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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발견] 09
S#1. 두커플 교차편집
-아림의 집 앞에서 차를 세워놓고, 아림을 기다리는 하진. 아림이 집에서 나오는지 환하게 웃고,
-그 웃음의 방향을 받아, 여름이 웃으며 뛰어간다.
-여름이 뛰어오면, 조수석 문을 열어주는건 태하.
-열린 문으로 조수석에 타는 아림. 문을 닫아주는 건 하진이고.
-태하, 운전석에서 ‘벨트 매’하면..
-그 시선 이어 받아서, 조수석에서 벨트매려고 하는 아림. 하진, 도와주고.
-태하, 옆에 탄 여름에게 웃어보이고,
-아림도 하진에게 웃어보이면. 하진도 웃고 출발한다.
-태하의 차, 출발하고.
-그런 두 커플에서. 8부 엔딩!
S#2. 하진의 차 안 (D)
하진 : (운전하며, 아림에게) 군산 같이 안가겠다더니 왜 마음이 바뀌었어?
아림 : 일이잖아요. 어차피 도와주신댔고. 태경이 수술 앞두고 겁먹고 있는데, 선생님 얼굴 보면 마음 편해질 거고.
하진 : 아침은 챙겨 먹었어?
아림 : (웃고) 네. 선생님은요?
하진 : 나도 먹었어.
아림 : 쇼핑몰 잠깐 들렀다 갔으면 좋겠는데. 애들 선물 좀 살려구요.
하진 : 그래. 쇼핑 좀 하고, 점심은 샌드위치 같은 걸로 간단히 먹자. (얼굴 살피고) 근데, 너 얼굴이 달라진 거 같다?
아림 : (앗. 하고 입술 가리고)
하진 : 화장, 했구나. 너.
아림(E) : (난감) 나도 모르게 화장이 진해졌나봐요.
하진 : 예쁘다. (웃어보이고)
아림 : (티슈 빼서 입술 박박 닦는다) 선생님한테 예뻐 보여서 뭐하게요.
하진 : (아림 감정 모른 채) 평소에도 그러고 다니란 말야. 연애도 해야지.
S#3. 태하의 차 안 (D)
태하 : (여름에게) 점심부터 먹고 출발할래?
여름 : (시계보며) 그러든지.
S#4. 쇼핑몰 엘리베이터 앞 (D)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는 태하. 그 옆의 여름.
태하 : 스파게티 괜찮지? (여름, 고개 끄덕이면) 맛있는 집 있었는데, 요즘도 있는지 모르겠다.
-엘리베이터 오면 타는 태하와 여름.
-사람들, 뒤이어 타고 엘리베이터 올라간다.
S#5. 쇼핑몰 엘리베이터 안 (D)
-어느 층.. 엘리베이터 문 열리며, 사람들 우르르 내리고..
태하, 닫힘 버튼 누르는데.. 그 앞을 쓱 지나가는 하진과 아림. 여름은 못 보고.
-태하, 얼른 열림 버튼 누르면 이미 사라졌다.
여름 : 왜?
태하 : (눈으로 보면 아림과 하진은 없고) 아냐. 잘못봤나봐.
-다시 문 닫히고.
S#6. 쇼핑몰 일각 (D) -다른 층
-아림이 아동복 코너에서 ‘아이들 나이와 사이즈가 적힌 쪽지’와 돈 든 흰봉투를 들고, 옷을 고르고 있다.
세일매대에 나와있는 옷들 뒤적이는 아림. ‘이 디자인으로 7살 짜리 남자애 사이즈 있어요?’
‘세일 상품으론 그 사이즈 밖에 없어요’ ‘그럼 이거 9살 여자애껀요?’ 정도의 대사를 직원들과 주고 받는 아림.
그 옆에서 보던 하진.
아림 : 가요. 선생님.
하진 : ?
아림 : (그 옆으로)
하진 : (직원에게 눈인사하며, 아림에게 따라 붙는) 왜 안사?
아림 : 사이즈가 없대요. (다른 세일매대 앞에 서는데)
하진 : (돌려세우고, 어깨 잡고, 그 옆 가게로 쑥 들어간다)
직원 : 어서 오세요.
아림 : 아니에요. (하진에게 얼른) 선생님, 저쪽에 세일 하는데서, (사야해요)
하진 : (대답없이 아림의 손에서 쪽지 빼내서, 직원에게 주며) 이 애들 사이즈로 전부 옷 두벌씩이요. 다 신상품으로 주세요.
아림 : (앗)
하진 : (아림 안 보고, 지갑에서 카드꺼내어 직원에게 준다) 결제는 이걸로요.
아림 : (봉투) 저 돈 있는데.
하진 : 그냥 받아. 니가 말했잖아. 부의 재분배, 가진자의 사회환원. 난 그렇게 거창한 말도 싫지만,
넌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때가 좋아. / 그냥.. 내가 주는 건 고맙게 받고,
아림 : 네. 그럼 고맙게 받고 잘 전할게요. 애들한테. (가게 안으로)
하진 : (웃고)
S#7. 쇼핑몰 일각, 스파게티 가게 (D)
-식사중인 태하와 여름. 태하, 여름 옆에 놓인 가방, 보며 기분이 좋다.
태하 : 그 가방 안 버리고 오래 들고 다닌다-.
여름 : (무심히) 응. 편하고 예뻐서.
태하 : (씨익 웃고) 내가 사준 건 알지?
여름 : (기막혀) 말도 안돼. 이거 내가 산 거거든?
태하 : (어이없어서) 그거 내가 사준 거야!! 첫월급 받아서 사준 건데 내가 그걸 잊겠어?
여름 : (첫월급이라는 말에, 잊었던 기억이 났고)
태하 : (그 표정, 귀신같이 알아채고) 너 기억났지, 방금.
여름 : ....
태하 : 기억났으면서! 내가 딱 봤어. 니 얼굴 표정 변하는 거.
여름 : (시치미 뚝 떼고, 먹고)
태하 : 강남역 앞 기억 안나?!!
S#8. 지하철 입구 (N) -5년 전
-여름, 지하철 입구에 서 있다. 퇴근한 차림.
시계보는 여름. 왜 안 오지? 거리를 보는데, 태하 저쪽에서 뛰어오고 있다.
환히 웃으며 손을 흔들어보이는 여름.
태하, 이쪽으로 달려온다. 여름, 태하 쪽으로 한걸음 내려서면.
태하 : (여름 앞에 서서 헉헉대며) 미안, 여기까지 오게 해서.
여름 : 시간되는 사람이 오면 되지, 누가 오는 게 무슨 상관이야? (태하 이마의 맺힌 땀을 보며) 왜 뛰어 와. 땀 봐..
태하 : 다시 들어가봐야 돼. 잠깐만 좀 따라와. (하고 여름의 손을 잡고 지하철 내려가는 계단으로 뛰기 시작)
S#9. 지하철 계단 (N) - 5년 전
여름 : (손 잡힌 채 계단 내려가며) 왜? 어디가는데. 회사 들어가야 한다며.
태하 : (그대로 뛰다시피 급하게 내려가는)
S#10. 지하철 안 물품보관소, 앞 (N) - 5년 전
-태하, 바지 호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번호를 찾아 보관함을 열면,
-여름, 뭐지 싶고...
-태하, 그 안에 들어있는 쇼핑백을 꺼내 여름에게 안겨준다.
여름 : (뭐야, 쇼핑백 안을 보면, 가방이 들어있고)
태하 : (흐뭇하게 웃으며) 첫 월급 선물! (직접 가방을 꺼내 여름에게 들려주며) 예쁘네, 예뻐. 잘 어울린다.
여름 : 시간도 없으면서.. 이건 언제.. 샀어? (감격이고)
태하 : 내내 현장에 있다가, 지난 주에 잠깐 백화점 들렀어. 어때, 맘에 들어?
여름 : (가방보고) 마음에 들어. (고맙고, 태하 안쓰러운 듯 보다가) 고마워.. (팔 벌려, 태하 허리 꼭 안는다)
태하 : (지나가는 사람들 눈치보이지만, 안은 채, 좋고) 나 다시 회사로 가야 되는데. 저녁 같이 못 먹어 어떡하냐..
여름 : 이미 배 불러. 나는.
-사람들, 빠르게 걸어가는 역 안에서 두사람 꼭 안고 있다.
S#11. 쇼핑몰 일각, 스파게티 가게 (D)
태하 : 기억 났지, 강남역 물품 보관소.
여름 : (시치미 뚝) 기억 안나.
태하 : 다 잊어버렸으면, 내가 알려줄게. / 너 그날 감격해서 펑펑 울었어.
여름 : 설마, 펑펑 울었을리가. / 어디서 뻥을 쳐? (내가 다 기억하는데)
태하 : 울었어. 너 울었다구. 완전 나한테 감격해서. / 사랑한다는 말을 열 번도 넘게 했어!
여름 : 미안한데. 첫월급 강남역은 가방이 아니라 목걸이야!
태하 : ?
S#12. 강남역 물품 보관소 (N) -5년전
-태하, 물품보관대 키를 준다. 여름, 뭐야? 하는 얼굴로 키를 받고.
태하 : 열어봐.
여름 : (갸웃하며 문을 연다. 안에는 목걸이 상자)
태하 : (웃고)
여름 : (열어보면 목걸이, 감격이고)
태하 : 첫월급 탔어.
여름 : 와.. 삼년만에 첫월급? 근데, (목걸이 빼서 손에 쥐고 보며) 완전 예뻐. (걸어달라고)
태하 : (걸어준다)
S#13. 쇼핑몰 일각, 스파게티 가게 (D)
여름 : (다 먹고 입 닦으며) 가방은 약속을 세 번이나 펑크내고 미안해서 사준 거.
태하 : (기억하는 것 좋고) 뭐야, 다 기억하면서. / 그 목걸이는 어떡했는데.
여름 : (보다가) 버렸어. 알게 뭐야? / 오년도 더 된 일을, 지금에 와서까지 그렇게 생색을 내야겠어?
