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구멍다리 50년 추억 '역사속으로' ''' 내달까지 완전 철거◁
춘천 세월교 철거 돌입 ''' 안전상 이유 결정, 기억공간 조성
굴착기가 1m 남짓한 다리 난간을 부수자 콘크리트 먼지가 하얗게 피어올랐다.
50년이 넘은 다리의 '뼈'인 철근이 드러나기까지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존치와 철거 의견이 대립했던 춘천 세월교가 4일 철거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춘천 신북읍 세월교 앞. 다리 진입부 회전교차로엔 '세월교가 철거에 들어갑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공사 관계자들은 본격적인 철거에 앞서 무사고 안전 기원제를 지냈다.
이 세월교 기둥과 상판 곳곳에 막걸리를 둘렀다.
이날부터 시작된 세월교 철거 공사는 7월 중순까지 진행된다. 이를 위해 K-water 소양강댐지사는 지난 3일부터 댐이 물 방류량을 초당 200t에서 100t으로 줄였다.
김성윤 철거단장은 세월교 아래 톤백마대를 가리키며 "세월교 아래는 유속이 너무 빨라 사람이 빠지면 금세 떠내려갈 것"이라며 "그래도 방류량을 줄이면서 유속이 많이 느려졌다"고 설명했다.
톤백마대는 물의 유속을 잡기 위한 흙 포대다.
철거는 톤백마대에 흙을 채워넣는 작업, 흙을 채운 톤백마대를 하천에 내리는 작업, 콘크리트 다리를 부수는 작업 등 세 가지로 이뤄진다.
이날도 콘크리트를 부수는 굴착기 뒤로는 톤백마대에 흙을 채우는 굴착기가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세월교는 1967년 착공한 소양강댐 건설 자재를 나르면서 가교로 처음 지어졌다.
댐 수문을 열면 물이 워류하기 때문에 세월교(洗越校)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다리 아래가 원형의 관으로 돼 있어 '콧구멍다리'로도 불렸다.
춘천시민 여름철 피서지로, 춘천의 낭만인 '물안개' 공장으로 사랑받은 세월교를 보존해야 한다는 주민청원이 있었지만, 춘천시는 안전 상의 이유로 세월교 철거를 결정했다.
대신 세월교 주변에 기억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출처-2024년6월5일 강원도민일보- 저작권자/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