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국민은 내라는 돈 잘 내고 놀라고 정해준 곳에서만 놀아야 하는 존재일 뿐이다.
대한민국에 대통령은 없다, 왕이 있을 뿐
대한민국에 3류 후진국적 요소가 수도 없이 존재하지만, 그중에 가장 불쾌하고 찝찝한 것들 중 하나가 KBS 사장의 임면권을 대통령에게 주고있다는 점이다. 최근 김시곤 국장의 '길환영 실체 폭로' 로 길 사장의 해임 주장을 하는 시위를 KBS 노조가 해왔고 길 사장이 "뉴스 안내보내도 된다"는 말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불거지자 길 사장은 "난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받는 등 서서히 진흙탕 싸움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에 KBS 이사회가 길 사장 해임제청안을 올렸고 찬성한 사람이 7명, 반대한 사람이 4명으로 가결됐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길 사장 해임제청안이 가결되긴 했지만, 이사회의 구성을 보면 새누리쪽이 7명 새민련 쪽이 4명이다. 어지간한 사안은 새민련 소속 이사들이 제아무리 날뛰어도 무조건 부결될 수 밖에 없는 머릿 수로 배분해 놓은 것. 길 사장 해임 건도, 새누리 쪽 이사들이 모두 반대표를 던지면 꼼짝없이 부결될 것이었는데 어쩐일인지 가결된 것이 좀 신기하기도 할 정도이다.
그런데, 더욱 가관인 것은,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그 어떤 분석을 내놓건 간에 - 박근혜가 임면권을 가지고있긴 하지만 이사회에서 가결된 것 자체가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므로 결국 해임 쪽으로 박근혜도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기대....그러나, 이것처럼 우스운 기대가 어디있으랴 - 왜 박근혜가 소위 '국민방송' 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KBS 사장의 생사여탈권을 갖고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야하고 대통령의 이러한 권한은 반드시 박탈돼야 마땅하다.
KBS1-KBS2-EBS1-EBS2...
거대 국영방송그룹 : 수신료, 즉, 돈에 환장한 존재들
KBS 수신료는 TV가 있건 말건 가구당 무조건 부과된다. 집에서 수신료를 꼬박꼬박 할 수 없이 내는 사람이 무슨 가게나 사무실을 차렸을 때 그 가게나 사무실로 날아오는 전기요금통지서 속엔 또 수신료가 들어있다. 그 가게나 사무실에 TV가 있는지 없는지는 조사하지도 않는다. 무심코 한참동안을 이중으로 수신료를 내다가 어느 날 이에 대한 이의를 강력히 제기하면 그제서야 가게나 사무실로 날려보내는 전기요금 통지서 상의 수신료가 없어진다.
국민을 위한 방송, 국민들의 방송이라고 떠들어 대면서
국민들에게 무조건 이중 삼중으로 수신료를 받아 챙기려는 행태가 올바른 것인가?
또한,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것이지만, 청해진 해운의 사장이 '바지사장' 밖에 안되고 실질적 권한은 유병언이 회장이라는 직책을 달고 다니며 모두 갖고있었던 것처럼, 거대한 국영방송그룹의 회장은 이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고 사장은 언제라도 갈아치울 수 있는 바지사장 밖에 안되며, 퇴출되지 않으려면 당해 정권에 대한 충성을 열심히 하고 방송내용에도 부지런히 간섭하여 국영방송 회장인 대통령 이하 벼슬아치들이 보기에 좋은 방송만을 해야한다는 더러운 늪에 필연적으로 빠져서 살 수 밖에 없다는, 즉, 항상 커다란 불협화음을 사회에 야기시킬 수 있다는 구조로 나갈 수 밖에 없다.
박근혜가 길환영을 잘라버리고 '홍길동'을 후임 사장으로 임명한다 해도 뭐가 달라지나. 잘려나간 길환영처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KBS 노조는 "우리는 길 사장의 퇴진을 궁극적 목표로 삼는 것이 아니다. 방송내용의 공정, 간섭없는 방송이 목표"라고 말하고 있다. 길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이 가결되자 노조가 시위를 멈췄다고는 하나, 앞으로 KBS는 지금까지 해왔던 시위를 언제 또 할런진 모르지만 할 수 밖에 없는 악순환 속에서 살 수 밖에 없다. 이런 것이 이 나라 국영방송의 실체라는 것은 이 나라 정치가 3류 정치라는 것을 다시금 드러내 준다.
박근혜가 왜 국영방송그룹의 회장이어야 하나!
