 다른 관점에서 새롭게 다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의 전환점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 또한 개인적 차원이 아닌 국가적 차원에서 능동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도 메가트렌드에 부흥하여 한층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JEJU AGORA 2007     


Leading Innovator로 가자


FTA 대토론회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


산자부장관에 취임한 이후 업무상 세계 몇 나라를 다녀보고 있다. 외국에 나갈 때마다(선진국후진국 할 것 없이) 우리나라에 대하여 높게 평가하고 있고 우리나라에 대한 협력 요청과 우리 기업에 대한 투자참여, 우리 기업의 높은 경쟁력에 대해서 아주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을 항상 느낀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우리 민족과 국민들에 대한 능력과 저력에 감탄하고 있으며, 특히 우리 기업인 여러분께 감사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IMF 위기를 극복하면서 세계 12위의 무역강국, 경제강국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FTA가 확산되고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시점에 놓여져 있다. 여기서 우리가 리딩 이노베이터(Leading-innovator)로 가지 못하면 가격경쟁력이 한계가 있고 계속적인 성장에 정체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앞으로 3-4만달러의 시대로 가려면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고, 창조적 인재의 육성이 필요하다. FTA가 되면 물론 관세가 낮아지기  때문에, 서로 많이 교역이 늘어나고 양국 간의 기술교류나 기술개발 협력이 활성화되는 것인데, 그러려면 국내에서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인재가 마련되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FTA 시대에는 따라서 창조적 인재의 육성이 필수적이다.  개방과 해외진출 부문에서도 이제 국경이 없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소극적이 아닌, 세계적인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는 방식이 되어야 하겠다.

지금까지는 Catch-up 중심으로 해서 2만달러 시대까지 왔지만 3-4만달러 시대가 되려면 앞서 나가야 한다. 대외개방도 수동적소극적이 아니라 능동적적극적으로 가야 한다. 제조업 중심에서 이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동반 발전으로 가야 할 것이고, 생산공정 위주에서 핵심 원천기술로 가야 할 것이며, 협력도 수직적(하청 받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에서 수평적으로(대기업과 대기업간, 중소기업도 하청관계가 아닌 다른 중소기업과의 수평적 협력관계) 이루어져야 하며, 자체 연구개발도 이제는 외국기업과의 인-아웃소싱(In-Outsourcing)이 활용되고, 국내 지역 네트워크도 세계적인 네트워크로 가야 할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들도 잘나가는 기업들만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는 것이다. 혁신형 산업 중심으로 조성되고 경제 시스템도 국제 표준(Global-standard)에 부합된 제도로 가야 할 것이다.

지금 수출이 “왜 이렇게 잘되느냐”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우리가 이런 기술분야에 대해 투자를 참 많이 했기 때문인 것 같다. 기술분야라는 것이 그 기술로 만든 제품만의 문제가 아니고 그 기술을 개발하면서 트레이닝 되는 수많은 인력이 양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혁신도 국내에서 우수한 사람들과 연구소끼리 모여서 하는 것이 아니고 이제는 국제적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제가 어제 이스라엘에서 돌아왔는데, 이스라엘은 미국EU와 동시에 FTA를 맺은 ‘중진국 이상’의 최초의 국가일 것이다. 이스라엘의 기술수준이 굉장히 높다. 결국 미국과 EU와 FTA를 맺으니까 기술협력이 굉장히 활발해지고 있고, 연구소들도 많이 들어오게 되었다. 결국은 우리도 EU와 FTA를 하게 되고, 이스라엘도 우리나라와 FTA를 맺자 하고 적극적으로 요청해 왔는데, 원래 기술개발이라는 것은 혼자 하게 되면 한 10년이 걸릴 것을 우수한 국가들과 함께 하면 3년 내로 당길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국제 기술공동협력이 어차피 FTA가 체결되면 동일 시장화가 되는 것이므로, 활발하게 촉진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2004년도에 처음으로  FTA가 시작이 되었다. 세계 12권의 국가지만 그전에는 FTA가 하나도 없었다. 칠레를 시발로 해서 싱가포르와 했고, 아세안과는 상품이 됐고 서비스는 지금 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과는 국회비준은 안됐지만 추진하고 있고, 우리가 역점을 두는 것이 EU이다. 결국은 미국과 EU가 세계경제의 양대 산맥이 아니겠는가?

그 다음 캐나다와 진행하고 있고, 멕시코가 지금 주춤하고 있는데 최근 다시 적극적으로 나와서 진행하려 하고 있고, 그 다음 인도와 추진하고 있고,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하고 있다. 한국과 FTA 협상을 하자는 나라가 상당히 많이 있다. 그러나 하나하나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공을 많이 들여야 되기 때문에, 다는 못하고 단계적으로 해 나가고 있는데 갑자기 미국과 FTA 협상을 체결하게 되면서 ‘FTA 선진국’과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로 많은 나라들이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하기를 원하고 있다. 현재 가장 빅딜로는 EU와의 협상이  있고, 중국과 공동연구를 하고 있는데, 정부 간 협의는 아직 안 들어가 있다.

