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전차 국산 파워팩 변속기 내구도 검사서 문제 발생
원인 규명 위해 시험 중단, 해당 부품 독일로 보내려 봉인
S&T중공업, 고장 원인 규명 위해 무단 봉인 해제
회사 측 절차상 문제는 인정, "빠른 원인 규명 위해 어쩔수 없었다"
"봉인 후 정비로 문제 원인 독일 ZF 볼트 불량 밝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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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K2 전차에 장착할 예정이었던 국산 파워팩(엔진 및 변속기)이 성능평가 도중 문제가 생겨 양산 절차가 중단된 것과 관련, 변속기 제조 업체 관계자들이 봉인을 해제하고 무단 정비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해당 업체인 S&T중공업(003570)은 고장 원인 규명을 위한 것이었지 결함을 숨기기 위한 행동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S&T중공업 형사고발, 현대로템도 부정당업체 제재 추진
13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K2 전차의 국산 변속기 결함 원인 정밀분석을 위해 봉인한 변속장치를 제조 업체인 S&T중공업이 무단으로 해제하고 정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청은 S&T중공업 관계자들을 형사고발 조치하기로 했다. 또 K2 전차 체계개발 업체인 현대로템(064350)에 대해선 계약심의위원회를 열어 부정당업체 제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부정당업체로 지정되면 2년간 방위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K2전차의 변속기는 변속장치와 조향장치, 제동장치, 냉각장치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 2월 K2전차 최초생산품 검사의 일환으로 국산 변속기의 내구도 검사 과정에서 변속장치의 C1클러치 공급압력이 저하되는 현상이 발견됐다.
C1클러치 압력저하 현상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방기술품질원(이하 기품원)과 국방과학연구소(이하 ADD), 현대로템, S&T중공업 등은 C1클러치 측정라인과 C1클러치 오일 공급라인, 유압제어장치(HCU) 등을 조사했는데 모두 정상임을 확인했다.
이에 고장이 의심되는 변속장치 검사를 위해 변속기에서 변속장치를 별도로 분리해 봉인하고 독일로 후송해 독일 변속장치 제작업체가 봉인을 해제한 후 원인을 규명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임의 분해했다가 정확한 책임 소재를 가리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S&T중공업 “문제 원인 밝히려 봉인 해제”
그러나 S&T중공업 측은 “볼트 손상에 따른 변속장치 내부의 누유가 압력저하의 원인일 것이라고 기술적으로 확신하고 있었다”면서 “변속장치 제작 업체에 책임을 묻고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직접 최초 고장 지점을 파악해 원인규명을 명확히 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해외 업체가 참여하는 사업은 고장 원인 규명이 지체되고 군 전력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변속장치에 설치된 봉인을 해제한 후 열어보고 C1클러치 고정용 볼트 헤드 부위의 손상을 확인했다. 독일의 ZF사가 납품한 볼트에 균열이 발생한 것이다.
S&T중공업 측은 “회사 기술 임원을 비롯한 엔지니어들은 수차례의 내구도 시험 중단으로 군 전력화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한 부담감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K2 전차의 2차 양산을 위해 내구도 시험을 하루빨리 끝내야 한다는 책임감에 봉인을 해제했다는 설명이다.
S&T중공업 관계자는 “변속장치가 봉인된 채로 독일로 후송됐다면 독일 변속장치 제작업체가 봉인을 해제하고 C1클러치 압력저하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을 것”이라면서 “절차상의 문제는 따로 평가를 받더라도 결과적으로는 문제 원인을 빠른 시일 내에 독자적으로 명확히 밝혀낼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