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자필멸(生者必滅)
김광한
회자정리(會者定離),생자필멸(生者必滅)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고,살아있는 자는 반드시 멸하게 된다 는 말입니다. 우리가 지금은 숨을 쉬고 걸어다니고 누구를 미워하 거나 사랑을 하지만 언젠가는 필멸하게 됩니 다.그동안의 삶이란 누구도 알 수 없는 미지수랍니다. 지금 저는 이렇게 아침일찍 일어나 여러분과 만난 인연으로 인한 글을 쓰지만 이 글들도 언젠가는 보 이지 않을 것이 확실합니다. 내가 세상에 없음으로서 나와 연관된 모든 사물들 과 내가 소유하고 있던 시간들은 정지상태로 들어갑 니다.
죽은 자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실례로 20여년전에 잡지사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 들의 최근황을 생각해보았습니다. 그 과거 속에는 내가 들어있고 그들의 그림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 사무 실에 남아있는 사람은 저혼자밖에 없다는 사실은 저를 전률하게 만들지요.사진 부장과 차장, 편집차장, 취재부장 사장 등 모두가 60년도 못살고 이승을 하직 했지요. 그리고 20여년전,아니 10여년전에 함께 찍었던 사진속 의 사람들,비디오 속의 사람들,떠들고 웃고 춤추던 사 람들, 그들의 거의 대부분이 보이질않습니다.
그들은 살아서 죽음에 대해 이야기했던 사람들이었고 누구를 미워해서 함께 욕설을 퍼붓던 다혈질(多血質)의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은 이제 조용합니다.어디로 갔을까요?아무도 모릅니다. 천당과 지옥이요? 모르지요.그런 것들은 그것은 희망 사항에 불과하니까요.어떻게 살아야할까요? 그것이 문제입니다.남은 시간을 정말 잘 쪼개서 곳감 빼먹듯이 맛있게 살아야겠습니다. 음미하는 삶,오늘의 이 시간이 나에게는 마지막이란 생각,그 귀한 시간을 남을 미워하고 욕하고 삿대질하고 남이 소유하고 있는 재물에 눈독들이고 내 것으로 만들려 고민 하기에는 우리에게는 시간이 너무 없습니다. 바람이 찹니다.가을이 가고 겨울이 옵니다.그리고 다 시 한해가 삶의 저편으로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