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1천1백억여 원이 투입돼 만들어진 서울 세운상가 공중보행로가 철거된다고 합니다. 2년 전 개통한 공중보행로가 이르면 내년부터 철거될 예정인 것입니다. 전 서울시장이었던 박원순씨가 이룬 대표 정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상가 간의 연계를 높여 주변 상권을 활성화한다는 목표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막대한 예산들 들여 공중보행로를 설치했습니다. 세운상가와 청계상가 그리고 진양상가 등 7개 상가의 3층을 잇는 길이 1km규모입니다. 그리고 2022년 개통했고 그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국민의 힘에 패함에 따라 서울시장은 지금의 오세훈씨로 바뀌었습니다.
현 시장인 오세훈씨는 취임직후 공중보행로를 잘못된 대표적인 것으로 지목했습니다. 그야말로 전 시장의 치적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쪽집개처럼 찍어서 문제삼은 것입니다. 그 배경이 있습니다. 2006년 당시 시장이었던 오세훈씨가 낡은 세운상가를 허물고 복합 개발을 하려고 했지만 퇴진했고 그 뒤를 이은 박원순씨는 그 계획을 백지화하고 재생 위주계획으로 변경했기 때문입니다. 전임자가 계획한 것을 후임자가 변경하고 또 새로운 후임자가 전임자의 행적을 잘 못된 것으로 판정하고 원위치시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현 시장이 계획하고 설계한 것도 다음 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또 변경하고 없던 것으로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민들이 힘들게 낸 세금이 그야말로 공무원들 쌈짓돈입니까. 그렇게 거액을 들인 것을 마구잡이로 다시 부수고 또 자신이 예전에 계획한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보면서 과연 세금이 들어간 정책이나 공사에 대한 제대로 된 검사와 감사가 이뤄지는냐는데 심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당시 공중보행로를 추진하게 된 배경과 과정부터 따져 보야야 할 것입니다. 당시 서울시장인 박원순씨의 독단적인 생각으로 밀어부친 것인지 당시 서울시 공무원들이 낸 아이디어로 이뤄진 것인지를 따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공사가 정말 형편없는 짓이었는지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당시 서울시장과 일부 공무원들이 상당히 문제가 존재하는 아이디어로 공사를 추진했고 또 당시 반대여론이 상당했는데도 밀어부친 것이라면 당연히 그때 공무원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야 합니다. 1천1백억여원에 대한 구상권 청구말입니다. 공무원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엄청난 세금 낭비에 대한 벌을 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때 공사를 둘러싼 이런 저런 판단과 추진은 정권과 정치권에 눈치를 보지않는 독립된 기관에서 담당해야 함은 당연한 것입니다. 언론의 판단도 필요하지만 요즘 언론이 제 구실을 하지 않기 때문에 배제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만일에 정말로 조사과정에서 당시 시장과 일부 공무원들의 잘못된 정책결정과정이 드러날 경우 엄하게 구상권을 청구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들이 낸 세금이 그야말로 공무원들의 쌈짓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운 상가 공중보행로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여러 사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현 서울시장이 대단한 것이라면서 추진하다 이런 저런 구설에 오른 필리핀 가사관리사 도입도 철저하게 들여다 보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들어간 세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들어갈 세금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재 추진중인 한강 수상버스에 대해서도 그 과정을 철저하게 파악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저기서 나오는 지적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합니다. 물론 감사원이라는 조직이 공무원들의 상황을 파악한다고 하지만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국민이 적지않은 상황이기에 더욱 개관적이고 정권에 눈치를 보지않는 기관에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나라 정책과 예산 집행은 그냥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들이 낸 세금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자신의 돈은 한푼이 귀해 손을 벌벌 떨면서 국가 예산이라면 수천억을 그냥 마구 집행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예전 IMF때 나라를 부도사태로 몰고 갔지만 핵심 당사자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한 적이 있습니까. 국민들 상당수가 일터에서 쫒겨나고 가정이 파괴됐지만 당시 나라의 금고를 책임진 공무원들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예전부터 공무원들에게 철저한 구상권 청구행사가 이뤄졌다면 그 당시 경제 핵심공무원들이 그렇게 안이하게 사태를 파악하고 대처했겠습니까. 일선 지자체의 말단 공무원들의 행적은 일거수 일투족 철저히 파악하고 잘잘못을 따지는 감사원이 나라의 최고 책임자나 핵심 관련자들의 행적과 판단에 구상권청구내지는 날카로운 잣대를 들이댄 적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국민들의 피땀이 담긴 세금은 그야말로 공무원들의 쌈짓돈이 아닙니다.
2024년 9월 3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