태하 : (어필한다) 니가 기억하는 것보다는 훨씬 괜찮은 놈이었다고, 내가!
여름 : (복잡한 눈으로 보다가) 그래... 아름다운 시간이 있었어.
태하 : (보면)
여름 : 근데.. 그게 순식간에 지나갔잖아. 오년을 못 버티고, 변했잖아.. / 그래서 태하씨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 줄 알아?
/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다 순식간이구나, 다 변하는구나... / 그런 씁쓸한 생각 밖에 안 들어, 나는.
태하 : .... (마음 아프고)
여름 : (포크 놓고, 입 닦으며) 천천히 먹구 주차장으로 와. 난 화장실 좀. (일어서고)
태하 : (가는 여름 길게 보는)
S#14. 쇼핑몰, 화장실 (D)
-아림이가 손을 씻고 있다. 나가는 아림.
S#15. 쇼핑몰, 화장실 앞 (D)
-걸어오는 여름. 화장실 들어서려는데, 아림이 안에서 나온다.
여름을 보고 헉 놀라는 아림. 그때 하진의 병원 주차장에서 날선 말다툼을 벌였던 이후 첫만남이다.
-하진이랑 왔기 때문에, 여름이 두려운 아림. 귀신 보듯 놀라고.
여름은 ‘여기서 만나네..’ 느낌으로 싸늘하게 보고.
아림 : 안녕하세요..
여름 : 네.. (고개 잠깐 까딱이고)
아림 : 여긴.. 어쩐 일..
여름 : (웃으며 여유있게) 알거 없잖아요.
아림 : (말투, 기분 나쁘고, 머뭇거리지만) 왜 말을 그렇게.. 기분 나쁘게 하세요?
여름 : (얄맙게 보며, 얼굴 앞으로 다가가며) 내 입장에서 니가 좋겠니?!! / 여기 왜 왔나, 그런 거 물을 사이 아니잖아.
만나서 반가운 사이도 아니고. 넌 내가 반가워?
아림 : .... (좋게 볼라고 해도 밉다)
여름 : (깜박 잊었다는 듯이) 아, 반말할 사이 아니지, 우리. (씩 웃고) 그러는 아림씬 여기 왜 왔는데요?
아림 : (퉁명) 쇼핑몰에 쇼핑하러 왔지... 왜 왔겠어요..?
여름 : 그럼 쇼핑 잘 하고 가세요. (가려는데)
아림 : (밉다. 지지않고) 그쪽도요.
여름 : (그쪽? 하고 본다)
아림 : 그쪽이 언니라고는 부르지 말라고 했잖아요... (그럼 뭐라고 불러요?)
여름 : (보통 아니네, 이것도?) 안아림씨.
아림 : (야무지게) 내 이름을 부를 거면, 그쪽 이름도 가르쳐 주셔야죠.
여름 : (슬핏, 웃고. 웃음기 가신 얼굴로 정면으로 본다) 한여름.
아림 : ....
여름 : 자주 안 만났으면 좋겠어요. 우리. (하고 간다)
아림 : (치.. 뒷모습 흘기며 혼잣말) 누군 만나고 싶나..
S#16. 쇼핑몰, 화장실 (D)
여름 : 보통내기 아니네, 저거...? (돌아보는)
S#17. 쇼핑몰, 일각 (D)
아림 : (걸어가며) 선생님은 어쩌다가 저런 여잘 만나서... (돌아보는)
S#18. 쇼핑몰, 화장실 (D)
여름 : 순진하게 생겨갖고, 지 할말은 다 하잖아. (돌아보는)
S#19. 쇼핑몰, 엘리베이터 앞 (D)
아림 : (한번 돌아보고) 저런 여자들이 알고보면 팜므파탈인데. 선생님은 그것도 모르고...
(씨이..하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는데)
-막 문이 닫히는 엘리베이터.
아림, 잠시만요-하고 버튼 재빨리 누르는 아림.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열리면, 들어간다.
S#20. 엘리베이터 안 (D)
-아림, 들어서면.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은 태하고.
-태하와 아림, 어색하게 눈인사 나눈다.
-아림, 지하2층 버튼 누르면. 태하는 이미 지하 3층 버튼 눌렀고.
-서로를 의식하는 둘..
태하 : (아까 본게 맞다) 혼자 왔어요?
아림 : (본다. 아 아저씨까지?) 그러는 아저씨는요?
태하 : (발끈) 아저씨라니!
아림 : ....그럼 뭐라고 불러요? 잘 모르는 사람인데, 오빠라고 해요?
태하 : 그러니까 누구랑 왔냐구요..
아림 : 혼자 왔어요. 됐어요? / (혼잣말) 별게 다 궁금해.. (해놓고) 그럼 아저씨는 누구랑 왔는데요?
태하 : ....
-엘리베이터 지하2층 도착.
문 열리고, 아림, 태하를 한번 노려보고 간다. 태하, 하! 기막히고. 문 닫힌다.
S#21. 지하 주차장 (D)
-쇼핑백을 트렁크에 넣는 하진. 문 닫고. 돌아서며, 핸드폰을 본다.
여름의 이름을 띄우는 하진. 사실은 마음이 몹시도 복잡하다.
하진(E) : 여름이한테 거짓말을 하고 온 게, 계속 마음에 걸려요.
-플래시백. 7부, 26씬.
하진모 : 난 그걸 왜 말해야되는지 모르겠다. 니 아버지랑 나, 군산서 병원까지 정리하고 올라왔잖니.
/ 쭉 이렇게 살았고, 안 밝히고 싶어, 나는. / 넌 내 아들이야. 다른 말은 더 붙이기도 싫어.
-마음 복잡해져서, 핸드폰 다시 호주머니에 넣고, 운전석으로 타는 하진.
S#22. 쇼핑몰, 화장실 (D)
-나와서 손을 씻는 여름.
-문득, 앞씬에서 태하가 엘리베이터 문 다시 열던 태하 떠올리고.
여름 : 왜?
태하 : (눈으로 보면 아림과 하진은 없고) 아냐. 잘못봤나봐.
-갸웃하는 여름.. 태하가 뭔가를 봤다, 싶은데.
-플래시백, 8부 54씬.
하진 : 어.. 내일은 좀 어렵겠다....
여름 : ...나도 갑자기 일이 생겼네.. 근데 하진씬 왜?
하진 : 어.. 세미나가 있는 걸 깜박 잊었네.?
-설마? 하는 여름..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낸다.
하진의 이름을 띄워놓고 보는 여름.. 생각하다가, 준호의 이름을 띄운다. 통화버튼 누르는 여름.
S#23. 봄봄 성형외과, 로비 + 화장실 (D) / 교차편집
-차트 넘겨보던 준호. 핸드폰 오면 받고.
준호 : 어. 여름아.
여름 : (머리 써서 확인한다) 하진씨 수술 들어갔나봐? 전화를 안 받네?
준호 : (챠트 넘기며 무심히) 오늘 안나왔는데? 오프잖아. 오늘.
여름 : 아, 맞다. 오늘 어머니한테 간댔어.
준호 : (그대로 챠트, 여름의 의도 눈치 못채고) 그랬나보지, 그럼.
여름 : 그래.. 알았어. 일 봐.
준호 : 어. (하고 무심히 전화 끊고, 다시 챠트 보고)
여름 : 세미나는 안갔단 말이네... (거짓말을 했다.. 너무 속상하고)
-다시 핸드폰에 하진의 이름을 띄워놓고 본다. 그 위로,
여름(E) : 설마... 둘이 같이 있는 건 아니겠죠?
-전화를 걸까 망설이는 여름.. 전화기 들고 화장실을 오락가락..
여름 : (재빨리 머리 굴린다, 빠르게) 내가 지금 전화를 해. 하진씨가 받아. 그럼 싸우겠지?
혹시 안아림이 옆에 있으면 싸우는 걸 볼 거고. (거울보고) 정신차리자, 한여름. 그건 안되겠어.
-하지만, 이내.. 속상해 죽겠다..
여름 : (핸드폰 보며) 아.. 정말 왜 이렇게 나를 불안하게 만들지... (하진이 밉고)
S#24. 샌드위치 가게 (D)
-주문대 앞에 서있는 하진과 아림.
아림, 여름이와 태하 만난 걸 말해야 하나, 하진을 보며 복잡하고.
하진 : 빵은 허니오트로 해주시고요. (토핑 고르며) 저는 할라피뇨는 빼주세요. (너는?)
아림 : 저는 올리브 많이 넣어주세요.
-시간경과.
샌드위치 먹는 하진과 아림.
하진 : 점심 이걸로 괜찮아?
아림 : 네. 맛있어요. 아침을 든든히 먹어서.
하진 : 아침 챙겨먹고 다녀. 점심 저녁도 동동거리면서 먹는 것 같던데.
아림 : (망설이다가) 근데요, 선생님.
하진 : ?
아림 : 전에.. 선생님 병원 주차장에서 만난 남자분요.
하진 : 누구? / 아.. 여자친구랑 같이 봤던 사람?
아림 : 네.. / 그분은 누구예요?
하진 : (웃고) 여자친구랑 같이 일하는 사람. 건축회사 대표. / 왜 갑자기?
아림 : (여름이랑 둘이 온 걸까?)
하진 : ?
아림 : (시선 느끼고) 아니에요. 아무것도. (이상한데)
하진 : 아이들 좋아할 거 같은데, (샌드위치) 이것도 좀 사갈까?
아림 : 네!
하진 : (그런 아림, 귀엽다는 듯이 웃고)
S#25. 공방, 일각 (D)
-테이블 두고 마주앉은 솔과 윤실장.
솔 : (테이블의 서류 챙기며) 이제 이해됐어요. 어휴 이렇게 간단한데, 죄송해요.
윤실장 : (마찬가지로 서류 가방에 챙겨 넣으며) 아무래도 인테리어 쪽 작업은 처음이시니까 헤매실 수 있어요.
