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 가리발디역 Napoli P. Garibaldi 앞의 사기꾼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파리의 콩코드 광장에서 여러 소매치기들을 잡은 경험이 있는 내가 나폴리에서 당했다.
나폴리 기차역 앞을 지나다 그곳에서 훔친 물건들을 파는 사기꾼들에게 당한 것이다. 정말 당할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그들의 현란한 손놀림에 그만 한 방 먹은 것이다. 그들이 헐값에 파는 비디오카메라를 하나 사서 필리핀 교회에 갖다 주려다가 물건을 주는 척하며 이미 돌맹이를 넣어둔 다른 가방과 바꿔치기한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좋아라 받아 들고 불과 수십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역까지 갔다가 속았다는 것을 알아채고 부랴부랴 돌아가 보니 이미 그놈들은 자취를 감춘 후였다. 그래서 일행을 다시 호텔로 데려다준 후 그놈들을 잡으러 나와서 결국은 경찰서장에게 부탁하여 무장한, 건장한 나폴리 경찰특공대 네 명을 데리고 순찰차 두 대를 끌고 나가서 그중 한 놈을 잡아서 교도소에 집어넣었다.
물론 경찰 서장에게 한 소리는 들었다. 길거리에서 파는 물건을 사는 것도 불법이니 조심하라는.
그 뒤로도 자주 가는 나폴리에서 이따금 경찰서장이나 경찰들을 만나면 이미 내가 소문이 난 듯 반갑게 인사를 건네준다.
그렇게 사기꾼에게 빼앗긴 내 피 같은 돈 100유로는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고.
유럽의 모든 곳에는 사기꾼이나 소매치기가, 심지어 강도들까지 유럽을 찾은 꿈에 부풀어 있는 당신의 두둑한 지갑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란다. 당신이 꿈에 젖어 있는 사이에 그 틈새를 노려 당신의 중요한 것들을 능숙하게 털어 가는 것이다.
유럽 여행을 다녀 왔다는 사람들을 만나 물어보면 소매치기를 당하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로 유럽은 징그럽도록 소매치기 범죄로 무서운 곳이다.
낭만과 전통이 물결처럼 흐르는 유럽에서 소매치기 때문에 긴장하고 지내야 한다니.
불쾌한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