그리고 앞으로는 지속가능경영이라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과거에는 재무적인 성과만 봤지만 이제는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따져 평가하여 우수한 기업, 존경받는 기업, 위대한 기업이 라고 평가 받는 것이다. 미국도 그런 기업에 대해서만 투자하는 펀드가 늘어나고 있고, 영국과 일본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담당하는 부처가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기업마다 환경과 인권, 노동, 투명한 지배구조, 공정한 업무 관행, 그리고 소비자를 얼마나 우선시 하느냐, 지역사회에 얼마나 공헌을 하느냐. 이러한 것이 우수한 기업의 판단기준이 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대기업은 가능하면 이러한 부문에 관심을 많이 기울여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글로벌화 되면서 정부의 기능과 역할이 점차 낮아지고 있고 기업의 역할이 커지면서 소비자단체와 NGO 등에서 이러한 일의 평가가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JEJU AGORA 2007     


FTA는 ‘샌드위치 위기론’의 대안이다


FTA 대토론회                                                                   

오상봉 산업연구원 원장


주제발표에 앞서 김영주 산자부 장관께서 말씀하신 것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결국 “우리나라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산업경쟁력을 강화하자”는 말로 축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계속 수출을 많이 함으로써 해외 수출수요를 창출하고, 그것에 따라 고용과 투자도 하면서 산업구조를 점점 선진화하여 중국이나 인도 같은 후발국가들이 따라올 수 없는 그런 고부가가치 분야로 넘어가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다. 

우선 한미 FTA를 일단 잊어버리고 우리가 처한 위치(김영주 장관께서도 말씀하신)와 최근 언론에서 말하는 위치를 생각해보면 샌드위치 위기론이 떠오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저는 여기에 내용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이 샌드위치 위기론은 90년대 초반부터 나왔던 이야기이고, 샌드위치 위기론의 핵심은 위기가 실제로 닥친다는 현상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유비무환의 자세로 준비를 항상 철저히 함으로써 그러한 어떤 위기가 닥치지 않게끔 사전적으로 노력하고 준비하자는 데 포인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여러 다이내믹한 파워와 잠재력으로 봤을 때, 앞으로도 그렇게 쉽사리 샌드위치 위기론에 빠져 중국 같은 후발개도국에 덜미를 잡히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샌드위치 위기론에 대한 해답이 무엇이냐 하면 한미 FTA가 하나의 절묘한 방법이자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답변드리고자 한다.

첫째로 요즘에는 모든 방면에서 양적성장보다는 질적성장, 즉 총 요소생산성 향상에 의한 경제성장로 성장 잠재력을 올리는 것이 하나의 과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옛날 같이 노동이나 자본이나 생산요소를 양적으로 투입해서 경제성장을 하는 시대가 아닌, 기술혁신에 근거한 여러 가지 산업발전을 이룩해야 하는 것이다. 신기술산업 같은 것을 육성해서, 꾸준히 어떤 선도 기술분야를 개발하고, 이런 것들을 기존 재래 주력산업에 접목, 재래산업의 생산성을 올려야 하는 것이다.

둘째로 우리 산업구조에 있어 개선되어야 할 분야가 부품소재부문이다. 여기서 부품소재가 뭐냐면 완성제품에 대한 부품소재 개념이다. 즉 70-80년대와 같이 값싼 노동력으로 조립 가공을 하던 무역 수출시장시대는 지났기 때문에, 우리는 그러한 조립가공보다는 완성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소재를 직접 생산해서 수출을 해야 되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이다.

통계를 인용해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이후로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우리나라 총 수출 중에서 2006년 현재 약 45% 정도가 부품소재다. 그리고 이러한 수치는 지난 4~ 5년간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중국을 대상으로 놓고 보면 작년도에 한 690억달러 정도를 수출했는데 그 중에 약 62%인 한 430억달러가 부품소재부문이다. 예를들어 반도체라든지 철강화학제품 및 전자부품 등이 부품소재의 형태로 수출되고 있는 실정이며, 그것이 다시 중국에서 조립가공의 과정을 거쳐 유럽이나 미국으로 수출이 되거나 일부는 우리나라로 다시 재반입된다. 이러한 패턴은 지난 30~40년간 미국일본 등 선진국이 개도국에 해온 일종의 산업협력 패턴인데, 우리 또한 이러한 형식으로 나가야 하며, 현재에는 중국에 이같은 패턴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는 아까 김장관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은 서비스 분야다. 왜냐하면 제조업에서 아무리 수출이 실적이 좋다 하더라도, 산업 간의 양극화 현상 때문에 최근 청년실업이 하나의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것처럼 투자고용이 충분히 일어나지 않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고용이나 투자를 과거와 같이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산업이 필요한데, 그것은 이제 제조업 보다는 서비스 산업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제조업은 현재 여러가지 기술혁신으로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수출이 잘된다 하더라도 국내보다는 해외에 전략적인 현지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에 과거 70, 80년대와 같은 대량의 국내투자는 기대하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안은 서비스산업이고, 그중에서도 고부가가치의 지식기반의 산업으로 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가 먹고 살기 위해서는, 싫든 좋든 갈 수밖에 없는 방향이 신기술산업과 부품소재 및 지식 서비스산업인데, 문제는 우리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분야가 바로 미국일본 등 선진국들이 하는 분야와 중첩되는데 문제가 있다. 부품소재나 신기술 또는 서비스분야에서 앞으로 나가자니 미국일본유럽 같은 강대국이 버티고 있고, 뒤에서는 중국인도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쫓아오기 때문에 도망갈 수도 없다. 여기에서 이런 샌드위치 위기론이 나오게 된 것이다. 이제 우리는 부품소재나 신기술 서비스 분야에서도 선진국들이 다 못하는 어떤 블루오션(blue ocean)니치마켓(niche market) 분야로 뚫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지금 GDP 대비 R&D비중이 약 3%대의 선진국 수준으로 왔지만, 총 절대규모로 봤을 때는 일본의 1/7, 미국의 1/16로서 비교가 안된다. 그러나 부품소재나 신기술은 R&D를 굉장히 필요로 한다. 그러기 위해선 얼마 안 되는 R&D를 어떤 한정된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미국일본 등 선진국도 우리 못지않게 계속 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일본이 손을 놓고 있지 않는 이상은, 이 간격이 좀처럼 잘 안 좁혀질 것이다. 한미 FTA를 체결하게 된다면 이것이 한꺼번에 될 순 없겠지만, 상당히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미국은 이러한 신기술이라든지, 부품소재지식 서비스 분야에서 세계최강국이기 때문이다.