솔 :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구요. / 아, 잠시만요.
-솔, 공방 한켠에 놓인 자기 가방에서 손수건 꺼내온다.
-손수건 내미는 솔.
윤실장 : (올려보면)
솔 : 잘 썼어요. 너무 늦게 돌려드리죠?
윤실장 : 아니요. 가져도 괜찮은데... (가방 들고 일어서며, 결심한 듯) 솔이씨 오늘 저녁엔 뭐하세요?
솔 : 토요일인데 슬슬 마무리 해야죠.
윤실장 : 저랑 영화.. 한편, 보실래요?
솔 : .....
윤실장 : 아, 뭐지... 데이트 신청 같네.. (쑥스럽게 웃고) 데이트 신청 맞나..? (횡설수설) 아니 그게 아니라..
우리 회사 복지가 참 좋아요. 강대표가 그렇게 보여도 직원들 하나는 참 잘 챙겨서.. 문화상품권이 남아돌고..
솔 : (OL, 담백하고 쿨하게) 좋아요. 영화.
윤실장 : (이렇게 담백하게?)
솔 : 몇시에 어디로 가면 되요?
윤실장 : 진짜 같이 영화보시게요?
솔 : 네. (왜요?)
윤실장 : (좋아서)
S#26. 여름의 집, 거실 (D)
-콧노래 부르며 들어서는 준호. ‘윤솔-, 윤소나무-’ 부르며 기분 좋게 솔의 방문을 열어젖히다가, 멈칫.
뭔가를 본 듯.. 야릇한 표정으로 굳어서.. 눈동자 아래 위로 쭉 훑고 굴리며.. ‘오....마이갓-’ 하고 문 닫고. 당황스러운데..
S#27. 여름의 집, 솔의 방 (D)
-옷을 갈아입던 솔이었다. 무심히.. 조금은 짜증난 듯, 별 긴장없이..
솔 : (혼잣말) 씨이.. 노크도 안하고. (밖을 향해) 죽을래, 도준호?!!!!
S#28. 여름의 집, 솔의 방 앞 (D)
준호 : (갸웃) 가슴 수술 안해도 될 거 같은데.. 쟤... / 왜 하려고 그랬지? 아, 의외로 완벽한데, 저거.. / 와우, 믿어지지 않아..
-하는데, 문 툭 열리며 외출복 차림의 솔이 나온다.
솔 : 뭔데? 왜 노크도 없이 문을 열고 그래?
준호 : 아니, 나 퇴근했다구..
솔 : 아, 오늘 오전근무구나.
준호 : (외출복 차림 보며) 너 어디.. 가?
솔 : 영화보러.
준호 : (좋아서) 나랑?
솔 : (돌아본다) 너랑 왜?
준호 : 니가 영화를 보면 나랑 봐야지, 누구랑 봐?!
솔 : (무심히) 있어. 12번. (현관쪽으로)
준호 : (팔 나꿔채고) 내가 12번이잖아.
솔 : (팔 내려보며, 뭐냐.. 하고 털어내고) 내 맘이야. 아무나 다 12번이야. 사랑따윈 필요없어! 그 뜻을 의미하는 12번!
준호 : 야! 그런 게 어딨어. 영화보기, 맛집가기 그런 거 다 나랑 같이 하자고 해놓고, 잊었어?
너 필요할 때 이용해먹고 나는 이 주말에 방바닥이나 긁고 혼자 있으라는, (거야?)
솔 : (OL, 무심히) 그럼 같이 가든가...
준호 : 어? / 같이 가도 돼?
솔 : 어. 같이 가. 문화상품권 엄청 많은 남자가 있어.
S#29. 영화관 (D)
-팝콘상자에 동시에 들어오는 두 손. 두 손 닿으면 재빨리 떨어지고, 보면 준호와 윤실장 닿은 손에 기분 나빠한다.
팝콘들고 가운데 앉은 솔. 솔, 아무렇지도 않게 깔깔거리며 영화 보고 있고.
윤실장과 준호.. 이게 무슨 상황이지? 떨떠름하고.
솔은 영화 아무렇지도 않게 보고.
S#30. 도로 (D)
-팔당대교 지나가는 태하의 차. 그 안의 여름과 태하.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멈춘 하진의 차. 그 옆의 아림.
-하진의 차, 다시 출발해 가면..
-태하의 차 안에 있는 여름.. 화나고 복잡한 얼굴.
여름(E) : 아침에 있었던 일을 하나 하나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S#31. 하진의 집 (M)
/ 아침 상황. 실제 상황은 아닌.. 여름의 기억이니 조금 과장되어도 좋을 듯 해요.
-주방, 식탁 차리는 두사람. 하진 샐러드 만드는 느낌, 파프리카 정도 썰다가 여름의 입에 하나 넣어주려는.
여름 입 벌리면, 자기 입에 가져가고.. 환히 웃는 하진.
여름(E) : 아무렇지도 않게 웃었어요. 나를 속일 생각을 해놓고. / 어떻게 그럴 수 있죠?
-드레스룸. 여름, 헤어 드라이어로 말리며 무심히 하진 쪽을 보는.
옷을 고르는 하진, 신중히 이것저것 고르는 모습이고. ‘이게 괜찮아? 저게 괜찮아?’ 여름에게 물어도 보고.
여름(E) : 다른 날보다 두배, 아니 세배쯤.. 옷장 앞에 오래 서있었던 거 같아요.
-침실, 화장대. 여름, 립스틱 바르는데. 그 옆에서 스킨 얼굴에 두드리는 하진. 손목에 향수도 뿌리고.
S#32. 태하의 차 안 (D)
여름(E) : (곰곰히 생각하며 고개 끄덕이고) 향수까지 뿌렸어요.
(아랫입술 깨물고) 다 이상했는데.. 하나도 눈칠 못챈 거예요. 나는!!!!
태하 : (여름, 이상하다 느끼고 보는)
S#33. 달리는 하진의 차 안 (D)
아림 : 차에서 좋은 냄새 나요.
하진 : (룸미러에 걸려있는 향수병, 툭 치며) 여자친구가 사다놓은 거. 향이 괜찮지?
아림 : 아.. (그거였구나) 난 선생님 스킨냄샌 줄 알았는데.
하진 : 그러고보니 나 오늘 스킨도 안 발랐네. 어쩐지 좀 당긴다했어.
아림 : (웃고)
S#34. 태하의 차 안 (D)
-여름, 열이 오르는지, 손부채질 한다. 보는 태하...
-‘아우, 더워..’ 여름이 창을 연다. 바람을 쐬며, 후- 심호흡하는 여름.
보는 태하, 아무래도 이상한 여름이고. 창을 올리는 태하. 보는 여름.
태하 : 왜그래?
여름 : 차 좀 세워 봐.
S#35. 근처 강가 (D)
-차에서 내리는 여름. 뒤이어 내리는 태하.
여름, 강쪽으로 걸어간다. 태하, 왜 저러지? 하는 얼굴로 따라가는.
-여름, 속상하고.. 확인도 못하니 미치겠다.
여름(E) : (강을 보며) 불안하고 속상해서 미칠 거 같애요. (분에 못이겨 눈물 그렁그렁해지고)
걔 때문에 싸우고 일주일동안이나 말을 안하다가, 어제 겨우 화해했는데!
태하 : (? 옆으로 다가가는데)
여름 : (감정 수습하고, 태하 보며) 아까 내 남자친구 봤지? 쇼핑몰에서.
태하 : (천천히 고개 젓고) ...
여름 : 나랑 하진씨 잘되는 거 안 바라잖아? 왜 사실대로 말 안해줘?
태하 : 반칙은 싫으니까.
여름 : (OL) 봤구나?
태하 : 안 봤어.
여름 : (OL) 봤지?
태하 : (OL) 안 봤다니까!!!!
여름 : 너는 이래서 안되는 거야!! (흘기고, 다시 강을 본다)
태하 : (어이없고)
여름 : 나보다 니가 먼저잖아! 니가 잘난 남자가 되는게 그렇게 중요해? (다시 눈가 젖는데)
반칙 안쓰는 게 뭐가 그렇게 대단한 거라고!
태하 : 와.. 진짜 어떻게 말이 그렇게 흘러? 뭐든 내 잘못이지!
여름 : (눈물 닦아내며, 강을 보는데)
태하 : (착잡한 기분으로 같이 강을 보고 섰다)
여름 : (감정 수습하고, 그대로 강을 보며, 혼잣말처럼) 불안해..
태하 : (여름 보고, 차분히) 뭐 때문에.
여름 : (태하 보지 않고, 그대로 강을 보며) 나한테는 세미나 간댔어.
태하 : (놀라지 않고, 침착한 얼굴 그대로 여름을 보고)
여름 : (그대로 강 보며) 근데, 아까 거기 화장실서 안아림을 만난 거야.
태하 : ....
여름 : (태하 안 보고) 너도 봤잖아. 엘리베이터에서.
태하 : (속 터진다.. 후, 삭히고) 우리도 같이 있잖아! 지금.
여름 : (태하보며) ....우리는,
태하 : (OL. 낮게) 다르다고 하지마. 남하진 쪽에서 보면, 우리도 이상하니까. 그사람은 너랑 나랑 사겼던 사이인 줄도 모르잖아.
여름 : (말문 막히고, 다시 강을 본다)
태하 : (여름 묵묵히 보다가) 그리고, 내가 이 말은 정말 전해주고 싶지 않았는데.
여름 : (본다)
태하 : 너.. 전에 남하진이랑 나랑 술 마시고 무슨 말 나눴는지, 물었지?
여름 : (보고)
태하 : 너 밖에 없대. 안아림하곤 아무런 사이 아니래. 너없으면 안된대.
여름 : ....
태하 : 사정이 있을 거야. 너한테 말 못하는 다른 사정!
여름 : (멈추고 본다)
태하 : 그걸 먼저 알려고 노력해봐. 무작정 의심만 하지 말고.
