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 최강의 특수부대라면 미국의 특수부대를 들 수 있다. 특히 미국은 통합특수전사령부(SOCOM)라는 무소불위의 조직을 만들어서 육·해·공·해병대 4군의 특수부대를 통합 운용하고 있다. SOCOM은 총 6만6000여명의 인원에 1년에 8조원가량의 예산을 쓴다. 미국 국방 예산에서는 1.6%에 불과하지만 우리 국방 예산의 20%가 넘는다.
SOCOM 소속 부대들은 군사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한번쯤 들어봤을 ‘올스타’ 부대들이다. 육군의 그린베레, 해군의 실팀, 공군의 파라레스큐와 CCT, 해병대의 포스리컨 등 현대전에서 커다란 족적을 남긴 부대들이다. 1991년 걸프전에서는 네이비실 대원 6명이 쿠웨이트 해안에서 기만 상륙작전을 실시함으로써, 이라크군 2개 사단 병력의 발을 묶기도 했었다. 2001년 9·11테러 직후 그린베레는 말을 타고 아프간 산악지대를 달리면서 게릴라를 규합하여 겨우 5~6개의 중대(중대당 12명)만으로 카불을 1개월 만에 점령했다.
美 '델타포스'와 '데브그루' 이라크전에서 후세인 체포하고 9·11테러 주범 빈라덴 사살
그러나 이런 특수부대 가운데에서도 최고의 특수부대가 따로 있다. 미국 특수부대에는 티어1부터 티어3까지 구분이 있는데, 그중 최고인 티어1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미 육군 델타포스와 미 해군 데브그루이다.
특히 티어1부대는 합동특수전사령부(JSOC)라는 별도의 지휘부에 소속되며 백악관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는다. 그야말로 미국 대통령의 ‘별동대’로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작전을 수행한다.
델타포스는 1977년 전 세계에 테러의 열풍이 불던 당시 대테러 부대로 창설되었다. 이후 1980년 이란대사관 인질구출 작전에선 체면을 구겼지만 이후 연전연승을 달리면서 미국 최고의 특수부대로 거듭났다. 특히 2003년에는 이라크전에서 후세인 아들 둘을 사살하고 후세인까지 체포하면서 최고의 특수부대로 명성을 날렸다.
데브그루 역시 대테러 임무를 위해 1979년 창설된 해군 특수부대로, 실팀 대원 가운데 인원을 선발한다. 이 때문에 ‘실6팀’으로도 불렸다. 데브그루는 해상작전에 특화된 부대이기도 하다. 지상에 델타포스가 있다면 해상에선 데브그루가 중심이 되었다. 이들은 미국의 그라나다, 파나마 침공이나 유고 세르비아 전범 체포작전, 대테러 전쟁 등에서 델타포스와 함께 1급 해결사로 활약했다. 2009년에는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필립스 선장 구출 작전을 벌여 성공했다. 2011년에는 파키스탄으로 침투하여 9·11테러의 주범인 빈 라덴을 사살하고 40분 만에 작전을 종료해 명성을 날렸다.
현재 이 두 부대가 세계 1·2위를 다투는 특수전 전력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외에도 유명한 부대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이스라엘의 사이렛매트칼이다. 영국의 SAS를 본떠 만든 부대로 이스라엘군에서 가장 어려운 임무만을 도맡아 수행해 왔다.
특히 1976년 아프리카 우간다에 억류된 100여명의 자국민을 구출하는 엔테베 구출작전을 수행하면서 특수전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현 총리인 베냐민 네타냐후나 국방장관이었던 에후드 바라크나 샤울 모파즈 같은 정치 지도자들이 사이렛매트칼 출신이다.
특수부대 얘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러시아의 특수부대인 스페츠나츠이다. 구소련 시절부터 스페츠나츠는 군참모부(GRU) 소속, 내무부 소속, KGB 소속의 세 가지로 나뉘어 각각 군, 경찰, 정보기관의 특수부대로 활약해 왔다.