JEJU AGORA 2007              


대외협상보다 국내협상 먼저 하자


FTA 대토론회                                                                     

김세원 국제평화재단 이사장


앞서 김영주 산자부 장관과 오상봉 산업연구원 원장이 말씀하신 FTA 관련내용을 좀더 낙관적인 차원에서 보완정리해보고자 한다. 한국은 앞으로 대외전략에 있어서 동시다발적인  FTA 정책이 주축을 이뤄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협상이 처음 논의될 때 두 가지 견해가 상반되었다. 하나는 한미 FTA를 체결하면 마치 한국경제가 선진화된다는 식의 그런  낙관적인 견해가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미 FTA를 체결하면 한국경제가 금방 망하는 양, 완전히 미국경제에 종속되는 식의 비관적인 견해가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두 견해 다 맞지 않는다고 말씀드리고자 한다.

한미 FTA가 타결된 부분을 보면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일정기간 내에 관세를 철폐하는 것이다. 이 자체는 FTA가 갖춰야 할 기본요건이다. GATT 24조에 나와 있는 요건이 무역장벽의 철폐, 그래서 관세가 대표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관세를 철폐하는 부분이고, 두 번째 한미 FTA 관련 협정을 본다면 WTO 약정을 다소 확대하는 그런 내용이다. 대표적인 예가 지적재산권, 경쟁정책, 환경, 노동 등이다. 소위 WTO에 더하는 그런 부분이다. 세 번째는 그동안 한미 간의 무역현안으로 등장해온 그런 내용들이다. 이 자체는 수년간 지속되어 왔다. 예를들어 쇠고기라든지, 쇠고기를 비롯한 농산물, 자동차, 일부 서비스 등이 WTO 내에서는 해결하지 못하니까 그 현안을 둘이 맞붙어서 해결해보자는 내용이다. 총체적으로 말씀드린다면 한미 FTA는 그동안 WTO 체제 내에서 해결할 수 없었던 그런 부분을 양국 간에 해결해보자는 보다 효율적인 수단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FTA라는 것은 사실 ‘Free Trade Agreement’, ‘Free Trade Area’라고 하지만 다 유럽에서 생성발전해온 것이다. 그래서 경제시장 통합에 여러가지 형태가 나오고 있다. 자유무역지역, 관세동맹, 공동시장, 그중에서 가장 기초적인 단계가 FTA다. 미국이 지역주의로 들어오면서 FTA를 활용하기 시작했는데 바로 실용적인 영미식의 대표적인 시장통합이 바로 FTA다. FTA는 거의 200여개국에서 나돌고 있지만 그 중 제대로 된 것은 몇 개 없다. 그리고 FTA라고 해도 이 세상에 동일한 FTA는 없다. 다 내용이 다르다. 그래서 마치 음식점에서 메뉴 고르듯이,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서로 합의하에 무역장벽을 철폐해 나가는 바로 그런 것이 FTA다.

제가 보기에는 유럽의 EFTA가 제일 앞장서서 노력한 FTA이고, 그 다음이 NAFTA, 그리고 한미 FTA라고 보며 한미 FTA는 중하단계 정도의 것이 아닐까 한다. 제일 허술한 FTA가 예를들어 한국-아세안이 체결한 FTA로서 이는 FTA가 아니다. 일종의 경제협력협정이지 FTA라고 할 수가 없다. FTA가 이점을 갖고 있지만, 반면에 단점도 있다. 가장 큰 단점이 바로 원산지 규정이란 것이다.

그러면 한미 FTA 협상이 남긴 것이 무엇이냐. 한미 FTA 협정이 그동안 추진되면서 우리가 무엇을, 어떤 교훈과 결론을 얻을 수 있느냐? 제가 보기에 가장 큰 장점, 가장 큰 이점은 한국이 이제껏 미국의 뒤에서 다자주의에 안주해오다가 수동적으로 방어적인 입장에서 벗어나서 이제는 적극적인 무역정책을 채택할 수 있다는 그러한 측면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겠다. 적절한 상대국을 선택해서 우리가 적극적으로 협상을 제안하고 서로 합의해서 협상을 체결한 것이다. 이제까지는 밤낮 수동적이었다. 밀려서 시장개방한다, 안한다는 입장에서 벗어났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그 다음으로 몇 가지 부정적인 측면을 말씀드리면 첫째는 산업구조 전망에 대한 확고한 비전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비전 없이 한미 FTA를 시작했다. 이것은 과거 칠레와의 FTA도 마찬가지고, 지금까지도 부분적으로 계속되는 측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FTA라는 것은 우리가 진출할 수 있지만 또 우리가 시장을 개방해야 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어느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 그리고 상대국을 선택함에 따라서 우리가 어떻게 진출하고, 우리 시장개방에서 또 어떻게 수입자유화를 통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아까 오상봉 원장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미국의 기술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했을 때, 그렇다면 우리 산업구조 전망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확고한 전망이 있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이 FTA라는 것은 하나의 수단이다. 그리고 협상은 테크닉이다. 국내여건이 갖춰진 것을 적절하게 반영하기 위한 수단이 바로 이 협상이다.  협상 그 자체가 갖는 의미는 형식적인 측면이 크지, 협상을 통해서 획기적인 변화를 구한다는 것은 하나의 허상이다.

