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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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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사진---^^ 스크랩 좋은 사람들과 함께 광명시가 자랑하는 ‘숲길’을 걷다. 구름산(‘17.5.3)
가을하늘 추천 0 조회 1,891 17.05.15 01:3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구름산(雲山, 237m)

 

산행일 : ‘17. 5. 3()

소재지 :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 하안동, 노온사동, 소하동, 일직동 일대

산행코스 : 광명시보건소 앞금당광장가리대광장산불감시용 정자구름산군부대후문광명터널 상부광명동굴광명동굴입구 버스정류장(광명시 소하동)

 

함께한 사람들 : 산과 하늘


특징 : 광명시에는 구름산과 가학산, 도덕산, 서독산 등 4개의 산이 연속으로 솟아 있다. 모두 200m 내외의 낮은 산이지만, 시 전체 면적(38.5) 중 산림 지형이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광명은 쉽게 자연을 접할 수 있는 도시다. 광명시는 이러한 장점을 부각시켜 최근 4개의 산을 하나의 길로 잇는 숲길을 만들었다. 특히 저 지난해(2015)에는 구름산과 가학산을 크게 한 바퀴 두르는 누리길을 조성해 시민들의 큰 호응을 끌고 있다. 신록의 계절을 맞아 푸름으로 물들어가는 이 산들을 찾았다. 동호회인 산과 하늘회원들과 함께이다. 명맥만이 유지되고 있을 정도로 한가한 산악회인데 어쩐 일인지 박회장이 전화를 주었다. 봄도 무르익었으니 산행을 한 번 나서보는 게 어떻겠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위에서 말한 네 산의 종주를 염두에 두고 코스를 짜보았다. 하지만 그 계획은 오래가지 못했다. 오랜만에 산행을 하는 회원들의 체력들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구름산 정상까지 올랐다가 가학산 자락에 있는 광명동굴까지 들러보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해보았다. 초여름에 가까워진 요즘 초록으로 빛나는 광명의 숲길을 여유롭게 걸어보는 것으로 말이다.


산행들머리는 광명시보건소 입구(광명시 하안동 230-1)

모처럼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한 근교산행이다. 우선 7호선을 이용해 철산역까지 온다. 2번 출구를 빠져나와 횡단보도를 건너면 안양역 방향으로 가는 2번 버스가 6~9분 간격으로 지나갈 것이다. 먼저 오는 버스를 올라타고 여섯 개 정류장만 지나면 산행들머리인 광명시보건소에 이르게 된다.



산자락으로 놓인 계단을 따라 오르면서 오늘 산행이 시작된다. 하지만 발걸음을 재촉할 필요는 없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산행안내도를 살펴보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니까 말이다. 마침맞게 들머리에는 여러 가지의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광명시 숲길 안내도‘, ’도구가서(도덕산?구름산?가학산?서독산) 숲길역사유적 숲길‘, ’구름산 전망 숲길‘. ’피톤치드 둘레 숲길등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우리는 오늘 구름산 전망 숲길(광명보건소에서 구름산 정상까지)‘과 도구가서 숲길의 일부구간(구름산에서 광명동굴까지)을 걷게 된다. 또 다른 안내판은 광명누리길안내판이다. ’광명누리길이란 구름산과 가학산의 2부 능선을 따라 조성된 총 길이 11.9Km의 순환형 둘레길이다. 보건소에서 금강정사를 거쳐 광명동굴까지 이어지는 5.91코스와 광명동굴에서 영회원(소현세자의 빈이었던 민회빈 강씨의 묘로 일명 애기능)을 거쳐 보건소로 돌아오는 5.42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이 길도 역시 일부 구간을 오늘 걷게 된다. 그 외에도 걷는 게 왜 중요한가를 알려주는 설명판과 빛을 품은 광명여행이라는 홍보판이 세워져 있지만 이건 참고만 하면 되겠다.


몇 걸음 오르지 않았는데도 능선이다. 하긴 동네 뒷산이니 그럴 만도 하겠다. 기껏해야 해발이 100~250m에 불과한 나지막한 봉우리들이 늘어선 능선이니 말이다. 길은 대체로 평평한 흙길이다. 산에서 맡는 흙냄새가 진하다. 새소리도 들리기 시작한다. 오늘 걷고 있는 이 길은 광명숲길로 광명시에서 ???일대에 조성해놓은 숲길이다. 처음 듣는 사람들은 ???라는 말에 어리둥절할 수도 있겠지만 광명시의 철산동과 하안동, 노온사동, 소하동, 일직동 등에 걸쳐 있는 네 개의 산, 즉 도덕산과 구름산, 가학산, 그리고 서독산을 이르는 말이다. 불암산과 수락산, 사패산, 도봉산, 북한산 길을 줄여서 ????이라 하듯이 말이다.