이 중에서 가장 민감하고도 핵심적인 작전을 수행해온 것이 군 정보부대 산하의 특수부대들이다. 특히 대테러 부대인 ‘알파’는 1995년 한국의 현대전자 연수단 인질사건을 해결한 것으로 유명하며, 납치와 암살 전문인 ‘빔펠’은 1979년 아프가니스탄 침공 당시 대통령궁에 침투하여 지휘 체계를 붕괴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러시아 특수부대들은 다소 무모한 작전을 감수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특히 2002년 10월 모스크바의 한 극장에서 인질극이 발생하자 테러범 제압을 위해 수면가스를 주입했으나 주입 과다로 무려 129명의 인질이 사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페츠나츠의 용맹성만큼은 세계에서도 유명하다. 지난 3월 25일 시리아 팔미라 지역에서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 IS에 대한 공습유도 임무를 수행하던 스페츠나츠 소속 알렉산더 프로코렌크 중위는 적에게 포위되어 탈출이 불가능해지자 자신에게 폭탄을 떨구라는 무전을 남기기도 했다. IS에 끌려가 처참히 죽느니 적과 함께 산화하겠다는 것이었다. “가족을 잘 부탁하고 복수해 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군인다운 죽음이었다.
합동특수전사령부 창설해야
이렇듯 특수부대는 죽음까지도 각오하고 작전을 한다. 그 임무가 위험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특수부대가 존재하는 것은 정규군 부대가 할 수 없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의 경우 특수작전의 임무를 정의하면서 마지막 항에 ‘군 통수권자(대통령)나 국방장관이 지정하는 임무’라는 항목을 넣었다. 그 임무가 무엇이든 수행하고 달성하는 것이 특수부대라는 의미다. 대한민국의 특수부대 가운데 육군 특전사, 해군 UDT/SEAL, 공군 SART와 CCT, 해병 특수수색대 같은 부대들이 최고로 존경받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北 위협 높을수록 특수부대 필요 수뇌부 제거하면 체제 무너져… 월급 아껴 사제장비 사기도 하지만 위화감 조성 이유로 금지령
특히 북한의 위협이 높아지는 지금 특수부대의 수요는 높다. 전제 군주정 같은 북한 체제는 김정은을 포함한 수뇌부를 제거해 버리면 손쉽게 무너질 수 있다. 언론에서는 빈 라덴을 제거한 미국의 특수부대가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참수작전을 요란하게 언급했지만, 막상 군은 조용하다. 우선 적진에 들어가서 참수작전을 수행하려면 특수전 전용 침투 헬기나 수송기가 필수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특수전 항공 자산을 미군에 의존한다. 한마디로 미국 없인 침투도 어렵단 말이다.
특전부대원들에게는 최고의 무기와 복식이 제공되어야 하지만 이것도 아직 쉽지 않다. 요즘 젊은 특전부사관들은 자신의 임무를 더 잘 달성하기 위해 몇 달치 월급을 아껴서 장비를 사오기도 한다.
그러나 막상 지휘부는 그런 꼴을 참을 수 없다. 위화감이 조성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나오는 조준경이 막상 특전사엔 없다는 한탄이 나온다.(조선일보 3월 16일자 칼럼 ‘드라마에만 다 있는 특전사 조준경’) 심지어 특전사의 주력 소총인 K1A도 30년 된 구식 소총이지만 언제 바뀔지 기약이 없다. 이래서 과연 참수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진정 참수작전을 수행할 요량이라면 우리도 육·해·공·해병대 4군의 특수부대를 합치는 합동특수전사령부가 만들어져야 한다. 합동특수전사령부가 참수작전의 지휘사령부가 되어 북한의 전쟁기능을 무너뜨려야 한다. 대원들이 원하는 최고의 장비로 무장해 주고, 그럴 예산이 없다면 적어도 대원들이 스스로 그런 장비를 구매해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이라도 고쳐주어야 한다. 과연 대한민국의 칼날로서 태양의 후예들을 제대로 길러 승리할 수 있을 것인지 우리 군 지휘부의 혜안과 지혜를 기대해 본다.