두 번째 부정적인 측면을 말씀드리면, 농업부문이다. 농업부문의 구조개선이 없이는 앞으로 어떤 FTA도 체결할 수 없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더 이상 말씀드리지 않겠다. 그 다음 세 번째 느낀 교훈 중에 하나는 국내협상이 대외협상 이전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씀이다. 단순히 이해관계자 뿐만 아니라 전문가소비자사회지도층 등 폭넓은 계층이 참여하는  사회적 중지가 뒷받침돼야 협상력이 제고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EU의 국제적인 비중이나, EU가 국제적으로 제일 큰 무역단위이고, 하나의 공동경제정책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EU와의 협상은 유럽시장으로 진출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현재의 상황으로 봐서는 금년 내에 한-EU FTA가 체결될 것이라고 전망된다.


JEJU AGORA 2007     


‘Safety Net’ 충족돼야 FTA에 성공한다


FTA 대토론회                                                            

정일용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소장/한국외대 교수


통상전문가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경제학을 전공한 입장에서 말씀드리고자 한다. 첫째로 ‘개방=발전’이라는 논리다. “개방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새로운 신화가 성립하고 있다. 하지만 저는 “그건 아니다”라는 문제의 제기로부터 말씀을 드리고 싶다. 김영주 산자부 장관께서도 경제발전의 성과를 잘 설명해주시면서 세계 12대 강국으로 올라왔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러나 보기에 따라서는 지금까지는 개방하지 않고, 또는 단계적으로 개방을 하면서 발전을 해왔다는 이야기다. 거꾸로 이야기해보면, 우리는 개방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세계 12대 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는 논리도 성립한다고 할 수 있겠다.

제가 좋아하는 스티클리츠(Joseph E. Stiglitz) 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동아시아 경제를 연구하고 나서 자유무역이론을 버렸다.” 즉 한국 발전의 핵심요인은 산업정책이라는 것이다. 자유무역을 거부하고 산업정책을 통해서, 동아시아 국가들이 기업을 성장시켜 왔다. 이것이 동아시아 기적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자유무역이론을 버렸다는 논평을 한 적이 있다. 그런 면에서 그의 말을 우리는 상당히 귀담아 들어야 될 입장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어제(제주 아고라 첫날)에는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께서 ‘상자 밖을 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물론 밖에 펼쳐진 시장기회, 이것은 굉장히 좋은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밖으로 펼쳐나가지 않으면 발전하기 힘들다는 것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준비된 개방을 하자”, 또 여기서 더 나아가 만반의 준비가 되었기 때문에, 또한 성장되었기 때문에 개방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논지가 더 적절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구체적으로 여러가지 문제가 제기되지만, 저는 FTA 체결을 보면서 참여정부가 집권 초기에 이야기했던 방침과 상당히 달라졌다는 것을 느낀다. 참여정부는 3대 국정목표로 참여민주주의, 성장과 분배의 균형발전, 동북아중심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내용인데, 이러한 국정목표와 정반대되는, 또는 상충되는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조금 혼란을 야기하지 않았는가 한다. 이러한 면에서 방금 김세원 이사장께서 말씀하신 대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로 말씀드릴 것은, 제가 강의에 나오기 전에 변형윤 선생님께 “FTA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여쭤봤다. 변선생님께서는 딱 한마디로 대답하셨다. “농민들의 고통을 그냥 보고 있을 수 없으며 농촌과 농업이 붕괴되면 안된다”고 말씀하셨다. 저희들이 상당히 귀담아 들어야 할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세계 어느 나라도 농업과 농촌이 붕괴된 선진국은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최근 일본을 잠깐 다녀왔는데 최선진(最先進)국가지만 미국과의 FTA를 하지 않으려 한다. 바로 농업을 보호하겠다는 생각이다. 바로 이것도 우리가 FTA 시대를 열어 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또하나 중요한 점은, FTA 역시 경제학에서 말하는 비교우위 원리에 의해서 추진이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비교우위를 확립한 제조업 부문에서는 유리할 지도 모르지만 아직 비교열위에 있는 제조업 부문도 많다. 아까 김영주 장관께서 설명하신 것과 같이, 부품산업과 소재산업, 이러한 부분에서는 아직 비교우위가 없다. 경제학적으로는 비교우위에 있는 부분들은 자원을 몰아주고, 비교열위에 있는 부분은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비교열위에 있는 부분도 성장을 시켜나가야만 한다. 사실 이러한 것은 FTA의 논리와는 상관이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산업자원부의 입장에서는 따라서 오히려 FTA에 저항을 해야 되지 않을까? 우리의 산업을 지키는 형식으로 나가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산업연구원 차원에서는 미국과의 FTA보다는 중국과 먼저 하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발표를 한 것으로 들었는데, 이제는 다른 연구원과의 의견 수용을 통해 미국과 먼저 FTA를 하는 것이 좋다고 정리가 된 것 같다. 어떤 나라와 먼저 하는 것이, 어느 정도의 시행기간을 갖는 것이 좋으냐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본다. 우리 참여정부 초기에는 동북아시대-이런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또 우리가 동북아동아시아아시아 시스템 가운데서 얻을 것들이 참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세계의 성장판도를 보면 성장세를 주도하는 것이 이제는 미국이나 유럽이 아니라 중국인도 등 아시아라고 볼 수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FTA 정책에 있어서도 아시아와 동아시아 등을 좀더 중요시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또 하나 협상의 이익에 관련된 문제가 있다. 신문이나 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우리가 이익을 

많이 확보했다고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 자신이 없다. 김세원 이사장께서 설명하신대로 FTA는 미국이 주도하는 정책이다. 그래서 미국의 이익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기에 미국의 이익을 지양하고 우리의 이익을 높이는, 통상외교를 담당하시는 분들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이익을 많이 확보했다는 것에 대해 믿을만한 근거가 없다고 생각한다. 김영주 장관께서도 FTA 시대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FTA 체제로 말미암아 피해를 보고 패자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현실적으로 많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경제학 이론에서는 FTA가 성공하려면 이른바 사회의 ‘세이프티 넷’(safety net)이 충분히 준비된 나라들만 성공한다고 한다. 결국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산업구조 조정을 지원하고, 그런 부분이 충족된 후에야 FTA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JEJU AGORA 2007               