여름 : !
태하 : 차에 먼저 가 있을게. 혼자 더 울든지, 뒤따라 오든지 맘대로 해.
-태하, 차로 간다. 여름.. 마음이 누그러져, 태하를 길게 보는데서.
S#36. 태하의 차 안 (N)
-태하, 안전벨트 매는데.. 여름이 걸어오는 것이 보인다.
뒤이어 타는 여름. 조수석에 앉고 안전벨트 매는데.
태하 : (진지하게) 내가 못한 말이 하나 있는데.
여름 : (보면)
태하 : (눈으로 웃으며) 그 자식.. 말못하는 사정.. / 그거 뭔지 모르지만. 나라면, 너 모르는 사연 같은 건 안 만들어.
(허세) 난 산뜻하잖아. / 잘 생각해봐.
여름 : (어이없어서, 피식 웃고) 가기나 해.
태하 : (느물느물) 봐. 웃으니까 좋잖아.
-둘이 그렇게 웃고.
S#37. 커피숍 (D)
-커피숍 들어서는 솔과 윤실장. 준호.
성큼성큼 앞서 걷는 준호, 솔 에스코트 하며 뒤로 물러선 윤실장.
-윤실장, 솔의 의자 빼주며.. ‘앉으세요’ 하고, 준호, 예민하게 본다.
솔, 무심히 ‘고마워요.’하고 앉고.
윤실장 : 뭐 드실래요?
준호 : (동시에) 뭐 마실래?
윤실장준호 : (서로 떨떠름하게 보고)
솔 : 전 라떼요.
윤실장 : 네.. 솔이씬 라떼.. (그럼 넌? 하고 준호보고)
준호 : 난 (적당한 신메뉴 말하고)
윤실장 : 네.. 그럼 제가.. (하고 주문대로)
-윤실장, 주문대로 가는 뒷모습을 못마땅하게 보는 준호. 시선 떼다가.. 솔의 뒷자리, 언뜻 보이는 은규의 모습 발견한다.
은규? 하고 고개 내밀고 보는 준호. 확실히 은규가 맞고. 솔은 모른 채 앉았고.
준호 : 야..
솔 : (보면)
준호 : (은규 쪽으로 고개짓하는 - 은규다?)
솔 : (보면, 은규 앉았고. 맞은 편엔 은규의 여자)
준호 : 서울 참 좁아..
솔 : (귀 쫑긋, 은규쪽으로 신경 집중하는)
-은규 자리.
은규여자 : 내가 은규씨한테 많은 거 바라는거 아니잖아? 어떻게 기념일까지 쿠폰을 챙겨서 만나? 할인되는데 아니면
나랑은 못가겠어? 나한테 돈쓰는 게 그렇게 아까워? / 내 친구들 만나는데도 쿠폰 꺼내고. 사람이 왜 그래?
준호 : (목소리 낮추고) 저자식.. 너한테 하던 짓을 저여자한테도 하나보다.
-솔, 은규의 한심한 모습에 마음 아픈데.
음료 들고와서 앉는 윤실장. 앞에 놓으며 솔의 표정 이상한 것 살피는데.
준호 : 얘가 11번을 딱 만났어요. 지금.
윤실장 : ?
솔 : (은규 쪽으로 돌아본다. 은규는 솔에게서 등 돌리고 있어서 이쪽 안보이고)
준호 : (턱짓으로 가리키며) 저기.. 기생오라비같이 생긴 놈.
윤실장 : (본다)
-솔, 눈가 젖어서 너무 속상해서 은규 당하는 모습을 보는데.
은규여자 : 더치페이도 모자라서 그 돈까지 아끼려고? 그렇게 안 봤는데, 완전 구질구질해!
은규 : 너 무슨 말을 그렇게 심하게 해?
-솔, 의자 거칠게 뒤로 빼며, 일어나고. 준호와 윤실장, 긴장해서 솔을 보고..
솔.. 후-! 하고는 은규 자리로 간다.
솔 : (느긋하게 둘을 내려보며, 싱긋) 안녕..
은규 : (당황) 어.. 솔아..
솔 : (고개 까닥하는 여자를 보며) 좀 앉을게요. (둘을 본다)
은규 : (긴장하고)
준호 : (보며) 넌 이제 죽었다. (안됐다.. 윤실장에게) 우리 솔이 찬놈이에요. 쟤가.
윤실장 : (유심히 보고)
솔 : 아니, 카페가 너무 사생활 보호가 안돼. 너무 잘 들려. / (여자에게) 얘 또 계산대 앞에서 맨날 쿠폰 꺼내나봐요?
은규여자 : (은규 흘기며) 네!
솔 : 희재씨 지난번에 은규 흑역사 알려달라고 했죠? 내가 그때 말을 못해줘서, 그게 자꾸 마음에 걸려..
/ 얘 완전 쫌생이야.. 짠돌이.
은규 : (후- 한숨쉬는데)
솔 : 얼마나 짠돌이냐면, 군대 월급을 모아서 지 동생 학비를 보탠 놈이에요, 얘가. / 그것뿐만 아니다?
은규가 우리 동아리 총무였잖아요. 언젠가부터 회식비랑 비품비 사는걸 부득부득 아끼더니 그 돈으로 뭐했는 줄 알아요?
학비 때문에 자퇴한다는 후배 도와주자고 총대 맸잖아.
은규 : 솔아, 그만해.
솔 : 참 나, 지만 선배야? 아주 착한척은 지 혼자 다해. 위선자야 아주.
/ 얘랑 나랑 친구된 지 십년인데, 생일 선물도 한번 못받아봤어, 나는.
은규여자 : ...
솔 : (귀고리) 이거 보여요? 십년째 해준 게 겨우 이거야. 근데, 나는 이것도 고마워서 집에 가면서 울었어.
그때 취직 전이라, 얘... 신발 한 켤레로 일년 버티다가 사준 거였거든. 이게!!
은규 : ....
솔 : (여자, 차갑게 보며) 쿠폰 쓰는 게 뭐 어때서? 그 돈 아껴서 집 살려고 하는 건데. 결혼할 때 여자 고생 안시키려고!!!
그런 맘도 모르는 여자라면... / 너, 은규 만나지 마!!
-솔의 그 모습에 반한, 윤실장. 두근! 심장 뛰는 소리.
-준호, 그 소리 들었고. 이 자식이.. 하고 윤실장 보는.
-은규, 솔을 보며 웃는.. 그때, 또 두근 하는 소리.
-준호, 은규 소리도 들은 듯. 은규 한번 보고, 윤실장도 다시 보고. 갸웃.. 솔을 보는데.
솔 : 은규는 너한테는 아까운 놈이야. 가!!!! / 안가?!!!!
-그런 솔을 보고 씨익 웃는 준호. 자기 가슴 소리 두근! 그 소리에 놀라서 자기 가슴을 보고. 가슴에 손을 갖다댄다. 뭐지?
-여자, 일어나며 은규와 솔을 노려보고 간다.
-은규, 솔을 애정어린 눈으로 본다..
솔 : (막상 여자 가고나면, 고개 푹 처박고 은규 안 보며) ...미안해. 나 또 오지랖 부렸어.. (일어나 가려고 하는데)
-솔의 손을 잡는 은규. 보는 솔..
은규도 막상 잡아놓고, 할 말이 없고.. 솔은 왜 이러지? 하고 잡힌 손 한번 보고, 은규를 올려다본다.
은규 : 이런 말.. 하기도 부끄러운데.. / 고마워.. 오늘.
솔 : (잡힌 손을 본다)
윤실장준호 : (그런 솔을 보며, 제발 놔..)
솔 : (은규 손 떨친다)
윤실장준호 : (휴..안도)
솔 : 됐어. 다 사실이니까 말한 거 뿐이야. (하고 자리로)
은규 : ..... (자리로 가는 솔을 깊은 눈으로 보고)
-솔, 자리로 와 앉는다. 얼이 빠진 듯 솔에게서 시선 떼지 못하는 준호와 윤실장.
자리에 놓인 라떼 마시는 솔.. 입술에 묻는 거품.
두남자, 엉거주춤 엉덩이 들고 홀린 듯 솔의 쪽으로 몸을 가져가는데...
솔, 혀로 낼름 거품 빨아먹고.
아쉬운 듯 다시 앉는 두 남자에서.
S#38. 보육원 입구, 길 (D)
-달리는 하진의 차 안. 아림이 잠들어 있고. 보며 운전하는 하진.
-아림의 머리가 조수석 창을 찧고 있다. 걱정스레 보는 하진, 운전하며 한손 뻗어 안 찧게 해보려는데..
하진 쪽으로 휙 기우는 아림의 머리. 어깨에 기대어 자고.. 하진, 귀엽다는 듯이 웃는다.
S#39. 보육원, 앞 (D)
-차, 세우는 하진. 보육원 건물을 본다. 떠난 이후로 처음이다.
옆을 보면, 아림이 잠들어있다. 애틋하고 조심스럽게 안전벨트 풀어주고, 썬커버 내려 아림의 얼굴에 떨어지는 빛을 가려주는 하진.
-아림이 다쳤을 때 업고 왔던 공간을 보는 하진..
-4부, 35씬. 플래시백. 무겁지 않고, 짧게.
어린하진 : 내려놓으면 아림이 입양 보낼 거잖아요..
어린아림 : 나 안 갈 거야. 입양. 오빠랑 같이 있을 거야.
-현재. 그 장소.. 빈공간을 보는 하진..
-아림, 일어나면.. 하진이 한 곳을 보고 있고..
아림 : 깜박 잠들었나봐요. 요즘 레포트 쓰느라, 계속 못자서... / 언제 도착 했어요?
하진 : 방금 막.
아림 : (웃는 얼굴로 건물 올려다보고) 내려요. (하고 내린다)
-아림 나와.. 두 팔을 벌리고,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뒤이어 나와 그런 아림을 보는 하진.