길은 정비가 잘 되어 있다. 틈만 있으면 벤치를 놓았고 주요 갈림길이나 전망이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정자(亭子)를 세웠다. 또 어떤 곳에는 준비해온 간식이라도 먹고 가라는 듯 평상까지 놓아두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만나게 되는 첫 번째 정자에서 시야(視野)가 열린다. 가리대마을과 소하동 일대의 아파트촌이 한눈에 잘 들어온다.



산행을 시작한지 12분쯤 지나면 금당광장(또는 금당이광장)에 이른다. 벤치와 운동기구 몇 점을 갖춘 작은 쉼터이다. 이곳에서 길은 셋으로 나뉜다. 광명동굴로 연결되는 광명누리길은 이곳에서 좌(2코스)?(1코스)로 나뉘면서 주능선과는 헤어진다. 누리길로 봐서는 주요 포인트인 셈이다. 그래선지 이정표(구름산 정상2.1Km/ 광명누리길(광명동굴 방향)5.7Km/ 광명누리길(광명동굴 방향)5.0Km/ 광명누리길(보건소 방향)0.6Km) 외에도 누리길안내도를 세워놓았다.



직진코스인 능선을 따른다. ’광명누리길과 겹치는 구간을 지나 이제부터는 오롯이 광명숲길을 걷는다고 보면 되겠다. 그것도 세 번째 코스인 구름산 전망 숲길을 말이다. 이후부터 산길은 가팔라진다. 능선길이라는 게 실감이 날 정도로 그 정도가 꽤 심하다. 그렇다면 주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구름산 전망 숲길은 산책코스가 아니라 등산코스라는 얘기일 것이다.



그렇게 10분 남짓 오리니 데크로 만든 전망대가 나타난다. 망원경까지 설치해 놓은 것은 이곳의 조망(眺望)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얘기일 것이다. 난간에 기대어 앉을 수 있도록 의자까지 만들어 둔 것은 천천히 조망을 즐겨보라는 배려일 것이고 말이다.



등산객들을 위한 배려로 난간에다 조망도(眺望圖)를 세웠다. 조망도와 비교해가며 조망을 즐겨본다. 광명시의 소하동, 하안동과 서울시 금천구 일대의 시가지들이 흡사 한 폭의 그림처럼 널따랗게 펼쳐지는데, 그 뒤에는 이 풍경화의 배경이라도 되는 양 관악산의 암봉들이 아름다운 자태를 한껏 뽐내고 있다. 그 오른편에는 청계산과 광교산, 그리고 성채산과 수리산이 또렷하다.



다시 길을 나서면 이번에는 굵직굵직한 바위들이 길손을 맞는다. 첨부된 지도에 돌산으로 표기된 지점인데 세월의 무게를 짐작케 하는 바위가 많은 게 신기하다. 바위들은 나름대로 크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고 거대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지도에 돌산이라고 표기한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하도 작은 산이다 보니 바위에 올라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제법 보인다. 이곳도 역시 운동기구 몇 점과 벤치를 놓아 쉼터를 겸하도록 했다.




구름산으로 향한다. 가리대광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제법 멋지다. 침목(枕木)으로 계단을 놓았는데 나선형으로 휜 것이 자못 매혹적이기 때문이다. 약간만 색상을 가미한다면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꽤나 몰려올 것 같다.



그렇게 잠시 내려서면 구름산터널 상부’(이정표 : 광명누리길(광명동굴방향)4.1Km/ 광명누리길(광명보건소방향)1.5Km/ 돌산전망대0.4Km)‘이다. 쉼터를 겸하고 있는 이곳에서 아까 금당광장에서 헤어졌던 광명누리길1코스와 다시 만난다. 그리고 이 길은 가리대광장까지 함께 겹쳐서 이어진다.




산행을 하다보면 참나무의 아랫부분을 비닐로 감싸 놓은 것을 수없이 볼 수 있다. 참나무시들음병 방제를 위해 광명시 공원녹지과에서 끈끈이롤트랩을 설치한 것이다. 매개충인 광릉긴나무좀이나 등산객들을 괴롭히는 날벌레들을 잡는 데 효과적이란다.