혁자생존(革者生存) 시대가 오고 있다


건교부장관 초청특강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


이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66억7천만의 사람이 산다. 그렇다고 해서 세상을 이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공유하지는 않는다. 이 세상은 꿈꾸는 자들의 것이다. 꿈을 가지고서 계획적으로 사는 사람과 그냥 열심히 사는 사람들 사이에는 5년 후, 10년 후에 엄청난 차이가 벌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은 어떤 꿈과 비전을 가져야 하고 우리는 어떤 꿈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 대한민국의 비전은 선진한국을 만드는 것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우리는 이미 선진국이 아니냐고 하겠지만 아직은 선진국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국제적으로 선진국을 선별하는 기준은 크게 4가지가 있다. 우리는 이제 선진국의 문턱에 진입하는 단계이다.

이 4대 기준을 보면 선진국은 잘 살아야 한다. 소득이 높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소득이 2만 달러 이상이면 선진국이라 한다. 그러나 2만달러 이상이라고 무조건 선진국이라고 하지 않는다. 지난 3월에 대통령을 모시고 중동 순회를 하면서 돌아본 나라 중에 카타르 같은 경우 소득이 6만달러가 넘는다. 80만 인구 중 현지인 25만 명을 기준으로 하면 소득이 15만달러다. 그러나 우리는 카타르를 선진국이라고 하지 않는다. 2005년을 기준으로 소득 2만달러 이상의 국가는 세계에서 24개국이 있다. 2002년을 기준으로는 32개국이다. 지난 해 우리의 국민소득은 1만8천372달러였다. 세계 36위다.

두 번째 기준은 OECD 회원국이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96년에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입했다. 현재 30개의 OECD회원국이 있다. 회원국 중에도 헝가리슬로바키아와 같이 1만달러가 채 되지 않는 나라들이 있다. 그러므로 OECD 회원국이라고 해서 모두 선진국은 아닌 것이다. OECD 회원국가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닌 것이다.

IMF 에서도 나름의 분류기준을 가지고 있다. 선진국과 신흥개도국 등으로 나누고 있는데 29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UN도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UNDP가 94년부터 human development index라는 HDI로서 선진국을 나름대로 규정하고 있다. 인력지수는 수명지식생활수준의 3가지를 기준으로 하는데 이 지수가 0.8인 나라를 고(高) HDI국이라고 한다. 우리는 0.91이므로 선진국에 해당한다.

이로써 우리는 ‘2만달러’ 기준을 제외하고는 선진국 요건을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 그러나 4가지 기준을 모두 만족시켜서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가더라도 다 같은 선진국은 아니다. 선진국에도 수준과 품격에 차이가 있다. 우리가 지향하는 선진한국은 ‘대외적으로 10위권의 경쟁력 있는 국가, 대내적으로 국민이 편안하고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다음에 많은 분들의 관심사인 주택문제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한다. 계층간 통합의 필수조건을 저는 주거안정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도 기업도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숲이 있어야 각종 동물들이 살 수 있듯이 사회가 형성되어야 사람도 기업도 살 수 있다. 따라서 더불어 살아야 한다. 이 시대 가장 필요한 사고는 역지사지(易地思之)라고 생각한다. 가진 자들은 없는 사람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2층에 살아도 1층의 사람을 이해해줘야 한다. 없는 사람들은 있는 사람들이 낸 세금을 통해서 사회가 형성되고 유지됨을 이해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주거복지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집값이 흔들리면 사회가 흔들리고 국민들은 힘겨워 한다. 우리는 불과 7개월 전만 해도 온 나라의 사회적 이슈가 집값을 잡는 문제였다. 이제는 집값이 잡히자 규제를 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한다. 집값은 잘 진행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도 시장이므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과거에는 실수요가 아닌 가수요나 투기수요에 의해서 가격이 올랐으니 앞으로는 그간의 부동산정책을 통해 투기억제․투명성제고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완비되어 가수요나 투기수요는 제어가 가능하다. 다만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과 주거상향 이동 욕구 등을 충족시키기 위한 주택공급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면, 수급불안에 따라 집값은 다시 오를 수 있다. 주로 집값 문제로 삼는 수도권의 경우 새로운 수요는 30만호인데 작년에는 16만호만 공급되어 가격이 올랐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37만호가 공급된다. 그러므로 가격은 안정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금년 9월부터 분양가 상한제, 원가공개제, 주택청약가점제가 실행되어 주택가격이 기존가격보다 20~25% 정도 저렴하게 책정된다. 그러나 주택을 싸게 공급하더라도 가격은 오를 수 있다. 주택은 대중의 심리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제가 안정된다고 했으나 그것에는 중요한 전제가 있다. 불과 7개월 전만 해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었는데 조금 안정되었다고 해서 규제완화를 하자는 것은 무책임하다.

지금은 혁자생존(革者生存)의 시대이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살다 갔지만 인류역사는 혁신하는 사람에 의해 혁신하는 국가에 의해 쓰여졌다. 과거 농경사회나 산업사회에서도 그랬는데 지금은 속도에 의해 결정되는 지식정보화사회이므로 더욱 그러하다. 조직에 있어서 혁신을 생물에 있어서는 진화라고 한다. 혁신과 진화가 가지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 시점에 가장 강한 개체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고 가장 혁신하고 변화하는 개체가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지금의 종업원 수, 자본 등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계속 변화하고 혁신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의 혁신, 조직의 혁신, 사회의 혁신을 통해 국가의 혁신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혁신을 통해서 개인도 발전하시고 조직에 기여하고 국가발전에도 기여하시길 바란다.