아림 : 우와.. 집 냄새.... (그대로 숨을 들이쉬며, 눈감은 채)
하진 : (그런 아림을 보고, 눈을 감으며 숨을 들이쉬는, 자신에게도 편안한 느낌)
아림(E) : (그런 하진의 얼굴 위로) 완전 좋아. 집에 돌아온 느낌.
하진 : (그대로 눈 감은채) 그러네.. 편안하네..
아림 : (눈뜨고 그런 하진을 보고 재밌다는 듯 보고)
하진 : (눈 뜨고, 아림 보고 웃고)
아림 : 선생님 집이에요?
하진 : ....
아림 : 난 여기서 자랐으니까 집인 거지. 대학 입학 할 때까지 여기서 살았어요. 저.
하진 : .... (그저 끄덕이고)
아림 : 선생님은 정말 이상해요. 이런 말 하면 다들 똑같은 반응인데. 놀라거나, 당황해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는데. (하는데)
-아이들, 언니. 누나.. 하고 멀리서 뛰어 오고.. 뒤이어 다리 기브스한 수녀, 천천히 걸어오고..
아림 : 선물 꺼내서 들고 있어요. 나보다 그걸 더 좋아해. (하고 아이들한테 달려가며) 아, 참 샌드위치도요.
-하진, 쇼핑한 옷들 꺼내며.. 보면 저만치 가서 아이들한테 둘러쌓인 아림.
아림 : (이름 맞춘다) 민정이, 다연이, 인철이, 지현이, (한 아이한테 막혔다..) 어.. 안경수!!
(머리 헝클어트리며) 이녀석 키 큰거 좀 봐. (어린 애 안아올리며) 그리고, 인경이! (쪽 볼에 입 맞추고, 돌아본다)
-하진, 쇼핑백들 챙겨들고 다가간다.
아림 : 선생님. 수술할 태경이요!!!
하진 : (웃으며 다가가고, 태경에게) 안녕!
태경 : (보고.. 말없이 인사하고)
하진 : 니가 태경이구나. 잘해보자, 수술.
아림 : (수녀, 다가오면 수녀에게) 말씀드렸던 선생님요.
하진 : (인사하고)
수녀 : (인사하고)
아림 : 누나가 샌드위치도 잔뜩 사왔다? / 아니, 내가 아니라 선생님이.
하진 : (웃고)
S#40. 목재 회사 (D)
-나무 꺼내서 보여주는 사장.
사장 : 딱 강대표 원하는 나무지? / 이거 봐. 얼마나 좋아.
태하 : 사장님이야 항상 좋은 거 주시죠.
사장 : 사람들이 다 강대표 같지가 않아요. 요새는 육송도 아니고 미송이니 뭐니 대충 불로 태워서 보여주는 데도 있다는
소문이 돌아서, (쯧쯧) 그러니 귀찮더라도 어떡해. 강대표도 직접 확인해봐야지. / 제대로 보구가 딴소리 하지 말고.
태하 : (웃고, 여름을 보면)
여름 : 와, 이거 세월의 흔적이 정통으로 드러나요. 브러시 작업만 해도 빛이 제대로 나겠는데요?
사장 : 이 아가씨 제대로네? 가구한다는 그 아가씨야?
태하 : 네, 이번에 처음으로 외부에 맡겼어요.
사장 : 잘했네. 똘똘해 보여.
여름 : (나무 만지며 마음에 든다) 좋은 집이었겠어요. 이런 나무로 지은 집은.
사장 : 그럼-. 이게 총도 막아냈어. 한국전쟁을 이겨낸 나무라고, 이게.
여름 : (나무, 좋다)
태하 : 이걸로 작업 해볼래?
여름 : 응! 완전 좋아. 딱이야. 딱!!! (가방에서 카메라 꺼내며) 사진 몇장 찍어도 되죠, 아저씨?
태하 : 온 김에 다른 고재도 좀 보고 갈게요.
S#41. 보육원 운동장 (D)
-아이들과 축구하는 하진..
환하게 웃는 하진. 아이들 이름들 다 기억하며, 패스할 때 마다 이름 불러주고.. 즐겁게 노는 하진.
-아림이 한켠에 서서 공 넣을 때 마다 응원하는 아림..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하진이 좋고, 고마운데..
-수녀, 다가온다.
수녀 : (아림의 곁에 서서 하진을 보며) 애들이랑 잘 노네.?
아림 : 그쵸?
수녀 : 저 선생님, 좋아하지..?
아림 : 네?
수녀 : 삼십분 내내 저 선생님만 보고 있잖아..
아림 : 아니에요. 수녀님. 무슨 그런 말씀을.
수녀 : 좋아해. 눈에 다 쓰여있는데, 뭘.
아림 : .... (내가 그랬나.. 다시 하진을 보고, 그러나 복잡하지 않게 헤헤 웃고) 애인있어요. 괜히 저 혼자 좋아하는거.
수녀 : 그러다 욕심나면 어쩌려구?
아림 : 에이, 수녀님. 제가 욕심내는 거 보셨어요? 안내요. 그런 욕심.
-하진, 그런 줄 모르고 아이들과 뒤엉켜 축구하고.
아림, 수녀에게서 시선 거두고 다시 응원한다.
S#42. 보육원, 어느 방 (D)
-아림이 앞에는 막 목욕을 끝낸 듯한.. 속옷만 입은 여자아이들이.. 하진이 앞에는 속옷만 입은 남자아이들이 서있고.
아이들은 서로 이성끼리 등을 돌리고 못 돌아보게 한 상태.
두사람, 아이들에게 새 옷을 입히고 있다.
하진 : 와. 너네 누나가 정말 잘 골랐네. 잘 어울려. 너도 마음에 들지?
아림 : (옷 입히며, 반대편에 있는 하진을 보고 웃고)
하진 : (뒤돌아 보는 남자애 발견) 인철이 너 뒤돌아 여자애들 보지 말랬을텐데.
아림 : 너, 그러다 누나한테 맞는다. (해놓고, 앞에 옷 입힌 여자애한테) 이쁘다. 맘에 들어?
S#43. 목재회사, 앞 (D)
-서있는 태하와 여름. 태하의 손에 사과 두 개가 들려있다.
여름 : (쪽지 내밀며) 목재는 이 주소로 보내주시구요. 출발할 때 밑에 적힌 번호로 전화 먼저 해주세요.
사장 : (고개 끄덕이고, 보며) 조심해서 가. 또 보자, 강대표.
태하 : (사장에게 사과 보이고) 네. 사과 잘 먹을게요.
S#44. 근처계곡 (D)
-여름과 태하, 발 담그고 사과 먹고 있다.
태하 : 여기 기억나?
여름 : (보면)
태하 : 예전에 (강가 가리키며) 저기서 우리 놀았잖아. 텐트치고. / 그땐 저 커피숍도 없었고, 저 팬션도 없었고,
여름 : (OL) 거짓말 마.
태하 : (씨익 웃는다) 기억 안나?
여름 : 거짓말. 여기 온 적 없어. 저 팬션은 십년도 더 됐겠다.
태하 : 안 속네.. (웃는다)
여름 : 그런 거짓말을 왜 해?
태하 : 니가 다 기억하고 있나, 없나, 자꾸 확인하고 싶어서.
여름 : ... 그게 뭐가 중요한데?
태하 : (웃는) 나한텐 소중한 기억이니까.
여름 : ....
태하 : (조금쯤 쓸쓸) 싸운 것까지 다 소중하고 애틋해. 이제는.
여름 : (작은 공격) 남하진하고 나랑 싸운 것도 나중에 애틋하게 기억되겠네?
태하 : (장난끼로) 그렇게 기억하려면 헤어져야 돼.
여름 : (멈추고 본다)
태하 : (웃으며 가볍게) 헤어지면 정말 애틋해져. 헤어져라. 그러니까.
여름 : (웃는다) 못말리겠네.. 정말. (밉지않게 흘기며 물 튕기고)
태하 : (얼굴에 물 묻지만, 웃고)
여름 : (씁쓸하게) 전화도 없네..
태하 : (전화 기다리는구나..)
여름 : 남자 복이 없는 거야, 내가. (갑자기 태하 노려보며, 생각하니 화가 나 죽겠고) 이게 다 첫단추를 잘못 껴서 그래.
너도 똥차! 남하진도 똥차야! / 서른둘에 남자라곤 딱 두명 만났는데. 둘 다 똥차야!
진짜 재수가 없어도 어떻게 이렇게 없는지 몰라.
태하 : (후- 하고) 너 있잖아.... 지금 또라이 같애.
여름 : 내가 지금 제정신 챙기고 살아야할 이유는 뭔데! (삭히고)
태하 : 이해는 가.. 너를 알만큼 아니까.
여름 : (보면)
태하 : 넌 좋아하는 사람한테 니 식대로 최선을 다하잖아. 어떡하든 그 사랑을 지키고 싶다고도 했고.
/ 한번 그렇게 헤어져봤으니까, 다시 실패하고 싶지도 않을 거고.
여름 : .... (강을 다시 보고)
태하 : (웃으며) 하지만 헤어지는 게 좋을 거 같아.
여름 : (어휴.. 또 물 튕긴다) 그런 말 하지마.
태하 : (웃으며 가볍게) 헤어져. 내가 잘할게.
여름 : (다시 튕기며) 하지말라니까.
태하 : 어어. (하고 여름에게 물 튕긴다)
-둘이 가볍게 물장난친다. 옷까지 젖게는 만들지 말고.
S#45. 국도 (D)
-강쪽이 아니라, 다른 길쪽.. 국도 느낌.. 달리는 태하의 차.
태하 : 아까 그 나무, 너네가 디자인 한 거 보다 사이즈가 큰데 어떡할 거야?
여름 : 바꿔야지. 사이즈를. / 나무는 하나도 안 건드리고 그대로 살려야지. 저렇게 좋은 나무를 어떻게 건드려?
태하 : 그럼 다른 테이블 하나를 빼야 하나?
