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전 - 서화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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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2. 20:15조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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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담전
요약 조선 중기 유명한 문인 화담(花潭) 서경덕(徐敬德)을 주인공으로 한 고전소설이다. 서경덕의 뛰어난 도술능력과 인품, 지략을 바탕으로 활약을 펼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1926년 광동서국에서 구활자본으로 간행하였다.
작품해설
「서화담전」의 원제목은 「도술이 유명한 서화담」으로, 16세기 유명한 문인이자 유학자인 서경덕(1489~1546)을 주인공으로 한 구활자본 고전소설이다. 1926년 광동서국에서 발행되었으며 정확한 작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작품에서 서경덕은 도술이 뛰어난 이인(異人)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실제 서경덕이 입신양명보다는 은일(隱逸)하는 삶을 보여주었기 때문으로 추측할 수 있다. 즉 유명한 학자의 은둔하는 삶을 신비화하는 과정에서 도가적 이미지가 생겨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서화담전」은 남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전하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추운 겨울날 고생하는 집주인에게 친구가 찾아와 술을 사주면서 서화담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것을 집주인이 정리하여 전하는 것처럼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처럼 서화담에 대해 여러 일화를 전해주는데, 그 세부 삽화를 정리해보면 대략 열일곱 개 정도가 된다.
이 중에서 ‘부인이 가난한 생활을 불평하자 부자에게 돈을 빌려 많은 양의 소금을 사들인 후 되팔아 이익을 취하는’ 이야기는 박지원(朴趾源)이 지은 「허생전」의 일화와 매우 유사하다. 「서화담전」에서는 주인공 서화담을 신이한 인물로 형상화하여 대중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널리 알려진 야담이나 소설의 일부를 차용하기도 하였다. 또한 문헌설화에서도 서경덕은 앞일을 예견할 뿐 아니라, 동물의 소리를 알아듣고, 귀신을 보고 부릴 줄 아는 신이한 도술가로 묘사된다. 「서화담전」은 이처럼 여러 설화를 통해 내려오던 삽화를 모아 소설화하였다.
「서화담전」을 창작한 작가는 도술에 능통한 서화담의 일화를 소개하여 일반 독자들의 흥미를 고취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 「서화담전」 이외에도 서경덕에 관한 객관적 자료와 흥미로운 일화는 『해동명신록(海東名臣錄)』이나 『대동야승(大東野乘)』, 『화담집(花潭集)』 등에 수록되어 있다.
등장인물
서화담(서경덕:徐敬德) : 도술에 능통한 이인.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인품이 훌륭한 인물로 나타난다. 젊은 시절 지리산에 갔다가 전생 친구였던 선관으로부터 신이한 도술 책을 받아 연마한 후 도술에 능통하게 된다. 항상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위기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도술을 사용한다.
처녀귀신 : 머슴에게 살해된 원혼. 자기 집 머슴에게 살해된 후 서화담에게 나타나 억울함을 이야기하며 원한을 풀어주기를 간청한다. 서화담이 모든 진실을 밝혀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움을 주자 감사의 인사를 하고 사라진다.
기생(황진이) : 서화담을 유혹하려 한 송도의 유명한 기생. 송도삼절(松都三絶)의 명성을 지니고 있으며 뭇 남성들 중 유혹하지 못하는 사람이 없노라 자신한다. 당대 최고의 명승이라 일컫는 만석은 절개를 꺾도록 만들었으나 서화담은 끝내 유혹하지 못한다. 이에 그의 뛰어난 인품에 감복한다.
허운 : 서화담의 제자. 선한 마음을 지닌 순박한 젊은이로 나타난다. 오랫동안 장가를 가지 못했는데, 어느 날 밤 집으로 돌아오던 중 여우에게 홀려 고생을 겪는다. 스승인 서화담의 지시로 ‘여우구슬’을 삼켜버린 후 매우 총명해진다. 나중에 백 년 묵은 호랑이에게서 이옥안라는 규수를 구해낸 후 그녀와 결혼한다.