JEJU AGORA 2007         


Trend Follower에서 Trend Setter로


CEO 초청강연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


제주 아고라 3일차 강의를 들으시느라 매우 피곤하시겠지만 제 이야기에 주목해주셨으면 한다. 어느 교회에서 예배시간에 졸고 있는 청년을 발견한 목사가 청년 옆의 할머니께 그 청년을 깨워주십사 하고 말씀드렸더니 할머니께서 “재운 사람이 깨우시구료”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주무시는 분이 있다면 제가 직접 깨워드리겠다. 오늘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이야기는 ‘한국의 경제성장과 기업환경의 변화’에 관해 것이다.

60년대는 국민 1인당소득이 100달러가 채 안되었다. 작년 기준 약 1만8천달러인데 올해는  2만달러가 넘어갈 것이다. 가만히 보면 개인사회에서나 국제사회에서 유행을 만들어 내거나  변화를 이끄는 사람들은 잘 살아간다. 세상물정을 잘 모르는 사람은 망한다. 포천(Fortune)  500대기업에서 지난 50년간 살아남은 회사가 14%밖에 안된다.

Globalization이란 무엇인가. 국내에서만 잘하면 살아남는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세계에서 제일가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매출이 수십조가 되고 이익이 얼마나 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것’이란 나의 상품과 서비스가 세계 어느 곳에서도 통하는가에 대한 여부로 결정된다. 손톱깍기 하나를 판다고 하더라도 세계 어느 곳에서나 내가 만든 손톱깎기를 많은 이들이 사용한다면 그것이 바로 세계적인 회사다.

저는 전주고 재학 시, 대학 졸업 후 가장 취업이 잘되는 학과가 서울대 화공과라고 하여 그곳으로 진학했다. 다행히 저는 정유공장(현 SK에너지)에 취직했는데 대한석유공사가 62년에 설립되어 64년에 시운전을 시작했다. 당시 선배들이 미국과 필리핀에서 훈련 후 돌아와 시작을 했는데 그때는 필리핀이 선진국이고 우리가 후진국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필리핀을 앞지른 것은 오래 전이다.

오늘의 경영자는 유행과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야만 한다. 그렇게 하자면 미래에 대한 예측이 있어야 한다. 과거 최종현 회장은 비디오를 만들기 위해 두루두루 국내외 석학들을 만났다. 지금 회고해보면 우리는 그분보다 예측력이 떨어진 것 같다. 지금은 새로운 매니지먼트를 구성해서 Globalization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가 전화장사를 하므로 그 이야기를 하겠다. 우리의 일상생활, 우리의 모든 경영활동이 인터넷으로 인해서 변하고 있다. 그러므로 쉽게 말해 여기에서 아직도 소위 Digitalization, 인터넷으로 사업 프로세스를 바꾸지 않은 분이 있다면 서둘러 업종을 바꿔야 한다. 이유는 경쟁력 부족이다. 그동안 유선으로 되던 것들이 무선으로 되고 있다. 우리 세대들은 영화를 보고 싶다 하면 발품을 팔아 극장에 가서  몇시에 표가 있는가 물어보고 가령 2시간 남았다면 기다릴지 말지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30-40대만 되어도 휴대폰을 꺼내어 자기시간에 맞는 표를 예매해버린다. 그리고 극장에 가서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누르면 예약한 표가 나온다. 게다가 멤버십을 이용하여 무료로 보기도 한다. 또 설악산에 가서 등산 중에 주식거래조차도 한다.

조직의 장은 유능한 부하를 항상 복수로 발전시켜야한다. 나보다 똑똑한 사람을 5명 만들면 나 혼자 하는 것보다 5배의 성과가 나온다. 게다가 나는 놀아도 된다. 이것을 위해서는 직원들이 머리를 쓰게 하여 창의력을 키워줘야 한다. 이것은 자발적으로 가능한 것이지 시켜서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것을 연구한 것이 SK경영관리시스템이다. 첫째로 많이 벌면 많이 나눈다. 지연학벌에 얽매이지 않는다. 회사에 돈을 잘 벌어주는 사람을 대우한다. 우리 직원들이 머리를 쓰게 하려면 머리를 갖고 출근하게 해야 한다. 그런데 100명의 직원 중 머리를 갖고 회사에 나오는 직원은 4%도 안된다. 대부분은 머리를 집에 두고 몸뚱이만 온다. 요컨대 시키는 일만 하고 새로운 무엇인가를 찾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들에게 머리를 쓰게 하자면 인간적으로 대우하고 보상을 확실히 해야 한다.

1966년에 유공(현 SK에너지)에 입사해서 1995년에 이동통신(SK텔레콤)으로 왔다. 이동통신으로 옮겨와서도 기술자들을 다루게 되었다. 어느날 본부장이 결재의 건을 올렸다. 대충대충 하고자 하는 그들에게 “목숨을 걸고 실패 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올리라 고 했다. 그 후로는 모든 공문이 올라올 때 “안되면 제가 책임지겠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올라오게 되었다. 그리하여 SK텔레콤을 세계일류의 이동통신회사로 만들게 되었다. 그 후로 회사에는 기술적으로 세계최초가 많아지게 되었고, 유행이나 기술을 따라가는 트렌드 팔로워(Trend Follower)에서 새로운 유행과 기술을 창조하는 트렌드 세터(Trend Setter)가 되었다.

어느 날 마케팅본부장과 기획부 사원이 와서 TTL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리고 돈을 400억 달라고 했다. 처음에 그들이 내민 기획서와 CF를 보고 맘에 들지 않았으나 표문수  사장이 하라고 해서 하게 되었다. 가만히 보니 그 친구들이 그간 성과가 좋았기에 믿고 밀어줬다. 당시 KTF의 추격이 염려되어 물었다. “얼마만이면 우리를 따라오겠는가?” 하고 물었더니 그들이 말하길 “3달 안에는 따라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회장실로 가서 회장을 설득하고 시작을 하게 되었다.