잠시 후 가리대광장 쉼터가 반갑다며 길손을 맞는다. 벤치는 물론이고 초가(草家)로 지어진 정자에다 화장실과 ’119의 구급함까지 갖춘 이곳은 한마디로 번화가다. 인파로 넘친다는 얘기이다. 갈림길이 많은 게 그 이유일 것이다. 우선 이곳은 광명누리길광명 숲길이 만나는 곳이다. 그리고 구름산등산로 3코스(가리대 배드민턴장 방향)4코스(승지골 방향)가 여기서 양쪽으로 나뉜다. 구름산 정상으로 가는 길도 곧장 오르는 길과 우회하는 길로 나뉜다. 길이 하도 많아 헷갈릴 수도 있겠으나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길가에 이정표(구름산 정상1.1Km/ 구름산 정상 우회길1.5Km/ 광명누리길(광명동굴방향)3.9Km/ 가리대0.6Km/ 승지골0.2Km/ 광명누리길(보건소방향)1.7Km)가 세워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안심이 안 된다면 그 옆에 세워놓은 광명시등산로안내도를 살펴보면 될 일이고 말이다.



앞에 가던 집사람이 뭔가를 가리킨다. 다가가보니 작은 들꽃이 꽃망울을 활짝 열고 있다. 한 떨기 들꽃이 뭐 그리 대단할 게 있겠는가마는 수많은 인파가 오가는 길바닥에 피어난 것이 신기해서 카메라에 담아 봤다. 오가는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피해 다녔기에 저런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구름산으로 향한다. 널따란 길을 따라 잠시 걸으니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긴 나무계단이 나타난다. 경사(傾斜) 또한 제법 가파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단을 오르지 않고 왼편으로 가고 있다. 계단의 아래에서 길이 둘로 나뉜다는 얘기이다. 아까 이정표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둘로 나뉜다더니 이곳이 바로 그곳인 모양이다. 이런 계단은 하나로 그치지 않는다. 이번만은 못하지만 또 다른 계단이 연이어 나타난다.



계단은 끝이 없게 느껴진다. 이 구간에서는 모두가 입을 굳게 다문다. 가쁜 호흡 때문이다.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도 여름 장맛철의 낙숫물 수준이다. 가쁜 호흡은 감출 수 있어도 흘러내리는 땀은 숨길 수가 없다. 이마로 오르내리는 손길이 바빠지는 이유이다. 허벅지 근육이 뻑뻑해지자 계단에 주저앉고 싶어진다. 다행히도 그때쯤 저만큼에 계단의 끝이 나타난다. 그래 구름산 산행은 결코 만만치 않다.



지루한 오르막이 끝나면 이층으로 지어진 정자(亭子)가 길손을 맞는다. 산불감시용으로 지어졌다는데 초소치고는 너무 잘 지어놓았다. 하긴 이렇게 정성들여 가꾼 산에 어느 한 시설물인들 허투루 지을 수 있었겠는가. 정자의 주변은 공원(公園)으로 가꾸어 놓았다. 화단을 만들고 철쭉을 심었다. 여분의 공간에는 사철단풍을 배치했는데 흐드러지게 핀 철쭉꽃과 잘 어우러지며 산상화원(山上花園)을 만들어내고 있다.



정자에 오르면 이번에는 오른편으로 시야(視野)가 열린다. 광명시와 부천시 일원이 내려다보이는가 하면 관모산과 소래산 그리고 철마산과 계양산, 춘의산 등이 한눈에 쏙 들어온다. 어디가 어딘지 모른다고 지레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난간에다 조망도를 설치해 놓았으니 지도와 견주어가며 조망을 즐긴다면 그런 걱정은 기우(杞憂)로 변해버릴 테니까 말이다.



정자에서 구름산 정상까지는 굴곡이 거의 없는 평지 수준이다. 거기다 숲이 깊어 햇빛 한 점 스며들지 않는다. 여름철 산행에 그만이지 싶다. 아무튼 이런 길에서는 서두를 이유가 없다. 느림보의 미학을 따르지 않더라도 설멍설멍 걸으며 한껏 여유를 부려보면 어떨까 싶다. 그리고 이마를 스쳐가는 청량한 바람결에 내 한 몸 맡겨볼 일이다.



하지만 험상궂게 생긴 큰 바위들도 만난다. 길가에 도열해 있는 바위들이 생각보다는 날카롭다. 바윗길이 생소한 사람들에게는 나름대로 풍취가 있겠다.



