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정책투어 일환으로 27일부터 이틀간 광주와 목포·여수를 잇따라 방문하며 호남 표심잡기에 나섰다. 방미 일정 이후 '조용한'행보를 보였던 박 전 대표는 정책투어의 첫 출발지를 호남으로 잡았다.
웬만해서는 지방일정에서 숙박을 하지 않는 박 전 대표가 이번 호남 방문은 이례적으로 1박2일 일정으로 잡았다. 27일 오전 광주에 도착한 박 전 대표는 곧바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목포를 찾았다. 목포 첫 일정으로 박 전 대표는 동부시장과 어시장을 잇따라 방문했다. 시장 방문은 박 전 대표측이 가장 선호하는 행선지다. 방문 때 마다 열렬한 호응을 받기 때문이다.
이런 반응은 불모지인 목포에서도 그대로 재연됐다. 오전 10시 30분부터 40분 가량 동부시장을 방문한 박 전 대표는 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모여는 상인들의 틈새에 끼어 움직일 수 없었다. 주변에서는 핸드폰 카메라 플레쉬가 터졌고 "너무 이쁘다" "실물이 훨씬 낫다" "아름답다" "날씬하다" 등의 감탄사가 쏟아졌다.
싸인공세도 빗발쳤다. 한 여성 상인은 물건을 파는 자판대에 싸인을 요구하기도 했고 가계부에 싸인을 받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박 전 대표는 '부자되세요 박근혜'라고 싸인했다. 40대 한 여성 상인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성공하세요"라고 말했고 박 전 대표는 악수를 청하며 화답했다. 박 전 대표는 도라지와 배추 소금 등을 구입하며 상인들과 접촉했다. 빽빽한 일정 탓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고 인사만 나누자 한 여성 상인은 "그냥 인사만 하러 오지말고 행동으로 잘 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상인들의 당부도 이어졌다. 박 대표를 만난 한 50대 여성상인은 "전라도 왕따시키지 말고 박 대표가 전라도 좀 살려주이소"라고 했고 재래시장인 터라 "대형마트 때문에 힘들다"는 목소리도 자주 들렸다. 동부시장에서 40여분간 머문 박 전 대표는 곧바로 동명동 어시장으로 향했다.
어시장에서도 상인들의 뜨거운 반응에 박 전 대표의 표정은 내내 밝았다. 이 곳에서도 주변상인들은 박 전 대표에게 호응을 보냈다. 박 전 대표를 보는 사람 마다 "실물이 훨씬 이쁘다" "날씬하네" "곱다" 등의 감탄사를 보냈고 미처 박 전 대표와 악수하지 못한 상인들은 "얼굴이라도 한번 좀 봅시다"라며 이동하는 박 전 대표를 붙들기도 했다.
당의 취약지인 호남이란 점을 의식한 듯 박 전 대표는 이날 두 곳의 방문에서 '동서화합'을 강조했다. 시장 내에서 이뤄진 상인들과의 간담회에서 박 전 대표는 "전국을 다니며 정책투어를 하고 있는데 목포가 첫번째 방문지"라며 호남에 대한 자신의 애착을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목포에서 가장 큰 동부시장에 다녀왔는데 대형마트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더라"며 "사심없이 국민에게 다가가고 올바른 경제정책으로 희망의 나라를 꼭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주변 상인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지자 "우리보다 잘 못살던 나라가 우리나라를 부러워 하고 한국처럼 되겠다고 했었는데 오랜 시간동안 경기침체로 서민들의 고생도 지속되고 있다"며 "반드시 선진국을 만들어 희망을 드리고 싶다. 꼭 그런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한 뒤 "올해 중요한 결정이 있는 해인 만큼 선택을 잘 해서 도약하는 목포를 만들어 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어와 떡, 마른안주 등을 곁들인 다과시간에는 박 전 대표가 화합을 상징하는 삼합(삭힌 홍어와 삶은 돼지고기를 묵은 김치에 싸서 먹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 시장 상인들의 입에 넣어줬고 박 전 대표도 상인들이 만들어 준 삼합을 받아먹었다. 박 전 대표는 상인이 건네는 소주도 한잔 마셨다. 이동 중 술을 마시지 않는 박 전 대표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모습이었다. 박 전 대표는 주변 상인들로 부터 인형, 꽃다발 등과 길이 1미터가 넘는 갈치를 선물받기도 했다.
이날 박 전 대표의 호남 방문에는 김무성 한선교 이인기 최경환 의원이 동행했다. [=목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