김씨 부인 : 서화담의 아내. 남편이 처가의 도움도 받지 않고 가난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책만 읽자 불평한다. 그러나 막상 부자가 되어 호화로운 생활을 하자 병이 들어 괴로워한다. ‘분수에 맞지 않는 삶을 살아서 그렇다’는 남편의 말을 듣고 가난한 생활로 돌아가자 병이 낫는다. 남편에게 도술을 보여 달라 졸랐으나 막상 도술을 보자 ‘헛일’이라며 믿지 않는 등, 평범한 사람의 모습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작품 줄거리
서화담은 어릴 적부터 총명하였다. 10세에 부모를 여읜 후 아우를 데리고 친척들 도움을 받아 어렵게 성장하였다. 어느 날 집을 떠나 산천을 유람하던 중 지리산에서 전생 친구라는 선관을 만나 신이한 도술 책 한 권을 건네받았다. 집으로 돌아와 책을 연구하여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 20세에 김씨 규수와 결혼하였는데, 첫날 밤 처녀귀신을 만나게 되었다. 억울한 죽음을 당한 처녀귀신의 원한을 풀어주기 위해 그녀의 아버지를 찾아가 딸을 죽인 범인이 집안 머슴임을 알려준다.
서화담의 아내가 살림이 가난함을 불평하자, 송도 부자에게 돈을 꾼 후 소금을 매도매수(賣渡買受)하여 많은 재물을 챙겼다. 그러나 사치스러운 생활로 인해 부인이 병들어 괴로워하자, 분수에 맞는 삶을 강조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재물을 모두 나누어준 후 예전 집으로 돌아온다.
이외에도 송도에 사는 최효자를 살려주거나 도술로 재주를 보인 동생과 조카에게 신중하라 타이르고, 송도의 유명한 기생(황진이)의 유혹에도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이는 등 뛰어난 능력과 인품을 알 수 있는 삽화가 등장한다.
서화담의 제자 허운과 관련한 이야기 또한 등장한다. 허운이 여우에게 홀렸으나, 서화담이 방법을 알려주어 여우구슬(호정:狐精)을 삼키고 총명해졌다는 이야기, 서화담의 명을 받은 허운이 백년 묵은 호랑이에게 죽임 당할 운명을 지닌 이옥안이라는 처녀를 구해주어 그녀와 결혼하게 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루는 서화담의 부인이 도술을 보여주기를 청하자, 서화담은 방안을 큰 바다로 만들고 배를 띄워 동자들과 거문고를 타며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부인이 ‘헛일’이라며 믿지 않자, 서화담은 천지만물과 인생이 모두 헛일 아닌 것이 없노라 답한다.
작품 속의 명문장
“무릇 너는 그만한 재주를 가지고 남들 보는 곳에서 능통한 체 자랑하지 말아라. 근래에는 인심이 달라 그 정도 재주 있는 사람은 요술꾼이라 몰아서 옥에 집어넣기 쉽다.”
서화담의 아우가 그 말을 듣고 비로소 그 형의 도술이 한량없음을 알았다. 이에 기가 질려서 감히 다시 재주 있는 체를 하지 않았다.
서화담의 아우가 금강산에 들어가 도술을 배워 집으로 돌아온 후 형 앞에서 재주를 자랑하며 도술을 펼친다. 장마가 심해 5일 동안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하자 도술을 부려 음식을 만든 후 형에게 음식을 권한다. 그러나 서화담은 아우의 도술을 시험한 후 그보다 더한 도력을 보여준 후 아우를 훈계하는 부분이다. 서화담이 아우에게 말한 ‘그만한 재주’는 단순히 도술의 능력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도술을 부리는 자세’는 요술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우의 도력을 시험하고 경계하는 이야기는 「서화담전」 이외에도 『해동이적(海東異蹟)』, 『금계필담(錦溪筆談)』에도 수록되어 있다.
작품읽기 & 참고자료
[네이버 지식백과]
서화담전 (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한국고전, 2013. 11., 조재현, 강명관, 위키미디어 커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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