우리나라 언론들은 '대권'이라는 말을 쓰길 참으로 좋아한다. 기자들도 각성해야하고 편집부장들도 크게 각성해야 한다. '대권'이라는 용어는, 중세 왕들이 갖는 총체적 막강한 권한의 힘을 뜻하는 것이다. 그렇게 따지자면 우리나라도 삼한시대를 거쳐 삼국시대-고려-조선시대를 거치면서 그 나라의 왕들은 모두 '대권'을 가졌었다. '천자는 하늘이 낸 사람'이니까 당연한 것이고 그렇기에 천부적 왕족의 혈통이기에 대물림되는 것도 당연하다는 의식이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프랑스 루이 14세가 '짐이 법이요 국가이다'라는 말을 하면서 해도 너무한 사치와 낭비 그리고 엽색행각에 빠져살다가 다리가 시커멓게 썩어들어가는 '괴저병'으로 죽었음은 모두 잘 아는 유명한 일화다.
이 나라 대통령은 대통령이지 고대 또는 중세의 왕이 아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말이 안되니까 현재 지구 상에 왕 또는 여왕을 두고있는 나라들도 '수상'이라는 실질적 통치자를 따로 뽑고 왕은 그 나라의 전통을 유지시키는 한도내에서 대접을 해줄 따름이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은 대통령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왕 대접을 하고 있으며 '대권'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시급히 바뀌어야할 커다란 문제다.
중요한 기관인 '공사'의 장을 모두 박근혜가 임명하고, 검찰총장 이나 장관 및 국무총리도 박근혜가 임명하고, 국민들의 가장 초보적인 눈과 귀가 돼주어야하며 모범을 보여줘야 할 국영방송의 사장도 박근혜가 임명한다는 사실은 박근혜 뿐 아니라 역대 이 나라 대통령들을 무늬만 대통령이지 실제로는 왕으로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다.
수신료에 환장하여 걷어들이는 금액은 천문학적인 액수다. 말은 좋다. "공영방송이기에 광고를 안내보내니까 수신료를 받아들여 국민을 위해 교육방송도 해야하니 돈이 많이 들어간다" 만일, EBS가 없어진다 치자. 우리나라 학생들의 교육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고 성적도 떨어질까? EBS로는 안되니까 과외가 성행하고 초중고를 위한 학원 수가 셀 수도 없이 많은 것이다. 교육이란 대화가 있어야 한다. 묻고 답하는 교육이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내보내고 즉시 질문을 할 수 없고, 수준별 교육이 불가능한 EBS 교육은 대단히 극소수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인데, 이런 것을 빌미로 시청료를 무지막지하게 울궈내는 것도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사장을 박근혜가 임명하니 박근혜 눈치를 봐야 하고, 박근혜 말을 대변해 준다는 대변인은 KBS에서 열심히 현 정권의 어용나팔수 노릇을 하던 자를 뽑으니 국영방송그룹을 비롯, 모든 부처 및 사정기관 공사 등이 모두 한통속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대한민국 헌법에 명기돼있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자유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한다"는 말은 헌법에서만 가능한 것이고 실제 대한민국은 왕조시대와 다름없이 꽉 막힌 '대통령의 대권' 속에 질식하는 사회이다.
KBS문제... KBS 노조만 투쟁의 주체여야 하나?
KBS는 현 정권의 '대통령'이라는 자의 눈치를 보면서 특히 정치쪽 뉴스를 구성할 수 밖에 없으며 당연히 사장이 보도내용에 대해 간섭할 수 밖에 없는 상태다. KBS를 평소에 경원시 하던 국민들이 길 사장이 잘리고 노조가 저렇게 시위를 하는 것은 'KBS의 문제다'라고 강 건너 불 구경할 일이 아니다. 길 사장이나 노조나 우리들이 내는 시청료로 월급도 받고 퇴직금도 받는다. 국가의 실질적 주인이 국민이듯 국영방송그룹의 실질적 주인도 우리 국민이다.
KBS 편파보도 문제는, 현실적으로 힘들더라도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국민을 대변하고 건전하고 객관적으로 현 정권을 비판하며 제어해야할 야당 및 건전한 언론, 그리고 우리 국민들이 꾸준히 '일 삼아서' 문제를 제기하고 따져야 할 사안이다. 현재있는 션찮은 야당을 믿을 수도 없고, 걸핏하면 간섭을 당하는 언론들이 노상 문제를 삼을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 정권과 국영방송에 맞설 가장 힘있고 유력한 대안은 대통령이 국영방송사장 임면권을 갖고있다는 사실을 규탄해야 하며 이것이 시정될 때까지 국민들이 일제히 수신료 납부를 거부하는 것일게다.
암튼, 대통령이 되면 중세의 왕처럼 무지막지한 권력을 갖게된다는, 대권을 갖게돼 눈에 뵈는게 없는 대통령이라는 자들이 이 나라에 존재함으로써 앞장 서서 나라를 썩어문드러지게 하는 이 해묵은 병폐는 반드시 뜯어고쳐져야만 한다. 이런 것이 시정되지 않으면, 이 나라에 참다운 민주주의도 없고 참다운 선거문화도 정착되지 않으며 늘, 끼리끼리 한통속으로 놀다가 정권을 잡은 자들의 더러운 놀이터가 되는 것이 이 나라일 것이다.
현요한[common sen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