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대림 시기가 시작됩니다. ‘대림’(待臨)은 ‘오시기를 기다린다.’라는 뜻으로 ‘도착’을 의미하는 라틴어 [아드벤투스] (adventus)를 번역한 말입니다. 가톨릭교회는 매해 전례를 통하여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립니다. 대림 제1주일부터 한 해의 전례 주년이 시작되기에, 오늘은 전례력으로 새해 첫날이 됩니다.
대림 시기의 대표적 상징이라면, 바로 대림초와 대림환입니다. 대림초는 4개로 구성되는데, 숫자 4는 그리스도의 빛이 동서남북 네 방향, 곧 세상의 모든 곳을 두루 비추게 됨을 의미합니다. 또한 구약 시대 메시아를 기다리던 사천 년의 기간을 의미합니다. 물론 여기서 사천 년은 과학적 계산법이 아니라 성경의 연대 계산법에 따른 상징적 시간입니다. 대림초는 가장 짙은 보라색부터 시작해 점차 밝은색으로 매주 한 개씩 늘려 켜갑니다. 이는 세상의 빛이신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다가오시고 대림 시기를 보내는 우리의 죄가 점차 씻겨 깨끗해진다는 걸 의미합니다.
각각의 대림초에는 진한 색부터 다음과 같은 명칭과 의미가 있습니다:
① 예언의 초 : 구세주께서 이 세상에 오실 거라 알린 예언자들을 기억하며, 그들이 전한 주님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의미
② 베들레헴의 초 :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신앙인의 믿음을 나타내며, 예수님을 낳기 위해 베들레헴으로 향하는 마리아와 요셉의 모습을 기억하는 의미
③ 목자의 초 : 그리스도의 탄생이 가까웠기에 느끼는 기쁨과 희망을 의미 ④ 천사의 초 : 가브리엘 천사가 성모님께 전해준 수태 소식으로 누리는 참 평화를 의미
또한 대림초를 사철나무로 둥글게 감싸는 대림환이 있습니다. 사실, 대림환은 대림 시기의 전통 중 비교적 근래에 생겨난 것입니다. 이를 처음 고안한 사람은 독일 루터교 목사 요한 비헤른(1808-1881)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1833년 독일 함부르크에 세운 무의탁 청소년들을 위한 기숙학교에서 이를 처음 시작하였는데, 이것이 1920년대 독일 가톨릭교회로, 1930년대 북미 가톨릭교회로 전해져 오늘날 우리에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림환의 둥근 모양은 시작도 끝도 없는 영원하신 하느님과 교회 공동체를 상징하고, 늘 푸른 사철나무는 하느님의 충만한 생명력을 의미합니다.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이사 9,1)라는 이사야의 예언처럼 우리는 기쁨 속에 구세주를 맞이할 것입니다. 그분의 오심을 기다리며 회개와 보속 그리고 희망의 마음으로 이 복된 은총의 시기를 경건하게 보내도록 합시다.
첫댓글 이사 1,18
너희 죄가 진홍빛 같아도 눈같이 희어지고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같이 되리라.
하느님 저희에게 깨어 기다릴수 있는 인내와 지혜를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