여름 : 솔이랑 상의해보고 알아서 할게.
태하 : 중간 칸막이 없애야 하는 게 나으면 우리가 수정하고.
여름 : 이미 공사 들어간 거 같던데..
태하 : 그거 없애는 건 간단한 작업이니까 괜찮아.
-문득 거칠게 세워지는 태하의 차. 휙 앞으로 쏠렸다가, 태하를 보는 여름.
여름 : 왜?! (갑자기 차를 세워?)
태하 : (턱 짓으로 무언가를 가르킨다)
여름 : (턱짓 따라가면, ’**낚시터’라고 되어있다.. 시간이 정지된 듯... 쿵-하는 여름)
태하 : 기억 안나? 아버지랑 같이 왔던 데잖아..
여름 : ......
태하 : 들렀다 갈래?
여름 : 싫어.
태하 : (싱긋 웃고, 방향 돌려, 그 길로 들어선다)
여름 : (떨리는 얼굴로 그런 태하를 보고) 싫다잖아..
태하 : 잠깐인데 들렀다 가.
여름 : (태하 보다가, 주변 풍경을 보고.. 눈동자 흔들리는 여름..)
태하 : (그런 여름의 마음 모른 채)
S#46. 어느 낚시터 (D)
-와서 멈추는 태하의 차.
여름, 그대로 창 쪽으로 고개 돌린 채 눈감고 있다. 두주먹을 꼭 쥐고... 얼굴에 이미 올라와있는 식은땀..
태하 : 와.. 하나도 안 변했네..
-태하, 여름의 상태 모른 채.. 그대로 시선 돌려 어느 곳을 본다.
-인서트, 오년 전의 태하와 여름.. 보글보글 매운탕 정도 끓이고 마주앉아 서로에게 맛을 보게하는. ‘맛있다’ ‘잘됐다’ 하고.
여름이 뒤돌아 낚싯대 담구고 있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향해, ‘아빠- 밥 먹자’ 하는.
-태하, 그런 기억 떠올리고... 혼자 따뜻해져서 웃고..
태하 : (여름쪽 보는) 내려서 볼래?
여름 : (그대로, 고개 흔들고, 싫다고, 가빠지는 호흡, 심장 누르는 여름)
태하 : (갸웃) 너.. 왜 그래? (갸웃하며, 어깨에 손을 올렸다.) 왜 그러는데? (하며 여름의 얼굴을 돌려놓으면
여름, 온통 젖은 얼굴에 노래졌고) 뭐야.. 너.. (하다가 목 부근에 손을 대는데.. 이미 식은땀으로 다 젖었고)
여름 : 그냥 가.. 돌아가자.. 제발.
태하 : 너 괜찮아?
여름 : 제발... 여기서 좀 나가자니까!!!
-석연치않은 태하, 어쩔 수 없이 차를 돌려 나가는데..
S#47. 낚시대 근처 (D)
-왔던 길 되돌아가는 태하의 차..
-태하의 차안. 운전하는 태하, 눈감고 심호흡하고 있는 여름을 걱정스럽게 보다가,
태하 : 왜 그래.. (한손으로 운전하며, 한손은 여름 어깨 흔들며) 어디 아픈 거야?
/ 말을 해야 알 거 아냐.. 어디가 아픈건데? 갑자기 왜 아파..
여름 : (어깨에 올려진 태하 손 휙 치우고)
태하 : (그 바람에 잠깐 핸들 뒤틀리고, 비틀거리는 태하 차. 태하, 가까스로 다시 운전대 잡고, 어이없다는 듯이 보는)
이상하네. 정말.. / 병원 데려가줘? / 아니, 어디가 아프다면 아프다구 말을, (해야할 거 아니냐구! 하려다가..
번개같이 어떤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S#48. 낚시터 (D) -5년 전
-산책하고 있는 태하와 여름의 아버지.
여름부 : 싸우지들 말어. 내내 안 다투고 예쁘게 사귄다 했더니 올들어 우리 여름이가 자주 울어. 울리지 말어. 예쁜 애잖아.
내 딸이라서가 아니라, 요즘에 여름이같은 애 없어.
태하 : 네. 아버님. 저도 알아요.. / 아는데도 이상하게 그렇네요. 요즘.
여름부 : 여름이랑 결혼할 거지?
태하 : 네. 당연하죠. 5년이나 사겼는데.
여름부 : 무조건 져 줘. 나하고 여름이 엄마처럼 살지말고. 이 사람이 내 인생의 마지막 사람이다- 생각하고, 살어.
태하 : (고개 끄덕이고) 네..
여름부 : 여름이랑 여름이 엄마 둘다 강해서 자주 다투는데, 가운데서 잘하고.
태하 : (웃으며, 무심히) 에이.. 아버님, 어디 멀리 가세요? 아버님이 계시잖아요.
-두사람, 걷는 위로..
태하(E) : 그건.. 유언이었어요..
S#49. 태하의 차 안 (D)
-태하, 벼락을 맞은 것 같은 얼굴로 여름을 본다.
-플래시백. 6부, 56씬.
윤실장 : 그런 기록이 없다니까! / 교통사고 사망자 이름에 한재식씨도 없고. 종암동 부부약국 앞에선 사고 자체가 없었대.
-태하, 윤실장이 제대로 알아본 거다. 충격 받은 얼굴로 여름을 보는데...
-그 순간, 충격으로 인해 운전하는 것 조차 의식 못하고... 내내 여름을 보며 운전하던 태하의 차.. 도로를 벗어난다.
둔턱을 넘어, 덜컹이며 아슬아슬하게 어딘가로 향하는 태하의 차.
전봇대나 적당한 곳 앞을 위험하고 불길하게 다가가다가, 태하차의 ‘자체급제동 시스템’ 시작되며 경고음..
태하 순식간에 한팔로 여름을 막고.. 여름.. 두려움에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쌌다.
차는 아슬아슬 부딪히기 직전.. 멈춘다.
-여름과 태하, 충격에 앞으로 쏠렸다가.. 겨우 안정을 취하고.
태하 : 괜찮아? 한여름.. 괜찮아? (안전벨트 풀고, 여름의 안전벨트 풀면서) 일단 내리자..
-손바닥으로 가렸던 얼굴... 여름.. 손바닥을 서서히 떼면서 앞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눈을 뜨는데...
-인서트, 문이 열린다. 여름이 어느 방의 문을 막 열었다. 이사오기 전 집이다.
허공에 떠있던 아버지의 발.
-지금 막 눈을 떠 보게된 광경인 듯... 악! 소리 지르며 다시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는 여름.
-태하, 그런 여름을 안타깝고, 안됐고, 가슴이 터질 듯 본다...
내리는 태하, 조수석으로 가서 문을 연다. 문이 열리지 않자, 발로 차서 문을 여는 태하. 여름을 끌어내는데..
여름 얼굴 그대로 가린 채 일어서는 듯 싶더니, 휘청 하다가 쓰러진다.
태하, 황망한 얼굴로 여름을 안고, 여름의 볼을 때려보다가 주변을 돌아보는데서.
S#50. 수목장 (D)
-나무 기둥에 ‘한재식’이란 이름표 걸려있고. 밑에 놓이는 흰국화. 신윤희다.
담담하게 들고 있던 손수건으로 이름표에 묻은 먼지 닦아내고.
S#51. 수목장, 주차장 (D)
-저만치 주차해놓고, 입구에 서서 신윤희를 기다리는 배민수. 신윤희 오면, 다가간다.
배민수 : 잘 있디?
신윤희 : 잘 있으면 뭐하고 못있으면 뭐 할 거야. 살아있는 사람한테나 인사지.
배민수 : (차로 가며) 여름이도 독해, 어떻게 한 번을 안 와보네. 한달에 한번 즈이 엄마 여기 오는 거 뻔히 알면서.
신윤희 : (그 마음 아니까..) 힘드니까 못오는 거겠지..
배민수 : 하긴.. 그 녀석 좀 힘들어했어? 다니던 직장도 그만 두고. / 솔이랑 공방 차려준 건 정말 잘한 일이야.
/ 남선생 만나서 좋아진 것도 있고... / 더 좋아지겠지.
신윤희 : 위태위태 해.. 보고 있으면. / 괜찮은 게 아니라, 괜찮은 척 하는 것 같고.
배민수 : 니 남편도 참.. 얼마나 독하면 유언 하나 안 남기고 그렇게 갈까?
신윤희 : 내가 얼마나 싫었으면.
배민수 : 그렇게 말할 거 까진 없다. 신윤희.
신윤희 : 보내달라고 할 때 보내줬어야 했나봐. 그렇게 미련하게 붙잡지 말걸.
한번뿐인 인생인데, 그 사람 살고 싶은 사람이랑 살게 내버려 둘걸.
배민수 : .....
신윤희 : 그러니까 너도 남은 인생 잘 살아, 괜히 죽은 사람 생각하지 말고, 명상센터에서 만난 그 여자랑 잘 해보든가.
배민수 : 맘에도 없는 소리를 그렇게 하냐? / 내 맘만 중요하냐, 니 맘도 중요하지.
나이가 든다는 게 뭔데? 너랑 나랑 삼십년 친군데, 니가 말 안 하면 니 맘 모르냐. 내가. / 말 안 해도 다 보여..
-둘이 그렇게 차로 간다.
S#52. 병원, 응급실, 일각 (D)
-의사의 말을 듣고 있는 태하. 멀리, 침대에 누워있는 여름이 보인다.
의사 : 미주신경성 실신입니다. 갑자기 혈관이 확장되고 심장박동이 느려지니까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정해져요.
식은 땀을 흘리면서, 혈압이 낮아지고, 그러다가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게 돼죠.
/ 저절로 회복 될 겁니다. 물론 다음에도 이런 증상이 생기면 검사를 제대로 해보셔야 하구요.
태하 : (침착하게) 왜 갑자기 그렇게 되죠?
의사 :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 긴장 때문이예요. 쓰러지기 전에 별다른 일 없었어요?