Globalization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세계적인 손톱깎기 하나를 만들어도 세계 사람들이 내 것을 쓰면 세계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시장에 나가서 활동을 할 덕목을 갖춘 직원을 육성해야 한다.


JEJU AGORA 2007          


‘과거로부터 배우지만 건강하게 부정하자’


CEO 초청강연                                                          

황 수 한국GE 사장


오늘의 주제는 ‘고성과 기업을 향한 GE의 변화와 혁신’이지만, 주제 자체가 워낙 경직된 내용이고 많은 인내와 노력을 필요로 한 과정이라 내용자체가 지루해도 유익한 강연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하겠다. 먼저 GE라는 회사의 설명으로부터 시작하겠다. GE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이지만 워낙 여러 가지 산업을 하고 있으므로 많은 사람들이 GE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고 때로는 신입사원조차도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GE는 6개의 산업군과 33개의 산업부문으로 되어있다.

한국에서는 한국 산업경제발전의 파트너로서 일하며 이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1976년 한국법인(GE Korea)이 설립되어서 현재 23개의 사업체가 운영되고 있고 1천400명 정도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작년 17억달러의 매출을 창출했다. 구입해서 해외에 판매하는 이익까지 포함할 경우 27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과의 1887년 3월 6일, 경복궁 ‘건천궁’에 최초로 GE램프를 설치한 것으로 시작하여 120년 정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먼저 GE의 잭웰치(Jack Welch) 전 회장은 여러분이 잘 아시고 계실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 강의하고자 하는 내용은 제프 이멜트(Jeffrey Immelt) 회장과 잭웰치 회장의 차이점을 통해서 최근 6년간의 혁신과 변화를 통하여 어떻게 고성과 기업으로 탈바꿈되었는지를 설명코자 한다. 잭웰치 회장 시절의 경영환경은 20세기 말의 산업사회의 절정에서 제조 공급자 중심의 사업이 발달했었다. 경제는 호황이었고 클린턴 시대의 미국경제는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되고 있었다. GE는 9.11사태가 일어나며 4일 만에 6억달러의 순 손실을 보게 되는데 월드트레이드센터의 재보험 때문이었다. 연달아서 이라크전이 발생하고 20세기 말에 발달한 인터넷 혁명을 통해 네트워크 혁명이 심화되고 경제의 활동자체가 예측가능한 경쟁체제에서 무한경쟁체제에 들어서면서 제프 이멜트 회장이 취임하게 된다. 제프 이멜트 회장은 플라스틱에 입사하여 마케팅과 세일즈에 20년 정도의 경력을 쌓으며 01년 45세에 회장으로 취임했다. 잭웰치 회장이 쌓아놓은 명성과 급변하는 기업환경을 짊어지고 회장에 취임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는 전통 속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에 주력하게 된다.

이멜트 회장은 응용수학과 출신이라 영업과 마케팅에 경력이 많으나 숫자에 매우 밝다. 그는 취임 후 재무상태부터 철저히 해부한다. 그리하여 “전 사업이익의 3분의 1만이, 이익성장률 10%, 투자수익률 20%를 달성하는 사업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당시(2001년)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면 투자로부터 수입이 발생할 때까지 롱사이클 비즈니스와 3-5년 미만의 숏사이클 비즈니스로 나눠지고 금융서비스 부문이 있었다. 잭웰치 후임으로 오며 이멜트 회장이 생각했던 것들은 6가지였는데, 첫째로 최고의 제품을 가지지 않으면 커스커머(고객)에게 다가갈 수 없으므로 가장 뛰어난 제품과 기술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고, 둘째  미국에선 시가총액과 매출총액 1위기업이었으나 매출 전체의 70%가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었음을 알았기에 좀더 글로벌화된 전략을 기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셋째 항상 넘버원 회사가 되자는 것, 넷째 좀 더 빠르고 명석한 회사, 다섯째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회사, 그리고 마지막으로 항상 공격적이 되자는 여섯가지의 꿈을 그리며 21세기의 가장 위대한 기업이 되자고 호소했다.


2001년 취임당시 이멜트 회장의 여섯가지 꿈

Leads in technology+innovation

A blgger global presence

#1 with the customer

Smater+faster

People can live their dreams

Always play offence


오늘 이야기 중 하이라이트는 “어떻게 인재를 육성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이에 관해  GE는 04년부터 회사 내외부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를 선정하고 분석하여 그 결과 5가지 성장리더의 특성을 찾아내었고 이를 05년부터 임원 평가에 적용하였으며 06년부터 전 직원에까지 확장하여 평가하고 장점과 개선점을 분석하여 직원들을 성장리더로 육성하고 있다. 이외에 5가지 성장리더의 특성을 교육 받는다. 이는 GE의 이념인 정직과 성실을 기본으로 하여 이뤄지고 있다. 5가지 성장리더의 특성을 보면, 첫째로 시장의 흐름과 트렌드와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서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외부지향적인 인재, 둘째는 수많은 정보를 단순하게 전략화하는 명석판명한 인재(Clear thinker), 셋째는 사람과 아이디어에 대해 리스크를 감수하며 상상하고 집행할 수 있는 사람, 넷째로 직원들이 충성심을 가지고 서약할 수 있는 포용력을 가진 리더, 마지막으로 어떤 분야나 부분에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란 곧 어떤 변화를 만들고자 할 때 확신을 만들어주는 소스가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GE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회사라고 칭송받는 이유”는 파이낸셜 타임즈 등이 밝혔듯이 “리더들이 창조적 파괴를 잘하기 때문이다”는 것이다. 새로운 뭔가를 만들기 위해 이전의 경영환경에서 적절했던 것이 후임자가 맡은 후 적절하지 않음을 알고 창조적 파괴를 행하는 이들이 GE를 이끌어왔다는 평이다. 이에 대하여 이멜트 회장이 “GE맨들은  과거로부터 배우지만 역사를 건강한 방법으로 부정한다”고 한 말을 되새겨봄직 하다.


