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3주간 화요일 강론>(2024. 9. 10. 화)(루카 6,12-19)
복음
<예수님께서는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리고 열두 제자를 뽑으시고 그들을 사도라고 부르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12-19
12 그 무렵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13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는데,
14 그들은 베드로라고 이름을 지어 주신 시몬, 그의 동생 안드레아,
그리고 야고보, 요한,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15 마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열혈당원이라고 불리는 시몬,
16 야고보의 아들 유다, 또 배신자가 된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17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서시니,
그분의 제자들이 많은 군중을 이루고, 온 유다와 예루살렘,
그리고 티로와 시돈의 해안 지방에서
온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18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려고 온 사람들이었다.
그리하여 더러운 영들에게 시달리는 이들도 낫게 되었다.
19 군중은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애를 썼다.
그분에게서 힘이 나와 모든 사람을 고쳐 주었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생명의 책』
“그 무렵에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는데, 그들은 베드로라고 이름을
지어 주신 시몬, 그의 동생 안드레아, 그리고 야고보,
요한,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열혈당원이라고 불리는 시몬, 야고보의 아들 유다,
또 배신자가 된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서시니,
그분의 제자들이 많은 군중을 이루고, 온 유다와
예루살렘, 그리고 티로와 시돈의 해안 지방에서 온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려고 온 사람들이었다. 그리하여 더러운
영들에게 시달리는 이들도 낫게 되었다. 군중은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애를 썼다. 그분에게서 힘이 나와
모든 사람을 고쳐 주었기 때문이다(루카 6,12-19).”
1) 사도들의 명단에서 예수님의 다음 말씀이 연상됩니다.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루카 10,20).”
복음서에 사도들의 이름을 기록한 것은, 뒤의 8장에
여자들의 이름을 기록한 것과 의미가 같은데, 하느님 나라의
‘생명의 책’에 이름이 기록되어 있음을 상징합니다.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묵시록에서는 ‘생명의 책’에 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죽은 이들이 높은 사람 낮은 사람 할 것 없이 모두
어좌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책들이 펼쳐졌습니다.
또 다른 책 하나가 펼쳐졌는데, 그것은 생명의 책이었습니다.
죽은 이들은 책에 기록된 대로 자기들의 행실에 따라 심판을
받았습니다. 바다가 그 안에 있는 죽은 이들을 내놓고,
죽음과 저승도 그 안에 있는 죽은 이들을 내놓았습니다.
그들은 저마다 자기 행실에 따라 심판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죽음과 저승이 불 못에 던져졌습니다. 이 불 못이
두 번째 죽음입니다. 생명의 책에 기록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불 못에 던져졌습니다(묵시 20,12-15).”
“부정한 것은 그 무엇도, 역겨운 짓과 거짓을 일삼는 자는
그 누구도 도성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오직 어린양의 생명의
책에 기록된 이들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묵시 21,27).”
심판 때에 펼쳐지는 책은 두 권입니다.
첫 번째 책은 모든 사람들의 모든 행실이 기록되어 있는
책이고, 두 번째 책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자격을 얻은
사람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 책입니다.
2) 바오로 사도의 편지에도 생명의 책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나는 에우오디아에게 권고하고 신티케에게 권고합니다.
주님 안에서 뜻을 같이하십시오. 그렇습니다. 나의 진실한
동지여, 이 여자들을 도와주도록 그대에게도 당부합니다.
이들은 클레멘스를 비롯하여 나의 다른 협력자들과 더불어
복음을 전하려고 나와 함께 싸운 사람들입니다. 이 모든
이들의 이름이 생명의 책에 적혀 있습니다(필리 4,2-3).”
구약성경 시편에도 생명의 책이 나옵니다.
“그들이 생명의 책에서 지워지고,
의인들과 함께 기록되지 않게 하소서(시편 69,29).”
‘생명의 책’ 자체가 ‘구원’을 상징하는데, 그 책에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는 것은, 구원받을 자격을 얻었다는 뜻이고,
이름이 없다는 것은 그 자격을 얻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책은, 주님께서 이름을 미리 기록해 놓은 책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이름이 기록되기도
하고, 기록된 이름이 지워지기도 하는 책입니다.
따라서 생명의 책에 내 이름을 기록하거나 지우는 것은
사실상 ‘나 자신’이 하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3) 사도들의 명단이 ‘생명의 책’을 상징한다면,
왜 배반자 유다의 이름이 들어 있는가?
배반자 유다의 이름은 ‘생명의 책’에서 지워진 이름이지만,
처음에는 이름이 있었다가 나중에 지워지면서, 지워졌다는
사실이 기록에 남아 있는 경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름을 지운다고 해서 흔적도 없이 지우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신앙인의 이름이 기록되어서 영원히 보존되는
‘세례대장’의 경우에, 중간에 다른 종교로 개종한다고 해도,
신앙생활을 중단하고 냉담자가 된다고 해도,
이름 자체를 지워 없애지는 않습니다.
<다른 사도들은 위대한 사도이며 순교자로 영원히 그 이름이
남아 있겠지만, 배반자 유다는 배반자로
영원히 그 이름이 남아 있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유다 자신이 자기 이름을 배반자로
적어 놓은 것과 같습니다.
그 자신이 회개하기를 거부하고 떠나버렸기 때문입니다.>
4) 복음서 저자는 열두 사도 명단 다음에 수많은 군중이
예수님께 몰려든 모습을 전하고 있는데, 예수님께서는
그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가르치셨을까?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은, 확성기나 앰프 같은 것도 없이
예수님의 설교를 어떻게 들을 수 있었을까?
당시에는, 그런 상황에서는 군중 사이에 전달자들이 있어서,
예수님의 설교를 듣고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달하고,
다음 전달자가 그것을 듣고 뒤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대로 다시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전해집니다.
아마도 사도들이 그 전달자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설교를 하시면, 그것을 들은 그대로
사람들에게 전해 주는 역할.
<그것은 교회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주님의 말씀과 은총을 받아서 사람들에게 전해 주고,
사람들의 간청을 모아서 주님께 전해 드리는 일......
그 일은 성직자들만의 일이 아니라,
모든 신앙인들이 함께 해야 하는 일입니다.>
[출처] 연중 제23주간 화요일 강론|작성자 송영진 모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