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꽃이라 귀하게 담지 않았는데 미안해서 이때는 많이 찍어 보았답니다.
2022.3.16. 부산 해운대구.
바로 위 사진에서는 아직 꼭 다문 꽃봉오리, 갓 피어서 암술이 아직 노란색인 꽃, 수정이 되어서 암술이 붉게 변한 꽃, 꽃잎이 주황색으로 변하며 시든 꽃, 혀꽃잎이 다 떨어지고 총포(꽃받침) 사이로 하얀 갓털이 보이는 꽃들이 한데 섞여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자의 일생>이라는 노래 가사처럼 이름을 붙인다면 <꽃의 일생>쯤이 되겠군요.
아래 사진에서는 총포가 말라 벌어지면서 하얀 갓털이 많이 노출되었으니 씨앗이 거의 다 여물어 간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완전히 다 익으면 민들레 씨앗처럼 둥그렇게 부풀어 알맞은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겠지요.
가수 진미령 씨가 부른 <하얀 민들레>라는 노래의 가사는 부모 품을 떠나야만 오롯한 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식물들의 숙명에 빗대어, 안전한 항구에 머물던 배도 언젠가 큰바다로 나가 거친 항해를 해야 제대로 된 배로 불리듯이 사람도 포근한 부모 품을 떠나 자기 삶을 살아야 세상에 태어난 자신의 의미를 제대로 찾을 수 있다는 철학적 깨우침을 담고 있는 듯하여 새삼 가만히 입안에서 흥얼거려 봅니다.
나 어릴 때 철부지로 자랐지만
지금은 알아요 떠나는 것을
엄마 품이 아무리 따뜻하지만
때가 되면 떠나요 할 수 없어요
안녕 안녕 안녕 손을 흔들며
두둥실 두둥실 떠나요
민들레 민들레처럼
돌아오지 않아요 민들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