JEJU AGORA 2007         


한국챔피온이 세계챔피온 되는 것이 경쟁력


폐회기념강연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


마지막 강연을 덕담으로 마치고 싶은데 제 강의가 그럴 수 있을까 염려된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이미지는 따뜻함보다는 무서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집사람이 저에게 언제나 웃거나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이 자리에 올랐다.

방금 윤계섭 교수(서울대)께서 공정거래위원회를 ‘심판’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일반적으로 경제 검찰, 혹은 경제 헌병으로 인정하시는 듯 하다. 사실 검찰의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법원의 역할 뿐만 아니라 경쟁정책을 수립하여 이끄는 경쟁당국의 역할도 한다. 게다가 소비자 보호의 역할도 하고 있어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검찰의 이미지가 가장 큰 것 같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하는 일을 전반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시장경제를 경제 질서의 기본으로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경제활동을 주도하는 메커니즘이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시장경제와 계획경제가 그것이다. 그러나 계획경제는 더 이상 쉽게 찾아볼 수 없게 되었고 세계적으로 시장경제가 대세가 되었다. 우리 헌법은 시장경제를 경제 질서의 기본이라고 헌법 119조 1항에서 밝히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창의와 자유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라고 선언함으로서 우리가 경제 질서에 관한 한 시장경제를 기본으로 함을 선언하고 있다. 헌법에서 경제 질서를 선언한 나라가 많지 않다. 독일의 경우, 기본권을 이용해서 선언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헌법이 더욱 분명하다.

다만 시장경제가 잘 작동하고 있는가?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떤가? 쉽게 이야기해서 우리나라는 비싼 물건을 사면 품질이 보장되는가? 어느 나라에 가서 비싼 물건을 사면 품질이 뛰어나다고 하면 시장경제가 작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비싼 물건을 사도 품질이 뛰어나지 않다면 잘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선진국에 가면 가격과 품질은 비례한다. 시장이 잘 작동하는 나라는 가격이 품질을 표시한다.

우리나라는 시장이 비교적으로 잘 작동한다고 말할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그래서 공정위는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감시하는 곳이다. 그런데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 요인은 세 가지이다.

첫째로 시장 안에 독점이나 과점, 카르텔, 경쟁하는 사업자들끼리 경쟁을 피하는 경우나 기업결합, 불공정거래가 있는 경우이다. 우리 공정위는 독점과점을 문제 삼지는 않는다. 독점 과점적 지위를 남용하는가에 대한 여부를 보고 판단한다. 카르텔이 있다면 적발한다.

최근에 한미 FTA가 체결되었다. 찬반의 의견이 많지만 체결 후 경쟁의 압력이 심화되고 있다. 이제 이 시스템에서 생존하자면 국내기업이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그 방법으로 첫째는 집중적으로 지원해서 한두 사업자를 키워주는 것이고, 또 하나는 국내시장을 경쟁적으로 만들어 국내에서 경쟁적인 기업이 해외에서도 경쟁적이 되도록 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60년대 이후에 90년대까지도 국내기업 중에서 좀더 잘 나갈 법한 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서 해외에서도 경쟁력 있게 만들자는 정책을 주로 써왔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보니 그렇게 키워놓은 내셔널 챔피언이 국제적으로 반드시 경쟁력 있지는 않을 뿐 아니라 혜택이 국민에게 돌아오지도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국제경쟁력은 국내에서 경쟁하고 이를 통해 형성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이것이 선진국의 방식이다. 아직 선진국이 되지 못한 나라는 이 두 가지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좌우지간 지금은 경쟁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고 그것의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 되었다. 가령  2007년 제주 아고라 세미나가 올해 행사가 끝나고 내년에 다시 행사를 할 때 저를 제주 아고라 조직위원회 회장님이 다시 부르신다면 이는 공급자 중심이 되는 것이고, 여러분께서 부르신다면 소비자가 중심인 것이다. 점점 경쟁이 심해진다는 이야기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커진다는 말인데 앞으로는 더욱 강조될 것이다.

얼마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전경련 회장을 만나서 앞으로 경제법경쟁법공정거래법 등의 강의를 하면서 협력하자고 말했더니 전경련 회장께서 “왜 한국의 전경련은 일본의 경단련(經團連)처럼 존경받지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나는 전경련이 재벌을 대표하는 이미지라 그러하므로 앞으로 “재벌이 아니라 우량기업의 대표로 인식 받아야 한다”고 말했더니 모두 찬성하셨다. 이렇게 점점 시장경제가 제대로 되어야 선진국이 되는 것이므로 자율적으로 노력해야한다.

끝으로 우리나라는 지금 선진국인가 아닌가? 제주 아고라 세미나가 열리는 이곳 신라호텔의 이 장소는 세계 어디에 가도 뒤처질 것이 없다. 인천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좋다.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으로 가장 선진적인 기업과 경영인이 있다. 하지만 경제 시스템과 관련해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경쟁질서가 잘 갖춰져야 한다.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이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확보되어야 한다. 저는 제 임기동안 더욱 열심히 일해서 우리나라의 경제 질서가 더욱 확고히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그로 인해 선진국으로 가는 실마리가 풀리기를 기대해본다.

 

 

출처: 월간현대경영 2007년 9월호(vol.492) www.newmanagem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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