태하 : ..... (여름의 자리를 돌아보고)
S#53. 병원 응급실 (D)
-태하, 잠든 여름을 아프게 본다.
-플래시백, 6부 57씬.
여름 : (눈가 젖은 채 서늘하게 보다가) 니 기억이.. 그렇게 정확해? 백번을 생각해도 니 기억이 맞아?
/ 그럼.. 언제였는지.. 짐작이라도 하겠네?
여름 : (눈가 젖은 채, 서늘하게) 잘 생각해봐. 언젠지. 첫 번째 전화가 있었고, 두 번째 전화가 있었고, 세 번째, 네 번째..
셀 수 없이 많은 전화가 있었을 거야.. / 넌 그때마다 바쁘다고 했고, 이유가 뭐냐고 묻지도 않았어.
/ 니가 바빠서 못오겠다고 말한 그 많은 날들 중에.. 어느날이었는지.. 잘 생각해봐.
태하 : !!
여름 : 그런 날이 너무 많아서... / 넌.. 기억도 못할 걸? / 다시 생각해봐.. 하나.. 하나.. 다시.
태하 : 넌 그때 정확히 말했어야했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내가 필요하다고!!
여름 : 이유를 몰랐어도 그런 전화가 계속 된다면, 넌... 한번은 왔어야했어!!
-태하, 자책으로 눈가가 붉어진다. 그때 가지 못한 자신이 너무도 원망스럽고.
-6부, 57씬. 인서트 씬에서. 장례식장 (5년전)
아직 장례식장이 제대로 차려지지도 않은 상태.. 막 제단을 차리고 있고.. 상복도 앞에 놓여있고.. 경황없는 그런 상태..
여름 : (통화중) 태하씨.. 지금... 나한테 와줄 수 있어? / 나한테.. 와 주면 안돼?
(눈물, 삼키며, 애써 침착) 왜냐고 좀 묻지말고.. 그냥 좀 와 줄 순 없어?..
태하(E) : 그때는.. 도대체 언제였을까요..
S#54. 태하의 원룸 (D) -5년전
-잠에서 막 일어난 듯한 태하.. 침대에 누워서, 안 떠지는 눈을 비비며.. 전화를 받고 있다..
태하 : 뭔데.. / 나 한시간 밖에 못 잤어.. / 현장 나가봐야 돼.. / 왜? / 있다가 전화할게.. / 갈 수 있으면 간다니까..
S#55. 회의실 (D) -5년전
-주택 모형을 앞에 놓고, 회의 하는 분위기. 윤실장이 주택에 관해 설명하고 있고..
끄트머리에 앉은 태하. 핸드폰이 울린다. 윤실장, 힐끗 태하를 노려보고.
태하, 눈치보며 전화 받아, 소리죽여.
태하 : 회의중이야. 이따 전화할게. (바로 끊고)
S#56. 어느 현장 (D) -5년전
-태하, 전화를 받고 있다.
태하 : 왜 울어? 무슨 일인데.. / 전화로 왜 말을 못해? 지금 못가니까 묻는 거잖아.
/ 알았어.. 울지말고, 있어.. / 간다니까. 오늘은 꼭 갈게. / 여름아,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하는데, 뒤에서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
놀란 태하 돌아보면 인부 하나가 자재에 깔렸다. 핸드폰 넣고 달려가는 태하.
-‘아저씨 괜찮으세요?’ ‘119 좀 불러요.’ ‘윤과장님! 윤과장님 어딨어요?’ 하는데서.
S#57. 병원, 응급실 (N)
-태하, 눈가 붉어진 그대로 잠든 여름을 본다.
태하(E) : 갈수 없는 날도 있었지만, 분명 갈 수 있는 날도 있었을 거예요.
-플래시백, 2부. 47씬. 기차역
여름 : 넌 내가 왜 우는지 물어보지도 않니? / 최근에 나 이상하지 않아?
태하(E) : 여름이가 나를 필요로 한 게 그게 마지막이었는데. 그때라도 나는 여름이가 왜 그러는지 물어봐야 했던 거예요..
-태하, 지금에서야 사무치게 아프다.
눈가, 흐릿하고 붉어진 태하.. 애써 눈물 참아내는데, 여름의 얼굴 위로 툭 떨어지는 눈물... 태하, 호흡 고르며 눈물 참아내고..
태하(E) : 나란 놈은 진짜.. 무슨 생각으로 여름이를 만났는지 모르겠어요.
/ 사귀는 동안.. 사랑한다는 말을 수십번.. 수백번도 넘게 했는데.. / 나는.. 사랑이라는게 뭔지도 모르는 놈이었던 거예요.
그게 뭔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그렇게 쉽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요..
-태하, 눈가가 붉어지지만, 호흡을 고르며 눈물을 참아보려 애쓴다.
도저히 안되겠다. 결국 펑펑 울고 마는 태하..
태하(E) : 그날 알았어요. 나는 다시는 사랑한다는 말 같은 건 입에 올릴 수 없다는 것을.
그런 단어를 입에 올릴 자격조차 없는, 그런 놈이라는 것을.
-그렇게 우는 태하에서.
S#58. 보육원, 식당 (N)
-아이들의 밥을 먹이며 저녁 식사중인 아림과 하진.
-하진, 아이들을 야무지게 챙겨 먹인다. 다른 애들 챙겨 먹이며 그런 모습 보는 아림.
아림 : 선생님도 드세요.
하진 : (웃고) 알아서 먹구 있어..
여자애1 : 선생님. 오늘 여기서 우리랑 같이 자고 가요.
하진 : (응? 하고 아림을 본다)
아림 : (웃는다)
남자애1 : 자구 가요. 큰방에서 다 함께 모여서.
여자애2 : 저쪽 끝방에서 자면 되요.
하진 : (난감한데)
아림 : (하진에게만 살짝) 그냥 자고 간다고 하세요. 애들 재워놓고 도망가야 되요. 별 수 없어요. 나도 맨날 그래요.
/ 이따가 태경이만 데리고 가요.
여자애1 : 자고 가요. 언니랑 같이.
하진 : 그래. 그러자, 그럼!
S#59. 보육원, 큰방 (N)
-아이들, 모여서 누웠다. 하진이는 이쪽 끝, 아림이는 저쪽 끝이다.
-가운데 누웠던 애가 갑자기 베개를 들고 일어선다. ‘나, 누나 옆에서 잘래’ 아림의 곁으로 가서 아림을 꼭 안는다.
아림 안쪽으로 당겨 눕는다.
-또 가운데 누운 애가 베개를 들고 일어난다. ‘그럼 나는 선생님이랑 잘래’ 하고 하진이 뒤편으로 간다.
하진이 안쪽으로 당겨 눕는다.
-또 두아이가 일어난다. ‘민정이 옆으로 가서 잘래’ ‘인철아-’하고 가고.
점점 좁혀지는 아림과 하진, 한명 남았다. 좀 당황스러운데.
-그 한명 마저 베개를 들고 ‘나는 지현이 언니랑, 잘래’ 하려는데..
놀란 아림과 하진. ‘안돼’ ‘언니랑 자-’하고 아이를 붙들어 눕히고.
-아이 ‘나 지현이 언니랑 붙어서 자고 싶은데’ 하는데.. 아림, 그 아이 다리로 꽉 묶어놓고..
하진과 아림.. 어색한 미소.. 주고받다가 풋- 웃는데서.
-시간경과.
모두 잠들어있다. 하진도 잠이 든 듯, 자기팔을 베고 잠들었다.
아림.. 하진 쪽을 보고, 잠든 하진을 본다..
-망설이다가, 손을 뻗어 속눈썹 근처에 가져가는 아림.. 멈칫하고, 다시 손을 가져온다.
망설이다가.. 다시 손을 가져가는 아림.. 앞머리를 살짝 들추거나, 속눈썹을 조심스럽게 만져보거나..
-반짝 잠에서 깨는 하진. 아림, 놀라서 후다닥 일어난다.
아림 : 선생님. 우리 서울 가야죠!
하진 : 깜빡 잠이 들었네.. 피곤했나보다.
아림 : 빨리 챙겨서 나오세요. 그럼 저는 먼저. (후다닥 나가고)
하진 : ?
S#60. 보육원 복도 (N)
-나오자마자 자기손을 탁 때리는 아림.
아림 : 에이, 나쁜 손.
S#61. 보육원 마당 (N)
-풀벌레 소리가 들린다. 하진이 핸드폰으로 풀벌레 소리를 녹음하고 있다.
아림이 안에서 나오며,
아림 : 태경이 좀 기다려야할 거 같애요. 신부님께서 기도해주신다고 해서. (좀 거리 띄워놓고 앉는다)
하진 : (웃고, 핸드폰을 끈다)
아림 : ?
하진 : 풀벌레 소리 녹음하고 있었어. / 그냥 참 좋아서.
아림 : 아.. (그랬구나)
하진 : 물어볼 말이 있는데.. 아까.. 여기 도착했을 때.. 나한테 그랬잖아. 여기서 자랐다고.
아림 : (보는)
하진 : 쉬운 말.. 아니잖아. 어떻게.. 그런 말.. 그렇게 쉽게.. 할 수 있어?
아림 : 사실이니까요. 내가 잘못해서 여기서 자란 게 아니잖아요.
하진 : 입 밖으로 내면.. 아프지, 않나? / 난 아픈 이야기 남한텐 잘 못하겠던데.
아림 : 에이, 그렇게 마음을 닫고 어떻게 살아요?
하진 : 그렇구나.. 그게 마음을 닫는거구나..
아림 : (웃고) 그 쉬운 걸 몰랐단 말이에요?
하진 : 나는 그게 안됐어. 아픈 걸 나누는 게. / 근데.. 아무하고나 그런 게 가능하나?
아림 : 아무하고나 나눌 수는 없겠죠. 아무래도. / 누구하고나 그런 게 가능하다면, 사람들이 왜 고통을 감추고 멀쩡한 얼굴로
길거리를 돌아다니겠어요? 위로받기 위해 다들 울고 다니지.. / 근데 좋아하는 사람들하고는 해야죠.
