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ㅡ 계룡돈대 ㅡ 우수 전전야의 서해 황금들녘 길은 마치 고산준령 높은 산마루인듯 심산유곡인듯 맘부시게 아름답기 그림같이 수려했는데 ,,,, 내가면 구하리 2리가 고향이라 지금은 귀향 6년차시라는 강태공님은 초등학교 5학년때 서울로 가 공부하고 줄곧 인천에서 직장생활 하시던 중 아내가 갑성선으로 아프셔서 치료차 내려와 지내시는데 많이 좋아지셔서 참 좋으시다고,,, 코흘리개 개구장이였던 어린시절 이 갯벌엔 조개들도 참 많았다시며 게잡고 미역감으며 유년을 보냈던 바다라고,,, "나들길을 걷느냐?" 물으신다. "예~! 창후리 포구에서부터 걷는 중인데 오다가 바다가 갯벌을 간지르며 밀려오는 바다의 노랫소리에 장단맞춰 놀면서 와서 어느새 3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어요. " " 나두 한번 걸어야지 하면서 아직 시작을 못했는데 혼자 걷느냐며 참 대단하다구" " 웬걸요. 하나두 안대단해요. 여럿이 걸을 땐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낙이 있고 홀로 걸을 땐 하늘이 바람이 바다며 새들이 친구해주어서 혼자인 걸음은 늘 없어요. 게다가 나들길은 흙길이 많아서 대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젖어들 때두 무척 많걸랑요. ㅎㅎ " " 근데 망둥어 잡으시려구요? 그러려구 하는데 물이 아직 차서 잘 안잡힌다구 오늘 무척 따뜻한데요? 그래도 바다온도는 아직 차가워서 좀더 따뜻해져야 숭어도 망둥어도 잘 잡히는데 그냥 바람좀 쏘일겸 나오신거라셨다. 많이 잡으시라 하고 언제 시간 편안하실때 나들길 걸으시라고 여쭌뒤 룰루랄라 또 길을 갔다. 바다와 텅 빈 들녘를 가르는 만리장성뚝을 이 길은 둑높이 공사를 하기전엔 달맞이꽃과 " 다시 만날때까지 "란 벌노랑이 야생화가 6~7월이면 지천으로 흐드러지게 피어 마치 해가뜬 듯 샛노랗게 수 놓았던 둑방인데 지금은 풀종류들도 달라지고,,, 그래도 야생 참쑥은 여전히 나들길 20코스중 많고 향기롭기가 최고이지 싶다. 계룡돈대를 휘돌아 마을 주민들이 한 낮의 들판을 하이킹하며 걷는 중 먹이줍는 기러기들은 날아갈 뜻이 없어 창녕 우포 늪인냥 평화롭기만 ,,, 아랫망월을 걷던 내외분도 저리 평화로웠는데,,, ㅎ 자 계룡돈대 안에서 날씨도 포근한데 한참 햇살속 봄 친구하다 갈까나 하고 올라가니 바람없는 돈대안은 햇살이 한가득 놀러와 있었다. 차한잔 따시게 마시고 간식 먹고 난 뒤 햇살 마주하고 누워서 본 하늘은 팔 뻗어 하늘 담그기만해도 금새 쪽빛물 곱디곱게 들어버릴것만 같아 ㅡ 절로 빙긋 !!! 가만 홀로 누워있노라니 ㅎㅎ 바다가 마치 발밑에서 철썩 처르르 밀려와있는 듯 ,, 귀가 대지랑 가까워선가 신비로웠다. 그렇게 밀물의 바다가 들려주는 노랫속에 폭 잠겨 있는데 어디서 날아왔는지 이름모를 산새 한 마리 이가지 저가지로 자릴 옮겨도 가며 노래하기에 혹 과자를 먹으려나 던져 주어도 연신 봄이 왔다는겐지 노래만 부르기에 기분좋게 듣고 있는데
도란도란 말소리 ㅡ 누가 나들길 걸으시나 했더니 마을 주민들이셨다. "커피한잔 드릴까요?" 여쭈니 "마침 커피 고픈중인데 밥 먹고 그냥 나와서,, " 하신다. 종이컵 두개에 차를 타 드리고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보니 두분은 71살 갑장이시라고
꽃버선 신고 산책나오신 두 분중 곰돌이가 참 귀엽구나하며 이야기나누시는 님은 대산리가 고향인데 황청리로 시집온게 54년전이라고 두 아들만 낳아 키웠는데 다 나가 살고 지금은 두 양주분만 살고있다고,,, 딸도 하나 있었더면 참 좋았을텐데라고 혀를 차시는 님은 교회를 다니신단다. 아들은 든 든함을 주니 고맙다시며 두 며늘도 잘하긴 하는데 그래도 딸처럼 살갑기야 하겠냐구 웃으 시고 소녀맹키 에리에리~한 얼굴의 할머니는 아들 두분에 딸하나인데 며느리가 어쩌구 할라치면 "엄마 나두 며느리야 " 하며 말을 못하게 한다고 ㅎㅎ 그래도 따님이 3일에 한번씩은 전화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나누며 사니 당신은 행복하다구 두 분은 돈대에도 자주 오시는 편이라며 여기 참 좋다고 좋아라셨다. 아들만 두분 있는 엄마 왈 " 요즘은 딸들도 다 상속을 받는데 며느리들이 시어른을 안모시려고 하니 재산분배하는데 옛날처럼 아들만 주지 않고 딸들도 주게된게 참 잘된일이라고 하셨다. 엄마들 생각이 시대를 따라 가시나보다. 곰돌이도 만져보고 나들리본도 만져보시는 할머니는 물매미처럼 황청리만 뱅뱅 맴돌며 살지만 그래도 살맛난다셨다. 당신은 황청리서 나고 자라 황청리로 시집가 산다시기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연애 하셨어요?" 정색을 하고 여쭈니 "아니 아니야 중매였어"라시는 주름진 눈가에 웃음이 비록 남북은 갈려 아직 통일은 안되었어도 시리아란 나라처럼 제나라 제 삶의 터전을 두고 몇개국씩 난민의 길을 걷지 않아도 되니 우덜은 참 좋은거야 하시며 바람도 없고 좋은 날 만나서 반갑다고,,, 꽃버선 한컷 담을거라고 하니 이쁘지? 하고 또 웃으셨다. 하모요. 이뻐여!!! 그렇게 돈대안이 제집 안방인양 놀고 있는데 그 위로 연신 기러기들이 날아오고 날아갔다. 바다는 어느 새 앉아서도 보일만큼 다 와있고 저는 외포리까지 가야하니 먼저 갈께요. 다음에 또 뵈요 하고 나와 둑아래길로 향하는데 두분 할머니는 돈대 구멍으로 얼굴을 내미시고 잘가라고 손을 흔들어 주신다. 4각 구멍이 작으니까 한 분씩 교대로 얼굴 보여주시며 ㅡ 그 모습이 넘넘 귀여운 엄마들이셨다. 걷기를 열두번도 마쳤을 시각 3시가 다 되어오는데 그래도 해안에 닿긴 하겠지뭐 계룡돈대에서 나와 나들길은 요집앞을 통과해 좌측으로 가지만 국수산을 바라보며 잡어찌게와 자연산 농어회가 명품인 황포돛대 어부집을 지나 팬션으로 자리매김한 황청포구 입구 닿은 시각 3시가 넘었다. 동행이 있으면 벌써벌써 완주도장함까지 가고도 남을 시각 헤헤!!! |
|
첫댓글 꽃버선 두 할머니
주름진 얼굴이어도 참 고우셨던,, 약속대로 사진 올려놓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