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잠시 어디 다녀올 데가 있어서 차 운전을 좀 하고 왔습니다.
날도 시원하고 도로도 한산한 게 드라이브 할 맛이 나더라구요.
의왕터널 전에 굼벵이 하나가 1차선을 보란 듯이 기어가고 있어서 차선을 변경한 김에 오른쪽 터널을 이용해서 빠져나왔습니다.
터널을 나오니 우측 차선에는 덤프 트럭과 바로 뒤에 승용차 한 대가 달리고 있고, 왼쪽 차선에는 구급차가 있는데 그 앞으로 승용차들이 있습니다.
빨리 안 비켜주고 뭐하나... 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측에 있던 승용차가 구급차 앞으로 끼어들었습니다.
기가 막히는 순간이었습니다.
이탈리아에 도착해서 숙소로 가는 길에 편도 1차선 길에서 구급차가 술술 빠져나가던 모습과는 딴판이었습니다.
어쩌다 운전자들이 잘 비켜 준 덕분에 신속하게 병원에 도착해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는 뉴스를 보곤 하죠.
그러면서 얘기하는 게 모세의 기적이니 어쩌니 합니다.
근데 이게 꼭 기적이어야 하는 건가요?
그냥 너무나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게 되면 안 되는 걸까요?
언제쯤 '뭐 그런 걸 뉴스라고...' 이러는 날이 오려나 원...
날 좋습디다.
이런 날씨에 방콕한다는 건 우리나라 경제를 위해서도, 가족을 위해서도, 무엇보다 한 주 동안 수고한 자신에게도 죄를 짓는 겁니다.
어디로 떠나도 그곳이 가장 멋있는 곳이 될 겁니다.
즐거운 토요일 만드세요. ~^.^~
♥키위새의 멀리 날기♥
뉴질랜드에는 매년 정기적으로 이색적인 축제가 열립니다. 그것은 강가에서 갖가지 모양의 날개를 단 사람들이 새처럼 멀리뛰기 대회를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온갖 날개와 새의 형상과 심지어 배와 자동차 모형을 하고 강으로 뛰어듭니다.
참가자들은 몇 달을 준비하고 뛰어내리는 데는 고작 몇 초 밖에 걸리지 않지만 보는 사람들에게 많은 폭소와 웃음을 자아내게 합니다.
사실 멀리 날기보다는 아이디어에 많은 점수를 주는 이 축제에는 많은 참가자들 뿐만 아니라, 이를 보러 오는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게 됩니다.
무모한 세레머니와 같은, 많은 웃음을 자아내는 이 축제는 세계적으로 저녁 뉴스의 가십거리로 많이 소개될 정도로 유명해져 있습니다.
축제를 구경하러 온 한 관광객이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축제를 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지를 물었습니다.
행사를 준비하던 한 주민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키위새를 위해서이지요. 키위새는 원래 날지 못하는 새라서 키위새가 잘 날아 달라는 염원이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바로 우리가 키위새입니다.''
뉴질랜드는 수억 년 오랜 세월 동안 섬 자체가 외부로부터 고립된 섬이라 그곳의 텃새였던 키위새는 날지 못하고 날개가 퇴화되어 뚱뚱해져 마치 키위와 똑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는데, 낮에는 숨어 있다가 밤에만 활동하는 새가 되고 말았습니다.
워낙 순하고 사람을 좋아해서 원주민을 졸졸 따라 다니기를 좋아하는 새입니다.
우는 것도 '키위 키위'하고 울고, 마치 키위처럼 생겨서 이 새를 키위새라고 불렀던 것입니다.
이곳 원주민들은 키위새를 너무도 소중하게 생각해서 키위새를 켤코 잡거나 죽이지 않고, 떨어진 새의 깃털을 주워서 옷을 만들고, 큰 행사 때만 이 옷을 입고 나가는데 그것을 큰 즐거움으로 여길 정도입니다.
원주민들과 이곳으로 이주해 온 이주민들은 이 섬이 개방되고 백인들로부터 '키위새'라는 차별 아닌 차별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원주민들과 이주민들은 자신들과 다른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고 다름의 차이에 굴하지 않고 노력한 결과 이제는 함께 잘 살아가는 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인종을 차별해서 부르던 '키위새'라는 말은 이제 도리어 스스로를, 상대를 높이는 말이 되었습니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들을 '키위'라고 부르곤 합니다.
그곳에서 '키위'라는 말은 '근면 성실한 자'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키위새'라는 말은 키위새의 온화함과 뉴질랜드에만 존재한다는 자부심이 긍정적인 이미지가 되어 상대를 칭찬하는 뜻으로 굳어진 말입니다.
그것은 이제 상대를 존중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뉴질랜드는 여성의 투표권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인정해 준 나라이고 '키위'는 뉴질랜드의 높은 시민의식의 또 다른 표현이 된 것입니다.
그들은 잘 싸우지 않고 연약한 키위라는 새를 정체성으로 받아들여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고, 상대를 존중하고 포용하고 공존하는 이미지로 만들었던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스토리 메이커 박성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