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격파, 나를 따르라!”
‘밀레니엄 특급’ 이천수(23·레알 소시에다드)가 2004아테네올림픽 한국선수단의 첫 주자로 나서는 남자축구 개막전 상대인 그리스를 격파하기 위해 올림픽축구대표팀의 특별 교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이천수는 12일 오전 2시30분(한국시간) 그리스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의 카프탄조글리오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A조리그 그리스와의 1차전에서 자신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리스 격파’의 선봉에 서겠다는 결의로 동료와 후배를 독려하고 있다.
그는 다른 동료들이 갖지 못한 경험을 두루 쌓았다는 점에서 아주 특별한 존재다. 팀내에서 한 명뿐인 ‘유럽파’이며 그리스 팀과 직접 경기를 치러본 경험도 유일하다. 여기에 최태욱과 함께 일찌감치 2000시드니올림픽을 경험해 이번이 2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다. 18명의 정예멤버 가운데 올림픽 본선무대에서 골을 넣어본 기쁨도, 퇴장을 당한 아픔도 모두 이천수만이 겪어봤다. 이런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천수는 동료들에게 그리스전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선 그리스 홈 관중에 대한 적응 부분이다. 지난해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소속팀 레알 소시에다드의 일원으로 그리스의 명문클럽 올림피아코스와 원정경기를 치른 생생한 체험이 바탕이 됐다. 이천수는 “그리스 관중의 응원 열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뜨겁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이 주눅들 정도”라고 회고한 뒤 “결코 이에 동요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드니올림픽 때 천당과 지옥을 오갔던 기억도 훌륭한 ‘강의’자료다. 당시 19세의 나이에 일찌감치 올림픽 본선무대를 밟았던 이천수는 모로코와의 2차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내며 1-0 승리의 주역이 됐다. 후반 7분 한국이 얻은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섰다가 실축했지만 상대 골키퍼가 쳐낸 볼이 하늘의 도움으로 다시 이천수 발 앞으로 굴러오면서 골로 연결했다. 그러나 칠레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전반 11분 만에 상대 선수의 얼굴을 발로 걷어찼다가 퇴장당했다.
“칠레전에서 퇴장당한 뒤 정말 많이 울었다. 다시 떠올리기 싫은 아픈 기억이지만 지금은 그때의 상처가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천수가 얻은 교훈은 아무리 화가 치미는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절대로 흥분하면 안된다는 점, 한 순간의 실수가 팀에 해악을 끼칠 수도 있다는 점 등이다. 아끼는 후배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들이다.
그리스와의 경기경험과 올림픽 체험에서 우러나온 이천수의 조언들이 상대적으로 큰 경기에 대한 경험이 적은 동료와 후배들에게는 좋은 교재가 되고 있어 그리스전에 대한 올림픽팀의 필승의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테살로니키(그리스) | 위원석기자 batman@
첫댓글 자신감 넘치는모습 좋습니다 !
그 자신감 고스란히 갖고있다가 그리스전에서 폭발시켜주세요.
그렇게 깝치던 천수가... 많이 컸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