가는 길에는 명상의 숲이라고 쓰인 팻말도 보인다. 옆의 팻말에는 쉬어가는 곳이라고 적혀있다. 그 아래에 벤치가 놓여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명상을 할 만한 특별한 분위기는 조성되어 있지 않다. 느낌으로 봐서는 단순히 쉬었다가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맞다. 이런 곳에서는 구태여 발걸음을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 만에 구름산의 정상에 올라선다. 해발 237m인 구름산은 ???의 네 산 중에서는 가장 높지만 조금 전에 지나왔던 산불감시용 정자가 있었다는 곳보다는 약간 낮아 보인다. 내 선입견인지는 몰라도 말이다. 아무튼 구름산은 광명시의 주산으로 원래의 이름은 아방산이었다. 아방리에 속해 있는 산이라고 해서 아방봉이라 불리었으나 조선후기에 구름산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구름 속까지 산이 솟아있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웬만한 헬기장보다도 넓어 보이는 정상에는 정상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그것도 어른의 키를 훌쩍 넘길 정도로 커다랗다. 참고로 구름산은 자그마한 산이다. 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멋은 있다. 산이 어찌 멀고 높고 깊어야만 맛이겠는가. 구름산은 아늑하면서도 푸근하다. 거기다 어쩐지 친근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우리가 산으로 인식하기 전부터 삶의 터전으로 알아온 동네 뒷산이어서가 아닐까 싶다.



정상석 외에도 이층으로 지어진 정자가 자리하고 있다. 이층으로 오르면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2 경인고속도로너머로 시흥시 방향의 들녘이 널따랗게 펼쳐진다. 그렇다고 순수한 들녘은 아니다. 산이지만 하도 낮기에 그런 표현을 써봤다.




정상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마침 준비해 온 음식들을 펼칠만한 평상까지 준비되어 있다. 막걸리에 소주, 그리고 맥주로 목을 축이고 오랫동안 묵혀왔던 얘기들로 회포를 풀어본다. 그리고 우린 무려 1시간 30분을 이곳에서 머물렀다. 그만큼 하고 싶었던 얘기가 많았다는 증거일 것이다.



광명동굴로 향한다. 이정표(가학산 정상 2.3Km, 가학동굴 2.5Km/ 소하근린공원 1.1Km/ 가리대광장 1.1Km, 광명시보건소 2.8Km)에 또렷하게 나와 있으니 길 찾기에 걱정할 일은 없다. 잠시나마 평지와 마찬가지로 이어지던 산길이 갑자기 아래로 내리꽂는다. 그나마 밧줄로 난간을 만들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일 것이다. 그리고 왼편으로 방향을 틀면서 평평하게 산굽이를 돌고 돈다.



이 구간에서는 꽤 많은 갈림길을 만난다. 그 첫 번째는 천연약수터 갈림길’(이정표 : 광명동굴2.35Km/ 천연약수터150m/ 구름산 정상150m)이다. 그리고 잠시 후에는 군부대 후문 삼거리’(이정표 : 광명동굴1.9Km/ 노은사 저수지1.5Km/ 구름산 정상0.7Km)을 만난다.



산굽이를 돌아드는 산길은 부드러운 곡선을 만들어낸다. 그런데다 좁기까지 하다 보니 로맨틱(romantic)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고만고만한 굽이를 수평으로 돌다가 어떤 곳에서는 조금 높이는가 하면, 또 어떤 곳에서는 조금 낮춘다. 평소에 다니던 높고 깊은 산에서는 결코 느껴보지 못했던 풍경이 아닐까 싶다. 거기다 인적까지 드물다보니 호젓하기까지 하다. 이 또한 매력만점으로 작용한다.



광명누리길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설치한 이정표도 보인다. ’함께 걸으면 더 행복하다는 부제(副題)까지 첨언(添言)해 놓았다. 하긴 광명시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편한 길을 조성한다는 모토(motto)를 내걸며 만들어 낸 명품 둘레길이니 그 정도 표현이야 당연하다 할 것이다. 아무튼 201510억 원을 들여 조성한 이 길은 여러 갈래로 단절된 등산로를 잇고 토사 유실로 훼손된 기존 등산로를 재정비했다. 등산로 입구와 갈림길 등 주요지점에 안내표지판과 정자(亭子) 등을 설치하여 편의성을 높였음은 물론이다. 그와 더불어 숲 생태계 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도 기울였다고 한다.