그런 것도 못 나누면 사랑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하진 : (끄덕이며 담담히 듣고)
아림 : 그럼 선생님한테는 어떤 게 사랑인데요?
하진 : 내가 아는 건....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손해봐도 좋다는 생각이 들면, 그 때부터 시작이야.
손해보는 게 하나도 아깝지 않을 때. 계산기 자체가 두드려지지 않을 때.. / 속이는 걸 아는데도 속아주고 싶을 때.
-인서트. 쇼핑몰 지하 3층 주차장.
하진, 쇼핑백을 차에 싣고 운전석에 앉는데, 태하가 건물에서 나오는 게 보인다.
뭐지? 강태하를 여기서 보네? 하고 보면, 태하, 자기 차에 탄다..
그때 하진의 핸드폰 울리고. 받는 하진.
아림(E) : 선생님, 지하 2층 아니에요?
하진 : 아니야. 3층으로 와.
-하진, 건물 입구 쪽 아림이가 오길 기다리는데, 건물안에서 나오는 건 여름이다.
‘어?’ 여름을 보고 놀란 하진이 차에서 내리려다가 순간 멈칫한다.
여름은 태하의 차로 가고 있다. 그리고 태하의 차를 타는 여름..
그런 여름을 보는 하진..
하진 : 속은 걸 알면서도 믿게 되는 그런 거?
아림 : 아무 근거가 없어도요?
하진 : 어. 그런 거, 아무 것도 없어도. / 근데 오늘 알았는데. 속아는 줘도 되는데, 속이는 건 아냐.
돌아가면, 할 말이 많을 거 같아. 여자친구랑.
아림 : (보면)
하진 : 너랑 같이 군산 오는 거 말 안하고 왔는데, 돌아가서 말해야겠다.. 혼날 거야. 아마.
아림 : ... 벌써 눈치 챘을지도 모르는데..
하진 : ?
아림 : ... 사실은 아까 쇼핑몰 화장실에서 만났어요. 선생님 여자친구.
하진 : (너무 놀라, 벤치에서 벌떡 일어나며) 너 왜 그 이야기를 이제 해?
아림 : ...괜히 죄지은 기분 들고.. 이상해서.
하진 : (미치고 펄떡 뛰겠네..) 아.. 난 죽었다. 이제.. / 어쩐지.. 그래서 전화도 없고, 문자도 없었던 거야. 아.. 아.. 어떻게 하지..
아림 : (정말 착한 사람이다.. 그런 시선으로 보고)
S#62. 병원, 응급실 (N)
-여름, 어슴푸레 잠에서 깬다. 흐리게 보이던 태하의 얼굴이 선명해지고..
태하 : 깼어?
여름 : (주변, 둘러보는데)
태하 : (낮고 침착하게) 병원이야. 사고가 났어.
여름 : (일어나려는)
태하 : 그대로 누워있어. 아직 어지러울 거야.
여름 : (겨우 일어나 앉고) 괜찮아... / 나.. 왜 그랬대?
태하 : (가만히 보다가, 침착하게)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이래. 낚시터에 갔었잖아. 아버지 생각이 났겠지.
여름 : (담담히, 그랬구나..)
태하 : 다시는 가지 말자. 그 낚시터.
여름 : (무슨 뜻이야, 태하를 올려다보는데)
태하 : 니가 가지 말자고 했을 때 가지말걸. 나는 참 니 말을 안들어. 그치? 옛날이나 지금이나.
여름 : (링거 올려다보고) 집엔 언제 갈 수 있대?
태하 : 한시간 정도 더 있어야 될 거 같아. 조금 어지러울텐데, 괜찮겠어?
여름 : (끄덕이고)
태하 : 그래.. 니가 가고 싶다면 데려다줄게.
S#63. 여름의 집, 준호방 (N)
-준호, 청진기까지 하고 자기 가슴에 대고 맥박을 재어본다. 한쪽에 핸드폰으로 타이머 설정해놓고.
준호 : 오케이. 일분에 68번. 내 심장은 지극히 정상이야. (끄덕이고)
S#64. 여름의 집, 일층거실 (N)
-청진기 상자 들고 내려오는 준호. 솔의 방을 향해, ‘야! 윤솔, 너 나와봐!’ 하는데.
-식탁에서 내려보며, ‘뭐 때문에?’ 하는 솔.
준호 : 너 내려와서 여기 앉아봐. (소파 가리키고)
솔 : 니가 올라와!
준호 : 아우, 저걸 그냥. (씨이.. 보다가 주방으로 올라간다)
S#65. 여름의 집, 주방 (N)
-한쪽다리 의자에 올려놓고, 질펀하게 앉아, 양푼에 밥먹고 있는 솔.
청진기 들고 올라오며 기가막힌 듯 보는 준호.
준호 : 밥을 꼭 그런 자세로 먹어야겠냐?
솔 : 은규 보고 오니까 또 이래. 먹어도 먹어도 또 배가고파.
준호 : (어휴.. 정말 추하다.. 안예뻐...)
솔 : 왜? 나한테 할 말 있는 거 아니었어? 그건 뭔데? (청진기)
준호 : (청진기 귀에 꽂으며) 너. 아까 그거 해봐.
솔 : ?
준호 : (솔의 대사) 은규는 너한테는 아까운 놈이야. 가!!!! / 그거 다시 해보라고.
(하다가) 아휴.. 됐다. 뭘 또 그걸 해보냐. 해본들 (가슴 탕 치면서) 이게 뛰겠냐. 그 꼴을 하고 앉았는데!!!
솔 : (왜 이래?) 미쳤나.. 말을 알아듣게 해야지..
준호 : 무슨 말을 하겠어, 너랑!!!! 말이 통해야 말을 하고! 말을 알아 들어야 말을 하고!!!
솔 : 아, 그럼 하지 말고 가!!! 안 그래도 은규 만나서 미치겠는데! (하는데 - 밥알 막 튀어 준호한테 붙고)
-그때 준호 심장, 또.. 두근. 헉, 하는 준호. 얼이 빠져서 볼에 밥알 붙인 채 솔을 보는데..
볼이 터져라 밥 밀어넣는 솔에게 또 두근, 다리 한짝 올리고 아줌마처럼 앉아있는 것 보는데, 또 두근.
서서히.. 청진기를 가슴에 갖다대는 준호.. 그때부터 정신없이 두근두근두근.
-솔, 왜 이래? 이상하게 보고..
준호 : 솔아.. 나.. 이상해..
솔 : (숟가락을 쪽쪽 빨며) ?
준호 : 나.. / 부정맥인가봐.
솔 : ...?
-하는데, 솔의 핸드폰이 울린다. 받는 솔.
S#66. 태하의 차 안 (N)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다. 태하, 운전하고.. 여름, 모포로 덮고 잠들어있다..
그런 여름을 보며 솔과 통화 중인 태하..
태하 : 집에 있어? / 삼십분 정도 있다가 내려와. 여름이가 좀 아파.
S#67. 아림의 집 앞 (N)
-하진의 차가 와서 선다. 태경과 아림이 내리고. 하진도 내린다.
아림 : 오늘 고마웠어요. 선생님.
하진 : (태경에게 다가가) 내일은 푹 쉬다가 모레 아침에 수술하자.
(아림보고) 내일밤 아홉시부터 금식시켜. 병원 오기 전까지는 물도 안돼. (태경) 알았지?
태경 : (아림보며 웃고) 내일 점심 많이 먹어야겠다.
아림 : (웃고)
태경 : 선생님. 그럼 내일 점심 같이 먹어요.
아림 : (툭 치며) 안돼..
태경 : 집에서 삼겹살 구워 먹자. 누나.
아림 : (난감하게 하진보는)
하진 : (웃고) 그래. 내일 12시 쯤에 올게.
아림 : ....
태경 : (좋아서 아림보고)
아림 : ....
S#68. 여름의 집 앞, 태하의 차 안 + 밖 (N)
-여름의 집 앞에 선 태하의 차.
태하, 집 입구를 보며, 빵- 작게 클락션 울린다.
S#69. 여름의 집, 거실 (N)
-TV보고 있던 솔과 준호.
솔 : 여름이 왔나보다. (하고 뛰어나가고)
준호 : (함께 나가고)
S#70. 여름의 집 앞 (N)
태하 : (여름을 살피며) 한여름, 다 왔어.
여름 : (겨우 눈을 뜨며) ..어..
태하 : 걸을 수 있겠어?
여름 : 어.. 괜찮아..
-태하, 안전벨트 풀어주고, 차에서 내린다. 조수석 문으로 가 문을 열고 등을 댄다.
태하 : 업혀.
여름 : 됐어. 걸을 수 있어..
태하 : 안돼. 고집피우지 마. 어지러워서 쓰러질지도 몰라.
-여름, 태하를 보다가 업힌다. 몇발작 걷는데, 저만치서 하진의 차가 온다. 빛이 쏟아져 들어오자, 보는 태하와 여름..
-운전하는 하진의 시선으로 여름을 업은 태하가 보이고..
-태하, 여름을 업은 채 하진을 본다.
-하진, 차에서 내리며 ‘무슨 일이지?’ 하는데.
-솔과 준호 클락션 소리 집에서 나온다.
준호 : (하진 못보고) 어쩌다가 이랬는데? 아침까지 멀쩡했는데.
솔 : (여름 쪽으로 가며, 역시 하진 못 보고) 왜 이렇게 됐어? 애를 데리고 무슨 짓을 한 거야?
-솔과 준호, 여름의 옆에 붙어 섰다가, 태하가 보고 있는 방향으로 시선을 따라가다가, 서있는 하진을 봤다.
둘이 동시에, 자기들이 더 놀래서, ‘아이쿠 깜짝이야.’ 하는데서.
-서로를 보는 태하와 하진에서. 9부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