잠깐 더 걸으면 이번에는 광명터널의 상부(이정표 : 광명터널1.5Km/ 광명시보건소4.1Km/ 구름산 정상1.4Km)이다. 산길은 이곳에서 광명누리길을 다시 만난다. 그리고 잠시 후에는 소통쉼터(이정표 : 광명동굴 1.0Km/ 광명시보건소 4.6Km)을 지난다. 아무튼 광명터널 윗부분을 지나면서 산길은 다시 해발을 높인다. 하지만 서서히 올리다보니 올라간다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광명동굴 조금 못미처에서 왼쪽 사면(斜面)으로 길(이정표 : 광명동굴 0.2Km/ 노루바위 130m/ 광명시보건소 5.4Km)이 하나 나뉜다. 뭔가 있을 것 같아 올라가보니 높이가 대략 20m쯤 되어 보이는 화강암 암괴(巖塊)가 하나 나타난다. 노두바위라는데 등반용 볼트가 몇 개 박혀있는 것으로 봐서 누군가가 줄을 걸고 등반을 했던 모양이다.



잠시 후 진행방향 저만큼에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오른 굴뚝이 나타난다. 광명시 자원회수시설의 굴뚝이다. 광명시의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는 광명동굴은 자원회수시설의 위쪽에 위치하고 있다. 구름산에서 이곳 광명동굴까지는 1시간 15분이 걸렸다. 그만큼 서서히 걸었다는 얘기일 것이다.



광명동굴은 수도권에서는 유일한 사람이 만든 인공동굴(人工洞窟)이다. 이곳은 금과 은, , 아연, 구리 등을 채굴하던 광산(鑛山)이었다. 1912년 문을 연 이래 일제강점기(日帝强占期)에는 태평양전쟁에 사용할 무기제작용 광물을 캤으며, 해방 후에는 수도권 최대 금속광산으로 명성을 날리는 등 대한민국 경제 건설의 심장부였다. 홍수로 인해 1972년 폐광되어 40여 년 동안 어둠에 묻혀 있다가 2011년 광명시에서 매입해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창조공간으로 재탄생했다.




▼ 입장권(4천원/인)을 구입한 후 오색불빛으로 치장된 동굴로 들어가면서 동굴투어가 시작된다. 평균 높이가 2.75m인 이 동굴은 길이가 7.8km에 이른단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서늘한 기운이 돌며 더위에 지친 몸을 식혀준다. 갱도에서 나오는 물의 양이 풍부하다고 하더니 그 영향이 아닐까 싶다. 아니 꼭 물이 아니더라도 광산의 특징은 원래부터 시원한 것이다.



가장 먼저 방문하는 곳은 빛의 공간이다. 동굴의 벽과 어울리게 LED조명을 활용한 여러 가지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꽤 너른 공간에 들어서니 빛의 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컴퓨터 그래픽(CG)과 자연촬영 영상을 빔 프로젝터를 통해 동굴 암벽에 투사하는 미디어 파사드 쇼인데, 빛의 탄생에서부터 과거, 현재, 미래에 이르기까지 광명동굴 빛의 연대기를 펼쳐 보인다고 한다. 아무튼 무슨 내용이지는 몰라도 빛으로 만들어내는 기법은 거의 환상적이었다.




동굴은 여러 가지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유리벽 너머로 직접 물고기를 볼 수 있는 동굴 아쿠아 월드와 수경재배를 하고 있는 동굴 식물원이다. 물과 빛이 필요한 시설이기 때문이다. 물이야 광산의 특징과 부합되니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만 빛은 어떻게 쏘여주는지 못내 궁금했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전시공간이 있다. 광명동굴의 역사를 알려주는 공간이 있는가 하면, 관광객들이 구입한 황금패에다 각자의 소원을 적어 매달아 놓는 소망의 초신성과 으스스한 귀신의 집도 보인다. 그리고 황금빛 조명을 튼 황금폭포와 지하호수 등 갖가지 볼거리로 넘친다.




와인(wine) 시음대도 갖추고 있다. 판매용으로 진열되어 있는 와인을 내놓는지는 몰라도 달콤한 것이 맛은 일품이었다. 그래 오래전 성당에서 훔쳐 마셨던 포도주 맛이 바로 이런 맛이었다. 사실 광명시에서는 와인 한 방울 나지 않는다. 와인을 생산하는 전국 27개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통해 이 동굴에서 한국산 와인 170여 종을 판매하고 있을 따름이다. 하지만 작년(2016)43000여 병이나 팔렸다고 하니 우리나라 와인 산업의 발전에 나름대로 기여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다.




투어가 끝나고 동굴을 빠져나오면 코끼리차 '아이샤'가 기다린다. 버스정류장까지 태워다 주는 버스인데 그렇다고 공짜는 아니다. 하지만 버스정류장까지의 거리가 꽤나 멀기 때문에 이용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더위에 찌들어 터덜터덜 걷는 것보다야 2천원의 요금을 무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일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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